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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에 몰래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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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원재길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04년 05월 13일
  • 쪽수 : 288
  • ISBN : 9788982818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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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파격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유머러스한 문체로 독특한 소설쓰기를 선보여온 원재길의 세번째 소설집. 현실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마술적 세계를 통해, 비정한 현대사회와 그 안에서 작아져만 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신체적 비정상, 기형 등의 모티프를 통해 현대 사회과 근대적 합리성을 기준으로 마련한 정상성의 척도를 의문시한다. 또한 그 속에서 비정상적인 존재들을 주변부의 세계인 사회적 공간 바깥으로 끊임없이 밀어내고 있는 속악하고 위선적인 현실을 폭로한다. 그러한 시선에서 빚어낸 풍경은 이분법적인 경계를 넘어서는 서정적 비애의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기괴한 인물들, 기묘한 이야기 『그 여자를 찾아가는 여행』 『적들의 사랑 이야기』 등을 펴낸 작가 원재길의 세번째 소설집 『달밤에 몰래 만나다』가 출간되었다. 2000년 『벽에서 빠져나온 여자』 이후 사 년 만의 작품집이다. 파격적인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 유머러스한 문체로 독특한 소설쓰기를 선보여온 작가의 이번 소설집에는 「한잠순 여사 약전(略傳)」 「달밤에 몰래 만나다」 「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등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여러 지면에 소개되었던 열두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평생을 잠으로 보내는 한잠순 여사(「한잠순 여사 약전(略傳)」), 뒷산 등산로에 나타난 일각수(「달밤에 몰래 만나다」), 어릴 적 헤어진 마술사 아버지(「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원재길의 소설은 비현실적인 등장인물과 그에 못지않게 이상한 사건들이 어우러져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현실에는 있을 법하지 않은 마술적 세계. 그러나 작가는 이를 통해 비정한 현대사회와 그 안에서 작아져만 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보여준다. 『달밤에 몰래 만나다』에는 꿈, 정상성과 비정상성, 변신 꿈꾸기, 잃어버린 가정과 자아 정체성 찾기 등의 모티프가 중요하게 대두된다. 이를 통해 작가는 냉혹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개인들과 그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 비정상적인 존재에 대한 차별 고발 『달밤에 몰래 만나다』에 수록된 여러 소설에서 꿈은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한다. 「한잠순 여사 약전(略傳)」에서, 태어나서 첫돌까지 매우 총명했던 주인공 한유순 여사는 어머니가 죽은 이후 침묵과 함께 잠에 빠져든다. 밥 먹으면서도 자고, 걸으면서도 자고, 수업중에도 자는 소문난 잠꾸러기로, 이름 대신 한잠순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급기야는 졸면서 결혼하고, 자면서 아이를 낳는다. 평생 집요하게 잠을 잔 이유를 한잠순 여사는 인생 말년에 밝히는데, 그것은 꿈에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잠순 여사는 꿈을 통해 그리운 어머니를 만나는 소원을 성취하고 상처를 치료받는다. 원재길 소설의 일관된 주제 가운데 하나는 정상/비정상 구분이 갖고 있는 폭력성이다. 표제작인 「달밤에 몰래 만나다」는 그러한 이분법적 구분의 폭력성을 드러내주는 우화이다. 영화아파트 뒷산 등산로에 이상한 동물들이 출몰했다. 뿔이 하나밖에 없는 염소, 목이 코브라처럼 긴 원숭이, 늑대처럼 우는 분홍색 오리 등. 이에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을 염려한 주민들은 그들을 몰아내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비정상적인 동물들에 대한 사람들의 잔인한 폭력을 목격하면서 주인공 만식씨는 어린 시절, 집주인의 천대로 동네를 떠난 앉은뱅이 부부와 그들의 난쟁이 딸 영순이를 떠올린다. 그는 난쟁이와 친하게 지낸다고 놀리는 친구들 때문에, 영순이의 하나밖에 없는 인형을 빼앗았던 기억을 갖고 있다. 어느 밤, 술에 취한 만식씨는 인형을 사들고 저도 모르게 뒷산으로 향한다. 그는 보름달 뜨는 밤 인적 없는 산 속에서 기괴한 동물들과 앉은뱅이 부부, 난쟁이 여자의 엄숙한 달맞이 의식을 목격한다. 만식씨는 난쟁이 여자를 쫓아가 인형을 건네고, 난쟁이 여자는 말없이 인형을 받아든다. 이들의 화해를 통해 비정상적인 존재들도 고귀한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것,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을 넘어설 때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진정한 소통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비정상에 대한 차별은 정상보다 못한 존재뿐 아니라 우월한 존재에게도 행해진다. 