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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공중파와 케이블 TV를 막론하고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음악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오로지 음악밖에는 기댈 곳이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힘들었던 기억조차 아름다운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승화시키는 현장을 감격스럽게 지켜보며 문자 투표를 해본 경험이 한 번쯤 있지 않은지.
    꼭 남의 일이 아니라도, 어떤 노래 하나가 절망의 순간에 자신을 위로해 주고 구원했다고 느낀 경험이라든가 악기를 연주하면서 악기와 하나가 되는 희열을 맛본 순간처럼, 음악이 삶과 일치되는 경험은 두고두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준다.
    낮은산 출판사에서 출간된 청소년 소설 [기타 보이]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을 배워 나가는 한 소년의 감동적인 성장기이다.

    절망의 끝에서 만난 음악, 그리고 뮤지션들
    주인공 트래비스 테이시는 이제 만 열네 살, 우리 나이로 중3 정도 나이의 소년이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어머니가 어느 날 불의의 사고를 당하자 어머니만을 삶의 전부로 여기며 살던 아버지는 패닉에 빠지고, 가난하지만 나름 안온하던 트래비스의 가족은 엄청난 혼란의 소용돌이를 겪는다. 아버지는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는커녕 좌절과 분노의 화신으로 변해, 맏이인 누나 준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동생들을 돌보라고 하고 트래비스까지도 고물상 조수로 일하며 돈을 벌어 오라고 강요한다. 아버지에게 가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항변하던 트래비스는 급기야 집에서 쫓겨나고, 아무 대책도 세우지 못한 채 길거리에서 방황하던 소년은 단 하나의 보물,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오래된 기타까지도 도둑맞고 만다.
    트래비스의 어머니는 다섯 명의 자식들 이름을 모두 음악가한테서 따서 지어 줄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게다가 그 기타는 4대조 할아버지가 만든, 100년도 더 된 기타였다. 트래비스는 도둑맞은 기타를 찾아 헤매면서 처음으로 자신만의 길을 떠나게 된다. 숲을 넘어 소도시로 나가고, 유명한 기타 제작자 스콧과 그의 친구인 유쾌한 어른들을 만나게 되는 것. 해마다 전국 규모의 기타 연주 경연대회를 열고 있던 스콧은 트래비스를 조수로 써주고, 트래비스는 수많은 경연대회 참가자들의 뛰어난 연주와 밴드를 통해 만들어 내는 흥겨운 음악을 통해 서서히 상처를 치유하며 큰 폭으로 성장한다.
    위기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했던 미성숙한 아버지, 제대로 된 보험 하나 없는 현실…. 트래비스는 스콧의 친구인 클래런스 할아버지의 도움을 통해 어머니가 싸구려 요양원에 맡겨져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고, 치료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하나하나 파악해 나간다.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 드리는 것은 그중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더 나아가 트래비스는 충격과 상처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가족 구성원들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닫고 한층 어른스러운 태도로 가족의 화합을 위해 한 걸음을 내딛는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작품이 소개되는 작가 M. J. 아크는 학생 시절부터 기타 연주를 해왔는데, 오래된 기타가 예전 같은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되자 현악기 제작자를 만나 수리를 의뢰했다. 작가는 우연히 그 과정에 함께하면서 기타를 만드는 수작업이 예술과 비견할 만한 아름다움을 지녔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소설로 만들어 보고자 하면서 수년 전 자신이 병원에서 만났던, 뇌에 충격을 받아 실어증에 걸린 소년을 떠올렸다. 이전에 가장 좋아하던 음악을 듣고 그 어떤 방법을 썼을 때보다 빠르게 치유되는 것을 지켜본 경험을 떠올리면서 작품의 얼개를 짰다고 한다.

