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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와 이발사

원제 : Der Nazi & der Fris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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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금기의 영역을 희화화했다는 이유로
    모국 독일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문제작!


    독일 나치 시기를 그린 작품 중 가장 유쾌하고도 기괴하며, 대담한 풍자와 독특한 설정으로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 [나치와 이발사]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참혹한 과거를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쟁에 휘말린 이 작품은 독일계 유대인인 작가 에트가 힐젠라트 자신이 잔혹한 대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쓴 작품이다. 뉴욕의 출판사 더블데이 앤드 컴퍼니의 청탁을 받아 집필한 이 작품은 영어로 번역되어 1971년에 먼저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대성공을 거두며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에서 연이어 출간되었다. 독일어로 쓰였음에도 모국 독일의 60여 군데가 넘는 출판사로부터 출간을 거절당한 [나치와 이발사]는 정작 독일에서는 발표된 지 6년이나 지난 후 가까스로 소규모 문학 출판사인 헬무트 브라운에서 출간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를 블랙 유머의 소재로 삼아 풍자한다는 것, 더구나 가해자의 시점에서라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시대에 부적절하다는 무언의 합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출간되자 이 작품은 독일에서도 엄청난 화제를 일으키며 힐젠라트를 명실공히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대학살의 주범이지만 누구보다 유대 국가 건설에 앞장선 그는 과연 유죄인가
    불행한 가정사를 지녔으며 전형적인 유대인의 외모를 타고난 주인공 막스 슐츠와 반대로 독일인의 외모에 성실한 "이발 거장"의 아들로 태어난 유대인 이치히 핀켈슈타인은 같은 동네에서 한날에 태어나 단짝 친구로 함께 자란다. 어느 날 아버지를 따라 히틀러의 연설을 들으러 간 막스는 분위기에 휩쓸려 나치 부대에 지원하게 되고, 별다른 죄책감 없이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앞장서게 된다. 하지만 패전한 후에는 범죄자가 된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이치히의 신분으로 위장한다. 한편 유대인의 신분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는 반유대주의에 필사적으로 맞서고, 유대 국가 건설에 누구보다 앞장서며,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아랍과의 전쟁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후 이발사로서 성실하게 일하며 여러 사회 활동에도 참여해 주변 유대인들의 존경과 신임을 한 몸에 받는다.
    우연한 기회에 팔레스타인으로 오는 배를 함께 탔던 판사 볼프강을 이발 살롱의 손님으로 만나게 된 그는 볼프강과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게 된다. 그러다 결국 그가 실은 막스라는 것을 믿지 않는 판사에게 가상으로라도 자신을 막스로 생각해 재판을 해 달라고 요청한다.
    둘이 벌이는 가상의 재판에서 막스는 자신이 저지른 파렴치한 행위를 어쩔 수 없는 시대적 분위기 때문에, 혹은 자신의 생존이 더욱 앞선 문제였기에라는 이유로 정당화한다. 그리고 이치히가 된 후 유대 국가 건설에 앞장서며, 성실한 모범 시민으로 살아왔음을 강조한다.
    작가는 이러한 과정에 담긴 모순을 과장적인 인물과 사건을 내세워 희화화한다. 때로는 상스럽고 저속하게, 혹은 기괴하고도 오싹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불쾌함과 동시에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아무렇지도 않게 1만 명에 가까운 유대인을 죽이는 혐오스러운 인간 말종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저 나약하고 성실한 한 인간의 모습을 지닌 주인공 막스 슐츠, 그의 죄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독일에서 출간하기 위해 수정한 결말
    미국에서 첫 출간된 원래의 소설은 결말에 주인공 막스 슐츠가 죽고 나서 신과 대면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독일어판에서는 이 내용이 삭제되었다. 독일어판 소설은 주인공 막스 슐츠가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판사 볼프강과 나누는 대화와 그의 죄에 대한 판결이 신의 법정으로 넘겨졌음을 암시하는 대목에서 끝을 맺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신과의 재판을 직접 보여 주느냐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느냐에 따른 차이로 보이지만, 막스 슐츠가 그 자신만이 아니라 신 또한 유죄임을 주장하는 내용이 전쟁의 상처가 아직 깊은 독일인과 유대인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마지막 장면은 신이 주인공이 유죄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단지 유대인을 학살했다는 이유에 국한되는가, 또한 자신의 자식들을 지키지 못한 신 또한 유죄여야 하는가 등의 흥미로운 논쟁거리를 안겨 준다.
    * 독일어판 수정 부분은 2012년 8월 10일 이후 열린책들 까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한계를 모르는 풍자가 힐젠라트
    에트가 힐젠라트를 어떤 작가로 분류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치 시기를 다룬 많은 작품이 등장했지만 이처럼 자유롭게, 변명하듯 장광설을 늘어놓다가 시를 읊조리듯 감성을 자극하는 말투로 나치에 종사한 독일인의, 그리고 유대 국가 건설에 동참한 유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 낸 작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나치 시기의 주인공들이 환경에 영향을 받아 왜곡된 모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 본연에 내재한 극단적인 본성까지 파헤쳐 내보인다. 잔인한 폭력성과 더불어, 개인적 혹은 공동체적인 죄책감과 그에 대한 속죄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위선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모두가 조심스러워하는 이야기를 주인공의 입을 벌려 원초적으로 꺼내는 그는 능란한 풍자와 희화화를 통해 진지한 주제에 거침없이 접근함으로써 그것을 논쟁의 수면 위로 올려놓는다.

