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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위기와 농업경기 : 유럽의 농업과 식량공급의 역사[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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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계량경제사의 개척자 빌헬름 아벨
    빌헬름 아벨(Wilhelm Abel, 1904~85)은 개별학문이 세분화되는 시대에 경제학과 사회과학?역사학 등 여러 분야에 정통하고 이를 자신의 저작에 광범하게 포섭한 위대한 학자였다. 프랑스의 라브루스(Ernest Labrousse), 영국의 포스탠(Michael Postan), 소련의 코스민스키(Evgenii Alekseevich Kosminskii)와 더불어 독일 경제사의 개척자로 일컬어지는 그는, 역사학과 경제학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역사에 경제이론과 방대한 수량자료를 접목시켜 정교한 설명능력과 사료의 공백까지 침투하는 역량을 발휘한다.

    독일 농업이 새로운 호황을 맞이하게 된 동력은 세계시장이 아니라 내부에서, 즉 인구증가에 따른 수요의 증대에서 온 것이었다. 왜냐하면 독일, 특히 브란덴부르크―프로이센에서는 인구가 증가했던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줄어들었기 때문이다.(본문 414쪽)

    아벨은 경제사, 특히 농업과 급양(給養), 즉 식량공급의 역사에서 수공업사를 포함하는 분야를 주된 관심사로 연구했으며 농업정책, 농촌 사회정책, 수공업정책에 이르는 현실적인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의 처녀작이자 주저인 [농업위기와 농업경기]는 광대한 학문세계를 집약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서구 경제사 연구와 서술의 탄생과 발달 과정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분업적 유통경제의 존재와 거시적 경제발전 모델을 제안하다
    아벨이 제시한 농업사 해석의 특징은 중세 성기(11~12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시기를 기본적으로 동질적인 구조를 지닌 ‘분업적 유통경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이 자신의 영역을 넘어 전체 경제에 작용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존재해야 했다. 시장에서 농업 종사자들은 생산품을 제공하고 자신이 직접 생산하지 못하는 재화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가격의 진술능력은 물론 시장을 경제와 사회의 다른 분야와 연결해주는 고리의 강도에 달려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주의와 함께 광범한 조망이 요구된다. 왜냐하면 가까운 일련의 사건만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태도 가격변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은 (장기 주기적인) 가격폭등에 앞서 이미 오래전에 존재했으나, 필자가 보기에 이 가격폭등과 관련을 맺고 있던 일련의 과정이 다루어지면, 바로 드러나게 된다.(본문 116쪽)

    아벨의 진정한 기여는 분업적 유통경제의 존재 및 그 종류와 정도, 그리고 농업이 이러한 연관관계에 묶여 있는 방식이 농업의 발달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의 구축과 확장을 위한 전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혀낸 데 있다. 그는 분업적 유통경제와 시장경제의 가설에서 출발하여 가격을 기준으로 장기적인 농업경기의 추세를 연구하여 토지소유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제도사에 치중된 독일의 농업사?경제사 서술에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이었다.

    가격으로 장기적인 추세변동을 분석하다
    아벨은 중세 성기부터 그대 산업사회에 이르는 시기 유럽 경제를 가격으로 표현되는 수요와 공급의 변동으로 고찰했다. 그리고 각 시기에 의미 있는 마디를 구분하여 내적 변동구조를 밝혀냈다. 동질적인 역사의 흐름 대신 아벨은 각기 특유한 모습을 지닌 여러 시기, 즉 장기적인 추세변동을 제시했다. 그는 다섯 가지로 장기추세기를 구분한다.
    1. 중세 성기: 인구와 경제가 조화롭게 발달하는 호황기. 농업의 대팽창기.
    2. 중세 말기(14세기 중엽~15세기 말): 인구격감과 함께 전개된 농업불황, 폐촌과 경작지의 황폐현상이 두드러진 시기.
    3. 16세기: 인구의 급증과 농업 및 기타 분야, 즉 광업, 야금, 수공업의 생산 확대, 경제적 팽창기.
    4. 17세기: 위기와 정체의 폐색기. 특히 30년전쟁이 독일어권을 강타한 시기. 독일의 특수한 지체현상이 초래된 시기.
    5. 18세기 중엽 이후: 경제 회복기.

