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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 : 17명의 건축가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흥미진진 건축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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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의 열네 번째 권으로 17명의 건축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오늘의 건축가 생활 보고서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주택이나 공공건물, 상업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들은 물론이고 구조 설계, 건축 CM, 도시 설계, 조경 등 다양한 건축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하여 자신의 일과 생활, 보람과 애환을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면서도 진지하게 전하고 있다.
    또 이 책은 한국 현대건축 1세대 김수근의 건축사무소 '공간'을 잇고 있는 이상림, 제1호 '기적의 도서관'인 순천어린이도서관을 지은 정기용,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말레이시아의 KLCC 쌍둥이 빌딩 1개 동을 일본보다 먼저 완공한 김종훈 등 우리 세대 뛰어난 건축가들의 활약상과 그 현장에 대한 기록도 담고 있다.

    며칠씩 집에 못 들어가도 건축을 하는 이유

    주위를 둘러보면 참 많은 건물들이 있다. 주택, 아파트, 병원, 교회, 공장, 쇼핑몰, 미술관, 박물관, 운동 경기장, 빌딩.... 건축가들은 바로 이러한 건축물들을 디자인하고 만든다. 그 과정은 이러하다. 일단 수의계약이나 현상공모, 턴키(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진행하는 입찰 프로젝트) 등을 통해 건축 수주를 딴다. 그런 다음 토목, 건축, 구조, 기계, 전기, 정화조, 조경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고 완공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그사이 건축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며 건축 허가 관련 관청 업무를 비롯해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 야근을 밥 먹듯 해도 늘 시간에 쫓긴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건축 일을 하는 것을 후회하는 건축가가 한 사람도 없다는 거다. 이에 대해 한옥의 혼을 이어 가고 있는 김용미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건축을 전공해서 가장 좋은 점은 '정말 보람 있는 직업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성균관대 건축학과 5학년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학생들에게 "화장실 하나만 제대로 설계해도 건물 청소부 아줌마의 삶에 행복과 편안함을 더해 줄 수 있다. 여러분들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라고 말해 주곤 한다. 건축가가 되려면 심지가 굳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서 그렇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바로 건축가다.
    (/ p.124)

    화장실 하나만 제대로 설계해도 사람들의 삶에 행복과 편안함을 더해 줄 수 있다니 건축가의 일이란 놀라울 뿐이다.

    건축은 사람들의 삶에 다가가는 일

    그러나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목욕탕 공간이 들어 있는 무주 안성면 면사무소이다. 고 정기용 건축가는 "면사무소는 뭐 하러 짓나. 목욕탕이나 지어 줘!"라는 주민들의 말을 예사로 넘겨듣지 않고 국내 최초, 어쩌면 세계 최초일지도 모르는 이러한 면사무소를 만들었다. 지난해 '호화 청사'란 별칭을 달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성남시청 청사 건물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청사를 지은 건축가에게 잘못을 물을 수는 없다. 다만 건축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또 요즘 흔히 건축에서 제기되는 친환경성이나 지속 가능성, 에너지 효율성, 비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면사무소는 뭐 하러 짓나. 목욕탕이나 지어 줘!"라고 했다. 집에 목욕탕이 없냐고 물으면 새마을운동 때 부엌을 입식으로 만들어서 물 끼얹을 공간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뼛골이 다 쑤셔. 그래도 씻고는 살아야지. 각자 돈을 추렴해서는 봉고차를 빌려 대전까지 목욕을 하러 간다니까."
    답을 달리 구해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었다. 최초로 목욕탕이 결합된 면사무소가 안성면에 들어서게 된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크게 지으면 유지비가 많이 드니 홀숫날은 남탕, 짝숫날은 여탕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목욕탕 공간을 설계했다. 여기에 더해 나이 든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보건소 공간도 그려 넣었다. (본문 45-46쪽 중에서)

    박유진 건축가가 '북서울 꿈의숲' 공원을 디자인하면서 건물을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세우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을 넘어 그곳을 찾는 시민들이 어디서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그 장소에서 고개를 들면 무엇을 볼 수 있을지, 장애인도 쉽게 이용 가능한지, 안전한지 등등 세세하게 고민하고 배려하는 모습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다.
    건축 설계를 하는 많은 건축가들이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 임진우 건축가는 병원을 설계할 때 '치유 환경'에 온 신경을 쏟고 '환자가 주인공인 병원' 상을 그린다. 또 김영옥 건축가는 상업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클라이언트의 클라이언트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조병수 건축가와 최삼영 건축가 등은 자신들이 만든 집에서 살 사람들이 항시 행복하기를 염원한다.

    좌충우돌 한국 건축가들의 대단한 도전

    최근 우리나라 건축가들의 디자인 능력과 건축 기술은 엄청나게 급성장한 것 같다. 강남의 초고층 빌딩들은 말할 것도 없이 광화문에만 나가도 크고 높은 빌딩들에 어지러울 지경이고 그 사이사이로 뻗은 길과 독특하고 예쁜 건물들, 장소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어디 그뿐인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건축물과 건축가들도 늘어 가고 있다. 건축가 조민석이 설계한 서울 강남의 부티크 모나코는 세계 5대 초고층 건축물로 선정됐으며, 한국 디자인팀 ANL이 설계한 인천대교 전망대 오션스코프는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레드 닷 어워드(Red Dot Award)를 수상했다. 또 건축가 안길원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우리나라 판교급 신도시 두 곳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런가 하면 김종훈은 삼성건설 재직 중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말레이시아 KLCC 쌍둥이 빌딩 1개 동을 일본보다 먼저 완공하여 이름을 떨쳤고 조병수 건축가는 미국건축가협회상을 12회나 수상했다.
    물론 한국 건축과 건축가가 이 같이 성장하기까지는 뼈아픈 성장통도 겪었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1994년 성수대교 붕괴,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이다. 이를 통해 건축가들은 건축의 안전성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건축 현장 감리를 넘어 건축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CM(Construction Management) 방식을 국내에 도입하기도 했다.
    짧은 한국 현대 건축사에 비할 때 우리나라 건축가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말 열심히 뛰어왔고 이제 그 성장한 모습을 세계에 하나씩 하나씩 알리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한국 건축가들의 삶과 고민과 도전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새내기 건축가들의 좌충우돌 일기와 건축가의 노동 강도, 보수, 전망, 건축가에서 건축사가 되는 과정 등 건축가라는 직업에 대한 실제적 정보도 풍부하게 담고 있어서 건축가를 꿈꾸는 모든 이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 주고 있다.

