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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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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때로는 자상하게, 때로는 엄하게
    겨레의 스승 퇴계 이황의 가르침


    "모든 일은 부디 진실로 삼가고 조심하여 부끄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하여라.
    몸은 낮은 지위에 있으나, 만약 마음이 안정되고 청렴하여 욕심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면, 반드시 마땅히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모름지기 거듭 경계하고 경계하도록 하여라."

    편지를 통해 보는 퇴계 이황의 진면목
    2008년에 첫 번역 출간되어 독서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퇴계 이황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 개정판. 초판 이후 추가로 발굴된 관련 도서들을 참고하여 내용을 대폭 보강하고 문맥을 쉬운 표현으로 바꾸어 독자들의 이해를 높였다.

    퇴계 이황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철학적 이론은 많이 소개되었으나 이러한 이론에 앞서 생생한 역사적 인물로서의 퇴계의 인간적 면모에 대해서는 비교적 알려진 것이 적었다. 이 책은 퇴계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글을 모은 것으로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는 생활인으로서의 퇴계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퇴계 선생에게는 준(寯)이라는 맏아들과 채(寀)라는 둘째 아들이 있었다. 준은 도산과 가까운 예안의 외내(烏川) 마을에 사는 금재(琴?)라는 이의 딸에게 장가를 가서 10여 년 이상 처가살이를 하였다. 이 책을 보면 퇴계 선생이 40세 때부터 17살로 처가에 가서 살고 있는 이 맏아들에게 보낸 편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 다음은 퇴계가 서울에 올라가서 조정에서 벼슬살이하면서 외내로 보낸 편지들, 풍기군수로 근무할 때 보낸 것들, 또 퇴계가 고향에 돌아와 있을 때에 이 맏아들이 반대로 벼슬하여 경주의 집경전(集慶殿) 참봉(參奉)이나, 서울의 제용감(濟用監) 같은 곳에 근무할 때 보낸 편지들이 차례로 나온다. 둘째 아들 채는 나자마자 곧 생모(生母)를 사별하고, 커서는 의령에 있는 작은 외할아버지-외종조부- 댁에 보내 놓고 있었다. 그 집에서 장가도 들었으나 곧 자식도 없이 죽어 거기서 묻히게 되었다.
    이 책에 실은 편지는 대부분 맏아들 준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때로는 자상하게, 때로는 엄하게
    이 편지들을 보면 퇴계 선생과 관련된 사실 중에서, 우리가 아직까지 잘 몰랐던 점이나, 또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점들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퇴계 선생의 ‘벼슬살이’에 대한 생각이다. 다 아는 바와 같이, 퇴계 선생은 평생 동안 70번이나 벼슬을 사양하고 물러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 편지 가운데서 볼 수 있듯이 아들에게 간절히 벼슬에 나아가기를 권한 점이라든가 퇴계 자신의 처신을 살펴보면 벼슬살이를 애당초 외면하고 싫어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당시에 있어서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려면 과거에 급제하여 기본적인 벼슬살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다만 노년에 이르러 그렇듯 벼슬을 사양한 것은 당신의 건강 문제, 학문에 대한 열의, 제도권 정치에 대한 실망 등등에 기인하는 듯하다.

