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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외 [양장]

원제 :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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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인간 내면의 근원과 선악의 갈등을 탐구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대표 단편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를 비롯하여 작가의 탁월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다섯 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선집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열린책들 세계문학의 174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가장 많이 영화로 각색된 고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고, 아직까지도 뮤지컬, 연극 등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찬사를 받고 있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그 주제가 인간의 내면과 선악의 대결이라는 심오한 근원을 다루고 있으므로, 어찌 보면 출간 후 1백 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거론되는 것도 당연하달 수 있을 것이다.

이율배반의 쌍둥이가 함께 붙어 있는 건 인류의 비극이다. 번민하는 의식의 자궁 속에서 이 양극의 쌍둥이가 끊임없이 갈등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좋아, 그럼 어떻게 분리할까?

명예와 존경을 누리던, 그러나 본능적 욕망에 갈등하던 지킬 박사는 자신의 내면에 잠들어 있던 제2의 자아 하이드를 깨워 분리해 낸다. 시간이 흐르며 작고 약했던 하이드의 힘은 차츰 커지고 마침내 지킬의 영혼을 잠식하는데……. 고딕 중편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두 주인공, 즉 존경받는 신사 지킬과 억압과 체면을 벗어던진 하이드 씨의 관계를 해석하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프로이트식으로 말한다면, 성공한 중산층 신사인 지킬의 억압된 자아인 하이드가 맨얼굴로는 감히 일견조차 못 했던 이드의 세계를 탐색하고 나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자상한 아버지와 방종한 아들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 혹은 자신을 잘못된 범으로 예속해 버린 사회 전반에 대해 무조건적이고도 무차별적인 복수를 행하는 사회 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점잖은 겉모습에 싸인 욕정 가득한 내면을 꿰뚫는 묘사로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과 타락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 그 어떤 의미이든, 주류 사회의 관점을 벗어나 그동안 관습적으로 억압되고 침묵되었던 여백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는 점. 그것이 바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여전히 살아 있는 [오늘의 책]인 이유이다.

탁월한 심리 묘사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그가 선사하는 다섯 가지 기이한 이야기


부유하고 전통적이며 매우 종교적인 도시,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유분방하고 매음굴, 어두운 인물들, 은밀한 거래로 가득한 에든버러. 스티븐슨이 태어나 성장한 이 도시의 극명한 대비는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을 뿐 아니라 이후 그의 작품에 독특한 테마를 제공했다. 또한 선천적으로 허약했던 탓에 항해와 여행을 즐겼던 젊은 시절은 그에게 또 다른 상상력의 원천이 되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 수록된 다섯 편의 작품 모두 그의 정서와 경험이 그대로 묻어 있는 기묘하고도 놀라운 이야기들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새로운 변주라 할 만한 [마크하임]의 배경은 크리스마스 저녁 어두운 골동품상으로, 그 음산한 곳에서 벌어지는 살인과 <또 다른 나와의 만남>이라는 설정은 인간의 심리와 본질을 드러낸다. [메리 맨] 역시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광기에 대한 재해석으로 읽을 수 있다. 이 두 단편의 주인공을 통해 스티븐슨은 누구에게나 절대적이고 폭력적인 본능은 있으며, 스스로 양심의 목소리를 깨달음으로써 도덕적 황폐화를 피할 것을 꾀하고 있다. [목이 돌아간 재닛]은 스코틀랜드 노인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전설>과도 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작품 전반을 흐르는 음산한 분위기, 석연치 않은 결말 등 지방적 특색이 진하게 밴 정통 호러의 특성을 고루 갖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프랑샤르의 보물]에서도 역시 당시 프랑스의 전원생활에 대한 생생한 묘사로 지방색을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작품들과는 대조적으로 고딕적인 요소도, 초현실적 요소도 배제되어 있는, 어찌 보면 유쾌한 캐릭터와 스토리로 이야기를 이어 가는 작품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열린책들이 2009년 가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74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목차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메리 맨
마크하임
목이 돌아간 재닛
프랑샤르의 보물

역자 해설: 무의식과 광기의 탐험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연보

본문중에서

삶이란 종교의 뿌리이자 가장 거대한 고통의 원천 중 하나이다. 나는 이중인격자이기는 하나, 결코 위선자는 아니다. 내 이중성 어느 쪽이든 극도로 진지하기 때문이다. 절제심을 버리고 치욕 속으로 뛰어드는 나 또한, 밝은 빛 속에서 지식을 넓히거나 타인의 슬픔과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나만큼이나 나 자신이다. 그동안 전적으로 신비하고 초월적인 현상에 매진했던 내 과학의 연구 방향으로 말미암아, 나는 동료들 간에 끝없이 이어졌던 논쟁의 본질을 확연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날이 갈수록, 나는 도덕적 의식과 지적 의식 양면으로 부단히 진실에 접근해 나갔다. 그 진리의 일부를 깨달은 탓에 이렇게 끔찍한 파멸의 늪에 빠지고 만 것이다. 바로 인간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라는 사실이었다. 내가 둘이라고 하는 까닭은 내 지식수준이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 견해에 동조하거나 아니면 그 선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갈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인간이 궁극적으로 다면적이며 이율배반적인 별개의 인자들이 모여 이루어진 구성체라는 가설을 감히 내놓고자 한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중에서/ p.82)

