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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의 레시피 : 39 DELICIOUS STORIES LIVING RECIP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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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황경신
  • 출판사 : 모요사
  • 발행 : 2011년 05월 25일
  • 쪽수 : 315
  • ISBN : 978899706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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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당신의 상처받은 가슴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음식 이야기

세상과 삶에 대한 따뜻함을 담은 특유의 감성적인 글을 선보여온 황경신과 '스노우캣'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권윤주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음식 에세이 『위로의 레시피』. 이 책은 사랑에 지치고 일상에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되어주는 39가지의 음식과 요리에 얽힌 여러 가지 추억을 이야기한다. 어느 날 문득 나타난 한 알의 석류로부터 시작된 ‘레몬 물김치’, 요리만화를 보다가 메모해두었던 ‘로스구이를 곁들인 갈릭라이스’, 저자가 개발한 세 가지 타입의 양념 삼겹살의 비법 등 저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한다. 또 대학시절 기숙사에서 밤마다 끓여먹던 라면과 찌그러진 사발 가득 막걸리를 부어 마시며 목이 쉴 때까지 토론을 벌이고, 목이 잠길 때까지 노래를 부르던 그 때의 평범하지만 다시 맛 볼 수 없는 ‘페드라’의 달걀말이를 추억한다.

출판사 서평

황경신이 요리하고 스노우캣이 양념한
39편의 새콤 달콤 쌉싸름한 음식 에세이


세상과 삶에 대한 따뜻함을 담은 특유의 감성적인 글을 선보여온 황경신이 이번에는 음식과 요리를 주제로 울림 깊은 에세이집을 내놓았다. 유년 시절부터 학창 시절, 그리고 현재까지 39가지의 음식과 요리에 얽힌 여러 추억이 접시 가득 맛있게 펼쳐진다. 거기에 사랑스러운 고양이 캐릭터 ‘스노우캣’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권윤주가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일러스트를 그려 음식의 맛을 한층 돋운다.
황경신과 스노우캣의 특별한 만남으로 만들어진 『위로의 레시피』는 손에 잡힐 듯 말 듯 아련한 옛 시절의 기억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발걸음은 느린 듯하나 경쾌하고, 짭짜름하면서도 다디달다.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황경신의 내밀하고 소중한 기억 속의 사연들은 때로는 먹먹히 가슴을 적셔오는 슬픔이나 눈부신 만큼 아프고 쓰린 젊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애틋한 갈망으로, 때로는 삶을 위무하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온기나 뜨겁고 치열한 사랑으로 읽는 이의 가슴에 깊이 전달된다.
죽어도 좋을 만큼 맛있었던 ‘달걀말이’, 아빠의 사랑이 온전히 전해지던 ‘김치밥국’, 세상을 달관한 듯한 ‘알 게 뭐야 스파게티’와 ‘그럭저럭 물국수’, 이름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레몬 물김치’ 등……. 어느 것은 익숙하고 어느 것은 낯선, 이 갖가지 음식에 황경신은 참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낸다. 매일매일 아무 생각 없이 무미한 일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자신을 볼 때, 그 헛헛함을 지울 수 없을 때 어쩌면 당신은 한 그릇의 음식에서 큰 위안을 얻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제목이 보여주듯, 쓰라린 사랑에 지치고 팍팍한 일상에 힘겨워하는 당신에게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따뜻한 손길이 되어줄 것이다.
“꺼내놓기도 힘든 괴로운 일로 인해 마음을 다친 이의 손을 잡고 밥집으로 가는 사람. 눈물을 지켜주고 고통을 가져오는 사람. 세계의 끝에서 유일하게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 당신이 그런 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을 때, 당신에게 달려가 당신의 손을 잡고, 말하고 싶다. 내가 너의 밥이야, 라고.”(「나는 너의 밥이다」 중에서)

