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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잃는 것은 나의 우주를 잃는 것!

최문자 시선집『닿고 싶은 곳』. 1982년 <현대문학>에 3회 추천 완료되어 등단한 이래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해온 최문자 시인. 이 책은 최문자 시인의 시 100편을 가려 뽑았다.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환시나 광기의 촉수와 피를 가지고 시에게로 무작정 막무가내로 쓰러지며 투신하는 시인이고 싶다는 저자는 고통과 사랑과 생명의 트라이앵글 안에 수렴되는 주제를 담아냈다. 생의 비극성과 종교적 상상력은 시인의 언어 속에서 서로 화합하거나 이반하지 않고, 날카로운 균열 가능성을 내포한 채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다.

“시를 잃는 것은 나의 우주를 잃는 것.
그래서 더 절박해지고 수없이 다시 겸허하게 태어나게 된다.”

1982년 [현대문학]에 3회 추천 완료되어 등단한 이래 왕성한 시작 활동을 해 온 최문자 시인. 이번에 100편의 시를 가려 뽑아 묶은 시선집 [닿고 싶은 곳]을 도서출판 시월에서 펴냈다. 시인은 그동안 [귀 안에 슬픈 말 있네](문학세계사, 1998), [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현대문학, 1993), [울음소리 작아지다](세계사, 1998), [나무고아원](세계사, 2003),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랜덤하우스, 2006)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박두진문학상(2008)과 한송문학상(2009)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는 협성대학교 총장으로 재직중.

이번 시선집을 펴내며 “가만히 앉아서 사유하고 사유한 것들을 시적으로 규정하고 언어화하는 데 능란한 시인”이 아니라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환시나 광기의 촉수와 피를 가지고 시에게로 무작정 막무가내로 쓰러지며 투신”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시인. 이러한 최문자 시인의 시세계에 대해 김수이 교수(문학평론가)는 [최문자 시세계의 지평](푸른 사상, 2006)에서 시인이 그동안 다루어 온 주제의 범주 면에서는 “고통과 사랑과 생명의 트라이앵글”안에 수렴되는 것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개관한 바 있다.

최문자가 고통과 슬픔으로 포화된 자신의 내면을 핏빛 잉크 삼아 한 줄 한 줄 시를 써내려 갈 때, 그녀의 시 쓰기는 세속적인 삶의 출구이자 종교적인 삶의 입구가 된다. 이 출구와 입구는 최문자의 앞에서 무수히 열리고 닫히면서, 서로 맞물린 요철의 형태를 하고 있다.

한편 유성호 교수(문학평론가)는 시집 [나무고아원]의 해설에서 최문자 시인에 대해 ‘비극성’을 생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면서 ‘종교적 상상력’과 결합시켜 시적 공간을 구축한다고 본다. 그러면서 그것은 여느 종교적 상상력이 추구하는 신성과의 화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어떤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그것이 최문자 시학의 주요한 특징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생의 ‘비극성’과 ‘종교적 상상력’은 시인의 언어 속에서 서로 화합하거나 이반하지 않고, 날카로운 균열 가능성을 내포한 채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다.

유성호에 의하면 최문자 시인은 손쉬운 화합이나 상투적인 이반으로 흐르지 않고 고통스런 파열음을 내포한 견고한 언어 구조물을 만들어 온 셈이다. 그러나 시인은 지금까지의 성취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믿음을 회의하며 “이 방황과 왕복은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계속될 것”임을 내다본다.

최문자 시인은 감리교 3대 사학 최초 여성 총장으로 협성대학교에 취임한 이래 ‘시 읽어주는 총장’등의 행사를 통해 지성과 영성 그리고 감성이 조화를 이룬 대학 문화를 만들어내는 데 리더십을 보여주어 내부 구성원들에게서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냈다. 진작부터 시적 깊이를 심화하고 넓이를 확장해 온 시인의 작업은 글로벌 시대에 대학을 경영하는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새로운 현실성과 삶의 구체성까지도 얻게 되었으리라 짐작하게 한다.

책 머리에

닿고싶은 곳
나무 고아원
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갈대로 사는 법

저자 약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