    이와 같은 개관에서 경제발전의 지표는 가격과 임금이었다. 아벨은 가격과 임금을 개별재화나 용역의 가격이 아닌 곡물, 축산물, 공산품의 가격 및 농업과 수공업 종사자의 임금과 같이 일정하게 분류된 군집 가격지표로 파악했다. 여기서 명목임금에 따라 곡가가 상승하는 경우와 같은 ‘협상가격차’(鋏狀價格差)가 나타나고 이는 농민, 장인, 임금수령자와 같은 개별 인구집단이 차지하는 위치를 해명해주는 단서가 된다.

    농부들은 항상 흉년보다 풍년을 더 겁낸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멕베스] 제2막, 제3장에는 문학사가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한 문지기가 들어오기를 간청하는 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베엘제붑의 이름으로 묻노니, 게 누구요?" 그 대답은 이러했다. "여기는 풍작이 올 것을 예상하여 제 목을 매달려고 하는 농부요."(Here's a farmer, that hang himself on the expectation of plenty)(본문 67~68쪽)

    아벨은 수많은 사료를 검토하며 당대의 시대상을 눈앞에 보여준다. 다수의 문건과 당대인의 기록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당대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농업경제와 관련해서 아벨이 사용하는 자료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갔는지를 알려준다. 곡가와 관련된 기술들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진실을 알려주고 농업위기와 전체적인 경제발전이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려준다.
    우리는 농부들이 항상 풍작을 기원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은 정반대였다. 풍작은 곡가를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농민들의 소득이 줄어들고 생활은 궁핍해진다. 프랑스의 경제사상가 부아기유베르는 낮은 가격으로 인한 위기를 이렇게 기록한다.

    낮은 농산물가격은 차경농민들로 하여금 경작을 포기하도록 강요했다. 농업노동자들은 일거리가 없고, 지주들은 빈털터리가 되고, 수공업을 비롯한 각종의 영업은 판매부진으로 고통을 겪는다. 이렇게 되면 도시에도 엄습하는 위기가 퍼져나간다. 이 위기는 곡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곡가가 낮을수록, 빈민들조차 더 많은 고통을 겪는다."(본문 68쪽)

    낮은 곡가는 경제 전반에 있어서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시장이 허용하는 곳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호프, 아마, 포도, 축산 같은 상업적 농업으로의 전환이 일어났다. 농업위기는 경제전체의 위기이자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통로이기도 했던 것이다.

    서로 다른 색깔로 채색한 역사,
    경제사의 [농업위기와 농업경기] 전체사의 [랑그도크의 농민들]
    "아벨은 〔......〕 우리 시대에서 국제적인 농업사 연구의 개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독일어권에 생존해 있는 경제사가 중에서 가장 독창적인 인물"(아벨에 대한 한스 로젠베르크의 평가, 본문 29쪽)

    아벨의 저작은 독일만이 아니라 서방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브로델을 필두로 피에르 구베르, 르 루아 라뒤리 등이 그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저작을 내놓았다. 특히 라뒤리의 [랑그도크의 농민들]은 랑그도크 지방 농민들의 전체사를 분석하며 프랑스 사회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는 등 큰 반향을 얻었다.
    한길사는 유럽의 농업경제와 발전에 관한 두 종의 명저, [랑그도크의 농민들]과 [농업위기와 농업경기]를 번역?출판했다. 이 책들은 농업을 중심으로 한 과거의 재조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러나 라뒤리의 저술이 철저한 사료 분석과 문화적 접근을 바탕으로 ‘과거의 총체적인 소생’을 목적으로 한다면, 아벨은 경제이론과 시장, 가격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 걸친 경제적 연관성을 보여준다. 비슷한 주제이지만 색다른 두 종의 저술은 중세의 농업사와 전체사, 경제사를 아우르며 과거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목차

