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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록을 부탁해 :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의 로맨틱 하드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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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두시탈출 컬투쇼 PD, 소설가 이재익의 로맨틱 하드록 에세이

    “첫 사랑이 찾아왔던 고등학교 2학년. 나는 가슴에 가솔린을 담고 사는 18살 소년이었다.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금방이라도 불붙을 것 같은 한 사내아이의 아찔한 충동이 생생하다….”

    전두환, 노태우 군인출신 두 대통령이 ‘감히’ 아티스트의 음악앨범에 야만적으로 건전가요를 낑겨넣던 그 시절, 시골에서 약국 운영하며 잘 먹고 잘살던 아버지를 졸라 굳이 서울로 전학 온 한 꼬마가 있었다. 강남으로 이사를 왔고 청담동 아파트에 살았다. 당연히 왕따가 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죽어라 공부했다. 그리고, 라디오를 들었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그렇게 나를 놀리고 괴롭혔는데 사춘기에 막 들어섰던 14살 꼬마에게는 견디기 힘든 수치였다. 그 당시 쓴 일기를 보면 처절하기까지 하다. 놀림과 콤플렉스의 늪에서 외롭게 버티던 꼬마에게 낙이 생겼다. 라디오였다. 나는 틈만 나면 황인용, 김광한, 김기덕 아저씨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다. 1980년대 후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팝음악이 대세였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던 꼬마는 말랑말랑한 팝음악이 서서히 지겨워졌고 그때부터 헤비메탈과 하드록에 심취한다.

    “노래를 듣는 순간 마치 고압 전류에 감전된 듯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트윈 기타가 뿜어내는 멜로딕한 리프가 섬광처럼 번득였다. 그 위로 내지르는 조 엘리엇의 섹시한 목소리와 호쾌하게 두드리는 드럼 비트가 큐피트의 화살처럼 심장에 팍팍 꽂혔다….”

    그렇게 청소년이 된 꼬마는 원곡이 세 개나 잘려나간 라이선스 음반을 듣는 게 싫어서 엄마의 화장대에서 돈을 슬쩍, 건즈 앤 로지스의 오리지널 LP를 사서 들으며 사춘기를 통과한다. 군복무시절 이미 소설가로 데뷔했던 저자는 이제 SBS FM의 잘 나가는 음악 PD가 되었지만 “영혼이 시키는 일이라서” 여전히 계속 소설도 쓰고 있다.

    저자의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 책에는 음악평론가 뺨치는 해설 속에 사춘기 시절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 얘기까지 살살 녹아있다. 이쯤 되면 말 다했지 뭐.
    강권하진 않겠다. 하지만 이 책을 덮는 순간, 여러분도 몇 년째 서랍 속에 처박혀있던 너바나와 레드 제플린의 시디를 다시 꺼내 들으며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게 될 거라고 감히 장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p.S: 챕터마다 말미에 소개된 “이피디의 추천곡”과 “번외편”은 보너스다. 하드록을 모르는 독자라도 안 듣고는 못 배길걸.

    목차

    1. 미스터 빅 (Mr. Big) - 달콤 쌉쌀한 첫사랑의 기억 pt.1
    2. 데프 레파드 (Def Leppard) - Rock Will Never Die
    3. 건즈 앤 로지즈 (Guns N' Roses) - 방탕의 미학
    4. 메가데스 (Megadeth) vs 메탈리카 (Metallica) - 빽판의 추억
    5.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 달콤 쌉쌀한 첫사랑의 기억 pt.2
    6. 익스트림 (Extreme) - 헤비메탈을 위한 변명
    7. 너바나 (Nirvana) - 헤비메탈이여 안녕

    본문중에서

    남자들은 첫사랑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혹은 잘못 배운다. 나 또한 그랬다. 18살에 미스터 빅(Mr. Big) 사인회를 찾아온 소녀와 사랑에 빠졌던 나는 책이나 부모님, 선생님과는 불가능한 교감을 경험하고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어긋난 사랑의 부산물 또한 오랫동안 남아 악영향을 끼쳤다. 방사능처럼.

    "미스터 빅 좋아하시나봐요?"
    "네."
    그녀는 별로 말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의 우상이 올 때까지 시간은 너무 많이 남아 있었고 나와 그녀는 1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마주보며 기다려야 했다. 대화를 안 하고 있기가 더 어색한 상황이기도 했다. 내가 또 물었다.
    "미스터 빅 말고 또 어떤 밴드 좋아하세요?"
    "아이언 메이든. 쥬다스 프리스트. 레드 제플린. 판테라......"
    그녀의 입에서 헤비메탈에 미친 남자애들이 열광할 이름들이 줄줄 이어졌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동지를 만난 심정이랄까. 그리고 ‘록음악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은 다 못생겼다’는 우울하고도 보편적인 진실을 보기 좋게 부셔버리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예뻤다.

    18살 소년의 가슴에 출렁이던 가솔린에 불이 붙었다. 밤낮으로 소년을 괴롭게 하던 불안과 두근거림의 정체가 밝혀졌다. 소년은 사랑을 하고 싶었던 거다.
    영풍문고 앞에는 몇 시간 동안 미스터 빅의 1,2집에 있는 노래들이 반복해서 흘렀다. 우리 둘은 신나게 음악 이야기를 했다. 말수가 적은 편이었지만 그녀 또한 눈을 반짝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는 나보다 한 살 어렸고 우리 고등학교 맞은편에 있는 상아레코드의 단골이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예뻤다.
    ................................

