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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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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하지현
  • 출판사 : 푸른숲
  • 발행 : 2011년 03월 30일
  • 쪽수 : 307
  • ISBN : 9788971848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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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당신은 오늘 몇 분이나 멍한 시간을 가져봤습니까?
    무기력, 불안, 집착, 상처, 후회......
    열심히 살았지만 인생은 재미없고 조금씩 더 힘들어진다
    하라는 대로 살았는데...... 길을 잃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너무 열심히 살고 있다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을 때,
    도시 생활에 지쳐 숨이 찰 때,
    그래서 잠시 멈춰 서서 변화를 찾고 싶을 때,
    우리는 심야 치유 식당에 간다

    관계와 소통, 직장인들의 심리 환경과 양상에 주목해온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의 심리 에세이 [심야 치유 식당]이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픽션 형식을 도입한 이 작품에서 저자는 긍정 심리학의 천편일률적인 해법에서 벗어난 해법을 제시한다. 문제는 뭔가를 안 해서가 아니라 너무 열심히 해서라고.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많은 심리서가 우울, 콤플렉스, 무기력 등의 심리를 진단하고, 그러한 증상의 원인을 캐고, 이런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으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위로한다. 다 읽고 나면 해답을 손에 쥔 듯하지만 곧 비슷한 패턴의 콤플렉스와 다시 씨름해야 한다. 여기서 일반적인 심리서들이 보여주는 행복의 모습과 해법은 대부분 엇비슷하다. 과거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노력하자.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라.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의 신작 [심야 치유 식당]에서 보여주는 행복의 정의와 해법은 기존의 심리서들과 매우 다르다. 일단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과연 뭔가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진료실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라고 말한다. 한 부류는 자신이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다른 한 부류는 열심히 살고 있는데 뭔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 저자는 이들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의 공통점은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 자신의 삶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_‘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묻다
    먼저 저자는 ‘정상’의 범위를 넓혀 봐야 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기준 혹은 기대와 달라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면 ‘정상’이며 시대와 환경에 따라 ‘정상’의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행복하다고 여겨지는 삶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계획한 대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이 어떤 이에게는 안락하게 느껴지지만, 어떤 이에게는 지루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일직선으로 뚫려 있는 경부고속도로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이에 저자는 트랙을 벗어나도 그리 큰 문제가 아님을, 오히려 트랙을 벗어난 곳에 또 다른 행복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확연한 것이 아니기에 저자는 인생을 힘들게 하는 불편한 심리의 ‘뿌리’를 치유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일단 힘든 상황을 조금은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들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가령, 불면증의 뿌리인 긴장도 해결해야겠지만 우선 ‘자야 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는 식이다.

    두 번째,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인생이 재미없고 힘든 사람들
    _중요한 약속을 자꾸 잊는다고? 당신 마음은 그래야만 견딜 수 있었다.
    차선의 선택, ‘증상’을 이해하자
    이들은 대부분 실제로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딘가 미진하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분명히 뚜렷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검진을 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다고 한다. 죽고 싶다고 자살을 기도하거나, 회사를 다니지 못할 정도의 불안 증상에 시달리는 것도 아니다. 대인관계가 나쁘기보다 도리어 너무 좋아서 사람이 뿜어내는 독에 중독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된 문제는 성공을 해도, 많은 연봉을 받아도, 집을 장만해도, 원하는 것 이상의 성취를 해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힌다. 한계에 다다르면 밀려오는 요구와 밑에서부터 치밀어 올라오는 욕망에 지금껏 살아온 방식으로는 더 이상 적절히 부응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순간 증상이 발생한다. 불면증, 우울증, 발기부전…… 그런데 증상이란 차선의 타협이다.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풍선이 압력을 더 받으면 터지지 않기 위해 가장 약한 부분이 불쑥 솟아오르는 것과 같다.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그 부분을 애써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거나, 급기야는 풍선이 빵 하고 터져버릴 것이다. 이렇듯 모든 증상은 마음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나름의 의미 있는 차선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은 우리가 매 순간 겪고 있는 고통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기도 하다.
    저자는 풍선이 차오르지 않도록 그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근본적인 치유의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삶을 꽉 채워서 살지 않도록 하는 것, 70퍼센트 정도만 채우고 약간의 여유를 의도적으로 두려고 하고, 삶의 주도권을 갖는 것만큼 스트레스 경영에 중요한 것은 없다.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작업, 허덕이면서 끌려가고, 인정받기 위해 완벽을 추구하면서, 120퍼센트를 향해 앞뒤 보지 않고 달려가던 기존의 삶의 호흡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데 자격 같은 건 없다
    저자는 행복은 현재의 나를 중심으로 ‘나의 과거’, ‘내가 가까이하는 사람과 비교’, ‘내 마음속의 이상’, 이 세 가지와 비교를 하는 것에서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셋은 지금 자신이 인생의 궤적에서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매번 바뀌게 된다고 한다. 이번 책은 그중에서 삼십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 성인이 경험하고 있는 과거의 경험에 의한 후회와 자책, 남과 비교하면서 겪는 자존심의 상처, 이상과의 괴리에 의한 좌절감 속에서 나름대로 대처를 해나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겪게 되는 어려움을 삶속에서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좋을지 그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에 앞서 저자는 무엇보다 간절하게 부탁한다. “여러분은 지금 이대로도 잘하고 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뭔가 미진하다면, 정체되어 있거나, 숨이 턱까지 차올라오는 느낌이 든다면, 그때는 그대로 가기보다 잠시 멈춰 서서 작은 변화를 줄 곳을 찾아보자. 증상이라는 괴물이 여러분의 삶에 똬리를 틀기 전에.”

