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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가 치마를 입었다고?

학교 축구팀의 에이스 스트라이커인 데니스는 엄마와 아빠가 헤어진 뒤, 웃음기 쏙 빠진 우울한 생활을 하고 있다. 트럭 운전수로 집을 비우기 일쑤인 데니스의 아빠는 데니스와 형에게 신경을 써 주지 못하고, 데니스의 경기도 보러 와 주지 않는다. 포옹도, 따뜻한 웃음도 사라져버린 집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던 데니스는 우연한 기회에 학교 최고의 퀸카인 리사와 친해지고,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다.
리사의 제안으로 장난삼아 여장을 하고 거리로 나간 데니스는, 아무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더욱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프랑스에서 온 교환학생으로 가장해서 등교한 것. 순조롭게 풀려가던 유쾌한 장난은 데니스가 축구공을 차면서 끝이 난다. 넘어져서 가발이 벗겨져 버렸기 때문이다. 데니스는 이 일로 퇴학을 당하고, 아빠에게 마지막 남은 엄마 사진까지 빼앗기고 만다. 더욱 큰일인 것은 축구 결승전에서 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데니스는 인생이 끝나버린 것만 같은 실의에 빠진다.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 다베시의 간청으로 응원차 가게 된 경기장에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데니스는 이 어마어마한 불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뭘 입어도 내가 스트라이커인 건 변하지 않아……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데니스의 유쾌한 편견 뒤집기!

[드레스를 입은 스트라이커]는 무료하고 갑갑한 일상 속에서 ‘여자 옷 입기’를 탈출구로 삼게 된 한 열두 살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는 권위주위와 편견에 돌을 던진다. 이 소설의 주인공 데니스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감수성 풍부한 소년으로, 학교와 집에 팽배한 권위주의와 냉담하고 무료한 분위기에 지쳐있다. 이런 데니스의 평범한 일상에 숨통을 틔워 주는 것은 마지막 남은 엄마의 사진 한 장과 축구, 토크쇼 정도가 전부다.
이런 데니스의 일상은 장난삼아 시도해 본 여장이 들통 나면서 급변하게 된다. 단지 드레스를 한 번 입었을 뿐인데 퇴학을 당하고,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기고, 가족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된 것. 장난이건 그렇지 않건, 사회가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 데니스는 가차 없이 응징을 당한다. 이런 데니스의 모습은 특별한 기준도 없이 상식과 정상을 강요하는 사회의 획일적인 가치와 권위주의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데니스를 응원하는 친구들의 재기발랄한 반항은 보는 이를 미소 짓게 하는 유쾌한 대안을 제시한다.
작품을 읽는 내내 마주하는 데니스와 친구들의 발칙한 사건 사고들은 사회의 문제를 꼬집고, 유쾌하게 비틀고,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경직된 권위를 강요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삭막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똘레랑스 정신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영국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가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또한 로알드 달에 비견되는 위트에 사회 문제를 가볍고 사랑스럽게 풀어내는 흥미진진한 글 솜씨,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작품을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할 것이다.

윌리엄스의 이야기에는 로알드 달처럼 사랑스러운 능수능란함이 있다.
- 타임아웃 (Time Out)

매력적이고, 재미있으며 ��틴 블레이크의 사랑스러운 삽화가 함께 한다.
- 타임즈 (The Times)

1 포옹 금지
2 뚱보 아빠
3 매트리스 아래
4 사라지고 싶은 마음
5 낙서
6 오랫동안
7 커튼 가장자리가 희부옇게 밝아오다
8 리사와 양탄자에 누워
9 봉주르, 드니즈
10 양파 피클 맛 몬스터 과자
11 하이힐 때문에 죽겠어
12 별천지
13 프랑스어 수업
14 눈처럼 소리 없이
15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16 드레스를 입었든 안 입었든
17 모들린스트리트 중학교
18 천 개의 미소
19 진흙투성이
20 블라우스와 스커트
21 커다란 털북숭이 손
22 한 가지 해야 할 일

그건 이 집의 규칙 가운데 하나였다.
엄마에 대해 말하지 않기.
울지 않기.
그리고 가장 나쁜 건…… 포옹하지 않기.
하지만 데니스는 그냥 한없이 슬프기만 했다. 이따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밤에 침대에 누워 울기도 했다. 가능하면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울려고 애썼다. 한방을 쓰는 형한테 들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어느 날 밤 존이 데니스가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깼다.
“데니스? 데니스? 왜 울어?”
존이 침대에 누운 채 물었다.
“모르겠어. 저기…… 그냥…… 엄마가 여기 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것저것…….”
데니스가 대답했다.
“울지 마. 엄마는 가 버렸고 돌아오지 않을 거야.”
“형도 잘 모르잖아…….”
“엄마는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야, 데니스. 그러니까 그만 울어. 여자애들이나 우는 거라고.”
하지만 데니스는 울음을 그칠 수 없었다. 데니스의 마음에는 고통이 바닷물처럼 끊임없이 밀려왔고, 눈물에 빠져 죽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데니스는 형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흐느꼈다.
그래서 데니스가 남들과 어떻게 다른 거냐고 여러분이 묻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튼 이 아이는 평범한 마을에 있는 평범한 거리의 평범한 집에 사는데 말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