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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 : 김설아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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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날지 못하는 공작새에게 깃털은 왜 있을까?”

잔혹하고 달콤한 패션쇼가 운명처럼 다가온다!
관문을 통과할 것인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인가?
자기만의 쇼를 여는 소녀들의 시리도록 반짝이는 오디션 출전기

바야흐로 오디션의 시대, 잔혹하고 달콤한 서바이벌 패션쇼를 펼쳐 보이는
김설아 첫 장편소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 출간


지난 2010년 2월부터 약 4개월간 '문학웹진 뿔(http://blog.aladin.co.kr/ppul)'에 연재된 김설아 장편소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가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에는 세계적인 의류 생산 기업인 ‘메두사 그룹’의 주최로 최고의 디자이너와 모델을 뽑는 ‘패션 데이’ 대회가 펼쳐진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젊은이들은 마치 공작새처럼 자신만의 깃털을 뽐내며 패션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 위해 잔혹한 경쟁을 벌인다. 이렇듯 이 책의 제목에는 단순한 소비를 넘어선 자기 미학이나 정체성 등을 찾기를 바라는 개개인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날지 못하는 공작새에게 아름다운 깃털로 화려함을 뽐내려는 날개가 있듯이 자기만의 쇼를 통해 개성과 신념을 표현하는 젊은 피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그 현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의 소비 사회가 가끔 공작새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신비하고 아름다우면서 모두를 어린애로 돌아가게 만드는 꿈처럼 즐거운 세계죠. 옷 입기와 외모 꾸미기에도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적 차원에서만 머무르느냐, 정체성을 만들어내느냐는 순수하게 노력입니다. 노력하지 않을수록 전자가 될 거고요. 어떤 먹이를 주느냐, 즉 어떤 노력을 하느냐는 각자의 몫일 겁니다. 비판도, 대안도, 자기 미학도 좋겠죠. 그것이 당신을 더 기쁘게 만들어줄 겁니다. 이 소설은 그런 노력을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입니다.”
(/ '연재를 시작하며' 중에서)

패션에 대한 모자란 지식으로 이런저런 참견이 많았던 점이 마음에 걸리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나보다 많이 아는 분은 작중 인물과 직접 열띤 토론을 해보시길 바란다. 그런 분위기가 좋다. 서로 좋거나 싫다고 하며 탄성을 지르고 비명을 지르고 인상을 찌푸리는가 하면 사랑한다고 끌어안고, 새로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열광으로 온통 끓어오르는 분위기. 나는 패션에서 그런 것을 느낀다.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뭐라도 느끼고 표현하도록 하자. 언제까지고 수동적인 관객, 추종자, 희생자가 되지는 말자.
(/ '작가의 말' 중에서)

옷과 패션에 온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긴 열다섯 살 지현의 런웨이 밖 이야기

열다섯 살인 부지현은 사촌 오빠가 일하는 의류 쇼핑몰 ‘마이 큐’의 피팅 모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진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사춘기 소녀다. 지현의 주변에는 팬픽 카페에서 동성애 소설을 쓰는 언니 지민, 지현하고만 친한 친구 이정, 메두사 그룹의 둘째 딸인 세은, 일명 ‘블랙 후드’로 불리는 무시무시한 아이 현정이 있다. 평범한 중학생이던 지현은 모델 일을 하면서 난생처음 가슴이 뛰고 있음을 발견하고 진짜 자신의 꿈이 뭔지 묻는다.

지현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옷을 입어보았다. 기분 좋게 살랑이는 시폰에서는 이름 모를 향기가 났고 빗장뼈를 드러내는 네크라인, 가는 팔을 부각시키는 흘러내리는 반팔 소매, 무릎까지 오는 길이감은 지현에게 딱 어울렸다.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오렌지와 노랑, 흰색은 피부를 더욱 환하게 만들었다. (……) 옷장에 원피스를 거는데 제니의 말이 떠올랐다. 너의 꿈은 뭐니. 아직은 모르겠어요. 정말로.
(/ p.67)

퀸Queen과 빅팀Victim을 가르는 서바이벌 패션쇼
맹목적 아름다움과 위선에 눈먼 어른들, 그리고 가족에 상처받은 아이들


패션 데이는 6월 1일, 알렉산더 산장에서 열리며, 우승 디자이너는 메두사 그룹 디자인팀에서 2년간 일할 수 있고, 모델은 브랜드 의류 카탈로그와 광고 모델로 2년간 전속 계약을 할 수 있다. 사촌 오빠 주요섭은 지현에게 자신의 모델이 되어달라 부탁한다. 의류 제조업계를 위한 패션쇼인 ‘패션 데이’에는 총 30팀이 참가해 1차에서 15팀, 2차에서 7~8팀, 3차에서 3~4팀이 탈락해 4차나 5차에서 우승팀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할 경우에는 어마어마한 벌칙이 기다리고 있다. 소위 패션 데이의 빅팀은 “우리는 당신의 모든 미래와 가능성을 박탈할 권리가 있다.”라고 쓰인 참가 동의서에 따라 벌칙을 받게 되는데, 빅팀이 되면 모델은 화류계로 떨어질 수 있다거나, 디자이너는 브랜드 출범은 물론 취업의 길도 모두 막혀서 평생 옷을 만들어 팔 기회가 없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 여기에서의 (패션) 빅팀이란 과도하게 패션을 추구하는 패션의 희생자 또는 제물을 가리키는 말로, 스타일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자기 룩을 바꾸는 사람. 흔히 말하는 신상녀, 명품녀, 자신만의 룩 없이 연예인이나 잡지 스타일을 그대로 모방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한다.

