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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제국의 위기 : 235~337년, 로마 정부의 대응[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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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살아 있는 가장 위대한 로마제국사가”
    램지 맥멀렌의 시선으로 본 3세기 로마의 위기론


    “여러 세기를 가로질러 서양 세계에서 성공적이었던 거대 정치구조물의 가장 친숙한 모범을 제시하는 것이 로마제국이다. 그 제국의 몰락은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가에 대한 보기이기도 하다. 우리는 로마가 실제로 쇠퇴했다는 사실을 알기에 근심을 감춘 채 그 끝을 바라보며 로마의 역사를 읽는다. 왜 그것이 끝났는가? 우리는 거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미국과 로마제국
    옮긴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여 년 전이지만 번역을 마음먹은 것은 2008년부터 불거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미국은 통화를 발행하는 국가이므로 금융위기가 없어야 했다. 경제학과 경영학, 특히 통계학이 고도로 발달하고 각종 모델링을 통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예측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우리는 지나치게 높이 평가해왔다. 사실 이런 사태가 오기 몇 년 전부터 모기지론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은 들려왔으나, 어쩐 일인지 미국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리고 이 문제가 발생한 이후 미국 정부가 매달린 해법은 자신들의 원칙마저 저버린 불가해한 것이었다. 교과서로 배워왔던 경제 원리가 휴지로 전락했기 때문이었다.
    기원전 3세기 로마인들이 위기에 처한 것은 전문지식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파악해왔다. 로마인들이 대처해온 방식은 오늘날의 기준에서 보면 기이하고 부적당하고 모순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금융위기에 직면한 세계의 해법은 로마 정부의 대처방식만큼 혼란하고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경제 전문가들의 진단은 현실 앞에 무기력하다. 그런 점에서 서로마가 엄청난 위기를 겪고도 이를 벗어나 200년이나 더 유지된 것은, 지금과 같은 현대의 난맥상에 비추어보면 재평가할 만한 가치가 있다.

    명암이 교차하는 시기
    먼저 저자가 정한 시간의 범위를 보자. 235년은 병영황제 시대가 시작되는 시점이다. 337년은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로 개종하고 영면하는 시점이다. 이렇게 정한 시간의 폭에서는 혼란과 무질서 그리고 권위 정립과 기독교 공인으로 이루어지는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런 구도에서 정부는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후세 사가들의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새로운 로마가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명암이 교차하는 시기를 택한 것은 각인된 그 선명한 대비가 오히려 저자의 의심을 산 데서 기인할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무엇보다 이 시기에 관해서 잘 알 수 없기에 도전할 매력을 발견했으리라.

