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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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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숙명과 운명으로서의 사랑, 뒤틀리고 죄 없고 잔인한 사랑, 자연 그대로의 사랑! 카르멘!
    - 프리드리히 니체

    [카르멘]은 유혹과 열정의 소설이다. 하지만 그것은 여타의 연애소설들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삼각관계나 복잡하고 정교한 연애 심리 묘사는 없다. 하지만 그 안에 분명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은 일상 속의 연애가 아니라 사회와 관습의 바깥에 자리 잡는 무한한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서의 사랑이다. 그러나 절대적 성격을 지니는 그 사랑은 일상 속의 연애가 아니라 사회와 관습의 바깥에 자리 잡는 무한한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서의 사랑이다. 카르멘의 유혹은 곧 자유의 유혹인 것이다. 메리메는 비정할 정도로 감정을 억제한 간결한 묘사로써, 숙명적인 사랑의 격렬함과 황량함을 보여준다.

    [콜롱바]는 여성의 야성적 정열과 마성을 그린 메리메의 대표작이다. 명문가의 딸 콜롱바는 아버지가 암살되자 육군 중위인 오빠가 고향으로 돌아와 코르시카 섬의 전통에 따라 방데타(집안 사이의 복수)를 해주기만을 기다린다. 이 오래된 악습을 끝장내기 위해 고뇌하는 청년 오르소와 아버지의 원수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생 콜롱바의 갈등은 점점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존재를 내거는 필사의 대결, 보복을 통해 체험되는 카타르시스를 포함하는 비장한 드라마로 발전한다. 자칫 선정적인 재미로 전락할 위험이 다분한 이 주제로 메리메는 사회, 법,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숙명적인 사랑에 대한 갈망, 그 위험한 꿈의 실체 [카르멘]

    [카르멘]은 아름답고 매혹적이지만 악한 여자에 의해 파멸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즉 팜파탈의 이야기이다. 돈 호세는 원래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이다. 고향 마을에서 폼 경기를 하다가 상대방과 싸움을 하게 되고 결국 이 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지만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정직함을 잃지 않고 있는 청년이다. 이런 그가 카르멘의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매력에 빠져버린다. “너는 악마야.”라는 카르멘을 향한 그의 말이 보여 주듯 그는 카르멘이 선한 자신과는 달리 악한 인간임을 잘 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악을 떨쳐 버리지 못한다는 것! 팜파탈이 비롯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마땅히 거부해야 할 것을 거부하지 못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파탈’이라는 숙명의 형용사가 수립된다.
    카르멘을 알게 되면서 돈 호세는 타락한다. 질투와 격분에 사로잡혀 자신의 상관을 죽인 까닭에 법망을 피해 밀수를 하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어쩔 수 없이 강도짓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다. 이렇듯 사회와 법의 바깥을 넘나들며 온갖 악을 자행하는 신세이지만 그는 여전히 영혼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카르멘을 향한 사랑 또한 변함이 없다. 아니 그것은 거의 불가항력적인 것이고 바로 여기에 그의 비극이 있다. 그는,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과 규칙을 비웃을뿐더러 자기에게 충실하지도 않은 카르멘을 설득하려고 애쓴다.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신대륙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고 애원한다. 하지만 카르멘이 이러한 간청을 거절하고 사랑마저 거두어버리자 그는 그녀를 죽이고 교수형 당할 걸 알면서 자수한다. 그에게 카르멘의 사랑은 거의 절대적인 것이고, 그런 만큼 이 사랑이 부인되었을 때 그의 삶은 의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자신과 카르멘의 삶을 내던지는 돈 호세의 극단적인 행위는 이렇듯 불가항력적인 끌림으로 나타나는 광포한 열정에 그 근원을 둔다.
    그렇다면 악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는 카르멘의 행위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는 양배추나 심자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리 팔자는 이방인들의 돈으로 사는 거야.”나, “우리 사이는 이제 끝났어. 당신은 남편으로서 나를 죽일 권리가 있어. 하지만 카르멘은 언제나 자유로울 거야. 보헤미안으로 태어나서 보헤미안으로 죽을 거야.” 같은 카르멘 자신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카르멘의 세계는 ‘양배추’를 심지 않기 때문에, 즉 노동을 거부하고 경제적 이해관계를 무시하며 ‘이방인들의 돈’에 의지하여 살기 때문에 가난하고 불안정하다. 대신에 그것은 온갖 경제적 구속으로부터, 나아가 사회적, 일상적 제한으로부터 자유롭다. 그것은 문명 세계가 부과하는 모든 관습, 도덕, 법을 무시하는 세계로서 그것들이 제공하는 보호와 편의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거기에는 그들이 그 무엇과도 바꾸길 거부하는 자유가 있다. 악한 존재이지만 매혹하는 카르멘, 그는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착하고 성실한 돈 호세가,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학식을 지닌 화자가 카르멘에게 매혹되는 것은 물론 그녀의 강렬한 아름다움 때문이지만 그와 동시에 안락하되 구속하는 일상에 갇혀 살면서 그 바깥의 자유를 갈구하기 때문이다.