    농업위기와 농업경기
    유럽의 농업과 식량공급의 역사

    빌헬름 아벨과 그의 농업사 연구 - 김유경

    제3판 서문
    제2판 서문

    도입
    1. 13세기 이래 유럽의 곡가변동에 나타나는 장기적 파동
    현상│문제
    2. 경제체제와 소득분배
    중세 성기 분업적 유통경제의 전개│봉건지대와 지대
    3. 산업화 이전의 경제에서 수확변동이 화폐와 물자유통에 미친 영향
    라브루스 학파의 위기이론│문제제기의 범위를 확대하는 시도

    제1부 유럽의 농업 및 식량공급 변동상태
    13세기부터 15세기 말까지
    I. 중세 성기의 호황
    1. 가격변동
    가격동요와 장기적 추세│화폐유통
    2. 인구증가와 토지개발
    중세 성기의 인구증가│농업제도의 변동과 농업의 진보
    개간과 정착
    3. 지대, 농민의 소득과 임금
    지대의 상승│농민의 처지│임금에 대한 증거
    Ⅱ. 장기변동의 전환
    1. 진행과정과 시동요인
    농업시장의 급변│봉건제의 위기
    2. 1315/17년의 기근
    곤경의 확산과 그 강도│유럽은 인구과잉이었던가
    3. 세기 중엽의 흑사병
    흑사병 유행기 유럽의 인구감소│흑사병의 경제적 귀결
    Ⅲ. 중세 후기의 농업불황
    1. 가격과 임금변동
    중세 후기의 가격변동│수공업장인의 황금시대
    중세 후기의 기근과 판로위기
    2. 토지이용, 지대 및 농민의 임금
    유럽 곡물재배의 후퇴
    가축사육, 특용작물재배와 소득 탄력적 농산물의 소비
    북부 이탈리아의 농업│중부 및 북부 유럽의 농업소득 감퇴
    3. 중세 후기의 황폐
    개념, 범위, 황폐지의 분포│황폐화 과정
    4. 중세 후기 농업불황의 원인
    화폐 및 실물경제 이론│중세 후기의 인구감소

    제2부 유럽의 농업 및 식량공급 변동상태
    16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I. 16세기의 농업과 생활수준
    1. 농업의 호황
    유럽의 인구증가│토지의 개발
    농업생산의 집약화와 지역적 분화
    2. 16세기의 ‘가격혁명’
    곡가의 변동│공산품의 가격과 임금
    일부 소득탄력적 농산물의 가격
    3. 지대의 상승
    계약지대│토지가격, 농민소득, 토지투기
    4. 실질임금의 하락
    실질임금과 ‘곡물임금’│임금하락의 파급범위
    5. 경제 전반의 연관관계
    해석사│16세기의 인구, 소비와 투자
    Ⅱ. 위기, 전쟁, 장기추세의 급변
    1. 17세기 전반기의 농업시장
    17세기 초의 판로위기│30년전쟁과 북서부 유럽의 농업호황
    2. 독일의 30년전쟁
    기근, 역병, 판로경색│전쟁의 지속적 영향
    Ⅲ. 경기하강과 불황
    1. 유럽의 가격과 임금: 17세기 중엽부터 18세기 중엽까지
    가격동태│임금
    2. 프랑스 농업의 쇠퇴
    장기적 추세│수확주기
    3. 잉글랜드의 위기
    문헌증거│1660년대의 판로위기
    1680년대의 농업위기│1690년대 초의 신용위기
    18세기 초 수십 년간의 위기│1720년부터 1750년까지의 위기
    가격 및 판로위기의 원인
    4. 북서부, 북부, 동부 유럽의 정체
    네덜란드와 벨기에│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제국
    동부 독일과 폴란드
    5. 30년전쟁부터 18세기 중엽까지의 독일 농업
    전쟁 이후의 장기불황(1650~90)│회복의 시작│역전과 난관
    6. 농업불황의 성격과 원인
    화폐 및 실물경제 이론│협상가격차(鋏狀價格差)와 농업생산
    인구동태

