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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야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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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여는 「지식을만드는지식 육필시집」 시리즈 『사과야 미안하다』. 이 시리즈는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이 자신의 대표시를 엄선한 후 직접 손으로 한 자 한 획 써서 만든 시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과 독자가 서로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도록 이끈다. 이 책은 1984년 문단에 나온 시인 정일근의 육필시집이다. 60편의 시를 숨결과 영혼을 담아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다.

출판사 서평

1985년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정일근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사과야 미안하다>를 비롯한 60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시인의 말
북해도 여행 중에 오타루란 항구도시에서
유리로 만든 푸른 펜과 북해를 닮은
blue black색 잉크를 그 사람에게 선물 받았다.
그 펜에 그 잉크를 찍어 시인 스무 해 동안 쓴
8권의 시집 속에서 59편의 시(詩)를 골라 적었다.
유리 펜도 닳고 잉크도 줄어들고
손끝을 타고 내 정신이 뭉텅뭉텅 빠져나가버린 것
같다. 눈이 내리고 잉크병이 어는 어느 추운 겨울날
아무래도 그 사람과 함께 북해를 다녀와야겠다.

은현리 은현 詩社에서
정일근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목록

1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 모음집 ≪시인이 시를 쓰다≫
2 정현종 ≪환합니다≫
3 문충성 ≪마지막 눈이 내릴 때≫
4 이성부 ≪우리 앞이 모두 길이다≫
5 박명용 ≪하향성≫
6 이운룡 ≪새벽의 하산≫
7 민영 ≪해가≫
8 신경림 ≪목계장터≫
9 김형영 ≪무엇을 보려고≫
10 이생진 ≪기다림≫
11 김춘수 ≪꽃≫
12 강은교 ≪봄 무사≫
13 문병란 ≪법성포 여자≫
14 김영태 ≪정처≫
15 정공채 ≪배 처음 띄우는 날≫
16 정진규 ≪淸洌集≫
17 송수권 ≪초록의 감옥≫
18 나태주 ≪오늘도 그대는 멀리 있다≫
19 황학주 ≪카지아도 정거장≫
20 장경린 ≪간접 프리킥≫
21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22 고재종 ≪방죽가에서 느릿느릿≫
23 이동순 ≪쇠기러기의 깃털≫
24 고진하 ≪굴뚝의 정신≫
25 김철 ≪청노새 우는 언덕≫
26 백무산 ≪그대 없이 저녁은 오고≫
27 윤후명 ≪먼지 같은 사랑≫
28 이기철 ≪별까지는 가야 한다≫
29 오탁번 ≪밥 냄새≫
30 박제천 ≪도깨비가 그리운 날≫
31 이하석 ≪부서진 활주로≫
32 마광수 ≪나는 찢어진 것을 보면 흥분한다≫
33 김준태 ≪형제≫
34 정일근 ≪사과야 미안하다≫
35 이정록 ≪가슴이 시리다≫
36 이승훈 ≪서울에서의 이승훈 씨≫
37 천양희 ≪벌새가 사는 법≫
38 이준관 ≪저녁별≫
39 감태준 ≪사람의 집≫
40 조정권 ≪산정묘지≫
41 장석주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42 최영철 ≪엉겅퀴≫
43 이태수 ≪유등 연지≫
44 오봉옥 ≪나를 던지는 동안≫

목차

7 시인의 말

8 시인(詩人)
10 야학 일기·1
14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
20 바다가 보이는 교실
22 북
24 그리운 그 나라
26 고등어
30 새벽
32 옛집 진해
36 거리(距離)
38 여름 편지
40 빨래
42 겨울나무
44 아버지, 내 소리 저편의 세상에 살고 계신
46 파일 연등
50 봄이 오는 소리
52 그리운 저녁
54 감은사지·1
56 감은사지·7
60 강촌에 살자
62 그리운 곳으로 돌아보라
66 소금을 끓이다
68 울산의 봄
70 깨끗한 슬픔
72 별에게 길을 물어
76 종
78 이런 밤
80 가을 억새
82 비
84 목련
86 길
88 한로(寒露) 지나며
94 적(寂)
96 황옥(黃玉)의 사랑가
100 침묵
102 겨울 새벽
104 가덕 대구
108 우루무치에서의 사랑
112 뜨거움
114 다운동 고분군에서
118 옛날 자장
120 부석사 무량수
124 나에게 사랑이란
128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132 은현리 가을에
134 저녁
136 가을의 일
140 날아오르는 산
146 어머니의 그륵
150 둥근, 어머니의 두레 밥상
154 사과야 미안하다
158 흑백 다방
164 오른손잡이의 슬픔
168 죽비
172 아침 부처
174 책
178 나무 기도
182 울란바토르행 버스를 기다리며
186 다시, 학동
190 쌀

193 시인 연보

본문중에서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 과수원을 하는 착한 친구가 있다. 사과꽃 속에서 사과가 나오고 사과 속에서 더운 밥 나온다며, 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야 고맙다, 사과나무 그루 그루마다 꼬박꼬박 절하며 과수원을 돌던 그 친구를 본 적이 있다. 사과꽃이 새치름하게 눈 뜨던 저녁이었다. 그날 나는 천년에 한 번씩만 사람에게 핀다는 하늘의 사과꽃 향기를 맡았다.

눈 내리는 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툭, 칼등으로 쳐서 사과를 혼절시킨 뒤 그 뒤에 친구는 사과를 깎는다. 붉은 사과에 차가운 칼날이 닿기 전에 영혼을 울리는 저 따뜻한 생명의 만트라. 사과야 미안 마지막 눈 소리나 들으며 사과야 미안하다 사과야 미안하다. 친구가 제 살과 같은 사과를 조심조심 깎는 정갈한 밤, 하늘에 사과꽃 같은 눈꽃이 피고 온 세상에 사과 향기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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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58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 되고 198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었다. 현재 중학교 교과서에 시 ‘바다가 보이는 교실’이 수록되어 있다.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 <착하게 낡은 것의 영혼>,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소월시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지금은 ‘은현리’란 산골마을에서 꽃과 나무, 강아지와 함께 살면서 시를 쓰며 어린이들을 위해 아름다운 동화와 동시도 함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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