    로마법
    로마의 황제는 법이 쉽게 이해되고 보급되기를 원했다. 이것은 통치가 점점 중앙으로 집중되는 것을 뜻한다. 원래 법이란 자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한 대안이었다. 그런 개인적인 관점에서 공익이라는 이유로 행정법이나 형법으로 강조점이 변화했다. 아울러 일관성 있는 체제 구축이 추구되었다.
    그러나 저자의 관점은 위기에 처해 법이 어떻게 작동했는가에 있었다. 중앙의 통제가 중요해지면서 청원이 봇물 터지듯 밀려들어오고, 황제의 칙법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저자는 실제 법이 그렇게 일관성 있게 추진되지는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오히려 상이한 속주에 상이한 법이 적용되었는데, 심지어 디오클레티아누스도 자기 주변 말고는 자신의 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시대나 관리의 부패는 문제이다. 콘스탄티누스의 분노는 관리의 독직을 향해 분출되기도 했다. 또한 통계는 황제들이 50년간 해마다 1명씩 바뀐 사실을 보여주며, 이런 최악의 혼란을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잠재운 것으로 평가한다. 그렇지만 황제가 죽었다는 소식이 2~5개월 걸려야 제국에 전해지는 사정과, 황제의 존재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져 있긴 했지만, 누구인가에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 없었다는 지적을 고려해야 한다.
    저자는 유스티니아누스 법전에 수록된 법을 비교해 270년대에는 9개에 불과했던 칙법의 수가 혼란이 시작되기 직전인 알렉산더 세베루스(222~235년) 시기에는 369개로 급증하는 것을 발견한다. 뿐만 아니라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시기에 무려 수백 개의 칙법이 제정되었다는 사실을 저자는 주목한다. 이것을 두고 확실히 그 시대가 위기를 맞이했고 이를 칙법으로 해결하고자 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생각을 바꾸어서 법의 숫자가 많은 것이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법의 수가 위기를 반증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이 책에서 다루는 이 시기를 위기로 규정할 충분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제국의 조세 징수
    우리는 한 왕조의 멸망이 조세체계의 불비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고정된 인상을 받아왔다. 물론 그런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국가가 설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세제의 정비와 왕권의 강화라는 도식은 타당해도, 그런 눈으로 볼 때 로마 제국은 불가해한 광경을 보여준다. 우선 저자는 로마의 조세 징수는 “실제로 매우 혼돈되었고, 격식이 없기도 했다”고 표현한다.
    정복된 지역의 전통적인 조세체계가 그대로 답습되었을 뿐 아니라, 한 속주 내 여러 구역에서도 상이한 세금제도가 운영되었다. 저자는 그렇게 되도록 한 제국의 성격 자체를 설명한다. 획일성을 부여하는 경우, 그것은 제국 구성원들의 심한 분노를 야기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로마제국은 위에서 부과된 것이 아닌가. 저자는 그 점을 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상호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현상은 조세를 정비한 디오클레티아누스 개혁의 전야의 사정, 즉 다양성을 반영한다. 그의 치하에서 갑자기 더 나은 문서기록이 나타난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이 문서를 분석했으나, 오히려 그 문서의 진정한 의미에 관해서는 합의된 것이 없을 정도로 학자들 간에 의견들이 난무했다. 마침내 저자는 더 이상 나은 의견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는 조세를 둘러싼 혼란은 심지어 “로마인의 것이라기보다 연구자들의 것”이라고 냉소한다. 무엇보다 디오클레티아누스 시기 이후에 나온 기록에서도 통일성이 없이 지역마다 다른 단위가 적용되었고 공식적인 용어마저도 서로 혼란되거나 중첩해 사용되고 있었던 사정을 보면 이런 혼란의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둘 때 수백 년의 연구사가 있어도 좀처럼 명증성을 허락하지 않는 사정을 우리는 얼핏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저자는 논의의 중심이 되었던 단어 카피타티오와 유가티오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에 도달한다. 저자는 카푸트를 감축해주는 시혜를 통해 이익을 얻게 된 지역을 사례로 들어 그 카푸트가 인두(人頭)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담세력을 지닌 단위라고 파악한다. 그 단위에는 여러 명의 인원이 합산되어 있으므로, 한 사람은 그 단위의 일부를 이룬다. 저자는 이 발명이 놀라운 것이라고 지적한다. 즉 우리나라의 부세제도에서 보이는 작정제의 원리가 그대로 관철되어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기야 원칙이 없던 조세제에서 하나의 단위를 설정하고 그 단위에 조세와 역을 부과하는 체제로의 전환은 조세의 역사로 보면 획기적인 변화임이 분명하다.
    현금조세가 의미를 잃어가는 사정에서 국가에서 필요한 현물, 즉 곡물을 징발하고 필요한 인원을 군역으로 충원하기 위해서는 작정제가 가장 적절한 시책이 아니었을 까닭이 없다. 유굼은 한 겨리를 소 한 쌍이 하루 동안 경작하는 면적을 뜻한다. 여기에서 파생된 유가티오 역시 카피타티오와 마찬가지로, 생산력과 그 수단 및 작물을 합친 종합적인 담세력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기본단위의 토지에 기초한 조세 부과라는 원칙은 세계사적인 보편성을 지니는 것이기도 하다.
    작정제와 여부제는 사실 상호 교환되는 것이었는데,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을 효율적으로 조달한다는 이점이 있다는 점에서, 또 납세자 편에서 예측 가능성을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이었다. 그러나 고대 세계가 누려왔던 자유는 이 제도의 효율성 때문에 질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통화 위기에 대응하고 나아가 징병을 수월하게 한다고 만든 국가적인 질서와 요구는 이제 리바이어던이 되었다. 저자의 혜안은 이제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개혁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보여준다. 저자는 당시 황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했음을 인정하지만, 그 해결책의 부작용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군제개혁