    이야기로 마음을 치유하다
    _당신 마음속의 여덟 가지 당신 모습

    [심야 치유 식당]은 독특한 형식의 심리 에세이다.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른 여덟 명의 손님들과 엮어가는 여덟 개의 에피소드. 이들은 저마다 ‘증상’을 앓고 있다(불면증, 음식중독, 발기부전, 징크스, 공황장애, 우울증, 망상). 철주는 이들의 사연을 들어주면서 저마다에게 어울리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주인공들이 철주와 펼쳐가는 인생 이야기를 따라 읽다 보면 이 ‘증상’들이 결국 우리 모두가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겪고 있거나, 겪을 법한 심리 상태를 반영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은 산산이 부서져 자아가 흔적도 없이 파괴되어버리기보다, 차라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증상을 안고 사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선택한다. 비굴하더라도 살아남는 것을 택한 것이다. 물론 무의식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의식은 그런 거래가 물밑에서 일어난 것을 전혀 모른다. 강박적인 민수에게 불면증이 생긴 것도, 윗사람의 요구를 철저히 따르는 프레젠테이션 백전백승의 미수가 폭식과 구토를 반복했던 것도, 태조가 어느 순간 징크스에 빠져 헛방망이질을 하는 것도 모두 그들이 원래 증상이 생길 정도로 나약하거나 어딘가 태어날 때부터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다. 이들 모두 평균 이상으로 잘 살아오던 이들이다. 상황이 바뀌거나 버틸 수 없는 한계란 누구에게나 오기 마련이다.
    이처럼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름 아닌 바로 우리의 현재 모습이다. [심야 치유 식당]에 실린 여덟 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어떤 상황, 어떤 한계에 처해 있는지 가늠할 수 있고, 그러한 증상의 원인들을 새겨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당신의 마음속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당신, 오늘 하루도 너무 열심히 살았다 - 감정 받아들이기

    첫번째 손님, 48일동알 잠 못 든 남자
    #1 전직 정신과 의사, 하지만 이제는 '노사이드'의 주인장입니다.
    #2 해가 지기 시작하면 걱정이 밀려든다
    #3 브래스, 패러독스, 이성으로는 절대 풀 수 없는 문제
    #4 트랙에서 벗어난다고 삶이 무너지진 않는다
    #5 이해는 그만, 가슴으로 느끼면 되는 세상

    난 성취감에 중독 된 게 아닐까? - 24시간 전투 모드 탈출

    두번째 손님, 음식 중독에 걸린 여자
    #1 해가 저물 무렵,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2 전 허전하면 배가 고파요
    #3 쓸모없는 사람은 버림 받아
    #4 모든 중독은 강렬한 보상에 대한 욕망이다
    #5 몸과 마음이 당신을 믿게 해주세요
    #6 오늘 일을 내일 한다고 세상이 무너지진 않는다

