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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 무한경쟁 시대를 넘어서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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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왜 나는 숨 돌릴 틈 없이 살고 있는지,
    왜 나를 둘러싼 세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빨리 돌아가는지,
    왜 내게는 늘 시간이 부족하기만 한지.
    이 여행은 바로 그러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매우 매우 이상한, 그러면서도 아주 일상적인 비밀이 하나 있다. 모든 사람들은 그것에 관계되어 있고,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은 자기 몫을 받을 만큼 받으면서도 그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 비밀이란―바로 시간이다.”

    미하엘 엔데(Michael Ende)의 유명한 소설 [모모]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의 흐름 안에서 살고 있지만 마치 공기가 너무 익숙하고 자연스러워 평소에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시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시간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이 시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왜 숨 돌릴 틈 없이 살고 있을까? 왜 나를 둘러싼 세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빨리 돌아갈까? 도대체 왜 시간은 부족하기만 할까? 우리가 그동안 단축하고 비축해온 그 많은 시간들은 모두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현대 기술문명의 역사는 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해온 역사에 다름 아니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기계의 발명으로,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또한 재화를 생산해낼 수 있게 되었다. 며칠 동안 걸어가야 했던 거리를 자동차로 단 몇 시간 만에 주파할 수 있고, 몇 개월 걸려서 만들어야 했던 제품을 순식간에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낀 그 모든 시간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우리는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더 바빠졌고 할 일도 더 많아졌다. 독일의 다큐멘터리 감독 플로리안 오피츠는 이 문제에 대해서 천착하기로 마음먹고 거듭되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는, 이 거대한 사변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시간이 부족한 건 모두 내 탓?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걸까? 어느 날 시간이 너무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당황하게 된다면, 제일 먼저 나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할 것이다. 내가 일을 너무 많이 벌인 건 아닌지, 좀 더 부지런을 떨었어야 했던 건 아닌지, 혹은 이미 일에 치여 지쳐있는 건 아닌지. 저자는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의견을 구한다. 시간 관리 세미나의 연사를 찾아가 인터뷰를 하고, 탈진 증후군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6개월 간 디지털 생활과의 단절을 선언한 한 기자를 만나 “아날로그 세계가 얼마나 빨리 디지털 세계에 흡수되어 사라졌는지 알게 되었다”는 경험담을 듣고는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이 내용이 제 1부에 등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시간 문제에 대한 이들의 “개인주의적 접근”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 항상 ‘나 자신’에게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은 어쩐지 충분한 답이 되지 못했다. 그러던 저자는 시간 전문가를 만나면서 시간의 압박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시간 전문가는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기계의 박자를 쫓아 사회가 점점 빨라지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결국 내가 게을러서 혹은 시간 관리에 서툴러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무서운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에 시간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회가 이렇게 속도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속도전을 부추기는 것은 자본주의의 경제 논리와 경쟁 논리
    시간 문제가 사회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올바로 탐구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구조의 가장 내밀한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자본주의의 심장부로 직접 찾아간다. 이 책의 제 2부에는 세계적 기업 컨설턴트와 뉴스 및 금융 관련 정보를 담당하는 로이터(Reuter) 통신을 찾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 자본주의 사회의 내면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들 세계에서는 정보가 곧 돈이다. 따라서 남보다 더 빨리 정보를 입수하면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이곳에서의 속도전과 경쟁이 필연적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돈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속도와 효율이 최고의 가치이다. 속도와 효율이 높을수록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생산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것은 경쟁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우리의 삶이 이런 모습을 띠고 있다면, 대안은 있는 것일까? ‘시간을 절약하자’, ‘시간은 돈이다’ 의 구호로 움직이는 이 세계에서 속도와 효율성에 대한 진정한 대안이 있을까? 과연 ‘인간적인 속도’라는 것은 가능한 것일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잘못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얼마나 더 속도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속도전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물어서는 안 된다. 바람직한 삶을 살려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살아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삶을 원하는지, 무엇이 이런 삶의 대안인지를 물어야 한다.”

