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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임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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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임화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계급주의 이데올로기만을 앞세우던 당시의 카프 시단에서, 서정성과 문학성을 겸비한 시를 창작해 카프시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만큼이나 그의 작품 또한 다양하게 변모한다. 여기에 실린 시들을 통해 임화의 폭 넓은 시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1926년부터 발표된 임화의 시는 신경향파 시가 간직했던 관념적 폭로성과 구호조의 수사를 극복하고, 계급주의 사상을 기조로 한 정치적 신념을 감동적인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식민화와 현대화가 중첩되는 한국적 특수성에 대한 성찰,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비판, 인민 대중을 사회주의 사상으로 계몽하려는 목적의식 등은 임화 시가 지향한 도드라진 업적이다. 이를 통해 임화는 한국시의 현대성을 제고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당시는 전통적 정서를 현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김소월의 [진달래꽃](1925), 현대시의 정신사적 획을 그은 [님의 침묵](1926), 정지용의 모더니즘 시가 발표되는 시점이었다. 따라서 임화 시의 리얼리즘적 현대성은 김소월의 전통 정서의 현대성, 정지용의 모더니즘적 현대성, 한용운의 정신사적 현대성 등과 함께 한국 시의 현대성을 확고히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화 시는 세 단계의 변모 과정을 겪는다. 첫째, 초기 시(카프 해산 이전까지의 시)는 내면적 자기 성찰과 다다이즘적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전자는 [서정소시], [향수] 등에, 후자는 [설(雪)], [화가의 시], [지구(地球)와 ‘빡테리아’] 등에 드러난다. 하지만 임화는 곧바로 일제 치하의 폭압적 시대 현실을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시편들을 창작하기 시작한다. [담(曇) ― 1927(一九二七)]에서 비롯된 계급주의 시학은 [네거리의 순이(順伊)], [우리 옵바와 화로(火爐)], [우산(雨傘) 밧은 요꼬하마의 부두(埠頭)] 등의 단편 서사시에 이르러 절정을 이룬다. 서사성을 기반으로 일상성과 인민성을 지향하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았던 단편 서사시 양식은, 관념적 서술 시로서의 무미건조성을 보여주는 데 급급했던 당시의 다른 카프 시인들의 시에 비해 방법론적 우위성을 확보했다.
    중기 시(카프 해산 이후 광복 이전까지의 시)는 초기 시에 드러났던 유물론적 세계관에서 완전히 일탈하지는 않은 채 두 방향으로의 변화를 겪는다. 하나는 [세월],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홍수 뒤] 등에서처럼 낭만적 세계관이나 향수 의식 쪽으로, 다른 하나는 [바다의 찬가(讚歌)], [통곡(慟哭)], [자고 새면] 등에서와 같이 역사적 암흑기의 비극적 운명에 대한 자각으로 나아간다. 이에 따라서 이 시기의 시편들은 초기 시에 비해 현실 비판의 강도가 현격히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두 차례에 걸친 카프 맹원들에 대한 검거 선풍으로 대표되는 일제의 집요한 문화적 탄압과 깊이 관계된다. 임화는 세계문학사에서도 흔치 않은 복자(伏字)의 시대에 시적 화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즉 일제의 철저한 검열과 탄압 아래서 최소한의 문학 행위를 유지하기 위해 주제적 변모를 시도했던 것이다.
    후기 시(광복 이후의 시)는 광복과 전쟁의 시대를 맞이해 시대 현실에 다시 밀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제 치하의 기나긴 질곡의 시대를 밀고 나와 맞이했던 광복과, 곧이어 벌어진 동족상잔의 육이오전쟁이 후기 시의 바탕이 된다. 이 시기 임화의 시는 두 방향으로의 시적 지향점을 갖는다. 하나는 [9월 12일], [계관시인(桂冠詩人)] 등에서처럼 광복 직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자유 의지나 혼란스런 시대에 대한 비판 정신으로, 다른 하나는 [서울], [흰 눈을 붉게 물들인 나의 피 위에] 등에서 보이듯이 6·25전쟁과 관련된 비극적 정서나 당파적 승전욕망으로 드러난다.
    시대적 상상력과 이데올로기 외에도 임화 시는 문학성을 제고하기 위한 시적 표현이나 형상화 방법도 다양하게 활용했다. 그 구체적 양상으로 우선 주목해 볼 것은 소통 구조와 미적 거리 등의 형상화 기법이다. 소통 구조에서 임화 시에는 표면적 화자와 표면적 청자의 양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면서 화자만 등장하는 형태인 본격적 독백 시나 화자와 청자가 모두 등장하지 않는 사물 시(이미지 시)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점은 임화가 시의 창작 과정에서 일련의 대화적 ·서술적 담화 구조를 선호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미적 거리는 ‘부족한 거리(대상의 주관화)’, ‘지나친 거리(극적 이야기의 제시)’, ‘적절한 거리(사건의 내면화)’ 등이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한 이미지, 비유, 상징 등의 표현 기법도 빈도 높게 활용했다. 비유는 비교적 간단한 형태인 직유를 자주 사용했으며, 은유는 기본형인 계사형과 조사 활용형인 동·속격 ‘의’형, 그리고 용언 활용형인 동사형을 빈도 높게 활용했다. 이들은 임화 시의 표현미를 고양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 그의 사상 편향의 시 내용에 시성(詩性)을 부여하는 데에 일조를 했다.

