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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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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우부메의 여름][망량의 상자]의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 신작 미스터리

    불평불만, 이유도 핑계도 많은 당신 앞에 들이미는 인생이란 게임의 레드카드!

    -죽겠다, 죽겠다, 말로만 하지 말고 그럼 죽지그래.


    “그걸…… 그걸 모르니까, 그래서 내가 물으러 다닌 거죠. 모르겠어요. 난 태어나서부터 한 번도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요. 머리가 나빠서 그렇게 심각한 생각은 한 적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요. 나도 고생 모르고 살아온 부잣집 도련님에 비하면 파란만장했지만 그래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고요. 그러니까…….”
    (/ 본문 중에서)

    누구에게나 지옥은 있다
    살면서 ‘죽겠다’, ‘못살겠다’ 생각 한번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가진 게 없어서, 일이 없어서, 건강하지 않아서, 아름답지 않아서…….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결핍만이 문제는 아니다. 아홉 개 가진 놈이 열 개 채우고 싶어 한다고, 일 생기면 돈 벌고 싶고, 사장 되면 회장 되고 싶고, 배부르면 계집 품고 싶고…… ‘죽겠다’와 ‘못살겠다’ 앞에는 으레 ‘……하고 싶어’가 붙기 마련이고, 이는 곧 욕망의 강도를 드러내는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오히려 ‘결핍감’ 주관적인 심리 상태라는 얘기다.
    수천수만 명의 인간이 있다면 수천수만 가지의 삶이 있고, 누구 한 사람 그 자신에게만큼은 특별하지 않을 수 없는 법이니, 각각의 삶 속에 들끓는 다종다양한 욕망이야말로 개인적인 지옥이 되는 것이다.

    불평불만, 이유도 핑계도 많은 당신 앞에 들이미는 인생이란 게임의 레드카드!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고도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 전락한 중년 가장, 능력도 자격도 갖췄지만 변변한 직업조차 갖지 못한 노처녀, 할 줄 아는 거라곤 주먹 쓰고 협박하는 일밖에 없어 범죄 세계를 떠나지 못하는 야쿠자, 부러울 것 없는 집안의 규수에서 미혼모로, 이혼녀로, 결국은 빚 대신 딸을 잡히는 지경으로 전락한 중년 여자, 법과 질서를 수호한다는 원칙에 충실하려다 사회의 비난 속에 비틀린 가치를 갖게 된 형사와 변호사까지, [죽지그래]에 차례로 등장해서 저마다 신세한탄을 늘어놓는 인물들은 사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 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고, 내 이웃의 모습이자 곧 나 자신의 모습이다.
    작가는 불평불만, 이유도 핑계도 많은 그들의 면전에 단도직입으로 퇴장 카드를 들어 보인다.

    “그럼 죽지그래.”
    “……죽으라고?”
    “그래. 그렇게 모든 것이 슬프고 힘들어서 미치겠다, 그렇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면 말이야, 정말로 어떻게도 할 수 없다면 살아갈 의미 따위도 없는 거 아냐?”
    “그건…….”
    “그럼 죽으면 되지.”
    (/ 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렇게 인간이라는 존재의 심연 가장 깊은 곳에 숨겨진 개인적인 지옥이 드러났을 때, 그 압도적인 잔혹함 앞에서 구원 같은 깨달음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맞는가?’의아함으로 시작해 ‘역시, 교고쿠 나쓰히코!’ 절로 탄성이 터지는
    교고쿠 나쓰히코의 첫 작품 [우부메의 여름]이 나왔을 때, 아름다운 묘사와 방대한 지식, 독자적인 세계관과 치밀하게 교차되는 에피소드,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해 노도처럼 몰아치는 충격적 결말까지, 천재 작가의 모든 미덕을 갖춘 그의 출현에 일본 문단과 독자들은 열광했다.
    철학적 사유와 존재론적 번뇌로 가득할 것 같은 이 작품에 미스터리라는 타이틀을 거리낌 없이 붙일 수 있는 것은 오롯하게 교고쿠 나쓰히코라는 작가의 힘이다.
    [죽지그래]는 소설 구성의 삼요소라는 인물, 사건, 배경에서 두 요소를 거의 쓰지 않고도 인물-특히 대화-만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다큐멘터리의 외형이면서 사실은 화제의 인물이 아닌, 화자로 등장하는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상당히 독특한 구조로 짜여 있다. 이 같은 구조적 형식과 시점의 변화 등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함으로써 절묘한 한 편의 미스터리를 완성해 낸 작가의 재능에 독자는 절로 탄성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줄거리]
    천사의 순진무구함을 지닌 백치미의 여자, 아사미. 그녀가 살해당했다. 우연한 기회에 그녀와 만났던 청년 겐야는 생전의 아사미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차례로 질문을 던지는데…….
    그녀를 농락한 계약 회사의 상사, 그녀를 괴롭힌 옆집의 이웃, 그녀를 빚 대신 팔아넘긴 생모, 그녀를 착취한 야쿠자 애인, 그녀를 사체로 만난 담당 형사,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
    청년은 무엇을 묻는가? 청년이 만난 사람들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의 진실은?

