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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이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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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나더러 머리 좋다고 하는 사람은 할머니가 처음이에요
    3학년이 되도록 자기 이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아이, 공기놀이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 열 살이 되도록 젖니가 아직 하나도 빠지지 않은 아이, 자기표현도 잘하지 못하고 행동은 굼뜨기 짝이 없는 아이....... 답답한 선생님은 만날 호통치기 바쁘고, 아이들은 킥킥거리며 놀려대기 일쑤다. 이 책의 주인공 '이순덕'이 바로 그런 아이다. "평균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꼴찌" 순덕이가 이름을 제대로 쓰고, 공기놀이도 잘할 수 있는 날이 정말 올 수 있을까?
    순덕이처럼 평균에서 처지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 학교여야 할 텐데,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이다. 이미 한글과 덧셈 뺄셈을 다 떼고 학교에 들어온 아이들 틈에서, 순덕이 같은 아이들은 구박덩어리가 되기 십상이다.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행동도 느린 수많은 '순덕이'들은 툭하면 벌을 서야 하고 끊임없는 놀림과 따돌림까지 감당해야 한다.
    18년째 특수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작가 공진하는 [내 이름은 이순덕]을 통해, 평균보다 조금 느릴 뿐인데 '비정상' 혹은 '요주의' 취급을 받으며 지내야 하는 아이의 속내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왜 이런 아이들이 꾸중을 들으면서도 아무런 변명이 없는지, 또 어떤 때는 말대답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지, 순덕이의 특별한 하루 속으로 따라가 보면 잘 알 수 있다.

    "내 이름은 이순덕이야. 내가 이름을 틀리게 써도 내 이름은 이순덕이야."
    3학년이 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순덕이는 여전히 자기 이름을 잘 못 쓴다. 이슨딕, 이슨덕, 이순딕....... 시험지나 공책에 이름을 적을 때마다 달라지는 글자에 선생님은 가슴을 치며 답답해한다. 반 아이들도 "슨딕아!" 하고 부르며 놀린다. 게다가 구강검사 결과 젖니가 하나도 안 빠졌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아기'라는 별명까지 더 붙었다.
    순덕이네 담임 선생님은 "잘 노는 아이가 진짜 멋진 아이"라면서 갖가지 놀이를 열심히 가르쳐준다. 순덕이는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글자를 베껴 쓰거나 밋밋하게 생긴 막대기 따위를 헤아리는 것보다는 아이들 틈에 끼어 공깃돌을 만지는 시간이 훨씬 좋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기놀이를 연습하지만, 이것마저도 잘되지가 않는다. 공깃돌을 위로 던졌다가 받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런 순덕이에게 관심을 기울여주고 너그럽게 봐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어떻게 해야 공기놀이를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공부 시간에 공깃돌을 만지작거리던 순덕이는 바닥에 떨어뜨린 공깃돌을 주우려다가 선생님한테 들켜 혼이 나고, 급기야 복도로 나가라는 벌까지 받는다. 판단이 느리고 순발력도 부족한 탓에 "잘못했어요." 하는 소리도 못하고 아무 변명도 하지 못한다. 억울하고 속상한 순덕이는 버림받은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공깃돌을 하나씩 떨어뜨리며 학교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진짜요? 나도 잘할 수 있을까요?"
    동네 골목에서 뜻밖의 모험이 시작된다. 무언가에 이끌려 어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 것이다. 고추와 가지, 방울토마토 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그곳에서 순덕이는 방울토마토도 따먹고 팔베개를 하고 누워 노래도 흥얼거리다가 허리가 잔뜩 굽은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평상에 앉아 공기놀이 연습을 하는 순덕이를 보며 "요즘 애들은 별걸 다 연습하는구나." 하더니 잘 안된다며 한숨을 포옥 쉬는 순덕이에게 조그만 돌멩이 몇 개를 건네준다. "나도 잘할 수 있을까요?" 반신반의하는 순덕이에게 "이렇게 손이 예쁘고 보드라운데 그깟 공기놀이를 못하겠어." 하고 무심한 듯한 목소리로 용기를 북돋워준다.
    여전히 공깃돌을 잘 잡지 못하는 순덕이에게 할머니는 "자, 다시 한번 해 봐라. 우선은 살짝 띄우듯이 높이 올리기만 해. 잡을 생각만 하니까 자꾸 놓치는 거야. 공깃돌을 잘 던져야 잡을 수 있지." 하면서 찬찬히 지켜봐 준다. 할머니 옆에서 쉬지 않고 연습하던 순덕이는 드디어 공깃돌 잡기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토록 소원하던 '이름 제대로 쓰기'와 '젖니 뽑기'까지 그 자리에서 다 해내게 되는데....... 순덕이의 소원을 다 이루어준 할머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 모두 각기 다른 속도로 걸어요
    [왔다갔다 우산 아저씨], [벽이], [청아, 청아 눈을 떠라]등 '장애'를 소재로 남다른 작품을 써온 공진하 작가는 신작 [내 이름은 이순덕]에서 처음으로 비장애아 주인공을 선보였다. 장애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항상 비정상 취급을 받던 외톨이 순덕이는 자신을 그냥 평범한 아이로 봐주는 낯선 할머니 앞에서 단 몇 시간 만에 학교에서는 꿈도 못 꾸었던 놀라운 성취를 보인다. '작가의 말'에서 공진하는 십여 년 전 자신의 체험을 떠올리면서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 수 없는 글자들을 보면서 가장 답답한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순덕이 자신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선생이라는 사람은 그런 마음을 다독여 주고 품어 주기는커녕 모질게 다그치기만 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났을까요. 많이 미안하고 부끄러웠습니다." 하고 고백하고 있다.
    [내 이름은 이순덕]을 통해 우리는 주변의 수많은 '순덕이'들을 돌아보게 된다. 잠시 옆을 볼 수도 있고 한눈을 팔 때도 있는데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 나가라고 닦달하지는 않았는지, 조금만 기다려주고 조금만 더 찬찬히 이야기해 주면 되는데 무조건 못한다고 몰아세우기만 했던 건 아닌지.......
    3,4학년이 읽기 적당한 낮은산 출판사의 '작은숲' 시리즈로 선보이는 [내 이름은 이순덕]은 비슷한 처지의 또래 아이들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속도와 성과만을 위해 다그치는 많은 어른들에게는 배려와 반성의 계기를 제공해 줄 것이다.