    이 편지들을 보면, 이퇴계는 참으로 자상하고 세밀하고 또 철저한 분이었다. 아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여 과거시험에도 합격하고, 또 남들같이 벼슬도 하여 입신출세할 것을 권하기도 하고, 또 선비로서 교양과 인품을 갖출 것을 권하기도 하지만, 대인 관계에 있어서 구체적인 행위 준칙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일러주는 아버지였다. 모두 화기에 찬 자상한 내용이지만, 때로 아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준열하게 타이르는 엄한 아버지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노비에 대한 이야기들
    이 편지에는 친가,처가의 허다한 친척 이름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또 그보다 적지 않게 집안에서 부리던 남녀 종들의 이름이 나온다. 당시에 이 노비들은 ‘전민(田民)’이라고 하여, 토지와 함께 사유 재산의 일종으로 분류되었으며, 호적도 따로 없고 주인집의 호적에 노비로 등기되며, 노비의 자식은 자동적으로 그 부모의 상전(上典) 집의 노비가 된다. 그래서 가령 어떤 양반 집안에서 형제자매들이 재산을 분배할 때는 토지뿐만 아니라 노비들도 재산의 일부이기 때문에 같이 분배하게 된다. 퇴계 마을에서 외내로, 외내에서 서울로 또는 퇴계에서 서울이나 경주, 의령, 풍기, 영주, 풍산 등지로 퇴계 가문의 편지를 전달하여 주었던 것도 모두 이 노비들이며, 퇴계 가문의 어떤 양반이 행차할 때마다 말을 몰거나 짐을 운반한 것도 이 노비들이며, 농사를 지은 것도 이 노비들이다. 이러한 노비들을 관리하는 일에 대해서도, 퇴계 선생은 매우 세심하게 편지에서 자주 지시하고 있다. 너그럽게 다루어야 할 때는 휴식을 주고 건강을 보살피며 너그럽게 다루고 엄하게 다루어야 할 때는 종아리를 때려 가면서라도 엄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하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
    이 편지들에서 우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퇴계 선생과는 다른, 매우 "낯선 퇴계 선생"을 만나보게 된다. 그런데 이분도 요즘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우리나 다를 바 없이 고민하고 있다. 자식, 손자들의 공부와 출세, 자식, 조카, 하인들의 병역 면제, 처가와의 재산 분쟁, 말을 잘 안 듣는 하인들에 대한 노여움, 소실과의 관계에 대한 명분상 떳떳하지 못함, 개가한 며느리에 대한 구설을 듣고 느끼는 당혹감과 수치심, 여러 가지 떳떳하지 못한 청탁에 대한 난감함, 숙명적으로 타고난 자신의 여러 가지 병환 때문에 생겨나는 끊임없는 신체적 고통 등등...... 이러한 점을 읽게 되면서 독자는 오히려 이 낯선 퇴계 선생에 대하여 더욱 가까워지고,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세상에 이렇게 체질적으로 병약하고, 가정생활에서도 불행한 일이 많았던 분이 어떻게 그렇게 집안의 살림도 잘 이루어 가면서 많은 제자를 키우고, 또 그렇게 많은 저술을 남길 수도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은 조선 시대 사대부의 생활상과 사고에 관한 귀중한 자료로서뿐만 아니라 이퇴계를 다시 읽고 조명하는 데도 많은 시사를 줄 것이다.

    목차

    해설|퇴계 선생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세상살이 이야기
    일러두기

    40세 | 1540년 | 중종 35년
    1 사돈이 용궁현의 훈도가 되었음을 알린다
    2 산사에 들어가 독서할 것을 권유한다
    3 별시에 응시하지 않는 것을 나무란다
    4 상경을 만류한다
    5 독서에 뜻을 세워라
    6 산사에서 굳은 결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라

    41세 | 1541년 | 중종 36년
    7 상경할 때 복宓과 동행하여라

    42세 | 1542년 | 중종 37년
    8 영천 쌀 가지고 상경하라
    9 부인씨에게 조상하는 편지를 못해서 미안하다
    10 채의 혼사
    11 안부

    43세 | 1543년 | 중종 38년
    12 자식이 부모 모시는 도리
    13 귀향할 테니 말을 보내라
    14 조윤구와 이숙량의 급제에 기뻐한다
    15 무슨 책을 읽느냐?

    44세 | 1544년 | 중종 39년
    16 분황을 위하여 내려간다

    45세 | 1545 | 인종 원년
    17 3월에 내려갈 예정이다
    18 평해의 소금과 미역을 사오너라
    19 조카 복의 관이 고향으로 가다
    20 청주의 배 부탁 편지 안했다
    21 조카 복이 통주에서 병으로 죽다
    22 형님 행차와 복의 관 의주 출발하다
    23 온계 형님 댁에 소장된 『성리대전』의 빠진 책 조사
    24 처가에 얹혀사는 것은 좋지 않다