    로마가 외침에 시달린 것은 이 시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로마 건국 초부터 그러했기 때문에 유난히 소농에게 관심이 집중된 것이 사실이다. 소농이야말로 공화정기에는 찬사의 대상이 되었다. 아울러 시민의 출산이 크게 장려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 목적은 시민단의 크기를 늘리려는 것, 다시 말해 전쟁에 나갈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시민 중에서 확보하는 것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계속된 전쟁과 농민층의 몰락이라는 신화는 오늘날 그다지 효과적인 설명은 못 되지만 인적 자원의 부족은 분명한 사실이었으며, 자연히 야만인을 로마제국 내로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피하고 따라서 환영받을 일이었다. 그들의 공헌은 분명하다.
    군대의 규모와 관련해 저자는 세베루스 시기의 주력군과 보조군을 합쳐 30만으로 보면서, 내전을 겪으면서 늘어났을지라도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치하의 군대는 아우구스투스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전자는 이동부대와 주둔부대의 양상을 설명하면서 전자를 발명으로, 후자를 발전의 귀결로 묘사한다. 저자에 따르면, 흔히 알려진 대로 후자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발명이 아니다. 그 효시를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에서 찾으며, 알렉산더 세베루스를 지나 아우렐리아누스에 의해서 확립된 점을 강조한다. 이런 편성과정에서 외국인을 포함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와 콘스탄티누스 치하에서 이들 군대의 엘리트들은 황제의 총애를 받았다. 저자에 따르면 이것도 260년 갈리에누스 황제가 도입한 체제를 정교하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엘리트 군대와 더불어 2급 군대도 존재했다. 이들은 주둔지에서 민간인과 어떤 형태로든 섞여서 존재했으며, 군사시설에 민간인이 살기도 하고 성 안에 군사시설이 있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흔히 리미타네이(변경군)로 불리는 군대에서 나타난다. 특히 군대 주둔지의 소농들은 둔전병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야만인이고 이차적으로는 제대병이었다. 사실 3세기에 이르러서는 이런 혼합이 일반화되었다. 이것은 원래 임시방편의 조치였는데, 콘스탄티누스 치하에서 장려됨으로써 굳어졌다. 우리는 디오클레티아누스의 군제 개혁이 어느 천재의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처럼 상당 기간의 실험과정을 거쳐서 확립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변화된 군대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위기를 강조하고 그것을 구제했다는 식으로 서술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다.

    목차

    3세기 로마의 위기를 보는 맥멀렌의 시선|김창성

    한국의 독자를 위하여

    서문

    1 쇠퇴에 관한 인식
    2 선전
    3 정보
    4 법
    5 돈
    6 세금
    7 식화와 요역
    8 방어
    9 간추리기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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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램지 맥멀렌(Ramsay Macmulle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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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멀렌은 미국의 뉴욕에서 태어났다. 그는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Phillips Exeter Academy)에서 수학하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여 최우등급(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하였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후기 로마제국의 국영 공장제수공업?(“Manufacture for the State in the Later Roman Empire,” diss., Harvard, 1957)이다. 1967년부터 1993년 은퇴할 때까지 예일 대학 역사교수로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같은 대학 명예교수이다.
    그의 관심분야는 애초 주로 로마 제정기의 사회경제사였으나 나중에는 초기 기독교회사의 문제에 천착하여 중요한 업적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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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1993년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2012년 현재까지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로마 공화국과 이탈리아 도시] [세계사 산책-서양고대편] [인물로 보는 서양고대사](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한길사에서 펴낸 [국가론](키케로)을 비롯해 [최고선악론](키케로) 등이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공화정기 로마의 지방통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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