「꽃바람」은 조용했던 마을에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우며 몸에 전기가 흐르는 여자”가 우연히 흘러들어오면서 일어나는 파문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여자가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병원에서 칠십대 의사를 도와 간호사 역할을 하게 되자 병원에는 전에 없이 남자 환자가 늘어난다. 그와 동시에 주인공 여자는 마을 여자들의 시샘을 한몸에 받게 된다. 병원장의 부인이 아들의 집으로 떠나자 병원장과 여자의 관계를 오해한 마을 주민들의 반감은 점점 커진다.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아름다운 여자는 그 비범함 때문에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배척당한다. 그녀가 시도하는 외부와의 연결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고, 여자는 절망 끝에 결국 사라지고 만다. 작가는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부르는 ‘다름’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가 인간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 비정한 세상에서 꿈꾸는 변신 원재길 소설의 주인공들은 또한 잔인한 일상을 견디다 못해 변신을 하기도 한다. 「방충망」에는 온갖 병자들이 득실대는 집안에서 태어나 온갖 병을 달고 사는 병약한 실업자 박성출씨가 등장한다. 정글의 초식동물처럼 위축되어 사는 그를 아내와 아이들마저 무시한다. 어느 날, 성출씨는 방충망에 붙은 하찮은 쓰름매미가 자기 자신인 것마냥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벌레로 변신해 있는 어떤 남자에 관한 소설을 떠올리며 혼곤한 잠에 빠져든 그는 자신이 매미로 변하는 꿈을 꾼다. 「선인장」에서 고아이자 석녀인 주인공의 아내는 남편의 가족들에게 냉대를 받는다. 그러던 중 다리가 “잘 부풀린 호밀빵 반죽” 같이 부어오르다가, 하반신이 마비되는 병을 앓는다. 남편의 극진한 간호에도 아내의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고, 다리 살갗은 점점 푸른빛으로 변해간다. 어느 날, 남편은 집에 돌아와 아내의 형상을 닮은 선인장을 발견한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변화시킬 수 없는 세상에서 주인공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력하고 선량하기만 한 그들은 영악해지거나 포악해지는 대신, 해를 끼치지도 받지도 않는 곤충이나 식물로 변신한다. ------------------------------------------------------------------------------------------------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서 인간은 누구나 외롭다. 가족은 외로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 그 누구보다 가까운 존재이지만, 또 누구보다도 큰 고통을 안겨줄 수 있는 존재이다. 가족은 곁에 있으면 고통스럽고 없으면 사무치게 그리운 존재다. 원재길의 소설에는 가족의 무관심으로 고통받고, 가족의 부재로 외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모래의 집」에서 바닷가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지만 서로에게 무관심한 부부는 갑자기 불어닥친 모래바람에 휘말린다. 모래바람은 창문과 문틈으로 들어와 집 안에 쌓이다가 화가인 남편의 이층 작업실을 날려버리고, 침실과 거실, 화장실을 차례로 삼켜버린다. 마지막으로 피신해 있던 화장실마저 무너지면서 부부는 모래바람에 휩쓸려 날아간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모래바람에 휩쓸려가면서도 서로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 이들을 통해 가족의 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에서, 가족애가 유달리 강한 바다사자들의 영상을 늘 마음속에 두고 사는 정화는 어린 시절 헤어진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어느 날, 정화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황제 콧수염”을 한 마술사 아저씨가 나타나 정화의 시간을 사겠다고 한다. 그는 정화에게 산 시간을 피붙이를 잃고 병이 난 동물들의 가족을 찾아주거나 상처 입은 마음을 치료해주는 데 사용한다고 하면서 “외로움으로 병을 앓는 짐승들을 찾아가서 주어진 시간만큼 마술을 보여주”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날 밤, 정화는 아버지와 헤어지던 장면을 꿈으로 꾸고 난 후, 그 마술사가 아버지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는 또다시 어디론가 떠난다. 아버지와의 짧은 해후는 정화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지만, 그러나 그리움을 다 채워주지는 못한다. ‘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란 제목이 시사하듯 작가는 그 옛날 서로를 사랑하고 함께 행복해했던 가족이 사라져가는 것을 못내 안타까워하고 있다.

목차

한잠순 여사 약전
방충망
달밤에 몰래 만나다
꽃바람
나무와 벽돌
모래의 집
프라이팬
선인장
시계추
비오리
복숭아 과수원
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해설 - 창조적 자가의 몽상, 환유적 상상력의 변주
작가의 말

저자소개

원재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59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 사학과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적들의 사랑 이야기』,소설집『달밤에 몰래 만나다』등 여덟 권의 소설을 발표했다.『인생』은 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첫 번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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