    46세 | 1946 | 명종 원년
    25 3월 사이에 내려간다
    26 향시鄕試 응시하는 것에 대하여
    27 내려가는 것을 알린다
    28 장모의 부고訃告를 받고도 달려가지 못하다
    29 책을 점검하여 보라
    30 서울의 계모상에 대한 심려
    31 추수 전에 내려오라
    32 배를 예정대로 탈 수 있을지
    33 계모상을 친모상같이

    47세 | 1547년 | 명종 2년
    34 도중에 열어 보아라
    35 임시로 육식을 허락한다
    36 분발하여 힘써 부지런히 독서하여라
    37 평소에 뜻한 바를 저버리지 말라

    48세 | 1548년 | 명종 3년
    38 며느리의 단양 행차에 관하여
    39 내외가 단양으로 오는 일에 대하여
    40 온계에 세금낼 쌀을 기준대로 바쳐라
    41 씨 뿌리는 일과 기와 굽는 일이 걱정이다
    42 한필을 받은 소의 뿔을 잘라라
    43 손자에게『효경』이나『소학』을 가르칠 계획이다
    44 조카들이 시험 보는 데 법도에 어긋남이 없게 하라
    45 뗏목 옮기는 일에 관하여
    46 추석 묘제 준비
    47 아우의 유산에 관여치 말라

    49세 | 1549년 | 명종 4년
    48 몽 어미의 행차는 초4일이 좋겠다
    49 목화 따는 일을 소흘히 하지 말라
    50 푸실의 타작에 관하여
    51 감사監司 형님께서 오셔서 기제를 지낸다 한다
    52 온계에 가서 제사를 지내다
    53 15일 뒤에 감사형과 온계에 가다
    54 6월 기제는 여기서 지낼 것이다
    55 채의 장사와 이장을 치르느라 고생이 많았다
    56 작산의 제사에 관하여
    57 꿀 석이버섯 감 생강 등을 보낸다
    58 내가 돌아갈 계획이 확정되었다
    59 서원 모임에 관리 자제가 참석하는 것은 좋지 않다

    50세 | 1550년 | 명종 5년
    60 병이 어떤지?
    61 형님의 조사받는 일과 형수씨의 행차
    62 마음대로 하는 종은 엄하게 다스리라
    63 김충의 댁 장사에 문상하지 못하였구나
    64 고성의 전답을 외숙부가 사고 싶다고 한다
    65 장사에 인사하지 못하였다
    66 온계 형님의 장지를 제비실로 결정한 이유
    67 언문 편지는 단계에서 왔다는구나
    68 훈도님의 증세가 어떠하신지
    69 증세를 자세히 적어 보내어라
    70 진개는 우리 종의 남편이라는 것을 알려라
    71 장인의 상고 조문
    72 머물렀다가 제사를 지내고 오너라
    73 영천의 상사를 애도한다

    51세 | 1551년 | 명종 6년
    74 희청 형님이 돌아가셨다
    75 농사 거두는 일
    76 조카 주와 밭을 바꾸는일
    77 거접에 참가하라
    78 네 장인의 빈소에 들르겠다
    79 영천 거접에 꼭 참가하라
    80 풍산의 제물이 보잘것없었다
    81 길동무가 없더라도 영천 거접에 참가하라
    82 거접에 가서 유의할 일
    83 안동의 공도회에 참가하려는지
    84 시는 등수에 들 수 있지만
    85 공도회에 참가하게 되어 반갑다
    86 문서를 불태워 버려라
    87 이렇게 속히 거접을 파하였느냐
    88 서울로 가서 과거시험을 치른다면
    89 시험을 여기서 친다니 좋게 되었다
    90 너의 장인의 묘지문은 언우 군도 쓸 만하다
    91 네 장인의 산소 일꾼들에게 술 한 동이를 보낸다
    92 종기가 나서 묘지문을 정서할 수 없다

    52세 | 1552년 | 명종 7년
    93 의령에서 온 물건을 보낸다
    94 조목과 함께 길 떠나는 것이 좋겠다
    95 과거 보러 길 떠남에 여러 가지를 당부한다
    96 귀향길의 노고를 위로한다
    97 성균관 근처에 집을 못 구해 옛집에 그냥 있다
    98 추수에 관하여
    99 경상도 향시에 응하라
    100 종기의 뿌리가 빠졌으니 근심말라
    101 추수 걱정과 이사언의 죽음에 대하여
    102 과거 시험을 앞두고 이질을 앓는다니 걱정이다
    103 청도로 과거 시험을 보러 간다고 들었다
    104 의령으로 먼 길 여행한 노고를 위로한다
    105 담제 지냈으면 퇴계로 오너라