국밥 한 그릇에 툭 떨어지던 눈물,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추억의 한 그릇


“황경신이 요리책을 쓴다고?” 하면, “밥이나 할 줄 알면 다행이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는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대표로 ‘가사실습대회’에 나간 적이 있고, 회사 초년병 시절엔 요리 책 서른다섯 권을 만들며 서른다섯 곱하기 서른 가지 요리, 즉 일천오십 가지 요리를 코앞에서 목격한 쟁쟁한 경험의 소유자다. 게다가 석류 한 알에서 문득 영감이 떠올라 담그기 시작한 물김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하고, 유학을 온 서울에서 처음 접한 삼겹살 맛에 반해 그 유명하다는 삼겹살집을 모조리 섭렵, 궁극의 소스 비밀을 기어코 캐내고야 만 집념의 맛집 종결자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그녀가 왜 이런 책을 쓰게 됐을까 하는 의문은 자동적으로 풀린다. 그녀의 마법 같은 요리 비결은 그림을 그린 스노우캣이 직접 경험한 바 있다. 스노우캣이 열심히 일러스트를 그리고 있던 중 문득 읽은 ‘명란젓 스파게티’의 한 줄짜리 레시피는 ‘꼭 해먹고 말리라’라는 결심으로 이어졌고, 당장 인터넷으로 명란젓을 주문, 그다음 날 실행에 옮기게 된다. 이 스파게티는 그 유명한 스노우캣 블로그(snowcat,co.kr)에 올라와 있으니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정말 요리책인가 하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아니라 ‘사랑했던’ 여인이듯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도 내가 ‘언젠가 먹었던’ 것이다. 하니, 그 맛있는 음식을 얘기하려면 오만가지 추억과 상념과 웃음과 눈물이 줄줄이 사탕처럼 딸려 나올 수밖에 없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쓰던 글이 잘 안 풀릴 때, 괜히 마음이 헛헛할 때, 바람이 살랑살랑 불 때, 비가 주룩주룩 올 때, 햇빛이 반짝반짝 빛날 때, 날이 어둑어둑 저물 때, 친구들이 룰루랄라 들이닥칠 때, 나는 요리를 한다. 김치를 담그고 나물을 무치고 국을 끓이고 생선을 굽고 고기를 재우고 파스타를 삶고 알록달록한 소스를 만든다. 집 안은 맛있는 냄새로 가득 차고 냉장고는 싱싱한 반찬들로 가득 차고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가득 찬다. 좋은 벗들과 좋은 음식을 나누는 일, 그것으로 이 생이 차고 넘친다.”(「지극히 사적일 뿐 아니라 누구도 검증하지 않은 요리와 음식에 관한 연보」 중에서)

아주 슬픈 날, 눈물을 펑펑 흘리고 난 후,
누군가 잡아준 따뜻한 손길 같은 글


가난한 대학 시절 서로 먼저 먹으려고 활극을 벌이던 노란 달걀말이 한 접시, 기숙사에서 밤 12시만 되면 어디선가 피어오르던 라면의 향기, 손님들 밥 먹이느라 늘 자리를 비우던 정겨운 단골집의 주인언니, 어린 시절 아빠 무릎에 앉아 참새처럼 받아먹었던 지상 최고의 과메기, 고래고래 노래 부르지 않으면 술이 넘어가지 않았던 그 시절에 먹었던 고갈비 한 점, 연인과 헤어지고 먹먹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할 때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들어갔던 작은 밥집…….
그녀가 꺼내놓는 이야기들은 달고 시고 짜고 쓴 음식들의 다양한 맛과 향처럼 몸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며 우리의 가슴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읽다보면 문득 그녀의 추억이 아닌 나의 추억 속을 항해하게 되고, 밤 12시가 가까워졌는데도 책에 나온 물국수 한 그릇을 말아먹고 싶어진다. 그리고 무엇 하나 새로울 것 없는 일상에서 그래도 삶은 아름다웠어, 하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된다.

“요리는 상상력이다. 요리는 그림이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림을 그려야 한다. 나는 가끔, 글을 쓰는 것보다 요리를 하는 것이 더욱 창조적인 행위가 아닐까 생각한다.”(「레몬 물김치, 그 탄생의 비밀」 중에서)

춥고 배고팠던 시절에 따뜻한 정과 위로를 주었던 소박한 음식들처럼 황경신의 글은 고단한 세상엔 해피엔딩을, 쓸쓸한 당신에겐 포근한 위안을 전해줄 것이다.