    꼭 남들 처럼 살아야 하나? - 생긴대로 살며 만족하기

    세번째 손님, 밤이 무서운 요리사
    #1 우리 남자들끼리 허심 탄회하게 애기해봅시다
    #2 해피엔딩을 믿은 순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3 심인성, 마음에서 비롯되는 병
    #4 당신은 여기 있을 때 빛이 나는군요
    #5 진정한 자존심의 원자로는 생겨먹은 데로 성질대로 사는 것

    성실한 사람이 걸리기 쉬운 함정 - 부정적 기억에 긍정적 기억 덧씌우기

    네번째 손님, 징크스에 갇힌 4번 타자
    #1 누구에게나 난공불락의 징크스가 있다
    #2 죄의식과 조급함을 부추기는 사회
    #3 열심히 의미를 찾는다고 해결될까?
    #4 기억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5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는 곳

    오늘 몇 분이나 멍한 시간을 가져봤습니까? -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

    다섯번째 손님, 공황장애에 걸린 남자
    #1 제가 원하는 건 최선이 아니라 베스트에요
    #2 난 열심히 살아온 죄밖에 없어요. 그것도 죄인가요?
    #3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
    #4 나는 사는게 재미있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5 그냥 서핑을 하듯 나를 맡기자

    지금 가장 후회스러운 게 뭐예요? - 짜릿한 삶과 안전한 삶 사이에서

    여섯번째 손님, 회사원이 된 천재 음악가
    #1 천재 예술가가 뻔한 직장인이 되어 나타나다
    #2 이제 서른 살, 결국 네 인생이잖아
    #3 나는 실패보다 후회가 두렵다
    #4 링 안의 싸움, 링 밖의 싸움

    예민할 수록 인생이 피곤하죠 - 행복 생산하기

    일곱번째 손님, 자신감 없는 여자
    #1 왜 자신을 믿지 못하는가?
    #2 사실은 병이 두렵다
    #3 모든 것이 부담스럽고. 두려운 까닭
    #4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당신을 후회로 몰아간다
    #5 인생의 레이더 감도 줄이기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 혹은 열병 -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여덟번째 손님, 직장인 사춘기에 걸린 여자
    #1 뒤늦게 찾아온 직장인 사춘기
    #2 그 배우가 제 남자친구라고요!
    #3 두 분 서로의 거울이 되어주는 건 어떨까요?
    #4 감탄사의 삶에서 쉼표의 삶으로
    #5 이 가게도 이제 접을 때가 되었나

    에필로그 당신의 삶에도 변화와 행운이 함께하길!

    본문중에서

    첫 번째 손님: 48일 동안 잠 못 든 남자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_감정 받아들이기
    : 전직 정신과 의사 철주는 대학가 뒷골목에 ‘노사이드’라는 바를 차렸다. 그의 눈에 들어온 첫 번째 인물은 불면증을 앓고 있는 민수.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온 민수는 뭔가 하나라도 흐트러지면 자신의 존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인물이다. 이런 그에게 새로 온 본부장이 실적으로 쪼는 상황. 철주는 그에게 조언한다. 트랙에서 벗어난다고 삶이 무너지진 않는다고. 감정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감정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진짜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라고.

    민수는 그동안 감정이라는 것을 괴물로 여기고 무서워했다. 감정에 사로잡혀 주화입마에 빠질까 봐 봉인했던 것이다. 감정을 마구 날뛰는 로데오 종마로 여긴 민수는 아예 보지 않으려 했다. 대신 이성에 철저히 의지했다. 그의 감정부전증상은 여기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로봇처럼 살아온 민수는 감정을 느끼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 희미한 기억이 철주를 만나 작은 불씨와 같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것은 판도라의 상자였을까? 내일부터 민수의 삶은 조금 달라질 것이다. 감정이라는 맹수를 길들여서 자신을 지키는 충견으로 만드는 것이 이제부터 민수가 해야 할 일이다. 쓰러지고, 할퀴어지고, 물릴지도 모른다. 그 아픔을 민수가 견딜 수 있다면 그의 인생은 신세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 p.43)

    두 번째 손님: 음식 중독에 걸린 여자
    난 성취감에 중독된 게 아닐까?

