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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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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바다로 향하는 무적(霧笛)과도 같은 윤대녕 문학의 새 장

    어느 날 호랑이가 찾아왔다. 낡은 핵연료봉폐기 탱크, 바이러스를 한 움큼 집어삼킨 컴퓨터 하드웨어, 너울 이는 바다 안에서…… 나는 제주도로 향했다. 내 안의 호랑이를 버리기 위해 그리고 갯가의 호랑이를 낚기 위해.

    윤대녕의 전작에 존재의 시원을 찾아 강으로 회유하는 은어가 있었다면, 이 작품에는 제주 바다, 것도 언뜻 연상되지 않는 갯가의 호랑이가 있다. 2년 전 돌연 제주도로 내려간 윤대녕이 오랜 산고 끝에 완성한 장편소설『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는 그 시간 동안 작가에게 상당한 내적 변화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새 옷을 걸치고, 낯선 곳으로 여정을 준비하듯 작가의 신작은 낯설고, 지극히 새로워 윤대녕 문학인생의 분수령을 예측, 아니 예고하고 있다.


    90년대 초 윤대녕은 8~90년대와 길항하는 거시적 문제를 내세운 여타 소설과는 반대로 과거의 시공으로 퇴각해 환상적인 기법으로 존재의 시원 찾기에 몰두했다. 그는 일상 속에 뒤범벅된 미시적인 문제들의 해답을 들고 온 한국문단의 소중하고, 반가운 손님이었다.
    이후 그는 윤대녕으로 언표되는 ‘모천회귀’의 근성과 함께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법으로 문단을 시적 상상력의 밭으로 일궈냈다. 그의 포스트모던하며, 높낮이를 모르는 상상력은 다채로운 21세기 문단의 전신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이다. 여전히 특유의 성실함과 근기로 대외적 자리에서 비껴서 오롯하게 창작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신뢰할 만한 작가임에 분명하다.

    지난 2년 동안 지난 연대와 결별하기 위해 몸부림쳤다는 윤대녕, 그러나 그것은 결국 건너 뛸 수 없는 거리임을 깨달으며 표표히 그 중심으로 들어섰다. 그 까닭인지 제주에서2년 만에 탈고한 이 작품에선 윤대녕의 문학체제를 전복시키는 징후가 작품의 행간마다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작품의 구심점이 되는 존재 찾기의 '모천회귀'가 뼈를 이룬다면, 피와 살을 이루는 것은 그간 평행선을 유지해 온 8~90년대의 치명적인 시대상과 그로인한 낱낱의 고통 속으로의 잠입이다.




    미궁과도 같은 현실 속에서 기억의 끝과 시작을 찾아나선 영혼의 기록 - 작품 줄거리

    “호랑이도 가뭄이 들면 산을 떠나 바다로 간다"는 주인공 아버지의 입엣말은 '제주도'와 '호랑이'의 부조화의 풍경을 언뜻 수긍케도 한다. 주인공은 왜 바다를 찾아가며, 뜬금없이 호랑이는 웬 말인가?! 소설은 바닷물과 양수의 성분이 비슷하다고 귀띔하며 시작한다.

    386세대이자 81학번인 주인공 영빈과 그보다 아홉 살 어린 '해연'은 성수대교 붕괴현장의 첫 만남부터 9년 뒤 같은 아파트의 이웃이 되기까지 겹겹의 우연 속에서 점점 더 가까운 자리에 놓이게 된다. 9년 전의 그날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회한 그들은 남매처럼, 혹은 연인처럼 모호하면서도, 특별한 관계를 맺어나간다.

    평범한 가정의 둘째 아들로, 늘 형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영빈. 견인주의자가 될 거라고 호언했던 그의 형은 80년대 운동권 무리와 다르다는 연유로 학생처의 프락치로 몰리고, 끝내 결백하나 수치심에 져서 자살을 선택한다. 때로 삶은 얼토당토않은 경계 나누기로 인해 불가해한 일이 발생하며,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낸다. 작품의 중반부에 서술되는 제주 4·3 사태 역시 그와 맥락을 같이한다. 뒤미처 불운한 바이러스의 창궐처럼 어머니는 암으로 죽고, 나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와 끝내 화해하지 못한 채 직장마저 잃게 된다.

    '해연'은 시대와 대립하는 문제는 없었으나 예상치 못한 어머니의 일탈과 그로 인해 보상처럼 바다낚시에 집착하다 결국 바다에 아버지로 인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시나브로 그들은 지난 연대와 유별난 개인사가 만들어낸 불안함의 전형이자, 현실에선 부유하는 허공의 존재가 되었다. 동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히데코 역시 이들처럼 스스로 만든 상처 속에 포박돼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외부의 영향으로 인해 정신적 외상, 바로 지난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이다.

    어느 날 영빈은 번번이 마주치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제주도로 떠난다. 제주행은 존재를 찾고, 잠재된 불안을 치유하며, 그 존재의 진면목을 회복하기 위함이었다. 한편 서울에 남겨진 해연은 모든 물건을 반드시 두 개씩 사들이며, 폭식으로 불온과 불안에 대한 정신적 허기를 채워나간다. 해연과 영빈의 만남이 그러했듯, 해연은 이끌리듯 제주도의 영빈을 찾아오고, 둘은 해연이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바다낚시를 다녀간 섬에 들러 우연찮게 해연부녀를 기억하는 낚시 가이드를 만난다. 오래 전, 한없이 지쳐있던 그 부녀의 존재를 기억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 해연은 알 수 없는 편안함과 위로를 얻고, 영빈은 해연의 아버지가 죽은 갯가에서 실제인지, 환영인지 모를 포효하는 호랑이를 만나며, 집착처럼 매달렸던 바다낚시를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서울로 올라간다. 그러나 이들의 친구인 히데코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 죽음을 택한 사기사와 메구무, 등짝에 제 이름을 새기고 자살을 택한 남자친구의 뒤를 이어, 현실의 불안과 절망을 감내하지 못한 채 죽고 마는데……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05.01~
    출생지 충남 예산
    출간도서 45종
    판매수 10,339권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단국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199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은어낚시통신] [남쪽 계단을 보라] [많은 별들이 한곳으로 흘러갔다] [누가 걸어간다] [제비를 기르다] [대설주의보] [도자기 박물관],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 [추억의 아주 먼 곳] [달의 지평선] [미란] [눈의 여행자] [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피에로들의 집],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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