    마침내 저자는 이 책의 제 3부에서 대안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투자 전문가로 살다가 어느 날 산속에 둥지를 튼 사람, 사회가 정해주는 리듬이 아닌 자연의 리듬에 맞춰 사는 스위스의 농부 가족을 방문한다. 또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를 창립하고 거대한 규모로 성장시키다가 어느 날 갑자기 손을 떼고 자연 보호를 위해 남미의 황무지로 떠난 기업가, 그리고 국민 소득보다 국민 행복의 증진을 국정 운영의 최상위에 두면서 “국민총행복지수”를 개발하고 추진하는 작은 나라 “부탄”까지 찾아간다.
    이들은 모두 무한경쟁의 쳇바퀴에 휩쓸리지 않는 삶을 추구한다. 한 번에 두세 가지 인생을 살 수 없다면, 쫓기고 스트레스에 절어 사는 삶 대신 바람직하고 인간답다고 판단되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행복의 속도는 사회가 정해주는 속도가 아닌 슬로우, 즉 느림의 속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비인간적인 속도를 추구하는 사회에서 빠져나가 이들처럼 살 수는 없다. 저자 오피츠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 책에서 ‘조건 없는 기본소득(basic income)’이라는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큰 설득력을 발휘하는 사회 정책을 지지한다. 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일정한 소득을 지급함으로써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다. 기본적인 생존권이 보장된다면 경쟁을 위해 속도에 집착하는 광기의 소용돌이가 다소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말하고 있다.

    [각장 요약]

    1. 우리는 왜 불안하게 쫓기며 살까?

    1) “우선순위를 정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나요?” ― 시간 관리 제왕과의 만남
    시간에 쫓기며 사는 이유를 밝히기로 결심한 저자는 제일 먼저 시간 관리 전문가로 유명한 로타르 자이베르트의 세미나에 참석해 그의 강연을 듣고 시간 관리의 비결을 터득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한마디로 인생에서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면, 많은 문제들은 사라지고 시간도 충분히 확보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의 해결에 동의하지 못하고, 시간 부족 문제에는 다른, 더 깊은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타르 자이베르트(Lothar Seiwert)
    시간 관리 및 인생 관리 분야의 전문가이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자기계발 훈련·상담 전문회사인 ‘자이베르트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단순하게 살아라], [즐겁게 살아라], [자이베르트 시간 관리] 등이 있다.

    2) “인생은 선택, 한계를 인정하고 집중하세요” ― 탈진증후군 전문가와의 상담
    세미나에서 돌아온 저자는 매일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자신이 탈진증후군에 걸린 것은 아닌지 의심해본다. 탈진증후군 전문의 베른트 슈프렝거 박사는 저자에게 당장 일의 한계를 정하라고 충고한다. 사람들이 힘을 소진하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한계를 분명히 하지 않고 방향을 설정하기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의 말은 이해했으나, 박사의 조언대로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끄는 식으로 한계를 정하는 것은 오늘의 일상생활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긴다.

    베른트 슈프렝거(Bernd Sprenger)
    정신신체의학, 심리치료 전문가이다. 팀워크 향상, 리더십, 탈진증후군 예방 등을 주제로 병원, 기업, 정부기관 등에서 강의했다. 2009년부터 독일에서 가장 큰 사립병원인 유로메드 클리닉(Euromed Clinic)에서 정신신체의학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3) “휴대 전화와 인터넷을 끊고 6개월간 살아보니” ― 디지털 세계와 단절한 기자
    저자는 6개월 간 디지털 세상과 단절하는 실험을 한[쥐트도이체 차이퉁]기자 알렉스 륄레를 찾아간다. 그는 회사에 핸드폰을 반납하고 컴퓨터에 있는 모든 이메일과 인터넷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6개월 동안 디지털 세계와 단절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이 실험으로 해방감도 느끼고 질적으로 향상된 시간을 누리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인터넷의 흡인력을 완전히 장악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느낀다.

    알렉스 륄레(Alex Rhle)
    대학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현재 독일의 저명한 일간지 [쥐드도이체 차이퉁S?ddeutsche Zeitung]의 편집기자이다. 11개국 작가들이 쓴 도시이야기를 엮은 책 [스테이]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4) “멀티 태스킹이 답은 아니랍니다” ― 시간 연구자를 찾아서
    저자가 다음으로 찾아간 가이슬러 교수는 우리가 시간에 쫓기는 것은, 기계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인터넷도 24시간 접속이 가능하며 이 모든 것이 언제든지 이용 가능하도록 사회적으로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시간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이며 동시에 매우 정치적인 문제”로 본 가이슬러 교수는, 기계의 박자가 아닌 자연의 박자에 맞추어 살라고 저자에게 충고한다.

    카를하인츠 가이슬러(Karlheinz Geiβler)
    현재 뮌헨 대학교 경제교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독일과 유럽에서는 시간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시간의 생태학’이라는 연구회와 ‘독일시간정책협회’를 창립해서 이끌고 있으며, 다른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시간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대표적인 저서로 [시간]이 있다.