    1984년의 마지막 날, 끔찍한 소식이 멤버들에게 전해졌다. 드러머 릭 알렌(Rick Allen)의 교통사고 소식이었다. 고향인 셰필드 외곽 시골 도로에서 그가 탄 차는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졌다. 죽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대신 그의 왼팔이 끊어져 나갔다. 접합수술이 실패로 끝나고 그는 왼팔을 완전히 잃었다. 축구를 두 발로 하듯 드럼은 두 팔로 친다. 한 팔을 잃는다는 건 드러머로서는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
    팔을 절단하고 몇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던 릭 알렌은 오른팔만 남은 모습으로 멤버들 앞에 섰다.
    -너희들이 기회를 준다면 남은 한 팔로 도전해보고 싶어.
    멤버들 모두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밴드로서도, 릭으로서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전례가 없었기에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지나친 욕심일까? 헛된 기대일까? 아니면 망상일까? 마침내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인 조 엘리엇이 릭의 하나 뿐인 손을 잡았다. 그는 분명히 말했다.

    -끝까지 함께 간다.

    Simmons社에 부탁해 한 팔로 칠 수 있는 드럼 세트 제작에 착수했다. 시행착오 끝에 일반 드럼이 아닌 전자 드럼으로 방향을 틀었고 마침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희한한 드럼 세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외팔이 드러머를 포함한 다섯 사나이는 앨범 녹음을 위해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록 역사상 가장 길고 고통스러운 작업이 이어졌다. 새 앨범을 위해 모아놨던 노래들은 전부 버렸다. 그전까지 유지하던 음악 색깔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녹음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렸다.
    전작을 발매한 지 4년 만에 신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멤버들의 심리 상태를 담아낸 것일까? 앨범 타이틀은 '광란‘이라는 뜻의 [Hysteria].
    처음에는 반응이 별로 없었다. 워낙 공백이 길었고 음악도 낯설었다. 사람들이 데프 레파드에게 원하던 타이트한 느낌의 헤비메탈이 아니었다.
    그런데 입소문을 타고 릭 알렌의 투혼과 멤버들의 우정이 알려지면서 기적이 일어났다. 뒤늦게 판매량이 점점 늘어갔다. 게다가 앨범을 들은 팬들의 극찬이 이어지면서 가속도가 붙은 판매고는 결국 기존의 헤비메탈 앨범과 관련한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1500만장이 넘게 팔린 [Hysteria]는 25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팔린 헤비메탈 앨범 중 하나로 꼽힌다.
    (/ 본문 중에서)

    이 책이 나오기까지...

    저의 11번째 책입니다. 앞에 나온 10권의 책이 모두 소설이었기에 이 책은 최초의 에세이인 셈입니다.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제게 처음으로 붙은 타이틀은 ‘소설가’였습니다. 그때 저는 군인의 신분이었습니다. 복학을 하고 학교를 졸업하고 방송국에 입사한 뒤에도 꾸준히 소설을 썼지요. 군인일 때도 학생일 때도 소설을 쓰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쓰는 걸 보면, 소설 쓰기는 영혼이 시키는 일인가봅니다.
    제 소설을 아껴주시는 독자들이 많아지고, 맡고 있는 <두시탈출 컬투쇼>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다 보니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출간하자는 출판사들이 많았습니다. 모두 미루거나 거절했습니다. 대부분의 기획이 소설가로서 또 <두시탈출 컬투쇼>의 PD로서의 제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저는 아직 삶과 커리어에 대해 정리할 준비가 안 되었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선배 PD를 통해 소개받은 출판사 대표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이번 책의 밑그림이 자연스럽게 그려졌습니다. 콘셉트가 좋았습니다.
    사춘기+하드록.
    우리나라 최초의 하드록 에세이. 음악이야기만큼 사랑이야기도 많이 나오니 ‘로맨틱 하드록 에세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 책은 작년에 출간했던 소설 <압구정 소년들>의 번외편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합니다. 유난이 음악이야기가 많았던 그 소설은 성장 소설이기도 했는데 많은 독자들이 실제 제가 겪은 일이 아니냐며 궁금해 했지요. 제 대답은 ‘반반’이었습니다. <압구정 소년들>에 살짝 묻어 있던 음악이야기와 제 진짜 성장기를 이 책을 통해 제대로 담아 보았습니다.
    이 책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즈음부터 시작해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6년 정도의 기간 동안 저의 어린 시절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프고 부끄러운 기억도 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참 행복한 시절이었군요.
    사춘기 소년의 일기장을 들춰보고, 학창시절 여자 친구의 연애편지를 뒤져서 읽고, 오래 동안 듣지 않았던 음악을 다시 찾아 들으면서 글을 썼습니다. 즐겁고 달콤한 작업이었습니다. 이런 독특한 기획으로 저의 첫 에세이를 펴내주신 가쎄 김남지 대표님, 고마워요.
    (/ 저자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5.6.26~
    출생지 경상북도 울진
    출간도서 29종
    판매수 8,684권

    서울대 영문과 졸업.
    월간 〈문학사상〉 소설 부문으로 등단 후 30권의 책을 출간했다. 몇 편의 에세이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소설. <목포는 항구다>, <원더풀 라디오> 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썼고 신문과 잡지 칼럼도 쓴다. 네이버 웹소설 원년 멤버로 여러 인기작을 연재했고 현재는 <욕망하다> 연재 중.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잠시 일하다가 SBS에 PD로 입사해 <컬투쇼>, <이숙영의 러브FM> 등 많은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현재는 <이재익의 정치쇼> MC를 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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