    _24시간 전투 모드 탈출
    :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미수. 그녀는 모든 난관은 의지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언제나 조이고 쫓기는 기분으로 산다. 실패하면 버림받는다고 굳게 믿으면서. 그리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폭식과 구토를 반복한다. 철주는 이러한 음식 중독이 강렬한 보상에 대한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식은 일시적인 충족감을 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우리가 진짜 바라는 건 인간관계의 친밀함 속에서 느끼는 정서적 충만함이다. 아이가 엄마 품에서 느꼈던 안전함과 하나됨, 그 원초적 경험이다.

    최고의 보상은 인간관계의 친밀함 속에서 정서적 충만감을 느끼는 것이다. 아이가 엄마의 품 안에서 안전함과 하나됨을 느끼는 그 원초적 경험. 그런데 어른들의 인간관계에서 그 감정을 다시 경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믿을 만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런 사람이 있다고 해도 바쁜 도시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 어렵다.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그가 있어준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친밀함을 느낄 수 있는 관계가 되기까지는 관계의 숙성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수많은 의례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어색함을 이겨야 하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만일 원할 때 손만 내밀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최선이 아니라 차선이라도 그것을 자주 찾게 된다. 미수가 먹는 것에 집착을 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였던 것이다. 인간관계의 친밀감을 눈에 보이는 즉물적인 것, 당장 배가 터질 듯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먹는 것으로 대신한 것이다. 미수의 폭식과 구토는 결국 정서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유령 위장(phantom stomach)에 음식을 채워 넣어 물리적으로라도 해소하려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 pp.64~65)

    세 번째 손님: 밤이 무서운 요리사
    꼭 남들처럼 살아야 하나?

    _생긴 대로 살며 만족하기
    : 자기 멋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신나게 살아왔던 요리사 상진. 하지만 그는 똑똑한 아내를 얻고서 흥이 사라졌다. 여자의 요구가 힘들었다. 언제부터인가 섹스를 할 때도 눈치를 보게 되었다. 이런 상진에게 철주는 말한다. “사람은 해야 하는 것하고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갈등을 하면서 살아요. 해야 하는 것만 하면서 살면 너무 힘들죠. 성공을 원한다면 당연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모든 사람이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최소한 당신은 그래요.”

    상진의 심인성 발기부전의 해법은 약물이나 수술이 아니었다. 그의 축 처진 성기의 해면체에 들어갈 혈액은 바로 자신감이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마음의 힘이었다. 커지려고 해도 그의 무의식과 뇌는 ‘힘주지 마’라는 명령을 하달해버렸다. 상진의 버자이나 덴타타 환상은 부인의 변화가 아니라 자신의 변화, 자존감의 회복을 통해 해결될 수 있었다. 사회가 인정하는 성공이 자존감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다. 남이 나를 바라보는 삶은 밖에서 끊임없이 연료 주입을 받지 않으면 자존감이라는 엔진이 지속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지속 가능한 최고의 솔루션은 자가 발전이다. 생겨먹은 대로, 성질대로 살면서 만족할 수 있는 삶, 살아 있다는 생동감을 매일 느낄 수 있는 삶,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아, 오늘이 시작되는구나’라는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경험할 수 있는 삶, 남들이 볼 때 멋져 보이는 삶보다 내가 재미있고, 즐겁고, 나를 신나게 하는 삶이 진정한 자존감의 원자로가 될 수 있다.
    (/ pp.112~113)

    네 번째 손님: 징크스에 갇힌 4번 타자
    성실한 사람이 걸리기 쉬운 함정

    _부정적 기억에 긍정적 기억 덧씌우기
    : 부동의 4번 타자 박태조. 그가 어느 순간 징크스에 빠졌다. 누상에 주자만 나가 있으면 헛스윙. 태조는 이런 상황에서 더욱더 훈련에 몰두한다. 하지만 철주는 그를 말린다. 연습벌레로, 야구장 귀신으로 살던 태조에게는 오히려 훈련이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그에게 필요한 건 인생을 즐길 수 있게 숨통을 틔워주는 것.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길이 막히면 돌아갈 줄 아는 법이다.