“……패션의 탁월한 장점을 아니?”
(……)
“그건 자기표현의 세계라는 점이지. 매일 입는 옷으로 얼마든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거야. 사람들은 패션 하면 흔히 소비를 떠올리지. 그래서 패션 빅팀이니 완판녀니 하는 게 등장하는 시대지만, 스타일은 소비에서 나오지 않아. 그 사람 자체니까.”
(/ p.64)

한편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블랙 후드’ 현정의 숨은 사연이 드러난다. 현정에게는 “자기 외모를 무척 추하다고 여기는 마음의 병”이 있으며, 그 원인으로 자식을 부모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품은 어머니가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은의 어머니이자 메두사 그룹의 마담 황은 대회 1차에서 떨어진 딸 세은에게 벌칙을 가하고 냉정하게 돌아선다.

빅팀에 숨은 이유 있는 반전을 통해
오늘날 의류 제조업의 어둡고 힘겨운 현실이 투영되다


결국 패션 데이의 우승은 다른 팀에게 돌아가고, 지현과 친구들은 빅팀이 되어 임무를 맡는다. 요섭은 경기도 포천의 염색단지, 어수창의 친구 신은 경기도 동두천의 피혁단지, 지현은 수제 양장점, 황세은은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공장, 제니는 레이온을 생산하는 캄보디아 방직 공장에 도착한다.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임금 인상, 밀린 잔업 수당 지급, 작업 환경을 개선하라는 파업 시위가 벌어지고 메두사 그룹은 현지 노동자들을 해고한다. 이런 과정을 확인한 세은은 자신의 집안인 메두사 그룹을 탈세 혐의로 신고하기에 이른다.

“작업 환경에 안전장치라고는 없고 원료는 선진국들에서 재활용된 페트병 같은 걸 많이 활용하면서 근로자 임금도 한국의 몇 분의 일이니 당연히 가격이 싸죠. 여기 와서야 깨달았어요. 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거. 모두들 세련된 외관, 저렴한 가격만을 중요하게 여길 뿐 생산지의 안전과 노동 조건, 원료들에는 관심이 없죠.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저도 자라나 H&M 같은 브랜드, 이케아의 광팬이었지만 지금은 모르겠어요. 아, 이케아에서 더 싼 목재를 구하기 위해서 불법으로 삼림을 파괴한다는 뉴스도 봤는데…….”
(/ p.290)

“전에는 메이드 인 캄보디아라는 라벨을 봐도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는 이 공장의 광경이 떠오르겠죠. 이들이 불쌍하다거나 선하다거나 그런 식의 동정과 찬사가 아니에요. 그냥 같은 인간이라는 거죠. 같은 세계시민이랄까. 또 같은 지구인으로서 현재의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량생산과 소비가 과연 올바른 건지도 고민하게 돼요. 지구 온난화나 환경오염. 우리의 소비를 위해 신나게 파괴한 자연이 이제 복수하고 있는 거 같지 않나요?”
(/ p.293)

진짜 빅팀은 누구인가 하는 말. 경쟁 지상주의의 사회에서 패배해 이곳까지 밀려나 버린 그들일까, 아니면 힘든 일을 대신 떠맡고 임금도 제대로 못 받으며 가난에 허덕이면서도, 폭발할 때까지 반항할 수 없는 이들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런 사실도 모르고 달콤한 소비 천국에서 뜻 모를 공허에 우울과 권태를 호소하는 사람들일까. 그 공허는 아마 보지 않는, 혹은 보고 싶지 않은 지점이겠지. 자유라는 건, 사실이라는 건 얼마나 두렵고 힘든 건지. 때문에 모두 타조처럼 고개를 처박고 자기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는 건지도.
(/ pp.302~303)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는 패션을 소재로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과도한 경쟁 사회를 날카로운 시각과 경쾌한 필치로 써내려간 소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오늘날 우리나라 패션 산업이 호황을 누리기까지 누군가가 감내해야 했던 희생, 그로 인해 파멸해 가는 개인 가족사, 외국인 노동자 문제, SPA 브랜드의 성장에 맞서야 하는 중소 업체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스포트라이트만을 좇는 이들에게는 뼈아픈 충고,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이들에게는 꿈을 향해 과감히 돌진할 것을 권하는 마법의 책이 될 것이다.

목차

1부
1장 이정
2장 마이 큐
3장 너의 꿈은 뭐니
4장 블랙 후드
5장 마담 황
6장 알렉산더 산장

2부
7장 패션 데이―첫째 날
8장 파티
9장 패션 데이―둘째 날

3부
10장 빅팀
11장 처분
12장 재회

작가의 말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0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부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할아버지 무덤에서 춤을 출 정도로 활달했지만 언제부턴가 조용한 인간이 되었다. 초등학교 때 글쓰기 대회 출전 선수로 활동, 중?고교 시절 내내 국어 교과서 지문을 다 외울 정도로 글을 쓰고 읽는 건 좋아했다. 대학에 가서 소설 창작의 참맛을 깨달았다.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피크](공저), [캣캣캣](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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