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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성공할 수 있었나?

『청개구리 성공신화』는 한국 경제의 지난 발전과정을 돌아보고 성공요인을 분석한 책으로, 한국은 마치 청개구리처럼 국제기구가 앞장서서 설파한 경제발전 패러다임을 거꾸로 채택하여 성공을 이뤘다고 설명한다. 특히 한국이 성공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있던 요소로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전략, 외환통제, 점진적인 시장 개방 등을 꼽으며 독자적인 한국형 발전모델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공역사를 배울 수 있을 것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앞으로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왜 성공할 수 있었나?!
한국 경제 성공 방정식은 무엇이었을까?!

한국의 경제 발전과정은 기적이기 이전에 하나의 수수께끼다. 한국은 그 당시 서구의 지식인들이 주장하고 국제기구가 앞장서 설파한 경제 발전공식을 하나도 제대로 구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다른 길을 택했다. 따라서 한국 경제 발전 모델은 어떤 유형에 속한다고 할 필요도 없이 그 자체로 하나의 당당하고 독립된 모델이다. 서구학자들의 단순한 접근방식으로 간편하게 분류한 후발 산업화모형에 속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결례일 수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이러한 한국 고유의 경제 발전 모델을 배우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작 우리들은 그들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한국이 큰 덩치를 내세우기에는 이 지구가 너무 크다. 몸집 불리기도 중요하지만 지식국가로 국제사회에 자리매김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고 현실적이다. 지식국가로 나아가는 첫걸음은 우리의 경제 발전경험을 목마르게 원하고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훌륭한 선생님 역할을 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의 경제 발전경험은 인류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도 크기 때문이다.

거꾸로 해서 성공한 한국!
그 비결을 엿보다!

그들을 가르칠 준비를 하려면 선생님들도 필요하고 교과서도 필요하다. 선생님들은 많이 있다. 전ㆍ현직 관료, 전ㆍ현직 사업가, 전ㆍ현직 대기업 간부들이 좋은 스승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교과서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통계수치의 변화추이를 묶어 놓은 것은 참고자료이지 교과서가 아니다. 교과서는 그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교훈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한국은 경제 발전의 기적을 이루었지만 개발경제학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학문적 위상은 더 높아져야 한다. 이제 한국은 경제 발전의 기적을 이룬 나라로서 적어도 개발경제학에서는 우리의 값진 경험을 토대로 해서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개발경제학의 한류를 정립해야 한다.
이 책은 한국 경제의 성공 방정식과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한국 경제의 성공역사를 배울 수 있을 것이며,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앞으로 어떻게 소화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거꾸로 한 한국, 성공의 신화 5

Part 1 한국 경제의 진화과정: 성공의 희망사다리 21
* 한국 경제 발전 모델의 세계사적 의의 23
* 한국 경제 발전과정 스케치 27

Part 2 한국은 왜 성공할 수 있었나 39
* 블루오션을 찾아서: 수출드라이브전략 42
* 신자유주의 거절: 개방과 규제완화의 점진적 추진 49
* 개발독재: 자원동원ㆍ배분의 효율 극대화 56
* 장점만 부각된 토지개혁: 모두에게 교육기회를 61
* 공개경쟁채용: 효율적인 인재등용 66
* 주식회사 대한민국: 산ㆍ관 협동인가, 정경유착인가? 69
* 불균형성장전략: Critical Mass의 형성 72
* 정부의 위험 분담: 시장의 결함을 보완 77
* 투혼: 과감한 투자 81
* 치맛바람: 높은 교육열 84
* 선비정신: 부정부패의 제동요인 87
* 국민형성: 합심노력 90
* 문화혁명: 중국의 뒤늦은 등장 93
* 냉전: 동ㆍ서 간 원조경쟁 95

Part 3 한국 경제 성공 방정식 99
* 적극적인 산업정책 102
* 산업인력 양성: 특성화고교의 직업훈련 113
* 엄격한 외환통제 116
* 국내 자금동원 119
* 적정 유동성관리 123
* 인프라 구축 126
* R&D 촉진 129
* 적정기술의 활용 133
* 대기업집단 135
* 전환기 갈등관리 139
* 서정쇄신: 당근과 채찍 142
* 효율적인 소통: 군대식 브리핑 145
* 국토개조: 치산치수 150
* 새마을운동 154
* 한국 경제 따라하기 158
- 달라진 여건
- 벤치마킹 요령