    2.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상

    1) “빠른 자가 느린 자를 잡아먹지요” ― 세계적 기업 컨설턴트와의 인터뷰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시니어 파트너 안토넬라 마이-포흐틀러는 효율과 성장 그리고 속도를 옹호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녀는 소비자에게 새로운 상품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일이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이므로 당연히 다른 사람보다 먼저 그 일을 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속화는 이미 거대한 추세가 되었다. 마이-포흐틀러의 눈에는 속도, 효율성 제고, 그리고 경쟁이 경제와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다. 또한 그러한 세계에는 느린 자와 빠른 자, 오직 두 가지 유형의 인간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이 세계에 적응해야 한다.

    안토넬라 마이-포흐틀러(Antonella Mei-Pochtler)
    뮌헨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현재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시니어 파트너 및 상무이사이다. 2008년 [컨설팅 매거진Consulting magazin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컨설턴트 25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2) “100만 분의 1초 빠른 뉴스를 전합니다” ― 로이터 통신 유럽 본부를 가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파괴해야 하는 로이터에게 속도는 필수다. 빠른 뉴스를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언제나 최초로 뉴스를 확보해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뉴스가 아닌 금융 관련 업무에서 매출의 95% 이상을 올리고 있다. 로이터는 증권 전문가, 투자은행, 금융조사 연구원 등에게 전세계의 은행과 증권 거래소의 현황, 그리고 금융 관련 주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제공되는 수많은 정보는 곧바로 이익과 연결된다. 속도는 이익이고 생명이다.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
    전 세계에 통신망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통신사이다. 1850년대에 설립된 로이터가 캐나다의 언론 재벌인 톰슨과 합병한 이후 톰슨 로이터로 변신했다. 현재는 신문, 방송 등에 뉴스를 공급하는 전통적인 통신사의 기능보다 증시 시황 속보나 금융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에 더 주력하고 있다. 150개국 230개 도시에 지국이 있고, 19개 언어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 행복과 속도 사이, 대안을 찾아서

    1) “왜 알프스의 산장지기가 되려 하느냐고요?” ― 제도권에서 탈출한 금융 전문가
    루돌프 뵈첼은 잘나가던 투자 전문가의 삶의 버리고 스위스의 산속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과거 뵈첼은 극단적으로 일에 매진하던 사람이었다. 한동안은 승진과 보너스의 연속에 푹 빠져 살았다. 하지만 어느 날 돈에 대한 탐욕이 전부인 자신을 둘러싼 세계가 너무도 절망적으로 느껴졌다.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6개월 동안 알프스를 종주했다. 그 여행은 뵈첼을 변화시켰다. 이제 그는 타인의 인정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더 확연히 알게 되었다.

    루돌프 뵈첼(Rudolf Wtzel)
    뮌헨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세계 3대 경영대학원으로 꼽히는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리먼 브라더스와 스위스 최대 은행인 스위스투자은행(UBS)에서 중역으로 일한 바 있다. 현재는 스위스 산골에서 살고 있다.

    2) “컴퓨터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요?” ― 산골 농장의 바츨리 가족
    바츨리 가족은 평생 농부로 살아왔다. 이들에게 농사는 힘들긴 하지만 즐거운 일이다. 끊임없이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자연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이들이 꼽는 농사의 매력이었다. 저자는 그들의 생활이 단조로워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도 이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이들은 자신의 시간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건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는 삶을 산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저자는 생각한다. 자연의 리듬에 맞춘 삶, 스스로 주체가 되는 생활. 바츨리 가족은 그런 삶을 살고 있다.

    바츨리(Batzli) 가족
    스위스 산골 오버란트의 데르슈테텐에서 농장을 운영한다. 농장의 주인인 프리츠 바츨리 2세를 비롯하여 아버지 프리츠, 어머니 마리안네, 아내 에리카, 아들 니코, 딸 센린느 등 3대가 화목하게 모여 산다.

    3) “나는 4,000년 후를 기대합니다” ― 황무지로 떠난 노스페이스 창업자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에스프리’의 창업자 더글러스 톰킨스는 호화로운 부유층의 일원으로 살았지만 어느 날부턴가 자신의 삶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끊임없이 신제품을 만드는 일이 엄청난 자원 낭비로 느껴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사업을 그만두고 남미의 파타고니아로 날아갔다. 톰킨스는 그곳에서 자신의 재산으로 끊임없이 땅을 사서, 그것을 자연보호구역 지정을 조건으로 정부에 기증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방안도 실험하고 있었다. 한때 속도와 경쟁의 정점에 있었던 그가 이제는 자연 속에서 느린 속도를 추구하며, 오로지 직선의 삶만을 욕망하는 인간의 논리와 싸우고 있다.

