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카카오페이 3,000원
(카카오페이 결제시 최대할인 3천원 / 5만원 이상 결제, 기간 중 1회)
삼성카드 6% (8,300원)
(삼성카드 6% 청구할인)
인터파크 롯데카드 5% (8,380원)
(최대할인 10만원 / 전월실적 40만원)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6,18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NH쇼핑&인터파크카드 20% (7,060원)
(최대할인 4만원 / 2만원 이상 결제)
Close

속 좁은 아빠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484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정가

9,800원

  • 8,820 (10%할인)

    49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
  • I-Point 적립은 출고완료 후 14일 이내 마이페이지에서 적립받기한 경우만 적립됩니다.
  • 추가혜택
    배송정보
    주문수량
    감소 증가
    • 이벤트/기획전

    • 연관도서(35)

    • 사은품(7)

    출판사 서평

    하느님, 왜 그랬어?”
    복권에 일등으로 당첨되는 것보다 아빠의 술버릇을 고치는 것이 더 절실했던 엄마와 나.
    결국 무허가 금주 클리닉의 문을 두드리는데,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 아빠 죽기만 해 봐. 가만 안 둘 거야!”


    불량 아빠의 귀여운(?) 암 투병기!
    [속 좁은 아빠]는 MBC 창작 동화상을 비롯해서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창비 '좋은 어린이 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 '올해의 예술상' 등을 수상함으로써 여러 차례 필력을 인정받은 동화 작가 김남중이 새롭게 펴낸 장편 동화이다.

    고단한 사회생활로 술에 절어 살다가 결국 위암에 걸리고 마는 아빠의 귀여운(?) 투병기가 이야기의 기본 줄기다. 그 사이사이에서 빛나는 가족 간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소아암 재발 환자인 선우를 만나 자신도 모르게 이성에 눈을 뜨는 ‘나’의 작은 설렘이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아빠와 선우의 암 투병을 지켜보면서 그동안 ‘나’가 참 무심하게 여겼던 ‘생명’ 혹은 ‘목숨’이 누군가에는 얼마나 절실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온몸으로 깨닫는다.
    날마다 술에 취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동네 망신을 도맡아 시키는 아빠 정대면 씨, 월급을 고스란히 술값으로 날려버리는 아빠 때문에 논술 과외를 하면서 가까스로 생활을 꾸려 가는 엄마 진정란 씨, 삶에 눈곱만치도 보탬이 안 되는 아빠가 눈앞에서 사라져 버리기를 두 손 모아 비는 나(현주), 아직은 세상을 알 나이가 아니기에 마냥 천진스런 동생 민두…….

    이 네 가족이 펼치는 엉뚱하고도 유쾌한 도발은 읽는 이에게 눈가에 눈물이 맺히면서도 입가에는 미소가 떠오르는 희한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아울러 삶의 끝자락으로 내몰린 아빠의 쓸쓸한 뒷모습과 마주하고서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고 여겼던 아빠의 존재에 다시금 눈을 뜨고 수줍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나’의 모습이 참 이쁘게 담겨 있다.

    속 좁은 아빠 파이팅!
    엄마와 나는 월급을 몽땅 술값으로 날려버리는 것도 모자라, 동네 사람들에게 창피해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날마다 술주정을 해 대는 아빠 때문에 치를 떨며 밤을 지새운다. 복권에 일등으로 당첨되는 것보다 아빠의 술버릇을 고치는 것이 더 절실했던 엄마는 결국 무허가 금주 클리닉의 문을 두드린다.

    금주 클리닉의 작전은 이랬다. 아빠를 병원으로 데려가서 건강 검진을 받게 한 뒤 암이 발견되었다고 겁을 준다. 아빠는 충격을 받아서 당장 술과 담배를 끊는다. 그리고 아빠를 병원에 입원시켜서 정밀 검사를 더 받게 한 다음 지방 흡입 수술을 한다. 아빠는 그게 암 수술인 줄 알고 절제된 생활을 한다.

    엄마는 이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빌려서 금주 클리닉에 입금하고 이 작전을 실행에 옮긴다. 암에 걸린 줄 아는 아빠는 조금이라도 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암이 가짜인 줄 아는 엄마와 나는 아빠의 즐거운 변화를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며 작전의 대성공을 꿈꾼다.