    칼을 품고 복수의 피바람을 부르는 여인 [콜롱바]

    메리메의 소설 가운데 발표 당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가장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 주는 [콜롱바]의 주제는 ‘방데타’이다. 이는 낭만주의 문학이 즐겨 찾았던 이국 취향에 연결된다. 친족에 의한 복수를 뜻하는 ‘방데타’는 코르시카라는 낯선 고장의 특수한 관습으로서 낭만주의 시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얘깃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편 방데타는 당시 유행했던 테마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발자크가 1830년에 [방데타]라는 중편소설을 발표했고, 맥락은 전혀 다르지만 알렉상드르 뒤마 또한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복수의 주제를 다룬 바 있다. 사실 복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가장 깊은 감정 가운데 하나인 원한과 증오를 극화하고, 바로 이런 점에서 대단히 소설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존재를 내거는 필사의 대결, 보복을 통해 체험되는 카타르시스를 포함하는 비장한 드라마로 발전된다. 그러나 자칫 선정적인 재미로 전락할 위험이 다분한 이 주제는 메리메에게서 사회, 법,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계기가 되는 데 성공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소설이 방데타에 대해 표명하는 어조는 분명하다. 방데타는 이성과 지혜의 문명에 의해 극복된 과거의 잔유물이다. 하지만 그것은 묘한 매혹을 행사하는바, 소설은 다채로운 뉘앙스를 구사하며 그것을 변주한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방데타가 표상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문명의 바깥에, 그러니까 이성의 통제를 벗어나는 원시와 야만의 자리에서 표출되는 의지와 힘 그리고 열정, 바로 그것일 것이다. 이는 물론 무질서하고 불합리한 폭력의 장으로 통한다. 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그것은 무한한 자유가 폭발하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콜롱바]는 방데타에 대해, 다시 말해 그것이 표상하는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소설적 흥미를, 나아가 매혹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그것은 유혹과 열정의 주제를 성찰하게 한다. 뜨거운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냉철하고 비판적인 읽기가 요청되는 이유이다. 간결한 무감동의 문체를 채택한 메리메의 글쓰기는 이런 점에서 하나의 독법을 제안한다고 볼 수도 있다.

    목차

    카르멘
    콜롱바
    작품해설 / 진정 자유롭고 위험한 여인들
    작가 연보
    주해

    본문중에서

    저는 카르멘에게 스페인을 떠나 신세계에 정착해서 정직하게 살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저를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양배추나 심자고 태어난 사람들이 아니야. 우린 이방인들의 돈으로 살 팔자야. 브롤터의 나단 벤요세프와 입을 맞춰놓았어. 그는 면제품을 넘기려고 당신만 기다리고 있어. 그는 당신이 살아 있는 걸 알아. 당신만 믿고 있지. 당신이 지브롤터 친구들의 기대를 저버리면 무슨 소리를 들을까?” 저는 말려들었고, 다시 몹쓸 일을 했습니다.
    (/ p.73)

    “호세, 당신은 나한테 불가능한 걸 요구하고 있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그리고 그 때문에 나를 죽이려고 해. 나는 아직도 당신한테 얼마간의 거짓말을 할 수 있을 거야.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우리 사이는 이제 끝났어. 당신은 나의 롬이니 나를 죽일 권리가 있어. 하지만 카르멘은 언제나 자유로울 거야. 보헤미안으로 태어나서 보헤미안으로 죽을 거야.”
    (/ p.79)

    저자소개

    프로스페르 메리메(Prosper Merime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03~1870
    출생지 프랑스 파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803년 프랑스 파리에서 화학자이자 화가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볼 테르의 계몽사상을 물려받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학을 공부했고, 예술적 안목을 지닌 어머니 덕 분에 일찍부터 영국 문학을 접하며 소양을 쌓았다.
    나폴레옹 3세 때 황제 일가와의 친분으로 여러 고위직에 등용되었고, 역사적인 유물을 감찰 하는 감찰관으로 프랑스 각지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메리메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계주의자적 사유를 했으며, 그의 작품 속에도 그러한 정신을 담았다. [타망고], [마테오 팔코네], [지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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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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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불문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투르대학에서 「쥘리앙 그라크 작품에 나타난 건축 공간의 형태와 의미」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충남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쥘리앙 그라크, 조르주 바타유, 레몽 루셀, 그리고 프랑스어권 카리브해 문학에 대한 논문들을 썼고, 『시르트의 바닷가』 『검은 튤립』 『카르멘』 『햄릿의 망설임과 셰익스피어의 결단』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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