    이웃이라는 사회 안전망
    [기타 보이]는 청소년 소설에서 흔하게 쓰이는 ‘가족 구성원의 부재’ ‘어른이 되기 위해 겪어야 할 고통과 고난’ ‘아픔 뒤에 따르는 큰 폭의 성장’ 같은 주제에 충실한 이야기이다. 평범할 수도 있는 기본적인 소재 위에, 작가는 자신이 체험한 음악의 신비로운 힘에 대한 강력한 믿음과 그에 따른 정신적 치유력이 빚어내는 드라마를 생생하게 직조하여 생동감이 살아 있을뿐더러 그 어떤 세대보다 음악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많은 청소년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를 던지는 데 성공했다.
    다소 다혈질이고 무계획적인 십대 청소년의 특유의 감성을 갖고 있던 트래비스는 작품 말미에 눈에 띄도록 성장한다. 집을 나와 있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 동안 다양한 사건 사고에 맞닥뜨리면서 트래비스의 고민과 갈등은 극에 달하는데, 그때마다 기타 제작자 스콧을 비롯한 주변 어른들의 사려 깊고 조용한 배려가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면서 안도감을 준다. 트래비스 자신은 집에서 쫓겨난 상태라는 걸 어떤 식으로든 숨기려 하지만, 어른들은 다 짐작하고 있으면서도 소년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목이 감동적이다.
    어른의 개입과 보호가 드러나는 장면에서 어른의 입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청소년 소설도 많지만, [기타 보이]는 전적으로 십대 청소년인 주인공의 시선에서 사건을 받아들이고 반응하게 함으로써 마치 독자가 모든 감정을 주변으로부터 이해받고 있는 듯 느끼게 한다. 미술을 전공한 뒤 한때 직물 디자이너로 일했고, 아동 병원에서 상담사로 있었으며, 음악 애호가이고 작은 농장을 꾸려나가고 있기도 한 작가의 다양한 경험이 작품 속에 잘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성인도 아이도 아닌 어중간한 정신과 육체를 지닌 십대들이 맞닥뜨리는 고충을 어른이 되어 버린 사람들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다. 우리나라처럼 한 방향으로만 아이들을 몰고 가는 사회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어떻게 도움을 구해야 할지,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할지조차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십대 청소년들에게 트래비스가 걸어간 도전의 길, 음악을 배우고 즐기는 모습 등은 큰 울림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한편, [기타 보이]에서 위기 앞에 가장 어른다운 역할을 담당했어야 할 트래비스의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모르고 스스로가 큰 혼란에 빠져 버리고 만다. 큰 수술이라도 받고 나면 빈털터리가 되고 마는 미국의 의료 제도를 생각한다면 그가 얼마나 절망스러웠을지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 세계 최강대국이라고는 하지만,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과 계층에 대한 사회 안전망은 생각보다 허술한 미국의 맨얼굴을 이 작품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콧과 친구들을 통해 ‘이웃’과 ‘마을 공동체’가 법과 제도에 앞서 가장 기초적인 사회 안전망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기도 하다.

    추천사

    내가 기타를 처음 잡은 것은 열한 살 때였다. 그러나, 음악이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해진 순간은 밴드를 시작하던 고등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할 수 없이 즐거웠고 나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언지 그때 비로소 찾았기 때문일 거다.
    이 책의 주인공 트래비스는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기타를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다시금 잡아 보면서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을 얻는다.
    이런저런 일로 늘 힘들어 하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한 번쯤은 트래비스처럼 음악 속에 풍덩 빠져 보라고 말하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합주를 하며 음악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경험,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절대 잊을 수 없을 황홀함과 뿌듯함이 [기타 보이] 속에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음악하는 청춘, 정말 멋지지 않은가!
    - 신윤철 / 기타리스트.서울전자음악단

    본문중에서

    “식구들이 원하는 건, 아빠가 일자리를 구하는 거예요. 나가서 알아보시지도 않았잖아요. 애들도 돌보지 않으셨고요. 누나가 집에서 일이란 일은 혼자 다 했어요. 아빤 엄마 사고로 아빠만 불쌍해졌다 생각하면서 아무 일도 안 하잖아요. 아빠만 엄마를 잃은 게 아니라고요, 우리도, 우리 모두 엄마가 보고 싶다고요.”
    아빠는 몇 초 동안 단어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마치 생각을 한 군데로 끌어 모으려고 애쓰는 듯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고는 불쑥 내뱉었다.
    “난 평생 엄마만 바라보고 살았다. 네 엄마는 내 전부란 말이다.”
    아빠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얼굴을 양손에 파묻었다.
    (/ p.72)

    트래비스는 이 괴짜 할아버지들이 관절염을 앓아 울퉁불퉁하게 혹이 생긴 손가락 마디로 어떻게 이런 빠른 연주를 하는지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저 앞에 앉아서 넋을 잃고 바라보기만 했다.
    스콧이 사포질을 하면서 발을 굴렀다.
    “망할 녀석들. 이렇게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지게 하면 어떻게 일을 하란 말이야?”
    스콧은 결국 작업대 위 기타 가운데 하나를 집어 연주에 동참했다. 방 안이 음악으로 폭발할 것만 같았다. 셋 다 정말로 훌륭했고, 트래비스는 순수한 기쁨에 못 이겨 큰 웃음을 터뜨렸다.
    (/ pp.175~176)

    저자소개

    M. J. 아크(Mary Jane Auch)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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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 주의 로체스터 시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하고, 뉴욕에서 직물 디자이너로 일했다. 여러 해의 대도시 생활 끝에, 무언가 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져서 컬럼비아 대학에서 작업치료(occupational therapy) 과정을 이수했고, 코네티컷 주의 한 아동 병원에서 상담사로 일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남편 험 아크(Herm Auch)와 혼인한 뒤 아이들이 태어나자 시골로 내려가 조그만 농장에서 닭, 오리, 거위 들을 기르면서 그림책에 대한 열망을 새로이 키웠고, 좋은 동화를 쓰는 데도 관심을 가지면서 여러 권의 동화책을 펴내 좋은 평가를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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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와 영국에 체류하며 일했던 경험으로 인해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매력을 느꼈다. 공연 기획사와 수출업체에서 다양한 분야의 통번역 업무를 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기타 보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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