    목차

    1장 건축가는 누구인가
    01 기업형 건축사무소- 건축가는 어떤 사람인가? - 이상림

    2장 건축 새내기의 좌충우돌 일기
    01 기업형 건축사무소- 꿈꾸고 노력하고 또 꿈꾸는 건축가 - 나승문
    02 아틀리에형 건축사무소- 건축이라는 늪에 빠지다 - 이세나

    3장 다양한 건축가의 세계
    01 공공 건축- 건축은 사람들의 삶에 다가가는 일 - 정기용
    02 공공 건축- 꿈꾸는 모든 이를 위한 공원 만들기 - 박유진
    03 주택 건축- 자연과 사람을 어떻게 맺어 줄까? - 조병수
    04 주택 건축- 그 집에서 행복한 삶을 만나기를 기도하며 - 최삼영
    05 상업 공간 건축- '핫 플레이스'를 창조하라 - 전시형
    06 상업 공간 건축- 클라이언트의 클라이언트를 생각하라 - 김영옥
    07 병원 건축- 따뜻한 치유의 공간 만들기 - 임진우
    08 한옥 건축- 한옥의 혼을 이어 가는 숙명 - 김용미

    4장 더 넓은 건축의 세계
    01 도시 설계- 도시를 채우거나 비우는 사람 - 정양희
    02 조경- 경관을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사람 - 최신현
    03 구조 설계- 도시의 건물을 춤추게 하라 - 김종수
    04 건축 CM- 현장소장에서 CM 전문가가 되기까지 - 김종훈

    5장 건축가 정보 업그레이드
    01 유학 체험기- 한국의 건축을 찾아 파리로 떠나다 - 이길임
    02 저널리스트가 본 건축, 건축가- 세계에서 통하는 한국 건축가를 기대하며 - 전진삼
    03 건축가에 대한 궁금증 16문 16답- 건축가, 아는 만큼 보인다! - 전진삼

    부록 - 전국 건축대학 일람표

    본문중에서

    나에게 첫 프로젝트가 주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영월에 있는 폐교를 리모델링하고 증축해서 아프리카 미술 박물관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아프리카? 흑인, 코끼리, 얼룩말밖에 모르겠는데…. 1년차였다. 솔직히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보통 큰 사무실의 1년차들은 복사하고 도면 정리하는 데 시간을 다 쓴다고 하던데, 나는 혼자서 실시설계까지 하게 됐으니 이건 행운인 걸까? … 일단 구조 설계를 하는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처음으로 협의를 하는데, 담당자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본드빔? 익스펜션 조인트? 기초 레벨? 지내력? 난 아직 현장에 가 보지도 못했는데 뭘 이렇게 많이 물어보는 거지? 일단 현장 사진만 보내 드리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 이세나, '건축이라는 늪에 빠지다' 중에서)

    여자가 건축가가 되려면 남자보다 몇 배는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전적으로 도맡아 하는 우리 사회에서 여자가 건축을 한다는 것은 남자보다 더 힘들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설계를 하다 보면 밤을 새는 일도 다반사여서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누군가 전적으로 가사와 육아를 해결해 주지 않는다면 여성으로서 건축가의 길을 가기란 정말 어렵다. 나 역시 결혼 13년 만에야 아이를 가졌을 만큼 독하게 살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기꺼이 가는 것일까? 건축을 전공해서 가장 좋은 점은 '정말 보람 있는 직업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성균관대 건축학과 5학년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학생들에게 "화장실 하나만 제대로 설계해도 건물 청소부 아줌마의 삶에 행복과 편안함을 더해 줄 수 있다. 여러분들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라고 말해 주곤 한다. 건축가가 되려면 심지가 굳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서 그렇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바로 건축가다.
    (/ 김용미, '한옥의 혼을 이어가는 숙명' 중에서)

    "시엠송 만드는 회사에서 여긴 어인 일로?" 이 말은 내가 CM 전문회사를 목표로 1996년 한미파슨스를 설립한 이래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때만 해도 관련 학과나 전공 교수가 드물어서 용어조차 생소했던 것이 CM(Construction Management)이다.
    지금은 CM이란 개념이 어느 정도 대중화되었지만 아직도 명함을 건네면 종종 "무슨 일을 하는 회사냐?"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나는 이럴 때 "발주자의 입장에서 건설사업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라고 대답한다. 한마디로 이것이 CM이다.
    "사장님은 테이프 커팅만 하십시오. 기획에서부터 설계, 분양, 시공, 유지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건설사업의 모든 것을 한미파슨스가 맡아서 해 드립니다."라는 우리 회사의 광고 카피는 CM이 어떤 사업인지를 가장 간결하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김종훈, '현장소장에서 CM 전문가가 되기까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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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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