<추천사>
이 책을 성찬이 차려진 식탁에 비유한다면: 재미의 소스가 듬뿍 뿌려진 이야기 샐러드, 웃음 수프, 눈물과 사랑, 위로의 스테이크, 순진하고 엉뚱하고 대책 없고 아름다운 청춘의 파스타, 기발한 모험의 와인, 예리한 감각의 나이프, 좋은 문장의 포크, 추억으로 만든 따뜻한 커피가 모여 있다. 이렇게도 삶이 정의된다.
-성석제(소설가)

<책 속으로 추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콩나물국밥 한 그릇을 앞에 놓고, 나는 또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그 시절 이후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세상은 내게 참으로 관대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루었다고 생각한 것들, 혹은 가졌다고 생각한 것들을 한순간에 상실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어떤 상실도 나를 송두리째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나에게 물을 주는 것을 잊지 않았던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어른과 스승 노릇을 해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 중학생 때, 웃자란 콩나물처럼 불안하기만 했던 이십대, 여전히 서투르고 우왕좌왕했던 삼십대를 지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분들은 한시도 잊지 않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 내게 물을 부어주었다. 그 물이 나를 통과하며 나를 만들었다. 내 주위에는 부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방황하는 친구들도 많고, 학창시절을 통틀어 존경할 만한 선생님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는 속으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제 배운 것을 오늘 잊어버리는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퍼부어준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와 선배들이 내게 있었다. 먹는 법, 입는 법, 걷는 법, 말하는 법, 글씨를 쓰는 법, 책을 입는 법, 노래하는 법, 마음을 다스리는 법, 사람을 사랑하는 법, 사랑을 나누어주는 법을, 나는 모두 그들로부터 배웠다. 힘들고 지친 내가 나 자신을 포기했을 때, 나의 세계가 온통 캄캄하고 앞이 보이지 않았을 때, 보이지 않고 쉬지 않는 그들의 사랑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들이 베푼 한없는 사랑을 나는 간직하지도 못한 채 흘려보냈으나, 나는 콩나물처럼 자라왔다. 나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착한 콩나물」 중에서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생각하면, 그 속에 포함된 걱정과 두려움과 기대가 마음을 어지럽힌다. 오늘만을 생각하면, 어지러운 걱정과 그것을 덮을 순간의 위안에 마음 쓸 필요가 없다. 일용할 양식, 일용할 겸손, 일용할 성실함과 일용할 사랑만을 구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면 그것으로 족한 것이다. 그런 삶 안에서, 매일의 해는 ‘새 해’이고 매순간은 ‘기적’이다. 내가 이루어야 할 것은, 먼 미래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꿈이 아니다. 다만 오늘 하루를 제대로 살아내라는 것, 푼힐의 해는 내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혹은 한 손에 쏙 들어와 가득 차게 쥐여지던 그 사과 한 알은.
-「낯선 곳의 사과 한 알」 중에서

오래전에 잊었던 사람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오랫동안 머무르던 곳에서 문득 떠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나는 우유와 박력분과 설탕과 달걀노른자로 커스터드크림을 만든다. 나는 버터와 슈가파우더와 아몬드 가루와 박력분과 달걀과 럼주로 아몬드크림을 만든다. 타르트 판에 아몬드크림을 채워 구워내고 커스터드크림과 딸기를 올려 봄의 한 조각을 만든다. 사랑은 딸기 향기 가득 밴 조그만 타르트 속에 단단히 갇혀 있다. 아무런 우울도 불안도 없는, 즐거운 딸기다. 티끌만큼의 쓴맛도 없는, 달콤한 타르트이다. 곧 가버릴 봄, 곧 가버릴 사랑을 잠시 잊고 곧 가버릴 달콤함에 집중한다. 아직 오지 않은, 그러나 곧 닥쳐올 쓴맛을 위해.
-「또 한 번의 봄을 위한 인생의 쓴맛」 중에서

목차

Part1 UNDER THE RECIPE
죽어도 좋아 달걀말이
수제비 속에 녹아 있는 것
아빠의 김치밥국
선생님의 카레라이스
라면은 정말 이상해
알 게 뭐야 스파게티
참치통조림 하나면
슬픈 맛탕
영국식 아침식사
그럭저럭 물국수
묻지 마 무시포크
서럽다 갈치조림
삼겹살의 비밀
장조림 하나면 두려울 것이 없다
‘깊은 밤을 함께’ 보내는 데 필요한 음식들
바다가 그리울 때 소라비빔밥
지상 최고의 과메기
아쉬운 대로 새우초밥
만화책 속의 갈릭라이스
레몬 물김치, 그 탄생의 비밀

Part2 OVER THE RECIPE
블라디미르 군은 내 친구
웬즈데이 모히토
착한 콩나물
외삼촌과 초코파이, 외할머니와 전복죽
낯선 곳의 사과 한 알
프리지아와 초콜릿 상자
꽃보다 무청
왼손잡이 여인의 커피
그들의 ‘18번’과 고갈비 한 접시
온몸의 힘을 빼고 해피엔딩
인터뷰라는 이름의 요리

