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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시문학 열네 번째 이야기『차마 하지 못하는 말』. 18명의 시인의 작품을 담은 동인지이다. 장의순, 박하영, 김용배, 조정희, 백미숙, 양채은, 정인선, 김경명, 장정자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창시문학회의 튼실한 나무를 바라본다. 그대로 믿음직스런 모습이다. 누가 뭐래도 동인지 14권을 출간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문학 단체라면 그 뿌리의 든든함을 인정해도 이견이 없는 까닭이다. 바람이 순식간에 옷깃 스치듯 지나가 버린 긴 시간 속에서 창시 회원들은 이미 문단의 일원으로 제 몫을 하고 있다. 개인 시집 출간 등의 활발한 활동은 물론이며 중앙 문학단체의 책임을 맡아 문단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역사란 하루아침에 쌓는탑이 아니다. 365일 15년의 시간이 면면히 이룩한 14권의 동인지로 그 흔적을 남겼다. 사람으로 말하면 혈기 왕성한 청년의 싱그러움에 접어들었다. 의젓하게 미래를 설계하는 꿈나무로 그 입지를 세우고 있다. 앞으로 10년, 20년, 30년 그 이상의 세월이 흘러 창시의 굳건한 역사를 이어간다면 오늘의 발자취는 소중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모여 하나의 결집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2011년은 18명의 시인이 동인지「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상재하여 따뜻한 문우애로 창시문학회의 미래문학을 열어가고 있다.

1.장의순
추석 전날
새벽달 1
늦은 가을
눈
가면
바람 소리 2
비, 그리고 시
꽃다지
텃밭에서
천둥 소리 2

2. 박하영
봄비 소리
들국화 무리
돌처럼 나무처럼
가을 편지
촛불
분신
벽과 벽 사이
참 다행이다
귀뚜라미 울음소리
수박 덩어리

3. 김용배
기다림
사랑하고 싶다
당신을 보내며 2
재회
미안하다
차마하지 못하는 말
길
사월이 오면
친구
떠남이여

4. 조정희
소중했던 순간들
골목길에는
시월의 숲
온새미 길
상사화
기도 1
기도 2
나의 분신
삼각산의 비경
치악산 계곡

5. 백미숙
마음 밭에 피어나는 한 송이 꽃
실체는 없고
청계천
늦가을
고목枯木
황금동굴의 병아리
미움을 버리고
숲속의 밤
여름은 저만치 걸어 나가고
분신分身

6. 양채은
민들레의 첫사랑
라일락 향기로 눈 뜨는 아침
어느 봄날
노을 지는 강가에서
이별하지 말아요
아바타에게
나뭇잎, 그 뜨거운 사랑
또 다른 나의 시작
그렇게 바람처럼 살고 싶었니
시월의 변주곡

7. 정인선
그 자리
들풀이 살아가는 법
낙엽에게
바오밥 나무
바다
방파제
복기復碁
산자고의 꿈
염장
이력서

8.김경명
홍시
동백冬柏
폭죽
뮤지컬에서 만난 완승
사랑과 공의로움
갈구渴求
어느 일생
봄의 그림
바가지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9. 장정자
함께
빗방울
기억 속에서
분화구
봄맞이
태몽
연꽃
눈이 내린다
나는 여기에
시정詩情

10. 김은복
그녀는 천사
돌
벽
보고 싶은 사람
부서져 가는 나
시월의 그녀는
율동공원
줄기
호수
희망을 기다리며

11. 전정숙
11월에게
가을의 여인
갈대
고양이 손톱의 길
당신의 이름은
보도블록 인생
시 쓰는 바람
원 안에서의 삶
퐁당퐁당 던져놓고 가는 그녀
하루

12. 엄영란
봄 바다
춘몽春夢
땅굴 파는 사람
지게
잠자리 장대위에 앉는 것은
어머니의 손국수
기다림
한가위
분신
옥수숫대

13. 김미라
시어詩語를 찾아
불면不眠
시간에게
금추今秋
바램
시간 속 풍경
부재不在
63빌딩 스카이라운지엔
카타르시스를 위한
붓끝을 세우고

14. 김두복
봄의 느낌
자살 예감
완화의학 병동 1
완화의학 병동 2
안보 불감증
시간이 흐르면
반딧불이
면도날
동전
그대 오시나

15. 박노일
비오는 탄천에서
아줌마 손
발치拔齒
박꽃
황사
후회
백암온천
저무는 강가에서
산수유
자스민

16. 김용구
그대를 사랑합니다
봄의 꿈
탄천의 봄소식
고향 가는 길
강촌
강촌마을의 하루
어린이날
달 뜨는 기와집
목요일 아침
나의 자화상

17. 연명지
나에게 주고 싶은 말
조각난 소포
그리움을 시간에 매달다
바이올렛 가는 길
명절앓이
그대가 없는 시간
생명
침묵한다는 것에 대하여
생명을 흘리다
순도 백 프로의 눈물을

18. 박마천
시래기
응달에서 운다
분신
기다림의 미학
한잔의 성사
고해소
상가에서
욕실 거울 앞에서
네비게이션
눈물의 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