    징크스는 그 기억을 지우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뇌의 저장 능력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사람들은 그 기억을 완전히 지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소원이다. 그런 바람을 가지면 가질수록 일반적 기억은 정서적 기억으로 강하게 전환되어서 아무리 씻어도 씻겨나가지 않는, 돌 위에 새겨진 기억이 되고 만다. 하지만 기억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나, 다른 기억으로 대체하는 것은 가능하다. 아니면 그 기억의 중요성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기억의 안방을 차지하고 있던 사건을 기억의 다용도실 찬장 안에 깊이 넣어두는 것이다.
    녹음 테이프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녹음 테이프 위에 다른 음악을 녹음해서 전에 녹음한 내용에 다른 음악을 덧씌우는 건 가능하다. 징크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새로운 좋은 버릇, 혹은 징크스를 만들면 된다.
    (/ p.141)

    다섯 번째 손님: 공황장애에 걸린 남자
    오늘 몇 분이나 멍한 시간을 가져봤습니까?

    _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기
    : 사십대 초반의 임원으로 사업부 전체를 총괄하고 있는 동우. 항상 최선을 추구하며 앞을 향해서만 달려온 그에게 어느 순간 공황장애가 찾아왔다.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못 타는 상황. 그런 그에게 철주는 말한다. “동우 씨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사는 방식에 있어서 생각해볼 게 있어요. 우리는 지금껏 달려갈 생각만 한 거죠. 그게 당연히 옳은 것이고, 얼마나 빨리 넘어지지 않고 달리느냐, 장애물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 등등 효율성이 최우선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서는 스탠딩을 배워야 해요. 설 줄도 알아야 달리는 게 쉬워져요. 자, 연습해보세요.”

    내려놓는 거예요. 맞서 싸우려 하지 말고 그냥 몸을 맡겨보는 거예요. 우리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에요. 맞서 싸우려다 보면 부서져버려요. 수많은 자기계발서나 리더십 책들은 강해져야 한다고, 위대함 그 너머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를 부추겨요.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컵에 물을 꽉 채우려면 물이 넘쳐야만 해요. 낭비가 발생하고, 바닥이 젖는 피해가 생기는 거죠. 그런 희생 없이는 완벽한 한 잔은 만들어지지 않죠. 이렇게 완벽은 어려울뿐더러 희생도 따르는데 그 희생도 감당하기 힘들잖아요? 그럼에도 완벽에 집착하니까 무리를 하게 되고 현재에 만족을 하지 못해요. 완벽한 한 잔이 되지 않은 잔은 채워지지 않았다고 여기니까. 그게 우리 삶의 문제예요. 채워지지 않는 잔을 놓고 안달복달을 하니 경고등이 켜질 수밖에 없겠죠. 저도 그렇게 살았어요. 어느 순간 그 완벽함이란 결국 내 마음속의 허상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이 세상이 우리를 너무 열심히, 뼈 빠지게 일만 하게 만들기 위해 거는 최면 같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죠.
    (/ pp.174~175)

    여섯 번째 손님: 회사원이 된 천재 음악가
    지금 가장 후회스러운 게 뭐예요?

    _짜릿한 삶과 안전한 삶 사이에서
    : 십대 때 음악계를 뒤흔들었던 천재 예술가 우진이 뻔한 직장인이 되어 나타났다. 당시 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음악에서 손을 떼고 영업사원이 된 것이다. 당시 주치의였던 철주는 이렇게 변한 우진을 보면서 ‘정상’이라는 범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한다.

    일직선으로 뚫려 있는 경부고속도로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지금의 삶이 보잘것없고 가치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고속도로로 가다가 국도로 나갈 수도 있고, 필요하면 기차를 타고 가거나, 중간에 재미있는 곳이 있으면 멈춰 서서 밥도 먹고 바람도 쐴 수 있는 게 인생이다. 숙제를 마치듯이 쉼 없이 선택 없이 가야 할 길만 가는 게 아니다. […]
    그런데 의료 환경을 벗어나자 시각이 바뀌었다. 일단 그 자신이 원래 시각으로 보면 비정상이었다. 그동안 개인의 선택이나 스타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과도하게 비정상으로 분류하고 치료하려 했다는 것을 그는 최근 몇 년의 경험으로 몸소 깨달았다. 그런 상태에서 우진을 보고 나니 최소한 한 번의 기회는 만들어줘야 한다는, 우진을 처음 진단했던 사람으로서 생뚱맞은 사명감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본인의 의지로 한 번은 선택을 해야 하고 선택으로 입는 피해가 존재를 무너뜨릴 만한 것이 아니라면, 산술적으로 3분의 1 이내의 손해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 pp.217~218)