    본문중에서

    "이순덕! 이름을 또 틀리게 썼잖아. 내가 너 때문에 답답해서 못산다.
    차라리 이름을 슨딕이라고 바꾸는 게 낫겠다. 그게 더 빠르겠어."
    순덕이는 이름 때문에 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을 때마다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이름을 틀리게 썼다고 했는데,
    선생님은 그 시험지가 내 것인 줄 어떻게 알았을까?'
    그 생각을 하느라 정작 선생님이 야단치는 소리는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 p.8)

    순덕이는 할머니가 글씨를 읽을 줄 모른다는 말에 왠지 마음이 놓였다.
    글자 하나 틀리게 써도 할머니는 알아채지 못할 게 틀림없으니까.
    순덕이는 잠자코 공깃돌을 하나씩 늘어놓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순덕이 손끝을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공깃돌로 보여 주면 되겠구나. 공기놀이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머리도 좋네."
    순덕이가 공깃돌을 늘어놓으며 피식 웃었다.
    "치, 나더러 머리 좋다고 하는 사람은 할머니가 처음이에요."
    (/ p.7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전남 광주
    출간도서 6종
    판매수 3,587권

    오랫동안 특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아이들을 번쩍 안아서 어디든 데려다 주고 신나게 놀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을 안아 올릴 수 없을 만큼 힘이 빠지게 되더라도, 아이들을 자주 웃게 하는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쓴 책으로[도토리 사용 설명서][내 이름은 이순덕][벽이]가 있습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다. 지그미도 변함없이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행복하다. 그림이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다. 그 동안 그린 책으로는 <그림 도둑 준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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