    등장 인물의 성격을 나타내는 상징적 이름들
    작가는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에게 매우 상징성이 강한 이름을 의도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인 막스 슐츠인데, 그의 이름은 "max. Schuld 〓 최대 유죄"에서 왔다고 쉽게 추측할 수가 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리히터 판사 (리히터 또한 독일어로 "재판관"이라는 뜻이다)의 재판을 받으면서 막스 슐츠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장면은 그의 이름으로 인해 더욱 강한 대조로 다가온다. 그리고 소설에서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진술, "나, 대량학살자인 막스 슐츠 혹은 유대인 이치히 핀켈슈타인……" 또한 최대 유죄인 가해자와 희생자 이치히(성서에 나오는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의 이디시 발음으로, 희생 제물을 상징함)를 집요하게 병치함으로써 마찬가지의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줄거리
    창녀의 사생아로 태어난 독일인 막스 슐츠는 유대인 이발사의 아들 이치히와 가장 친한 친구다. 둘은 늘 붙어 다니며 이치히 아버지가 운영하는 살롱에서 함께 이발 기술을 배운다. 그러던 어느 날,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자 막스는 SS 부대에 입대해 수많은 유대인들을 죽이고 끝내 이치히와 그의 가족들을 죽이는 과정에마저 가담하게 된다. 전쟁이 끝나고 쫓기는 몸이 된 막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유대인 이치히 핀켈슈타인으로 살아갈 것을 결심하는데…….
    시대에 이끌려 어쩔 수 없었다, 유대 민족의 재건에 누구보다 앞장섰다는 그는 과연 자신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까?

    추천사

    아무래도 소설가 힐젠라트는 <나치와 이발사>를 통해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성사시킨 듯하다. 유대인과 SS 대원의 한판 풍자극을…… 피비린내 나는 범죄를 그로테스크하며 기괴한, 그러면서 동시에 무자비한 효과를 자아내는 간결한 문장으로 서술한, 암흑의 시대를 희화화한 블랙 유머.
    - 슈피겔

    우스꽝스러운 한편 비극적이며, 소름끼치는 공포가 번갈아 등장하는 이 작품은 결국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나치와 이발사]는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주제를 참으로 대담한 방식으로 건드리는 작품이다. 작가는 거침없는 언어를 과감하게 구사하고 있지만, 동시에 정곡을 찌르는 정교함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 언어는 마침내 독자들을 침울하고도 고요한 시적 기분에 젖어들게 한다.
    ― 하인리히 뵐

    본문중에서

    내 이름은 막스 슐츠, 순수 아리아 혈통을 물려받은 민나 슐츠의 아들이다. 사생아이긴 하지만…….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던 무렵 유대인 모피상 아브라모비츠의 집에서 하녀로 일했다. 내 핏줄이 티끌 한 점 없는 순수 아리아 계통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내 어머니인 민나 슐츠의 가계로 말하자면 비록 토이토부르거 숲 전투만큼 멀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프리드리히 대왕 시절로는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아버지가 누구였는지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다음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일 것은 분명하다. 푸주한 후베르트 나글러, 철물공 프란츠 하인리히 비란드, 미장이 조수 한스 후베르, 마부 빌헬름 호펜슈탕에, 하인 아달베르트 헨네만.
    (/ p.7)