    일곱 번째 손님: 자신감 없는 여자
    예민할수록 인생이 피곤하죠

    _행복 생산하기
    : 주위 사람의 모든 시선에 촉각을 세우는 유진. 그녀는 모든 것이 부담스럽고, 두렵다. 너무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다 결국 항상 후회에 빠져 있고. 그런 유진에게 철주는 예민한 레이더의 감도를 조절할 것을 권한다. “당신에게는 좋은 레이더가 있어요. 그러니 태양이 어디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태양이 비출 때 충분히 그 빛을 만끽하고 즐기세요. 그 힘으로 달리세요. 그러면 어두운 곳에서도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을 거예요.”

    안타깝지만 사람은 잘 안 변해요. 그게 문제죠. 기본적으로 외부의 인정이 있어야 움직이기 시작해요. 우주 소년 아톰처럼 가슴에 원자로가 탑재되어 있으면 좋겠지만 그게 불가능하죠.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아마도 관성을 잘 이용해서 재빨리 응달을 통과하는 것, 또한 좋은 배터리를 장착해서 달리는 동안 무슨 수를 쓰더라도 추운 응달과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해놓는 거예요. 심리학 용어로 그런 배터리를 자존감이라고 하죠. 유진 씨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이 배터리예요. 유진 씨에게는 좋은 레이더가 있어요. 그러니 태양열이 어디에서 올지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태양열이 있을 때 충분히 그 빛을 만끽하고 즐기세요. 그 힘으로 달리세요. 그러면 어두운 곳에 왔을 때에도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을 거예요. 그 힘이 지속되면 달리는 힘으로 두 번째 배터리를 하나 더 달아서 번갈아서 가는 거예요. 어때요? 괜찮은 아이디어죠? 사실 제가 얼마 전에 배터리를 새로 주문했어요. 전에는 너무 커서 무게 때문에 달 수 없었는데 기술이 좋아져서 가볍고 센 놈이 나왔어요.
    (/ pp.261~262)

    여덟 번째 손님: 직장인 사춘기에 걸린 여자
    뒤늦게 찾아온 사춘기 혹은 열병

    _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미치겠다는 승현. 그리고 유명 남자 배우가 자신의 애인이라는 망상에 빠진 미영. 한 사람은 지극히 수동적인 삶, 다른 한 사람은 무척 혼란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둘은 공통적으로 모두 경계에 머무르고 있다. 어느 한쪽에도 만족할 수 없는 삶, 정체성이 모호한 삶. 이에 철주는 둘이 서로의 거울이 되는 방법을 찾아본다. 한 사람은 수동적 삶에서 능동적 삶으로, 다른 한 사람은 감탄사와 느낌표로 범벅인 삶에서 쉼표와 마침표가 적절히 들어간 삶으로 시프트 하기를 바라면서.

    혼란은 균형이 깨지면서 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떻게든 최대한 안정적으로 지내기를 원한다. 비록 만족스럽지 못하고 힘든 상황이라도 변화가 주는 불편함이 손익계산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인간의 삶 자체가 끊임없이 안정과 혼란 사이에서 널을 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평형은 끊임없이 위협받는다. 집단에 소속되어 있으면 집단이 제시하는 가치관에 자아가 매몰되어버릴까 봐 두려워 저항하게 된다. 그렇지만 막상 집단 밖으로 나오면 그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 황량한 벌판에 서 있는 것 같아 불안해진다. 분리된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의 연약함은 오롯이 개인의 문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계에 머무르게 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어느 한쪽에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인생이다. 여기서 평형을 이루는 순간은 아주 잠깐일 뿐 불완전한 것이 인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로 변할 수 있다. 만일 바다가 잔잔하지 않고 끊임없이 파도가 친다면? 그때에는 바람과 물결을 잘 읽어서 서핑을 하면 된다. 왜 출렁거리느냐고 한탄을 하기보다 물결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대상을 거울로 삼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 pp.29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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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22종
    판매수 14,710권

    건국대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도시 심리학] [심야 치유 식당] [소통, 생각의 흐름] 등 다양한 심리 서적과 강연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상담자’인 그는 불통의 시대를 헤쳐나기기 위한 소통의 원리를 탐구하고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소통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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