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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수 있겠니 : 김인숙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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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절박한 상황에서 발견한 진정한 삶과 사랑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김인숙의 신작 [미칠 수 있겠니]가 출간됐다. 이번 소설은 거대한 자연재해를 겪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희망을 그려내고, 슬픔과 아픔에도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애절하게 그렸다. 저자는 책의 제목처럼 미칠 것 같은 상황에 대면하면서도 피하지 않고 끝가지 살아가는 것이 결국 ‘인생’임을 말한다. 7년 전 일어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진의 이야기로 시작해 각각의 인물들의 사연이 과거의 살인사건과 현재 극한의 상황 속에서 퍼즐처럼 하나 씩 맞춰진다. 죽음의 공포, 무너지는 삶 속에서도 곱게 피어나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출판사 서평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김인숙의 2011년 신작 장편소설 [미칠 수 있겠니]

1983년 신춘문예에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인숙은, 등단한 지 거의 30년이 된 작가이다. [먼 길] [그 여자의 자서전] [안녕, 엘레나] 등으로 여러 문학상을 받은 작가 김인숙이 2011년 신작 장편소설 [미칠 수 있겠니]를 출간했다. [미칠 수 있겠니]에서 작가는 한 여자의 미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과 그 상황 속에서의 만난 진실, 그 후에 만나게 되는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은 사랑에 관한 진정성뿐만 아니라, 지진 해일과 같은 거대한 자연재해를 겪고도 살아남은 사람들의 희망에 관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극한 상황에 대한 섬세하고 절절한 묘사와 슬픔과 아픔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애절하고 절실하게 담아낸 이 소설은, 미칠 것 같은 상황을 맞대면하면서도 그것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야만 하는 것이 인생임을 보여준다.

“미칠 수 있겠니. 이 삶에”
미칠 것 같더라도 때론 미치지 않고 살아내야만 하는 게 인생이다.


이 책은 지진 해일처럼 무너지고 다 쓰러져서 없어지는 이야기가 아닌, 무너지고 난 후 삶에 대해 더 깊어지는 애정과 새로운 사랑에 관한 진실된 이야기다. [미칠 수 있겠니]는 드라이버 이야나와 친구 만, 만의 외국인 의붓엄마,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진과 가구 디자이너인 진의 남편 유진, 섬에서 만난 써번트 여자아이와 춤을 잘 추는 남자아이 등등 인물 각각의 사연들이 7년 전 일어난 살인사건과 현재 일어난 지진 해일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하나둘씩 퍼즐처럼 맞춰진다.
소설 속의 주인공 진은 살인사건을 겪고 나서도 죽지 못하고, 오랜 시간 동안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묵묵히 참아내며 유진을 찾아 매번 섬으로 온다. 7년 전 사건을 통해 잃어버리고 싶었던 그러나 잊을 수 없었던 기억을, 힐러의 치료를 통해 찾게 된다. 그녀만이 정확히 알고 있는 사건에 대한 기억을. 약혼자 수니와 헤어진 이야나는 하루하루 사는 게 너무 힘들었던, 그냥 사는 게 너무 귀찮았던 그는, 쓰나미를 겪고 삶에 대한 의지를 갖게 된다.

당신은 닫힌 문 앞에 있다고 힐러는 말했다. 그 문을 내가 열어줄 거라고, 내가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는 또 말했다. 그 문이 열리면 당신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기억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또한 반드시 기억해야만 할 것도 기억하게 될 겁니다. 기억해야만 할 것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지우게 될 겁니다. 내가 당신을 도와주겠습니다.
(/ p.46)

죽고 싶다는 말, 다 거짓말이었어요. 이야나가 중얼거린다. 지금, 이렇게 살고 싶잖아요. 무슨 짓을 해서든, 움켜쥘 것이 여자의 손밖에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해서라도, 이 어둠과 물속을 벗어나고 싶은 거잖아요. 살고 싶은 거잖아요. 나…… 미치게, 미치게 살고 싶은 거잖아요.
(/ pp.217~218)

사라진 유진을 찾아다니면서 전혀 늙지도 못하고 어린 얼굴을 지닌 채 살아왔던 진은, 오래 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사랑을 깨닫고, 절박한 상황을 겪으면서 새로운 사랑을 찾게 된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해결되고 난 후 그녀는 늙지 못한 7년의 세월까지 더해 늙어버렸다. 그 삶의 세월만큼 얼굴의 주름도 늘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 여유로워진, 진은 이제 홀가분하다. 그녀의 절박하고 절절한 그리움 끝에 새로이 다가온 삶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그녀의 모습과 그녀가 새로 찾은 사랑에 대한 설레임도 느낄 수 있다.