Part3 BEYOND THE RECIPE
나는 너의 밥이다
오후 네 시의 아메리카노
머핀과 스파게티의 법칙
또 한 번의 봄을 위한 인생의 쓴맛
애플민트 맛 에스프레소
혼자서 허브티
사프란 스토리
두 번째 사랑을 위한 레몬 치즈 수플레

에필로그를 대신하여
지극히 사적일 뿐 아니라 누구도 검증하지 않은 요리와 음식에 관한 연보

본문중에서

막막하고 어두웠던 그 시절의 기억 속에
유난히 환한 빛을 내던 아름다운 것이 하나 있었다.
부드럽고 노랗고 따뜻한,
햇살처럼 순한 달걀말이였다.
-「죽어도 좋아 달걀말이」 중에서

<섬>을 들락거리던 술꾼들보다 더 술을 사랑했던 향숙 언니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너무 늦어버렸다. 제대로 이별할 시간도 주지 않고, 언니는 덜컥 세상을 떠나버렸다. 언니와 보낸 수많은 시간들, 언니와 나누었던 수많은 이야기들은 차츰차츰 잊혀갔지만, 맛탕을 보면 아직도 언니 생각이 난다. 언니가 너무나 실감나게 설명을 해서, 눈앞에 노란 맛탕이 모락모락 김을 내며 쌓여 있는 것 같아서, 그 맛과 냄새가 나의 시각과 후각이 아니라 마음 어디에 새겨져버려서, 그래, 그래서 그런 거다. 다 언니 탓이다. 나에게 맛탕은 슬픔뿐 아니라, 아프고 아쉬운 삶의 돌부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맛탕 같은 거, 처음부터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으니 평생 만들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어느 날 갑자기 섬처럼 뚝 떨어져 나간 언니의 빈자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슬픈 맛탕」 중에서

내가 본 광경은… 한마디로 몹시 처참했다. 갈치조림이 담겨 있어야 할 냄비는 텅 비어 있고 한쪽이 찌그러진 냄비 뚜껑만 부엌바닥을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갈치조림을 훔쳐간, 아니 그 자리에서 바닥까지 싹싹 먹어치운 범인이 누군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밤낮으로 우리 집 주위를 맴돌던 도둑고양이가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중략) 그토록 얄미운 고양이였건만, 언니와 나는 마음껏 원망도 하지 못했다. “고양이들은 자기 욕하는 거 다 알아듣고 나중에 복수한대”라고 언니가 소곤거렸기 때문이다. 하긴 고양이도 무슨 죄가 있겠는가. 어디선가 생선 냄새가 솔솔 났고 그걸 따라갔더니 냄비 가득 갈치조림이 있었고 그래서 냠냠 맛있게 먹어준 거다. 그래, 이해한다. 다 이해하니까, 부디 복수 같은 것은 하지 말아줘.
-「서럽다 갈치조림」 중에서

생선 마니아인 아빠를 둔 덕분에, 어쩌다 가끔 고기 구경을 해도 불고기나 갈비 정도였지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 먹는다거나 치킨을 시켜 먹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부산에 살았으니, 친구들과 삼겹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일 일도 없었다. (중략) 그러니 대학에 들어와 선배들을 따라 처음 삼겹살집에 갔을 때의 그 놀라움이 어떠했겠는가. 고기 반 기름 반인 그것을 불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 상추에 싸서 한입에 꿀꺽 하는 모습이 얼마나 생경했겠는가. (중략) 이 부분에서 나는 나의 존경하는 성석제 선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성 선배 역시 뒤늦게 삼겹살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그가 처음으로 삼겹살을 본 것은 첫 휴가 때였다고 한다. 군인의 신분으로 친구들과 함께 삼겹살집에 갔는데, 처음에는 ‘뭐 이렇게 맛있는 게 다 있나’ 싶었고, 그다음에는 ‘이런 걸 그동안 저희들끼리 먹었단 말인가’ 하고 통탄했으며, 마지막에는 억울한 마음에 그 식당에 있던 사람들을 전부 때려주고 싶었단다.
-「삼겹살의 비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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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0914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나는 하나의 레몬에서 시작되었다』, 『그림 같은 세상』, 『모두에게 해피엔딩』, 『초콜릿 우체국』, 『슬프지만 안녕』, 『세븐틴』, 『그림 같은 신화』, 『유령의 일기』, 『생각이 나서』, 『위로의 레시피』, 『눈을 감으면』, 『밤 열한 시』, 『반짝반짝 변주곡』, 『한입 코끼리』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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