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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자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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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날, 그 남자의 책이 내 마음을 훔쳐 달아났다!

존재 자체가 예술이 된 잔혹극 창시자 ‘앙토냉 아르토’,
그의 자취를 좇는 ‘나’와 ‘동주’, 지금 살아 숨 쉬는 또 다른 예술가들….
광기 어린 우리들 삶을 ‘소설’로 끌어안은 영화 같은 이야기

앙토냉 아르토Antonin Artaud로부터 시작된 이야기, 함정임 신작 장편소설 출간

이제는 존재 자체가 예술이 된 잔혹극의 창시자, 앙토냉 아르토(1896~1948)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인 '내 남자의 책'이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2011년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가량 "문학웹진 뿔(http://blog.aladdin.co.kr/ppul)"에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영혼의 자유로운 해방구 역할을 해주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뿌리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박동주의 책을 훔친 나(임현준)와 책 주인이자 앙토냉 아르토를 연구하는 박동주는 첫 만남 후 운명처럼 서로 이끌린다. 한편 현준의 마음속엔 이제는 세상에 없지만 정신 병력을 의심받았던 가수 아버지, 연인이었던 경후가 맴돌고, 동주와 현준은 예술가들의 삶의 자취를 따라 영감을 받으며 정열적인 애정을 쏟는다.
'내 남자의 책'을 통해 전 세계 다양한 명소와 낯선 곳을 중심으로, 문화와 예술을 따라 인생을 이야기하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을 마음껏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또는 쓰다 보면, 길이 아닌 것 같은 곳에서 우연히 한 길이 나타나고, 한동안 그 길이 필연인 양, 그래서 운명인 양 그 길로 흘러간다. 개인에게 그것은 삶이 되고, 인류에게 그것은 역사가 된다. 그래서 어느 한 순간 역사는, 아니 삶은, 필연이 작동시킨 우연이 아닌가, 착각 아닌 착각을 하게 된다. 앙토냉 아르토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나의 오랜 질문 속에서 만난 존재이다. 조이스와 호머에게 '율리시스'가 있었다면, 이 소설에 관한 한, 나에게는 아르토가 있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길이며 섬이며 사람이며…… 이미 존재하는 것들이 진한 의미를 얻고 다시 존재하게 하는 게 문학의 힘인가 봅니다. 게다가 화자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볼거리 읽을거리가 넘쳐 풍성했고, 문장과 사유의 세련미까지 한껏 즐겼습니다.
- ID: 유안

파리-뉴욕, 아르토와 박동주. 그들의 영역이 넓은 것 이상으로 읽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확장해 줍니다. 그 남자의 ‘책’은 독자에게 얼마나 많은 또 다른 독서와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킬지 정말 예측 불가하군요. 독자로서 작가의 손끝을 따라가는 맛이 짜릿합니다.
- ID: 나그네

언어란 생각을 물질로 바꾸어놓은 것, 육체란 정신을 물질로 바꾸어놓은 것, 육체야말로 정신을 구속하고 변질시키는 것. 기관 없는 육체를 갖기 위한 그의 극한의 몸부림…… '내 남자의 책'을 통해 아르토를 알게 되었고, 아르토에 반해 버렸습니다.
- ID: 다인

살아 있는 예술가들의 숨결
설을 통해 문화·예술적 정보를 얻으며 즐길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소설


나(임현준)는 오랜 시간 일간 경제지 "이코저널"의 문화부 기자로 활약하며 취재차 전 세계 명소를 탐방하던 중, 앙토냉 아르토의 자취를 따라 아일랜드로 떠난다. 떠나오기 전 비행기 안에서 잠들어 있던 ‘그 남자’의 책을 몰래 손에 넣은 ‘나’는 그의 책에서 “사회가 자살시킨 사람, 반 고흐”라는 구절을 눈여겨본다. 책에 손을 댄 것은 밑줄이 그어진 “그는 미친 사람이 아니었다.”라는 대목 때문이었다.
다음 해 박동주와 우연히 마주친 ‘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연구자인 그와 교류하며 앙토냉 아르토를 비롯한 예술가들과 예술 작품들을 만난다. “그녀의 삶은 누구의 소유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영화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 연극 '탱고 화이어', '고도를 기다리며', 아르토처럼 병약한 신체를 타고났지만 침울함이나 초췌함을 찾아볼 수 없는 오스카 와일드 등이 그것이다. 아르토에 대한 연구는 전적으로 그의 정신과 여의사였던 폴 테브냉의 자료 수집과 기록에 의존하는데, '반 고흐, 사회의 타살자'는 아르토가 말하는 것을 테브냉이 타자기로 받아 써낸 글인 셈이며, 훗날 아르토 전집을 출간할 때, 그녀가 출간의 처음과 끝을 맡게 됨을 알게 된다. 아르토는 사후에 문학과 예술, 철학계에서 단연 화두였다. 아르토에 대해 모리스 블랑쇼는 “당대보다는 후세에 더 많이 평가될 작가”, 들뢰즈는 “진정한 소수적 작가”, 가타리는 “기관 없는 신체”, 데리다는 “폭발하는 캔버스”로 칭한다. 한편 기자인 ‘나’는 자본의 위력을 일깨우는 스미스소니언박물관, 폴 오스터의 소설, 루벤스의 그림, 김지하의 시 등을 통해 문화 분야 전반에 시선을 건네며 하루하루를 바삐 움직인다.