인간은 미련한 존재라, 사고도 느리고 관계를 깨닫는 것도 둔하기 짝이 없다. 무덤, 쌍돛 범선의 난파, 녹슨 구두 죔쇠만도 사실 뻔한 증거였다. 그 정도면 어린 아이들도 그들의 암울한 이야기를 읽어 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골당의 공포가 내 영혼을 강타한 건 기껏 인간의 뼈를 건드리고 나서였다. 나는 뼈를 죔쇠 옆에 내려놓고 옷을 집어 든 다음 인간들이 모여 있는 해안을 향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이 세상의 어떤 보물도 나를 다시 그곳으로 불러들이지 못할 것이다. 익사자들의 뼈가 다시마숲 속에 있든, 아니면 금화를 덮고 있든, 더 이상 내가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메리 맨' 중에서/ p.138)

이 세상을 살아온 지난 36년 동안, 자네는 운명은 물론 성격까지 많은 변화를 겪었네. 난 자네가 꾸준히 타락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았지. 15년 전 자네는 도둑만 봐도 질겁했을 걸세. 3년 전이라면 살인이라는 단어만으로도 하얗게 질렸겠지. 이제 자네를 위축시킬 범죄가 남아 있는가? 지금의 자네한테 불가능한 폭력이 있나? 앞으로 5년 후면 그 모든 게 현실로 드러날 걸세! 자네는 끊임없이 추락하고, 결국 자네를 막을 수 있는 건 죽음밖에 남지 않을 거라고!
('마크하임' 중에서/ p.195)

그날 밤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도를 올렸네. 그런데 아침이 오자, 밸위어리에 너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진 거야. 아이들이 무서워 몸을 숨기고 어른들마저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을 엿보았어. 재닛이 마을로 내려오고 있었기 때문인데, 사실 재닛인지 그녀의 유령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마치 교수형을 당한 사람처럼 목이 돌아가 머리가 한쪽으로 꺾인 채였어. 얼굴은 죽은 시체처럼 잔뜩 일그러져 있었지. 하지만 사람들도 점점 그 모습에 익숙해져 갔어.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재닛한테 묻기까지 했지만, 그녀는 이제 기독교 여인들처럼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거야. 그뿐 아니라, 침을 흘리고 이를 사시나무 떨듯 달그락거리기도 했지. 물론 그 입으로 주님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었어. 주님을 찾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으니까. 현자들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지만,
('목이 돌아간 재닛' 중에서/ p.206)

"모르겠어요. 제가 훔친 건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빵을 얻는 건 당연히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옳은 일이어야만 해요. 그러니 그것에 대한 욕구는 너무나 당연한 거예요. 게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면 무섭게 때리는걸요. 옳고 그름을 모르는 건 아니었어요. 그전에 신부님께 열심히 배우기도 했죠. 저한테 무척 친절하셨어요." 박사는 [신부]라는 단어에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먹지도 못한 데다 매질까지 당하면, 그건 완전히 다른 문제가 되죠. 과일 파이라면 훔치지 않았겠지만 빵집 빵이면 누구든 훔치려 들 겁니다."
('프랑샤르의 보물' 중에서/ p.227)

저자소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uis Stevenso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50.11.13~1894.12.03
출생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간도서 128종
판매수 43,515권

영국 에든버러의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뜻대로 법대를 졸업했지만 변호사 활동은 하지 않았으며, 폐가 약해서 평생 고생했다. 아버지와의 불화와 청교도적인 억압을 벗어나고자 프랑스로 떠났는데, 거기서 미국 여성 패니 오스본을 만나 사랑에 빠져 나중에 그녀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간다.
페니와 결혼하고 스코틀랜드에 돌아온 스티븐슨은 특히 『보물섬』(1883)의 성공으로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건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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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양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부터 KT&G 상상마당에서 출판 번역 강의를 진행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여백을 번역하라』를 집필했다. 옮긴 책으로는 아서 코넌 도일의 『바스커빌가의 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마이클 코넬리의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스티븐 킹의 『스켈레톤 크루』 등 80여 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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