    그런데 입원하는 날!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다. 검진 결과, 아빠가 진짜로 암에 걸린 것이다. 엄마는 쓰러지고,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상상 속의 일이 눈앞에서 현실로 벌어지자, 엄마와 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결국 아빠가 수술실로 들어가기 직전에야 나는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아빠에게 다가간다. 수술이 끝나고 나면 지금의 아빠와는 전혀 다른 아빠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수술을 마치고 항암 치료에 들어가기 직전, 아빠의 제안으로 다 같이 가족 여행을 떠난다. 계곡의 바위 위에 힘겹게 뿌리내린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가족의 질긴 뿌리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생활을 다짐한다.

    사춘기 소년 소녀의 알콩달콩 로맨스!
    이 작품에서 암 이야기는 비단 아빠한테만 한정되지 않는다. 아빠를 병문안하러 갔다가 소아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선우를 만난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항상 해맑게 웃으며 짓궂게 장난을 치는 선우를 보면서, 아빠를 미워하며 무의미하게 살아온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그리고 의식불명에 빠진 선우를 위해 여자 친구가 되어 주기로 결심한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드는 두 아이의 알콩달콩 로맨스는 연신 입가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이렇듯 이 작품은 고단하고 쓸쓸한 아빠의 뒷모습을 넘어,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사춘기 아이들의 애틋한 감정 들을 섬세하고도 따뜻하게 담아내고 있다. 아울러 ‘암’이라는 치명적인 병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우리에게 주어진 순간순간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가슴 깊이 일깨운다.

    그동안 주제 의식이 뚜렷한 작품들을 다양한 기법으로 무게 있게 다뤄 온 작가 김남중의 작품 변화를 발견하는 기쁨도 쏠쏠하다. ‘암’이라는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마치 명랑 만화나 소설처럼 경쾌하고 발랄하게 풀어내었기 때문이다. ‘암’이라고 하면 누구나 가지게 되는 선입견과 암울한 분위기를 가뿐하게 걷어내고 그 어느 작품보다 따뜻한시선으로 빚어내었다.

    목차

    동네 망신 정대면 씨
    부활 금주 클리닉
    좋은 거짓말
    가족 여행
    하느님, 왜 그랬어?
    일주일 같은 일곱 시간
    엄마의 세 번째 아기
    싸움꾼의 부활
    질긴 뿌리
    전화 두통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양심보다 돈! 사랑보다 돈! 사람보다 돈! 돈이면 다 되는 이 더러운 세상! 정말 싫다! 정말 싫어!”
    귀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저 혀 꼬인 소리가 정말 싫다. 정문 슈퍼 앞 인도에 내놓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남자가 보였다. 와이셔츠 자락이 허리띠 위로 다 빠져나온 배불뚝이 아저씨.
    아빠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칠 때마다 플라스틱 테이블 위에 놓인 맥주병이 아슬아슬 흔들렸다.
    “나, 인간 정대면, 이 세상을 떠날 거야. 세상이 나를 버리기 전에 내가 세상을 버릴 거란 말이야. 아쉬울 거 하나 없어! 아까울 거 하나 없어!”
    아빠가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려치자 맥주병이 쓰러졌고, 쓰러진 맥주병에서 맥주가 흘러 아빠 바지를 적셨다.
    “뭐야, 이거!”
    아빠가 흐르는 맥주를 피하려다가 의자에 앉은 채로 뒤로 넘어졌다. 아빠 뒤에는 정문 슈퍼에서 펼쳐 놓은 생선과 야채 좌판이 있었다. 아빠가 스티로폼 상자 위에 쓰러지자 상자가 부서지면서 얼음과 오징어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슈퍼 아줌마가 비명을 지르며 달려 나왔다.
    “아이고, 아저씨. 이러니까 내가 술 안 드린다고 했잖아. 어떡해, 이걸!”
    슈퍼 아줌마는 아빠가 쓰러져 허우적대는데도 오징어만 주워 담았다. 아빠한테 달려가려는데 엄마가 내 손을 꼭 잡았다. 엄마 눈이 토끼처럼 빨갰다.
    ('동네 망신 정대면 씨' 중에서/ pp.10~11)