한 영혼을 한 세월 깊이 연구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로 통(通)하고 있는 지하의 수맥(水脈)들을 발견하듯 같은 피의 동족들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아르토와 반 고흐, 랭보와 짐 모리슨, 아르토와 짐 모리슨의 세기를 뛰어넘는 연대와 교류 앞에서 나는 가슴 벅찬 희열을 느낍니다. 그들은 이방인 중의 이방인, 그들은 언제나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았고, 세상 또한 그들을 낯설게 바라보았던 것이지요.
(/ p.174)

삶의 물음표로 남은 아버지의 흔적, 회환으로 세월을 인내하는 어머니와의 동행,
‘그 남자’가 동반자가 되기까지의 숨 가쁜 나날들


고모가 유언으로 남긴 “인영이는 미치지 않았어…….”라는 말은 ‘나’의 머릿속에 지워지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나’의 생부(生父)인 임인영은, 다섯 살 이후 ‘나’의 삶에서 벗어난 뒤, ‘나’가 고등학생 시절에 반한 ‘경후’에게 생부에 관한 비밀을 털어놓으면서 그 존재를 조금씩 알아간다. 재가한 어머니에게 아버지에 대해 물을라치면 어머니는 ‘나’의 곁에서 슬그머니 벗어나는 듯하다.

언젠가부터, 어쩌면 여섯 살 무렵부터,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겉으로 어머니는 변함이 없는 듯했지만, 나는 어머니를 낯설게 느꼈다. 알려고 하면 더욱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심연에 빠져드는 것처럼, 어머니는 점점 내게 해독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양아버지와 그의 아들들과 새로운 가족이 된 날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 또래의 친구들과는 달리 엄마 대신 어머니라고 불렀다.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조금 전 골목에 대고 외쳤던 ‘엄마’라는 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했다. 나는 정말 어머니의 마음을 몰랐던가. 고의로 모른 척 외면했던 것은 아닌가.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속으로는 앙큼하게 쾌감을 느끼지 않았던가.
“엄마…… 혹시 ‘섬’을 알아요?”
(/ p.196)

동주는 현준에게 “기이한 고독감”의 존재로 다가와 어느새 둘은 “충동에 전부를 거는 매우 뜨겁고 위태로운 영혼들”로 묶여 있다. 어느 날, 취기에 오른 동주는 “분명한 것은, 내 삶의 모든 것, 그 한가운데에 있는 아르토마저도 당신으로 인해 다시 불타오르고” 있으며 “처음 아르토를 만났을 때보다 더 걷잡을 수 없이 고무되어 있”음을 전한다. 나아가 “나는 다른 삶을 갈망한다.”라는 한 문장으로 아르토에 대한 특별 기사를 마무리하며, 동시에 ‘나’와의 행복한 미래를 희망한다.

불쌍한 아르토. 그가 아르토에게 극진한 연민을 보일 때마다 나는 묘한 위안을 받곤 했다. 그의 내면에 들러붙어 살고 있는 아르토가 마치 오래전에 버린 내 아이, 내 아비라도 되는 듯이 이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휩싸일 때면 자석처럼 그와 한몸이 되어 그를 깊이깊이 받아들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플랫폼에서 그를 배웅하고 돌아설 때면 어김없이 귓전에 울리는 메아리.
인영이는 미치지 않았어…….
(/ p.119)

누가 천재를 죽이는가? 누가 명민한 사상가, 독창적인 상상력의 소유자, 예술의 천재를 미쳤다고 하는가? 순수하고 영매한 정신을 몰아내는 것은 국가인가, 종교인가, 학교인가, 아니면 무지하고 타락한 인간들, 나와 ‘다른 자들’인가? 아르토는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그의 비상한 눈을 간파했다. 그런 눈은 오직 니체만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영혼의 굴레에서 육체를 해방시키고, 마침내 인간의 육체까지도 훌러덩 벗겨 내는 시선”이었다. 어찌 그런 투명한 눈을 가진 사람이 광인이란 말인가!
아르토의 '사회가 타살시킨 사람 반 고흐'는 화가를 정신병자로 몰고 가는 무지한 사회, 병원, 의학, 기존의 가치 체계를 격한 감정으로 공격하는 글이다. 그것을 통해 그는 자신 역시 고흐와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음을 항의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한 존재가 겪은 삶의 작렬이자 불안과 기쁨의 절규이다. 그의 그림에서 어떤 회화적 이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차라리 한 영혼의 소진이요, 정신적·사회적 비극이다.
한 천재적 영혼의 타살, 그것은 사회가 자살로 몰아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천재성이 영원히 죽거나 사라지는가? 여기에서 아르토는 미라의 존재를 발견한다. 미라 아르토의 부활, 죽은 아르토가 귀환하는 것이다. 아르토는 죽었지만, 진정한 아르토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아르토의 저편에 또 다른 아르토가 있다. 아르토의 마지막 육성이 태초의 말씀처럼 메아리친다.
나는 다른 삶을 갈망한다!
(/ p.206)