    제3부 유럽의 농업 및 식량공급 변동상태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중엽까지
    I. 18세기 후반의 농업호황
    1. 가격과 임금
    농산물 판매가와 생산비의 협상차(鋏狀差)
    가격상승의 원인│소득영역에서의 반작용
    2. 농업의 성장
    새로운 호황의 조건│경작면적의 증대
    농업 집약도의 증가│판로
    3. 지대와 농민의 임금
    지대, 차지료 및 토지가격│농민의 소득
    토지거래와 토지저당
    Ⅱ. 세기 전환기 이후의 농업위기
    1. 위기의 세 국면
    제1차 국면(1801~1805)│제2차 국면(1806~17)
    제3차 국면(1818~30)
    2. 위기의 영향
    위기에 대처하는 북서 독일 농민경제의 사례: 희생과 극복
    유럽의 사태 개관│동부 독일의 대농장 경영
    3. 위기의 종말
    가격하락의 원인│새로운 상승동력
    잉글랜드에서의 회복장애
    Ⅲ. 대중빈곤
    1. 유럽의 임금과 생활수준: 1790년부터 1850년까지
    독일의 곤경│프랑스의 임금과 생계비
    영국의 임금과 임금의 국제비교 시도
    2. 대중빈곤의 역사적 위치
    중세 이래에 등장한 실질임금 하락의 여러 단계
    식품 소비와 생산의 변동│한 시대의 종말

    제4부 산업시대와 유럽의 농업 및 식량공급
    종결부의 서론1
    I. 식량공급의 난관 극복
    1. 19세기 중엽 이래의 가격, 임금 및 생활수준
    실질임금의 상승│식료품 소비의 변동
    2. 농업생산
    경영의 기초│생산방향의 집약화와 변동
    소출의 증대│세계경제 차원에서의 분업
    Ⅱ. 공업시대의 농업위기
    1. 유럽 내부의 상쇄국면(1830~70)
    잉글랜드의 곡물수입관세 폐지│대륙농업의 ‘황금기’
    토지투기, 과도채무 및 신용위기
    2. 범세계적인 교란국면
    19세기 마지막 4분기의 농업위기│전간기(戰間期)의 농업위기
    위기의 원인

    요약과 결론
    1. 중세 성기 이래 유럽의 농업 및 식량공급의 장기변동추세
    2. 19세기 중엽의 발전중단
    3. 농업위기

    부록
    I. 화폐 및 도량형 환산
    1. 서론
    2. 가격환산표에 대한 주해(註解)
    Ⅱ. 표
    [표 1] 유럽의 밀과 호밀가격, 13~20세기
    [표 2] 독일의 호밀가격, 14~20세기
    [표 3] 유럽과 아메리카의 밀과 호밀가격, 1791~1830
    Ⅲ. 유럽의 가격 및 임금사 자료집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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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긴이 후기

    저자소개

    빌헬름 아벨(Wilhelm Abe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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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헬름 아벨(Wilhelm Abel, 1904~85)은 독일 포머른 주의 뷔토에서 태어났다. 킬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1929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칼바이트의 조수로 연구활동을 하다 스칼바이트와 함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대학교로 옮겨 1935년에 교수가 되었다. 그의 교수자격 청구 논문집인 [13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중부 유럽의 농업위기와 농업경기]는 그가 평생을 걸쳐 연구한 농업사 연구의 기본구상을 담고 있다. 1941년 쾨니히스베르크 대학교에 초빙되었고 1946년에는 괴팅겐 대학교에서 농업정책 강의를 시작했다. 농업정책 담당 정교수와 농업제도및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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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경(金裕慶)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서양사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1435년 쫄레른伯家의 領地經營과 農民支配―南西部獨逸 莊園制의 한 事例]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괴팅겐 대학교에서 서양중세사와 서양고대사, 교육학을 공부했다. 1997년부터 경북대학교 사학과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서양 중세의 농촌사회사와 독일의 기록보존, 교육체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왔다. 중세 서양사에 대한 옮긴이의 다양한 관심은 번역서와 논문에 드러나 있다. 역서로는 한길사에서 펴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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