    세 시 오십오 분이 되자 밤색 가죽 가방을 든 할아버지가 제과점 안으로 들어왔다. 머리칼도 턱수염도 은빛에 가까운 흰색이었다. 넥타이를 매지 않았지만 깔끔한 양복을 입었고 구두도 깨끗했다. 할아버지가 거침없이 우리 앞으로 걸어오더니 물었다.
    “진정란 고객님이십니까?”
    엄마가 입가에 묻은 생크림을 손등으로 재빨리 닦고 대답했다.
    “네, 맞는데요.”
    “처음 뵙겠습니다. 부활 금주 클리닉 원장 주태백입니다.”
    엄마와 할아버지가 서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가 나를 바라보더니 엄마한테 말했다.
    “지금부터 드릴 말씀은 저희 클리닉의 극비 사항입니다. ……우리 클리닉의 금주 프로그램을 이용하신 고객들은 모두 금주와 금연에 성공했습니다. ……부활 금주 클리닉의 금주 프로그램은 특별합니다. 소수의 선택받은 분들만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신이 내린 축복이라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계약금을 내고 계약서에 서명을 하면 사십팔 시간 안에 잔금을 입금하셔야 합니다. 환불은 없습니다. 저희는 고객님의 비밀을 백 퍼센트 지키기 때문에 고객님도 반드시 비밀을 지키셔야 합니다. 비밀 누설 시 손해 배상을 청구합니다.”
    할아버지가 계약서를 펼쳐 놓고 그 옆에 금빛 펜을 올려놓았다. 엄마가 펜을 들었다. 나는 불안했다. 엄마는 느리다 싶을 만큼 신중하다. 옆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꼼꼼히 따져보고 정보를 모아 보고 며칠이 지나야 결정을 한다. 김치 냉장고를 바꾸는 데도 이 주일이 걸렸다. 배달시켜 먹는 우유를 결정하는 데도 나흘이 넘게 걸렸다. 그런데 이 계약을 십 분 만에 하겠다고?
    ('부활 금주 클리닉' 중에서/ pp.28~30)

    “정대면 님, 들어오세요.”
    아빠가 주춤주춤 일어나 진료실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지 않고 한 뼘 정도 열렸다. 나는 문 옆으로 가서 안을 훔쳐보았다. 아빠 등이 보였고 의사 선생님 목소리가 들렸다.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하십니까?”
    “안 그런 일이 어디 있나요? 검사 결과가 안 좋은가요?”
    “조금 그렇습니다.”
    아빠가 목덜미를 긁적였다. 아빠는 조금이 진짜 조금인 줄 알 거다. 하지만 나는 극본을 알고 있다. 의사 선생님 다음 대사가 뭔지 알고 있다. 어디선가 두구두구두구 작은 북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간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평소에 가끔 불붙은 것처럼 속이 아프지 않던가요?”
    “예, 제가 좀 잘 참는 편이라서요.”
    “너무 참으셨네요. 가장 심각한 건 조직 검사 결과, 위 아래쪽에 악성 종양이 확인되었어요.”
    악성 종양? 이름이 어려웠다. 그게 뭐지? 아빠도 궁금했나 보다.
    “악성 종양이라니요?”
    의사 선생님이 잠깐 말을 멈췄다가 말했다.
    “너무 놀라거나 절망하실 필요 없습니다. 요즘은 의료 기술이 발달해서 치료율이 많이 높아졌어요. ……여기 보이시죠, 이 부분.”
    아빠가 모니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의사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가리켰다.
    “이 부분입니다. 암이라고 하지요.”
    드디어 나왔다.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면 피아노 소리가 따다다다단 울리지만 실제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충격이 컸나? 못 들었나? 엄마가 나한테 손을 흔들었다. 어떻게 되가는지 궁금한 것 같았다. 나는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좋은 거짓말' 중에서/ pp.47~48)

    “환자분 성함이 정대면 씨 맞으시죠? 올해 42세. 주민등록번호도 맞고요.”
    “예.”
    “삼 주 전에 오박사 내과에서 위 내시경 받으셨고 조직 검사도 하셨죠?”
    “그게 다 연극이었다니까요.”
    “검사 결과는 연극이 아닌데요. 내시경으로 위암이 확인되었고 조직 검사 결과도 그렇습니다. 저희 병원에서 수술 전 검사한 결과도 확실히 위암으로 나왔습니다. 예정대로 수술 받으셔야 됩니다.”
    “진짜 위암이라고요?”
    “네, 여기 보이시죠? 여기 혹처럼 생긴 하얀 덩어리가 암입니다.”
    모니터에 내시경 사진이 보였다. 외계 생물체처럼 생긴 위속에 하얀 덩어리가 보였다. 화면 구석에는 아빠 이름과 나이, 성별이 표시되어 있었다. 우리 아빠가 확실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엄마가 이마에 손을 얹더니 비틀거렸다.
    ('하느님, 왜 그랬어?' 중에서/ pp.80~81)