목차

1장 그 남자의 책
2장 기차에 몸을 싣고 별을 타고 가면
3장 모든 것은 산산이 부서져
4장 파괴적 성격이 예외적으로
5장 영향을 주는 것은 잔혹하다
6장 내 남자의 책

작가의 말
앙토냉 아르토 연보

본문중에서

살다 보면, 또는 쓰다 보면, 길이 아닌 것 같은 곳에서 우연히 한 길이 나타나고, 한동안 그 길이 필연인 양, 그래서 운명인 양 그 길로 흘러간다. 개인에게 그것은 삶이 되고, 인류에게 그것은 역사가 된다. 그래서 어느 한 순간 역사는, 아니 삶은, 필연이 작동시킨 우연이 아닌가, 착각 아닌 착각을 하게 된다. 앙토냉 아르토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나의 오랜 질문 속에서 만난 존재이다. 조이스와 호머에게 '율리시스'가 있었다면, 이 소설에 관한 한, 나에게는 아르토가 있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불쌍한 아르토. 그가 아르토에게 극진한 연민을 보일 때마다 나는 묘한 위안을 받곤 했다. 그의 내면에 들러붙어 살고 있는 아르토가 마치 오래전에 버린 내 아이, 내 아비라도 되는 듯이 이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휩싸일 때면 자석처럼 그와 한몸이 되어 그를 깊이깊이 받아들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다. 플랫폼에서 그를 배웅하고 돌아설 때면 어김없이 귓전에 울리는 메아리.
인영이는 미치지 않았어…….
(/ p.119)

한 영혼을 한 세월 깊이 연구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로 통(通)하고 있는 지하의 수맥(水脈)들을 발견하듯 같은 피의 동족들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아르토와 반 고흐, 랭보와 짐 모리슨, 아르토와 짐 모리슨의 세기를 뛰어넘는 연대와 교류 앞에서 나는 가슴 벅찬 희열을 느낍니다. 그들은 이방인 중의 이방인, 그들은 언제나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았고, 세상 또한 그들을 낯설게 바라보았던 것이지요.
(/ p.174)

언젠가부터, 어쩌면 여섯 살 무렵부터, 나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 수 없었다. 겉으로 어머니는 변함이 없는 듯했지만, 나는 어머니를 낯설게 느꼈다. 알려고 하면 더욱 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심연에 빠져드는 것처럼, 어머니는 점점 내게 해독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양아버지와 그의 아들들과 새로운 가족이 된 날부터였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 또래의 친구들과는 달리 엄마 대신 어머니라고 불렀다.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조금 전 골목에 대고 외쳤던 ‘엄마’라는 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듯했다. 나는 정말 어머니의 마음을 몰랐던가. 고의로 모른 척 외면했던 것은 아닌가. 엄마를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속으로는 앙큼하게 쾌감을 느끼지 않았던가.
“엄마…… 혹시 ‘섬’을 알아요?”
(/ p.196)

누가 천재를 죽이는가? 누가 명민한 사상가, 독창적인 상상력의 소유자, 예술의 천재를 미쳤다고 하는가? 순수하고 영매한 정신을 몰아내는 것은 국가인가, 종교인가, 학교인가, 아니면 무지하고 타락한 인간들, 나와 ‘다른 자들’인가? 아르토는 고흐의 자화상을 보고 그의 비상한 눈을 간파했다. 그런 눈은 오직 니체만이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것은 “영혼의 굴레에서 육체를 해방시키고, 마침내 인간의 육체까지도 훌러덩 벗겨 내는 시선”이었다. 어찌 그런 투명한 눈을 가진 사람이 광인이란 말인가!
아르토의 '사회가 타살시킨 사람 반 고흐'는 화가를 정신병자로 몰고 가는 무지한 사회, 병원, 의학, 기존의 가치 체계를 격한 감정으로 공격하는 글이다. 그것을 통해 그는 자신 역시 고흐와 동일한 취급을 받고 있음을 항의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모두 한 존재가 겪은 삶의 작렬이자 불안과 기쁨의 절규이다. 그의 그림에서 어떤 회화적 이념을 찾을 필요가 없다. 그것은 차라리 한 영혼의 소진이요, 정신적·사회적 비극이다.
한 천재적 영혼의 타살, 그것은 사회가 자살로 몰아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천재성이 영원히 죽거나 사라지는가? 여기에서 아르토는 미라의 존재를 발견한다. 미라 아르토의 부활, 죽은 아르토가 귀환하는 것이다. 아르토는 죽었지만, 진정한 아르토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아르토의 저편에 또 다른 아르토가 있다. 아르토의 마지막 육성이 태초의 말씀처럼 메아리친다.
나는 다른 삶을 갈망한다!
(/ p.20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4.02.07~
출생지 전북 김제
출간도서 35종
판매수 12,156권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버스, 지나가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중편소설 『아주 사소한 중독』, 장편소설 『춘하추동』 『내남자의 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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