만나면 무슨 말을 할 생각인지, 무엇을 할 작정인지는 몰랐어요. 이렇게 많은 것이 변해버린 지금,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하고, 모든 것이 다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지금, 당신을 만나다고 해도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어쩌면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요. 그렇더라도 우리, 말은 나중에 해요. 내가 당신의 손을 잡을게요. 내가 그냥 당신의 손을 잡을게요.
(/ p.291)

[주요 내용]

이름이 같은 진과 진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 섬에 여행을 다녀온 후 한국을 떠나 섬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유진. 그런 유진을 섬으로 보낸 진. 유진을 보러 섬에 간 진은, 유진의 집에서 예전부터 써번트로 일하던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는 유진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놀랍게도 아이를 가져 볼록 나온 배를 가진 채.
섬의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드라이버 이야나는 우연히 개를 치어 죽인 날, 진을 만난다. 이야나는 그녀를 태우고 재래시장을 관광하고, 사람을 치료해주는 힐러를 만나러 가고, 진을 호텔에 내려다준다. 친구 만을 만난 이야나는 그녀와의 전화통화 후에 그녀가 여권을 자신의 차에 떨어뜨린 것을 알게 되고. 만은 이야나에게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다음 날 진과 이야나는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이야나가 투계장에 가서 구경을 하는 사이, 갑자기 땅이 흔들린다. 지진이 일어난 것이다. 해안가에 있는 타운에서 일하던 옛 약혼자 수니를 찾으러 가는 이야나에게 진이 구해달라는 문자를 보낸다. 진과 이야나가 극적으로 만나는 순간, 해일이 일어나고 파도가 서로를 덮친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진은 이야나와 함께 구호소에 가서 치료를 받고, 이야나는 수니를 찾아 다시 해안가로 간다. 이야나는 수니와 헤어지고, 섬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병원으로 가서 진과 다시 만난다. 진과 이야나는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7년 전에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서로 연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7년 전 감쪽같이 사라진 유진을 찾으러, 진은 유진과 함께 살던 옛집으로 간다. 집 앞에서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기억하기 싫었지만 기억해야만 했던 일들이, 비로소 7년 전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비밀이 밝혀지는데……

추천사

김인숙을 읽는다는 것은 또 하나의 간절함을 마음속에 되새긴다는 의미다.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성실함은 독자들에게, 글을 쓰는 후배들에게도 문학이 어떻게 절실해야만 하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 오랜 시간 증명해왔다. 이제껏 그녀의 소설은 역사적인 것, 사회와 정치성에서 비껴선 적 없으며, 그 중심에 선 여성으로서의 삶과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정의의 대비를 통해 생성된 개인성의 함몰에 방점이 있었다.
[미칠 수 있겠니]는 그녀의 인생, 작가로서 산 시간과 그 이전의 시간이 꼭 반일지니, 이젠 소소한 것들도 간절하고 절실한 것들로 바뀌는 시점의 소설인 셈이다. 여린 꽃잎이 봄비에 대책 없이 스러지는 것을 느낌에도 소실(消失)과 상실(喪失)을 보는 관조(觀照). 우리가 그녀의 소설에 “미칠 수 있겠”는 참 이유다. 결코 지칠 수 없는 작가의 문학적 열망에 찬사를! 우리가 미칠 수 없는 이유인 셈, 아니 미쳐야만 하는 필연.
- 백가흠 / 소설가