    모든 게 꿈 같았다. 아빠가 왜 여기 누워 있는지 아는데도 남의 이야기 같았다. 엄마와 내가 아빠를 속였듯, 아빠도 우리를 속이고 있는 것 같았다. 환자복을 벗으면 넥타이를 멘 아빠가 짠! 나올 것 같았다.
    ……엄마는 아까부터 고개를 끄덕이며 자꾸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나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울지 마. 나을 거야. 괜찮을 거야. 겁내지 마. 내가 있잖아. 여기서 기다릴게. 아무데도 안 갈게. 대면 씨도 가지 마. 우리 놔두고 가지 마. 이겨야 돼. 버텨야 돼. 제발 그래야 돼. 우릴 위해서라도 그래야 돼. 제발! 제발! 제발!”
    엄마는 아빠를 달래고 있었다. 하얀 벽 너머에 누워 있을 아빠. 배를 열고 누워 있을 아빠, 사람들이 위를 잘라 내도 아프다는 말을 못 하는 아빠, 죽은 사람처럼 꼼짝하지 못할 아빠한테 엄마가 자꾸 말을 걸고 있었다. 엄마는 내가 옆에서 듣고 있는지도 모르고 계속 입술을 달싹 거렸다.
    화면에 표시된 수술 시간이 다섯 시간을 넘어갔다. 나는 좀 불안했다. 시간이 길어지는 건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다는 거 아닐까? 아빠는 왜 나오지 않는 걸까? 혹시 아빠 수술이 실패한다면? 그래서 아까 본 아빠 모습이 마지막이 된다면?
    아빠를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미칠 것만 같았다. 아빠와 친했던 시간보다 미워했던 시간이 더 긴데 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지 모르겠다.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도 못 했다. 제대로 화도 못 냈다. 복수도 못 했다. 화해도 못 했다. 이게 마지막이어서는 안 된다.
    ('일주일 같은 일곱 시간' 중에서/ pp.89~94)

    엄마는 밤마다 아빠 몰래 내 방에 와서 계산기를 두드렸다. 아빠가 항암 치료를 마치고 다시 일을 시작할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답이 잘 안 나온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계산기를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 덕분에 엄마는 계산기 선수가 되었다. 옆에서 듣고 있으면 타다닥! 탁! 탁!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키보드 소리처럼 경쾌했다.
    “엄마, 나 학원 쉴까?”
    고민 끝에 엄마한테 말했더니 엄마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엄마가 말리면 우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엄마가 말했다.
    “그럴래? 몇 달만 쉴래?”
    엄마 목소리 끝이 젖어 있었다.
    ……학원을 그만둔 이유는 돈 때문만이 아니었다. 아빠를 혼자 놔두고 싶지 않았다. 멀쩡한 나도 혼자 방 안에 있으면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아빠가 낫지 않고 암이 다시 생긴다면? 아빠가 돌아가신다면? 우리 셋만 남는다면? 낮만이 아니라 밤에도 그랬다. 자다가 나쁜 꿈도 많이 꾸었다. 울다가 잠이 깨기도 했다. 눈을 떠 보면 새벽이었다. 어두운 방안에 앉아 꿈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꿈이었지만 단순히 꿈만은 아니었다. 30%란 엄청나게 높은 확률이다. 3%도 안 되는 작은 구멍으로도 욕조 물이 다 빠져나간다.
    그래서 나는 아빠 옆에 붙어 있으려고 노력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그런데 몸도 마음도 약해진 아빠는 더할 것 같았다. 가끔 아빠는 새벽에 내 방에 들어와서 조용히 내 발을 만지고 머리에 손을 얹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더듬더듬 아빠 손을 쥐었다. 아빠는 지금 무서운 거다. 혹시 아빠 없는 아이가 될지도 모를 내 걱정을 하고 있는 거다. 잠결에도 아빠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싸움꾼의 부활' 중에서/ pp.123~125)