    목차

    무엇 찾니
    지구(地球)와 ‘빡테리아’
    담(曇) ― 1927(一九二七)
    네거리의 순이(順伊)
    우리 옵바와 화로(火爐)
    우산(雨傘) 밧은 ‘요꼬하마’의 부두(埠頭)
    양말(洋襪) 속의 편지
    제비
    암흑(暗黑)의 정신(精神)
    다시 네거리에서
    꼴프장(場)
    야행차(夜行車) 속
    옛 책(冊)
    일 년(一年)
    적(敵)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하늘
    지상(地上)의 시(詩)
    안개 속
    바다의 찬가(讚歌)
    내 청춘(靑春)에 바치노라
    새 옷을 가라입으며
    지도(地圖)
    구름은 나의 종복(從僕)이다
    너는 아직 어리고
    다시 인젠 천공(天空)에 성좌(星座)가 있을 필요(必要)가 없다
    밤 갑판(甲板) 위
    상륙(上陸)
    현해탄(玄海灘)
    해상(海上)에서
    행복(幸福)은 어디 있었느냐?
    황무지(荒蕪地)
    한 잔 포도주를
    자고 새면
    학병(學兵) 도라오다
    3월 1일이 온다
    나의 눈은 핏발이 서서 감을 수가 없다
    제사(祭詞)
    기(旗)ㅅ발을 내리자
    9월 12일
    계관시인(桂冠詩人)
    밤의 찬가(讚歌)
    우리들의 전구(戰區)
    통곡(慟哭)
    너 어느 곳에 있느냐

    해설
    지은이에 대해
    엮은이에 대해

    본문중에서

    * [해협(海峽)의 로맨티시즘]
    藝術, 學問, 움직일 수 없는 眞理…
    그의 꿈꾸는 思想이 높다랗게 굽이치는 東京,
    모든 것을 배워 모든 것을 익혀,
    다시 이 바다 물결 위에 올았을 때,
    나의 슬픈 故鄕의 한밤,
    홰보다도 밝게 타는 별이 되리라.
    靑年의 가슴은 바다보다 더 설래었다.

    * [학병(學兵) 도라오다]
    외로움이
    주검보다 무서운 밤
    그대들은 敵과
    敵의 敵이 널린
    망망한 들 가에
    奇蹟처럼
    위테로이 서서
    絶望 가운데
    勇氣를 깨닷는
    祖國의 속삭임을
    들었으리라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08∼1953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본명은 임인식(林仁植)이다. 임화는 필명이다. 1908년 10월 13일, 서울 종로의 낙산 아래에 위치한 보통 가정에서 태어난다. 1926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다. 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는 한편, 카프(KAPF)에 가입해 이후 우리나라 프롤레타리아문학 활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 1927년에는 ‘임화’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다이즘 성격의 시를 발표하기도 한다. 카프에 몸을 담기 시작한 이래 일관되게 계급주의문학을 추구해 나갔다. 이듬해인 1928년에는 박영희의 지도를 받으며 김기진, 송영, 김영팔, 최서해, 최승일, 박팔양, 이기영,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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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이형권(李亨權)은 충남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1998년 [현대시] 우수 작품상으로 등단한 문학비평가다. 현재 현대문학이론학회 회장, 어문연구학회 부회장, 문학평론가협회 부회장, 계간 문예지 [시작] 편집주간, [애지] 편집위원, 대전문화재단 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타자들, 에움길에 서다], [한국시의 현대성과 탈식민성], [감각의 발명], [공감의 시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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