목차

진과 진
드라이버, 이야나
힐러
신의 산
게들의 목적지
만의 아름다운 나날
섬은 아직 어둠 속
첫째날 - 투계
땅이 시작되는 시간
사라진 사람들
남겨진 사람들
도서관의 저녁
첫째날, 영원한 밤
이튿날 맑은 아침
봄날의 꿈
그 길의 끝까지 가면
또 하나의 생
날 수 있겠니
새들의 그림자
물의 기억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운명처럼 믿을 수 없는 게 어디 있겠는가. 운명처럼 아슬아슬한 것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랬음에도 그녀는 흔들렸다. 거침없는 흔들림이었다. 그가 움직이면 그녀의 몸이 같이 기울었고, 그가 멈추어서면 그녀의 몸이 같이 멈추었다. 때때로 진은 자신의 사랑이 두렵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모든 사랑이 변해도 자신의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던 것은 아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격하게 출렁일 때, 상처받지 않으려는 손이 슬몃 올라가 마치 문을 닫듯이 자신의 마음을 밀어내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이렇게까지는 말고 조금만 덜, 그래도 괜찮을 만큼만 사랑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그래도 괜찮을 만큼만’ 같은 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도, 진은 그랬다.
(/ pp.13~14)

그는 잊어야만 했고, 잊지 않고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되돌아갈 수 없는 인생이라면,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죽지 않으려면 그러는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 것일까.
(/ pp.76~77)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둘은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 그런 이야기는 진부하기 이를 데 없다. 두근거리는 가슴, 은밀한 떨림과 의심, 그리고, 망설임과 그 망설임을 한꺼번에 압도해 버리는, 그 무엇도 확실하다고 할 수 없으나 확실하다고 믿고 싶은, 결정적이라고 믿고 싶은, 그냥 이거, 바로 이거라고 말하고 싶은……. 그 모든 불분명한 감정과 추상어들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것은 이것뿐이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만났다.' 혹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났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들, 가족에 대한 치밀한 탐색, 유년기의 장황한 추억들,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습관들, 같이 영화보기, 각자 선물 사기, 서로의 친구들을 만나 떠들기……. 그리고 마침내,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 상처를 찾아내기, 상처를 만들어내기……. 제 성한 살을 뜯어서라도 상처를 만들어 그 안에 그를 들여놓기……. 그리고 마침내 운명이라고 믿어버리기……. 진과 진 역시 다를 것은 없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평범한 누구나가 그런 것처럼 가끔 상처를 과장하고, 그러나 곧 잊어버리고, 서로 살을 섞고, 또 섞고 싶어 하고, 자꾸 섞고 싶어 하고, 그러면서 서로를 사랑한다고 믿었다. 사랑한다고 믿었다와 사랑한다의 사이에 차이 같은 건 없다. 사랑이 지나가고 난 뒤에야 깨닫게 될 일이지만, 분명 그것은 같은 말이다.
(/ pp.145~146)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다른 데에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이유나 어떤 핑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서로 떨어져서 살 수도 있다고 믿었다는 점이다. 그때 진은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는 영화 대사를 기억하고 있었을까. 그 대사가 비록 변해버린 사랑 앞에서 외치는 지나간 사랑의 말이었다고 하더라도. 사랑은 얼마나 가벼운가. 그것이 전 생의 무게보다도 더 무거운 거라고 믿어도, 서로를 못 견딜 지경이 되면 결국 밀어 올려지고, 마침내 갈라지는 것이다.
(/ p.159)

수니가 떠난 후로, 내 인생은 상처 입은 개 같았어요. 종일 그늘에서 덜덜 떨고 있었다는 거지요. 상처투성이였다는 말로도, 그냥 개 같았다는 말로도 다 표현이 되지 않아요. 그래도 한 가지 좋았던 게 없었던 건 아니에요. 나, 다시는 살고 싶지 않았거든요. 열심히든, 열심히가 아니든, 그냥 사는 것 자체가 귀찮고 싫었다는 거예요. 정말이지 한 번도 살고 싶었던 적이 없었어요. 매일매일이 죽음이니까, 굳이 목을 매달지 않아도, 그게 그냥 죽음이었어요. 그런데 나, 지금 그런 내가 너무 죄스러워요. 그냥 누구한테든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어요. 죽고 싶어 해서 미안하고, 살고 싶어 하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그러니 설령 당신이 그 여자 아이를 죽이고 싶어 했다고 해도 난 이해해요. 죽이고 싶은 마음, 아마도 죽고 싶은 마음이었겠지요. 사랑이 뭔데? 누군가가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없는 마음 때문이었겠지요. 사실…… 그건 너무나 잔인한 질문인 거예요. 누구도 누구에게 물어서는 안 되는 질문이라는 거지요. 사랑이 뭐냐니……. 만처럼 욕설을 내뱉고 싶네요. 사랑은 말이죠. 그냥, 죽음인 거예요.
(/ pp.204~205)