    53세 | 1553 | 명종 8년
    106 손자의 교육
    107 농사에 관한 일
    108 하인의 종군에 관한 일
    109 하향할 생각
    110 사직서를 올렸다
    111 해직이 되면 하향할 예정이다
    112 형수의 장사를 무사히 마쳐서 다행스럽다
    113 말과 하인을 올려 보내라
    114 가뭄 걱정
    115 흉년에 대비하라
    116 의령 장모의 종기 치료
    117 성균관 근처로 이사하려고 한다
    118 영천의 관봉곡 환납에 관한 일
    119 이사에 관한 일과 의령에 안부를 전한다
    120 종자를 준비하라
    121 순무 종자를 구해서 보낸다
    122 흉년을 걱정한다
    123 며느리의 병이 걱정이다
    124 과거 제도가 바뀐 일
    125 며느리의 병에 약을 보낸다
    126 첫 손자의 이름을 민도라 하다
    127 하도의 굶주린 백성에 대한 염려
    128 집을 증축하는 일
    129 외임으로 나가고 싶구나
    130 입지와 독서를 권한다

    54세 | 1554 | 명종 9년
    131 손자 몽아의 독서 지도
    132 과거 응시에 대한 여러 의견
    133 휴가를 받지 못해 귀향하지 못하다
    134 노비를 위해 집을 짓다
    135 손자의 글씨 공부를 위해 붓을 보낸다
    136 스스로 하늘에서 떨어지게 만들어 버렸으니
    137 오천과 의령에 안부를 묻다
    138 준과 조카들의 번상 복무에 대하여
    139 벼의 작황을 묻는다
    140 귀향 계획
    141 하향할 계획
    142 돌림병과 흉년 걱정
    143 단성 류씨 집안의 일이 밝혀져
    144 손자의 이름을 짓고 풀이하다
    145 양자는 제사를 모실 수 없다는 뜻을

    55세 | 1555년 | 명종 10년
    146 네 벼슬살이를 염려한다
    147 안도의 관례
    148 경복궁 중신기에 관한 일
    149 조카 치의 죽음
    150 제용감에서 옮기는 일
    151 이조판서와 송참판이 모두 나를 낭패시켰다
    152 왜구의 침입이 걱정된다
    153 농암 선생의 서거를 슬퍼한다
    154 아순을 너의 처제가 안고 가고자 하니
    155 며느리의 초정 행차
    156 의령의 이장에 대하여
    157 남해를 침략한 왜구가 섬멸되었다
    158 『삼국사』와 『가례』 인쇄본을 얻어 기쁘다
    159 안도를 데리고 청량산에 들어간다
    160 의령의 채의 이장과 그 절차
    161 이장일 성사 못해 안타깝다
    162 남명의 상소 같은 시사는 기별하여라

    |부록| 퇴계 선생의 가계와 교우관계 해설

    개정판을 내면서

    본문중에서

    너는 최근에는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 학업을 그만두고 게으름을 피우며 세월을 보내고 있지는 않느냐?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다. 나는 너희들 두 아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으니, 끝내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느냐? 너는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느냐?
    (/ p.51)

    특히 네가 돌아갈 곳이 없어서 처가살이를 하며 어렵고 고생스럽다 하니, 매번 너의 편지를 보고 나면 며칠은 즐겁지가 않구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 살아가는 도리로서는 더욱 굳게 스스로를 지키며 분수를 편히 여기고 천명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러니 괴로워하거나 탄식하고 싫어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뜻밖에 생겨, 잘못된 일을 하여 나무람을 듣게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도 일찍이 처가살이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지만 궁핍한 형세가 그렇게 하였을 뿐이었다. 아비가 가난하여 자식도 가난한 것이니 무엇이 이상할 것이 있겠느냐? 내가 내려갈 것이니 모든 일은 만나서 이야기하도록 하자
    (/ p.71)