    목차

    첫 번째 사람
    두 번째 사람
    세 번째 사람
    네 번째 사람
    다섯 번째 사람
    여섯 번째 사람

    교고쿠 나쓰히코 서면 인터뷰

    본문중에서

    “그러니까 세상이란 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아니, 어렵지. 여러 가지가 얽혀 있으니까. 정론이라면 무조건 통용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나 별로 정론을 얘기한 거 아냐. 당신이 더 높은 사람이고 배운 사람이니까 당신이 하는 말이 정론이겠지.”
    내가 하려는 말은…….
    “너, 너 같은 사람이 내 고생을 알아? 싫어도 그만둘 수 없어. 괴로워도 헤어질 수 없다고. 괴롭고 또 괴로워서 살 수가 없지만, 이제 한계지만, 그래도 멈추지 못한다고. 빌어먹을!”
    “어째서?”
    “그러니까 너 같은 놈은 모른다고 했잖아!”
    “그럼 죽지그래.”
    (/ pp.54~55)

    “그, 그러니까 나는 성실하게, 정말로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그런데 뭐예요? 주위에는 바보들만 득실거리고, 득을 보는 것도 재미를 보는 것도 전부 바보들만……. 뭐예요, 이렇게 살인 사건이 일어나서 살고 싶지도 않은 맨션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일도 잘렸어요. 쓰레기 같은 계약 일 따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지만 이 나이에 취직도 못 하고. 그 끔찍한 노인이 있는 이 맨션에서 궁상맞게 사는 수밖에 없다고요.”
    “어쩔 수 없다는 얘기?”
    “그럼 어떡해요. 문자 좀 보냈다고 벌을 받지는 않겠죠.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고요. 뭐 하나 할 수가 없어요. 할 수 없다고요!”
    “그럼 죽지그래.”
    (/ pp.105~106)

    “난 이제 돌아갈 수 없어. 어쩔 도리가 없다고. 울고 싶지만 울지도 못해. 야쿠자란 말이야. 생사가 걸려 있어. 이제 와서 운다고 어떻게도 되지 않아. 죽어버렸으니까. 너, 어린놈이 잘난 척 설교 늘어놓는데, 내 입장이 돼봐. 꼼짝달싹 못하게 묶여 있어 보라고. 무능한 선배가 떠맡긴 여자와 조직, 어느 쪽이 중요하겠나?”
    “어느 쪽이야?”
    여자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위로도 올라가지 못하면 어찌할 수가 없단 말이다! 아사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어. 나는 이런 세계에서가 아니면 살아갈 수 없다고. 이제 와서 평범하게 살 수는 없다고. 야쿠자의 잔을 받았으니 내 목숨을 맡기고 있는 거란 말이다!”
    “그럼 죽지그래.”
    (/ p.158)

    “그래, 그랬어. 그게 뭐가 나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일하고 싶지 않아, 귀찮아, 잠만 퍼질러 자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잘못이야? 다들 그러잖아. 입으로는 잘난 척 떠들지만 누구라도 그런다고!”
    “그래서 당신도 그런 식으로 살 수 있다는 건가?”
    “살 수 없지.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되고 싶어. 그렇게 되지 못한 건 운이 나빴기 때문이야. 바보 같은 부모와 거치적거리는 딸과 찌질한 남편들 탓이었을 뿐이야.”
    그럼, 그럼,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단 말이야!”
    “그럼 죽지그래.”
    (/ pp.211~212)