“봄이 안 와서요…… 늘 겨울이었거든요.” “난 늘 여름이고요.” “어디나 늘, 인건 없어요. 그렇죠?” “……그렇죠.” 여전히 지나가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므로 여기는 또 하나의 세상, 어쩌면 세상과 세상 사이의 틈, 결국 아주 짧은 꿈.
(/ pp.208~209)

세상의 모든 말할 수 없는 것들 사이, 세상과 세상 사이의 틈, 그들은 지금 그런 곳에 있다. 봄, 모든 틈이 메워져 새 잎이 피어나고, 얼었던 흙까지 몸을 바꾸는 계절이라고 했다. 모든 갈라진 것들이, 다시 견딜 수 없는 열망으로, 서로를 끌어당기겠지. 그러다가 못 견디게 되면 다시 서로를 밀어내고, 갈라지는 것…… 바다 속의 거대한 판은 말이 없다. 아니, 말하지 않는 것이다.
(/ pp.213~214)

“그래 지겨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전부야. 그냥 살면 안 되니? 그냥 되는대로 살면 안 돼? 술도 마시고 마약도 하고 도박도 하고, 그냥 그렇게 살면 안 돼? 그게 싫으면 사제가 되면 어때? 만날 기도만 하고 살면 안 돼? 미치면 안 돼? 그냥 미쳐서 살면 왜 안 되는데?”
(/ p.235)

그러나 한 사람이 질문을 놓아버렸을 때, 또 한 사람에게는 그것이 모든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넌 어떻게 그럴 수 있니. 넌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진은 유진을 놓아줄 수가 없었다. 그가 자신의 전생을 다 갉아먹는다고 하더라도, 그리하여 그를 죽이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고 하더라도, 진은 유진을 놓아줄 수 없었다. 놓고 싶지 않았다. 그런 순간에조차, 진은 유진을 사랑했던 것이다.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 p.239)

진이 말했을 때, 또 한 사람의 진이 가만히 손을 잡았다. 세상이 언제나 그 오후처럼 평화롭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며, 그 중의 어떤 일은 감당하기 어렵게 가혹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진과 진은 나이가 들어 있었다. 그렇더라도 닥쳐오지 않은 삶 앞에서, 진과 진은 소망했던 것이다. 가급적이면 그 어떤 일이라도 순하게 지나가기를……. 혹, 그 어떤 가혹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등을 바라보는 일만큼은 없기를…….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먼저 그 등을 건드려 다시 돌아볼 수 있게 되기를……. 그리하여 그러한 모든 시간들이 지나면 저 노부부처럼 고궁의 잔디밭에서 고요히 가을 햇살을 쬘 수 있게 되기를…….
(/ pp.262~263)

수니가 돈 얘기가 아니라 실은 살아가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란 걸 깨달은 건 당장 그 자리에서의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도 아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누구나 다 살아야만 했다. 누군가는 사랑 때문에 살아야하지만 누군가는 가족 때문에 살아야 하고, 누군가는 돈 때문에 살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수니가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그것일 터였다. 이야나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 pp.285~286)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3~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33종
판매수 16,839권

1963년 서울 출생. 연세대 신방과를 졸업했다. 1983년 조선일보에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함께 걷는 길』 『칼날과 사랑』 『유리 구두』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그 여자의 자서전』 『안녕, 엘레나』 『단 하루의 영원한 밤』, 장편소설 『핏줄』 『불꽃』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긴 밤, 짧게 다가온 아침』 『그래서 너를 안는다』 『시드니 그 푸른 바다에 서다』 『먼 길』 『그늘, 깊은 곳』 『꽃의 기억』 『우연』 『봉지』 『소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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