    더글러스 톰킨스(Douglas Tompkins)
    세계적인 의류업체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와 에스프리(Esprit)의 설립자다. 1989년, 잘 나가는 기업가의 타이틀을 버리고 칠레로 건너가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땅을 보호하는 활동에 매진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엄청난 넓이의 땅을 사들여 자연보호구역으로 보존했다.

    4) “가난과 행복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 부탄의 국민총행복론
    부탄 왕국에는 국민총행복부 장관이 있다. 국민총행복은 발전에 대한 부탄의 철학이다. 시간을 돈이 아닌 생명으로 보고, 친구나 가족과 지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국민총생산이나 소득보다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부탄 사람의 삶은 아주 느린 속도로 흘러간다. 그리고 바로 이 점에서 사람들이 행복을 느낀다. 다쇼 카르마 우라 부탄학연구소 소장은 부탄이 빈국이기는 하지만 행복지수 순위가 세계 13위일 수 있는 이유는 탄탄한 사회 복지제도, 그리고 경쟁을 상대화하는 문화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이 작은 나라의 시도에 깊은 인상을 받는다.

    다쇼 카르마 우라(Dasho Karma Ura)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경제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부탄 기획처에서 근무한 후, 2008년부터 부탄의 국민총행복(GNH)과 문화, 역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부탄학연구소(Centre for Bhutan Studies)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5) “전 국민이 매달 200만 원씩을 받는다면?” ― 조건 없는 기본소득
    저자는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시스템의 대안으로 인간의 존엄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인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기본소득의 도입이 생존을 위한 사회적 경쟁을 약화시킴으로써, 결국 속도에 매달리는 현대 사회의 구조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가 매우 활발하며 브라질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초기 형태의 기본 소득 지급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이다.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이들은 기본소득이 절대적 빈곤을 퇴치하고 상대적 빈곤을 줄이며, 자유와 평등을 증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목차

    감사의 말
    한국어판에 부쳐
    들어가는 글 이 여정은 왜 시작되었는가

    1부 우리는 왜 불안하게 쫓기며 살까?
    “우선순위를 정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나요?” -시간 관리 제왕과의 만남
    “인생은 선택, 한계를 인정하고 집중하세요” -탈진증후군 전문가와의 상담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끊고 6개월간 살아보니……” -디지털 세계와 단절한 기자
    “멀티태스킹이 답은 아니랍니다” -시간 연구자를 찾아서

    2부 속도와 경쟁에 집착하는 세상
    “빠른 자가 느린 자를 잡아먹지요” -세계적 기업 컨설턴트와의 인터뷰
    “100만 분의 1초 빠른 뉴스를 전합니다” -로이터 통신 유럽 본부를 가다

    3부 행복과 속도 사이, 대안을 찾아서
    “왜 알프스의 산장지기가 되려 하느냐고요?” -제도권에서 탈출한 금융 전문가
    “컴퓨터가 밥 먹여주는 건 아니잖아요?” -산골 농장의 바츨리 가족
    “나는 4,000년 후를 기대합니다” -황무지로 떠난 노스페이스 창업자
    “가난과 행복이 공존할 수 있을까요?” -부탄의 국민총행복론
    “전 국민이 매달 200만 원씩을 받는다면?” -조건 없는 기본소득

    나오는 글 긴 여정을 마치며
    옮긴이의 말 진정 앞서 가는 사람은 누구인가?

    저자소개

    플로리안 오피츠(Florian Opitz )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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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3년 독일 자르브뤼켄에서 태어났다. 전원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소도시 바덴바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오피츠는 보이 스카우트 활동을 했고, 이후에는 펑크족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하이델베르크와 쾰른 대학교에서 역사와 심리학, 영미문학을 공부했다. 텔레비전 방송국에 들어간 오피츠는 1998년부터 작가와 감독 일을 겸하며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주로 정치, 역사, 사회 문제를 다룬다. 국제적 으로 성공을 거둔 정치 다큐 [대 바겐세일(Der groβe Ausverkauf)] (2007)로 데뷔했고, 이 작품으로 독일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방송상인 아돌프-그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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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문학박사 과정을 수학했다. 고려대학교와 건국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강의했고,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소설의 이론》 《현대소설의 이론》 《수레바퀴 아래서》 《사고의 오류》 《공정사회란 무엇인가》 《유럽의 명문서점》 《최고들이 사는 법》 《하버드 글쓰기 강의》 《자연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슬로우》 《단 한 줄의 역사》 《마야의 달력》 《두려움 없는 미래》 《에바 브라운 히틀러의 거울》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저먼 지니어스》 《미국, 파티는 끝났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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