    누가, 누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 규칙대로 살고 있는 내가? 규칙을 어기고 법을 안 지키고 도덕을 무시하고 윤리를 짓밟고 제멋대로 사는 놈들, 그런 놈들이 더 사람답다는 거야?
    “나 역시 못된 술주정뱅이를 보면 걷어차 버리고 싶어. 딱 질색이야. 살인범 같은 건 총으로 쏴버리고 싶다고. 그러나 그럴 수 없잖아. 우는 것도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허락되지 않아. 그럼 나더러 어쩌라는 거야!”
    “어떻게 하고 싶은데?”
    “어떻게도, 어떻게도 할 수 없단 말이야!”
    “그럼 죽지그래.”
    (/ pp.265~266)

    편집자 - 우선, 작품 이야기부터 하지요. 이 작품을 쓰시게 된 계기,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교고쿠 - 작품은 기본적으로 편집자나 초출 매체와의 콜레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도 담당 편집자의 생각이나 매체 특성을 고려한 뒤에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또한 작품의 테마는 독자 여러분들 각자가 읽어내는 것-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읽어주신 분들이 독서의 과정에서 얼마나 여러 가지를 느껴주실지, 생각해주실지에 주안점을 두고 집필합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편집자 - 이 작품은 지금까지의 선생님 작품들과 꽤 다른 스타일입니다. 소설 구성의 삼요소라는 인물, 사건, 배경에서 두 요소를 거의 쓰지 않고도 인물-특히 대화-만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다큐멘터리의 외형이면서 사실은 화제의 인물이 아닌, 화자로 등장하는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상당히 독특한 구조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잡지 연재라는 발표 매체의 한계를 감안한 의도가 짐작되기는 합니다만, 선생님 작품 스타일의 전면적인 변화로 받아들여야 할는지 궁금합니다.
    교고쿠 - 작품은 시리즈라 하더라도 한 작품마다 독립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조상의 특성도 포함해 한 작품마다 할 수 있는 한 바꾸도록 마음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는 이번 작품의 스타일은 다른 작품과는 다르겠지만 그중에서도 이 작품만이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편집자 - 이제 교고쿠 선생님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죽으면 되지.’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는지요?
    교고쿠 - 없습니다.

    편집자 - 일반적인 질문이지만, 작품을 쓰거나 읽는 것 말고 그 외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는지요? 특별한 취미나 소일거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교고쿠 - 일로서 디자인, 일러스트, 영상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일 이외에는 괴이, 괴담 문화나 고전 희곡 연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 선생님이 작가가 되신 계기, 이유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교고쿠 - 내가 소설가가 된 것은 독자분들이 있어주셔서입니다. 쓴 계기는 어쩌다 보니라고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만 편집자의 눈에 들어 상품이 되었고 많은 독자분들이 읽어주셨습니다. 이후는 ‘원하시는 대로 독자 여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작품을 쓸 수 있다면 쓰고 싶습니다.’라는 자세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 '교고쿠 나쓰히코 서면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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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교고쿠 나쓰히코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일본 홋카이도
    출간도서 25종
    판매수 4,799권

    민속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작풍으로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을 만들어낸 천재 작가. 1963년 홋카이도 오타루 시에서 태어났다. 광고회사 생활을 거쳐 디자인 회사까지 설립한 저명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1994년, 틈틈이 집필한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했고 별다른 절차 없이 책이 출간되며 이례적인 데뷔를 하게 된다. 이 작품이 바로 구상부터 완성까지 십여 년이 걸린 첫 소설 [우부메의 여름]이다. 아름다운 묘사, 방대한 지식, 독자적인

    펼쳐보기
    생년월일 1966~
    출생지 대구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일본문학 전문번역가. 옮긴 책으로 마스다 미리의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차의 시간』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생활』 『여자라는 생물』, 무라카미 하루키의 『반딧불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무레 요코의 『모모요는 아직 아흔 살』 『카모메 식당』, 오가와 이토의 『츠바키 문구점』 『달팽이 식당』 외에도 200여 권이 있다. 지은 책으로는 『번역에 살고 죽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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