    아빠가 손가락을 들어 폭포 가운데를 가리켰다.
    “저 나무, 보이지?”
    폭포 가운데 작은 소나무가 있었다. 바위틈에 구불구불 자라는 작은 소나무였다. 소나무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겨우 피해 나 있었다. 물줄기는 피했지만 물방울까지 피하지는 못해서 초록색 솔잎이 흠뻑 젖어 있었다. 아빠가 말했다.
    “옛날에 ……여기로 혼자 여행을 온 적이 있었어. 되는 일도 없었고 희망도 보이지 않았어.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지. 그때도 비 온 다음 날이었을 거야. 혼자 여기 앉아 있는데 문득 저 소나무가 보였어.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 저 소나무는 왜 저렇게 살까? 어차피 오래 살 것 같지도 않는데 구질구질하게 매달려 있지 말고 확 떨어져 버리지. 물풀도 아닌 것이 물 뒤집어쓰고, 저렇게라도 살아 보겠다고 버티고 있을까? 비만 오면 저 꼴일 텐데 계속 저렇게 살고 싶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
    이해할 수 있었다. 폭포 속은 나무에게 최악의 조건일거다. 햇빛이 잘 들지 않고, 흙도 거의 없다. 비만 오면 쏟아지는 폭포 때문에 바다 속 미역처럼 살아야 한다. 소나무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고민에 빠졌을 것 같았다. ‘나, 소나무 맞아?’ 하고.
    “소나무도 살아 보려고 했을 거야. 그러니까 버텼겠지. 그러다가도 너무 힘들어서 삶을 그만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을 거야. 다 놔 버리면 되는데, 그럼 땅에 뚝 떨어져 이 고생도 끝나는데 그런 생각을 했겠지. 아마 실제로 그렇게 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그때 말이야.”
    아빠가 손가락을 뻗었다.
    “살아 보겠다고 그동안 몸부림쳐서 뻗은 뿌리가 소나무를 잡았을 거야. 소나무는 그만 살고 싶은데, 꽃잎처럼 뚝 떨어져 버리고 싶은데 뿌리가 소나무를 안 놔줬을 거야. 그래서 소나무는 지금까지 살아 있는 거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 있을 거야. 저 뿌리 보이지?”
    보였다. 구불구불 바위틈에 소나무가 내린 뿌리가 불끈 솟아 있었다. 파고 들어갈 흙이 없어 뱀처럼 바위 위에 길게 뻗어있는 뿌리였다. 아빠가 민두와 나를 안으며 말했다.
    “너희가 내 뿌리야. 아빠는 그걸 깜빡 잊고 있었어. 이제는 절대 잊지 않을게. 고맙다, 얘들아. 나도 너희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 줄게.”
    ('질긴 뿌리' 중에서/ pp.158~161)

    관련이미지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전북 익산
    출간도서 48종
    판매수 44,311권

    어릴 적 꿈은 탐험가였는데 읽고 놀고 쓰는 걸 좋아하다 보니 작가가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는 [불량한 자전거 여행] [바람처럼 달렸다], 배로 세계 일주를 하는 [나는 바람이다] [수평선 학교] 외에 [기찻길 옆 동네] [미소의 여왕] [싸움의 달인] 등을 쓰면서 작가와 탐험가가 같은 뜻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탐험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 기대하며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저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시각언어 과정을 수료했어요. 이야기마다 몸에 꼭 맞는 개성 있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좋아해요.[4대 명절 수수께끼왕]을 그리면서 오랜만에 수수께끼의 세계에 빠져 봤어요.
    그린 책으로 [내 멋대로 친구 뽑기], [소녀 진달래의 사춘기 파티], [바보 아들과 마녀들의 비행], [아슬아슬 삼총사], [속 좁은 아빠] 등이 있어요.

    그린이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이 상품의 시리즈

    푸른숲 어린이 문학 시리즈(총 48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36권)

    펼쳐보기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한 책 ? 내용 유사도란? 이 도서가 가진 내용을 분석하여 기준 도서와 얼마나 많이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리뷰

      9.7 (총 0건)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북피니언 지수 최대 600점

      리뷰쓰기

      기대평

      작성시 유의사항

      평점
      0/200자
      등록하기

      기대평

      10.0

      교환/환불

      교환/환불 방법

      ‘마이페이지 > 취소/반품/교환/환불’ 에서 신청함, 1:1 문의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1577-2555) 이용 가능

      교환/환불 가능 기간

      고객변심은 출고완료 다음날부터 14일 까지만 교환/환불이 가능함

      교환/환불 비용

      고객변심 또는 구매착오의 경우에만 2,500원 택배비를 고객님이 부담함

      교환/환불 불가사유

      반품접수 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보낼 경우 상품 확인이 어려워 환불이 불가할 수 있음
      배송된 상품의 분실, 상품포장이 훼손된 경우, 비닐랩핑된 상품의 비닐 개봉시 교환/반품이 불가능함

      소비자 피해보상

      소비자 피해보상의 분쟁처리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비해 보상 받을 수 있음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배송안내

      • 인터파크 도서 상품은 택배로 배송되며, 출고완료 1~2일내 상품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출고가능 시간이 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주문할 경우 출고가능 시간이 가장 긴 상품을 기준으로 배송됩니다.

      • 군부대, 교도소 등 특정기관은 우체국 택배만 배송가능하여, 인터파크 외 타업체 배송상품인 경우 발송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배송비

      도서(중고도서 포함)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음반/DVD/잡지/만화 구매

      2,000원 (2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도서와 음반/DVD/잡지/만화/
      중고직배송상품을 함께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업체직접배송상품 구매

      업체별 상이한 배송비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