Part 4 한국의 목소리 169
* KSP 사업의 업그레이드 172
* 산업ㆍ기술 발전역사 정리 175
* 적정기술의 보존ㆍ관리ㆍ전파 178
* 국제사회에서 목소리 내기 181
* 한국의 관료집단과 경험전수 184
* 한국형 원조 모델의 개발 188
* 통합원조 전담부처의 신설 204

Part 5 실패에서 얻는 교훈 207
* 폐허가 된 농촌새마을공장 209
* 국민이 괴로운 애매한 규제완화 211
* 건전성규제에 관한 이해부족 214
* 소규모 개방경제의 정책 전환 실패: 1997년 위기 217
* 소비자신용의 함정 220
* 선진금융기법의 허상 223
* 자본계정 자유화의 손실 227
*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보존 미흡 232

Part 6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들 235
* 사라진 산업정책 237
* 금융심화의 덫 242
* 되돌이 돈: U-turn Money 247
* 부정부패는 자동 치유되는가? 249
* 유상자금인가 무상자금인가? 252
*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의 상관관계 255
* 인본주의와 능률의 조화 258
* 시장과 정부 263
* 개발피로 266
* 위기의 진화, 반복 270
* 개발경제학의 잘못된 조류 275
* 선진국의 자기성찰 280

에필로그: 후발 개발도상국의 숨 쉴 공간 286
글쓰기를 마치며 290
주 292

한국은 현명하게도 경제 발전 초기단계에 불균형성장전략을 채택했다. 생각해 보면 재벌기업 육성도 한시 빨리 세계적인 경쟁에 어깨를 겨룰 수 있는 최소 덩치(critical mass for international competition)를 달성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개발도상국이 수입대체전략에 기초한 경제성장을 추구할 때 거의 유일하게 수출드라이브전략에 기초한 경제성장을 밀어붙인 한국으로서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터득했기 때문이었다.
이렇듯 한국 경제 발전의 초기단계를 이끈 주역들은 언뜻 보아 특정 지역, 특정 부류 사람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맨손으로 경제성장을 일구기 위해 가장 능률적인 접근방식을 채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만 불균형성장의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그들의 역사적 책임과 의무가 무엇인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새겨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정책 지원을 통해 성장한 재벌기업들의 2ㆍ3세대 경영주들은 창업세대 경영주가 받은 정책혜택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따라서 혜택을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데 무관심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재벌기업의 장래를 위해서나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할 대목이다.

-Part 2 '한국은 왜 성공할 수 있었나' 중에서

만약 한국이 경제 발전 초기단계에서 외환규제를 포기했다면 오늘날의 한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남ㆍ북 대치 상태에 따른 불안감, 인프라 부족에 따른 삶의 질 저하 등을 고려할 때, 번 돈을 국내에 재투자하는 대신 해외에 생활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더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재투자를 하더라도 번 돈의 일부만을 했을 것이다. 기업가들이 나빠서가 아니다. 돈을 자유롭게 외국으로 가지고 나갈 수 있다면 보통 사람은 언제 전쟁이 터져서 모든 재산이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국내 사업장에 모든 것을 걸 까닭이 없을 것이다.
경제 발전 초기단계에서의 엄격한 외환규제는 한국 경제 발전사에 있어 가장 성공한 정책 중 하나이다. 경제 발전, 특히 산업 발전을 통한 국민소득 향상을 목표로 하는 개발도상국들은 자국의 외환관리정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본도피 가능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자본도피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외환관리규정을 운용했던 한국의 경험을 참고하는 것은 유용한 정보를 얻는 좋은 접근 방식이 될 것이다.

- Part 3 ‘한국 경제 성공 방정식’ 중에서

‘너그러운 한국’이라는 칭찬을 들어야 한다. ODA 자금을 늘리고, 실제 우리의 ODA 자금은 우리의 경제 발전경험에 입각해서 지원하는 한편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ODA 성공사례를 축적하게 되면 우리의 목소리에 힘이 붙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경험을 국제 표준으로 채택하자는 우리의 주장을 경청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 Part 4 '한국의 목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