    나로 말하자면, 언제나 이발사라는 일을 흥미로운 직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세상에 인간의 머리통만큼 귀한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런 귀한 머리통을 모양내고, 다듬고,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발사 일을 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도 문득 떠오를 때가 있긴 하다.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이 머리통을 으깨 버린다면, 그것도 참 재미가 있긴 하겠구나… 하는. 너무나 간단하게 해치울 수 있는 입장이 아닌가. 그것도 두 손만 이용해서. 이 손쉬운 가능성을 실감하고 나면 누구나 깜짝 놀랄 정도이다…. 우스꽝스럽기조차 하다. 여기 누군가의 머리통이 있다! 그 머리통이 완전히 내 손아귀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 p.47)

    수용자들은 무거운 짐짝들을 트럭으로 옮겨 실었어요. 우리는 모든 걸 다 가져갈 수도 없었죠. 식량이랑 화약 그리고 보석류가 가득 든 상자 하나랑 시신에서 빼낸 금니가 든 상자 하나, 시간이 없던 관계로 독일 제국으로 보내지 못했던 나머지 것들, 뭐 이런 게 전부였어요." 막스 슐츠가 말했다. "그런데 마지막 상자를 트럭에 실을 때, 그게 바로 금니가 든 상자였지요, 그만 사고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상자가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고, 그 안에서 무수한 금니들이 떼굴떼굴 굴러 나온 것이었죠. 그때 마침 난 트럭 옆에 서 있었어요. 그걸 보자 복통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바짝 들었죠. 난 이를 앙다물었답니다. 물론 내 이를요. 그럴 땐 우선 정신 차리고 정신 집중부터 해야 하는 법이니까. 그렇게 되었던 겁니다. 금니가 온통 바닥에 굴러다녔어요. 그런데 남아 있는 빈 상자가 더 없었으니 문제였죠. 상자는 이미 다 동이 났으니까. 그래서 난 수용자들에게 종이 박스를 모아 오라고 시켰어요. 그런데 이런 구체적인 것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그냥 일이 그렇게 진행됐다고만 말하겠습니다. 금니들을 다시 다 모아서, 종이 박스 몇 개에 나누어 담았죠. 그래서 겨우 트럭에 실을 수가 있었어요.
    그랬습니다. 그다음 내게 명령이 떨어진 거죠. 남은 수용자들을 다 처치하라고. 이미 말했듯이 그때까지 살아남아 있는 수용자들은 그다지 많지가 않았으니까요. 숫자를 세어 보니 모두 여든아홉 명이더군요. 최후로 살아남은 이들이 여든아홉 명이라고? 그 정도쯤이야! 원래는 혼자서도 간단하게 해치울 수 있는 일이에요. 그런데 문제는 내가 복통이 심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분대장에게 가서 사정을 말했던 거고, 하지만 분대장은 내 사정 따위는 들은 척 만 척 한 거죠."
    여기까지 말한 막스 슐츠는 짙은 담배 연기를 후 하고 뿜어냈다.
    "그러니 어쩝니까." 막스 슐츠가 계속했다. "복통이 있긴 했지만 그들을 쏘아 죽였지요."
    (/ pp.164~165)

    힐젠라트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그려 냈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얼굴 피부 아래 숨기고 다니는 속마음을 투영하여 현실의 캐리커처를 그렸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일반적인 캐리커처가 그렇듯이 그의 소설에도 심각하고 진지한 것이 아니라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풍자가 깃들어 있다. <전쟁과 민족 말살에 대한 캐리커처>, 사실 그것은 그 자체로 소름끼치는 일이다. 힐젠라트는 반어적 충격을 노렸고 그의 의도는 성공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에트가 힐젠라트(Edgar Hilsenrath)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6~
    출생지 독일 라이프치히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유대계 독일 작가로 1926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났다. 나치 정권이 벌인 유대인 대학살의 전조 "크리스탈나흐트" 사건이 있기 직전인 1938년 11월, 가족과 함께 독일을 탈출해 루마니아로 이주했으나, 3년 후 그곳 점령 지구의 한 게토로 강제 이송되었다. 게토가 러시아군에 의해 해방되자 다른 유대인 생존자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땅에 이르렀고, 이후 프랑스 리옹을 거쳐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식당 웨이터로 일하며 틈틈이 쓴 첫 소설 [밤Nacht](1964)을 발표한다.
    1971년 미국에서 발표된 두 번째 소설 [나치와 이발사]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에서 연이어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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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소설가이자 번역가이다. 지은 책으로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바람 인형] [철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에세이스트의 책상] [올빼미의 없음]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막스 피카르트의 [인간과 말],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마르틴 발저의 [불안의 꽃],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비트겐슈타인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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