    무릇 형제들 사이에는 모든 일을 공평하게 한 후에야 집안의 법도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공평하게 하지 않고도 그 마음이 편안할 수 있는 것은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것이다. 네가 이것에 대하여 마땅히 돌이켜 생각하여 말하기를, “내 동생이 받은 노비를 보니 오히려 나보다 부족하구나. 내가 만일 더 받는다면 내 동생은 또 더 부족할 것이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형제는 한 몸이니 한 몸이란 것은 역시 마땅히 마음도 하나이다. 내 동생의 부족함을 나의 부족함으로 여긴다면, 우애의 마음이 구름과 같이 일어나 다른 생각이 저절로 소멸되어 없어질 것이다.
    (/ p.72)

    초상에는 슬픔을 주로 하니 모든 일은『가례家禮』를 참고로 하여 시속에서 행하는 바를 마땅히 물어 힘써 조심하고 다른 사람과 의논하여 나무람을 듣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고 마땅할 것이다. 더구나 너희들은 모두 너희 어머니의 초상을 치르지 않았으니 이 초상이 바로 너희 어머니의 초상이라는 마음을 가지면 저절로 삼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계모가 친모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대개 뜻을 알지 못하며 경솔하게 하는 말로써 사람을 의義가 아닌 것에 빠지게 하는 것으로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81)

    또한 너희들은 학업은 절대로 내가 없다고 해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그만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거듭 마땅히 십분 분발하여 힘써 부지런히 공부하여 공을 이루기를 밤낮으로 바란다. 뜻있는 선비를 보아라. 어찌 모두 부모형제가 곁에서 보살피고 꾸짖은 후에야 공부를 하느냐? 너희들은 모두 가까이에서 본받을 만한 것을 본받도록 하여야 하나, 의지와 기상이 나태하고 게을러 세월을 유유히 보내고 있으니, 스스로를 버림이 어찌 이보다 더 심함이 있겠느냐? 옛사람이 이르기를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고 하였다. 너희들은 날로 나아갈 줄을 모르니 아마도 날로 퇴보하여 마침내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말까 두렵다.
    (/ p.88)

    너 혼자서 제사를 모시고 학업을 닦고 널리 집안일을 다스리자니 골몰할 때가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마땅히 옳은 것을 따르고 순리대로 처신하되 평소 뜻한 바와 항상 공부하는 것을 그만두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 세속적인 일에 끌려 학업의 뜻을 그만두게 되면 마침내는 시골의 시대에 뒤떨어진 쓸모없는 사람이 될 뿐이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 p.90)

    대개 나는 항상 나의 병으로 인하여 사람으로서 사람들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를 매번 지키지 못하는구나. 최근에 큰 변고를 당하였을 때 나의 병 때문에 유명을 달리해도 가보지 못했으니 한스럽기 짝이 없구나. 나 자신을 되돌아볼 때마다 자책감이 들 뿐 되돌릴 길이 없구나. 너도 마침 병을 얻어 분수를 다하지 못하는 고통 역시 나와 같구나. 저 충의 댁의 초상은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너는 나의 뜻을 알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 말을 하는 것이다.
    (/ p.141)

    산소를 보는 일이 이미 끝났거든 곧 절로 올라가서 독서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만약 사람이 할 도리와 남과 교제하기를 다하기를 기다린 뒤에 전적으로 독서를 일로 삼으려고 한다면 날이 거듭 지나더라도 하루도 그러한 날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다. 네가 생각하기에 삼춘 90일 가운데 며칠간 절에서 독서를 하였으며, 며칠간 사람이 할 도리에 골몰하였느냐? 네가 읽은 바가 몇 권의 책인지도 알지 못하겠고, 지은 바는 다만 시와 부 각 일 편에 그칠 따름이다. 본래 아름답지 않은 바탕으로써 옛 습관을 고치기를 기다리지만, 지리멸렬하기가 이와 같으니 어찌 변화되기를 기다릴 수 있겠는가?
    (/ p.161)

    같이 공부하는 사람 중에 불행하게도 남을 나쁘게 인도하여 여럿을 망치고 온 집안까지도 망하게 하는 것을 즐겨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삼가 그 무리에 빠져들지 말고, 정신없이 그런 자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도록 하여라. 또 그 가운데는 유익한 친구도 있어 정중하고 간절하게 충고해 주거든 그런 사람과 비슷하게 될 것을 생각하여서 함부로 경박하게 행동하여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p.171)

    공부하는 날은 적고 세속 일은 많아서 얻었던 것도 곧 잊어버리니 비유하자면 칼 가는 사람이 칼날이 겨우 날램을 보자마자 가는 것을 치우고 마구 써 당장에 무디어지게 하는 것과 같으니, 어찌 옳다고 하겠는가?
    (/ p.178)

    네가 시험 칠 때 착용할 귀마개는 값이 비싸다고 핑계대고 막동이가 질질 끌기만 하고 바로 구해 오지 않는구나. 시험을 친 후에도 또 겨울이 깊어져 모피들이 아주 적거나 전혀 좋은 물건이 없어서 사러가서도 좋은 물건을 구하지 못하였다. 끝에 가서 다시 임영수林永守로 하여금 간신히 조금 나은 것을 구하였기에 만들어서 보낸다. 네가 몹시 기다릴 것을 알고 있는데 이렇게 늦어졌으며, 또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니 안타깝구나. 그러나 일반적으로 착용하는 물건에 대하여 꼭 좋은 것을 구하는 것이야말로 큰 병통이니 이 정도라도 무방할 것이다.
    (/ p.209)

    네가 비록 일이 많지만 책 읽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컨대 공부는 계속해서 외우는 것과 문장을 짓는 것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해나가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금군과 외내의 여러 김씨 자제들이 모두 다 착실하니 너는 모름지기 그들과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 p.218)

    식구는 많고 양식은 부족하니 굶주린들 별수가 있겠느냐? 걱정되고 걱정되는구나. 앞서 바꾼 김백영金伯榮 집의 곡식 섬은 보내왔느냐? 금년의 일은 평상시와 같이 처리해서는 안 되고 모름지기 매우 절약할 생각을 해야만 겨우 연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p.240)

    아몽阿蒙이 퇴계로 왔다고 들었다. 그 놈이 읽은 것은 모름지기 하루 이틀 안에 차례대로 익혀 외우게 하고, 매번 한 권을 마칠 때마다 또한 앞서 읽은 것을 복습하도록 하는 것이 지극히 옳을 것이다. 지난번에 이 아이가 오로지 이와 같이 숙독하지 않은 것을 보았는데, 비록 천 권의 글을 읽더라도 끝내 무슨 소득이 있겠는가?
    (/ p.248)

    저자소개

    생년월일 1501~1570
    출생지 경북 예안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1,467권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이다. 본관은 진성(眞城), 자는 경호(景浩), 호는 퇴계(退溪),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수십 차례 관직을 받고 사양하며 여러 차례 서울을 오르내렸지만 벼슬살이에 큰 뜻이 없었다. 벼슬에서 물러나 많은 제자와 강학하며 진실한 삶을 추구하여 ‘사람됨의 학문’을 체계화하였다. [퇴계집]에 실린 3000여 통의 편지와 2500여 수의 시는 그의 학문과 삶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다. [주자서절요], [송계원명이학통록], [자성록], [계몽전의], [고경중마방], [성학십도] 등을 저술하였다. 오늘날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서구의 학자들까지도 이황의 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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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해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국립 대만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중국 국립중앙연구원, 프랑스 파리 제7대학, 미국 하버드대학 등지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였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중국언어문화학부 명예교수, 사단법인 영남중국어문학회 이사장, 동양고전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와 번역으로 '한유 시 이야기'(1988), '중국문화통론'(1993), '중국문학을 찾아서'(1994), '중국시학'(1994), '중국의 문학이론'(1994), '퇴계시 풀이'(공역, 1996), '도산잡영'(공역, 2005), '고문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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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한문교육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 영남대학교 강사로 있다.
    저서에 '한국 한자 자전 연구'(2003), '경산의 전설과 민담'(공저, 2002), '학산재와 영모재'(2003, 공저), '선현의 향기'(2007)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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