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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항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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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한승원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11년 03월 07일
  • 쪽수 : 372
  • ISBN : 978897275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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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세상바다 속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아 헤메다

    [다산], [아제아제바라아제] 등의 굵직한 소재들을 다뤄온 그가 이번에 문학적 변신을 시도했다. 일흔 둘에 [항항포포]라는 로맨스 소설을 들고 독자들 앞에 다시 섰다. 작품 속 주인공인 베스트셀러 작가 임종산은 작가의 분신같은 존재다. 그는 가슴 속에 한 여인을 묻고 인생이라는 길 속에서 헤메다 그 길을 다시 찾기 위해 여행길을 떠난다. 그 곳에서 우연히 만난 여인과 동행하며 일어나는 일들과 미묘한 감정 그리고 추억들은 인간의 본성과 원초적 세계에 화두를 던진다. 작품에 전반에 흐르는 바다 배경과 그에 대한 철학은 사랑이야기와 오묘하게 결합되어 소설의 깊이를 한 층 짙어지게 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인생의 길은 어디인가? 잃어버린 길 위에 서있는 우리에게 고희가 넘은 작가가 전하는 ‘인생’을 만나보자.

    출판사 서평

    성스러움과 속됨의 길항 속에서 잃어버린 길 찾기!

    인간 본성과 원초적 세계에 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며
    인간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려내는 작가 한승원의 신작 장편소설


    한국 현대소설사의 연륜을 그대로 담고 있는 소설가 한승원의 신작 장편소설 [항항포포]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바다를 평생 동안 풀어야 할 철학적 명제로 생각한다는 저자는 밀물과 썰물을 닮은 나의 삶이란 무엇이고,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더욱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했다고 한다. 하여, 그 바다 속에 한 여자를 묻어놓고 사는 한 소설가의 이야기, 성스러움과 속됨의 길항 속에서 잃어버린 길 찾기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으며, 그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번 소설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항항포포港港浦浦라는 말은 이 땅의 모든 항구와 모든 포구라는 말의 조합이다. 바다를 중심으로 한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동행하는 이 소설은, 소설가 자신이 그랬듯 길을 가다가 길을 잃어버린 이야기이고, 새 길을 찾아 헤매는 이야기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임종산은 마음속에 한 여인, 소연에게 큰 빚을 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 빚을 덜어내기 위해 일 년에 한 번, 소연과 함께했던 항구와 포구에 가보는데 그 여행길에 묘연이란 여자가 동승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출강하던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 만난 임종산과 소연은 소연이 임용고시에 탈락한 후 새로운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함께 떠난 여행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둘만의 은밀한 만남을 지속한다.
    하지만 계속된 만남으로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소연은 임용고시에 계속 낙방하고 그런 소연에게 종산은 작가의 길로 들어설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소설가로의 삶 또한 그녀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고 임신과 중절을 거듭하다 병을 얻고 소연은 젊은 나이에 사망하기에 이른다.

    무책임한 자기의 행동 때문에 소연이 사망한 것에 자책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종산은 소연의 마지막 유언에 따라 그녀와 함께한 이야기들을 묶어 소설로 발표하고 큰 인기를 얻게 된다.
    그 소설이 영화화가 결정된 날 계약금을 받아든 종산은 소연과의 추억여행에 나선다. 그리고 소연과 함께했던 항구와 포구들을 돌아보기로 한다.

    그 첫 행선지인 흑산도항에서 묘령의 여인 묘연과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된다.
    미스코리아 광주 진이었던 묘연은 대회를 마치고 돌아오던 날 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조직폭력배 보스인 윤창일에게 납치되어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고, 그 이후로부터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낸다. 하루속히 남편의 품에서 벗어나기 원한 묘연은 남편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에 성공하고 어려서부터 나고 자란 바닷가 마을을 보기 위해 흑산도로 가는 카페리를 탔고 그 안에서 소설가 임종산을 만나 자신과 동행하기를 청한다.

    묘연에게 소연의 모습을 발견한 종산은 그녀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묘연과의 어색한 동행을 하게 된다. 마음속의 소연과 함께하는 세 명의 여행이다.

    중간중간 윤창일이 보낸 부하들에 의해 묘연의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극적으로 그들을 따돌리며 각자의 행복한 길 찾기를 하기 된다. 결국은 묘연이 남편에게 끌려 집으로 돌아가고 종산의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난다.

    여행을 통해 남편과의 새로운 결혼생활을 해보기로 맘먹었으나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어 이제 다시 새 길을 찾아 나선다는 묘연의 이야기. 소설의 마지막은 묘연이 종산에게 보낸 편지로 마무리된다.

    인간 본성과 원초적 세계에 관해 끊임없는 화두를 던지며 인간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려내는 작가 한승원의 이 소설은 사랑과 자유에 대한 신앙적인 복종, 혹은 성스러움과 속된 세상바다 속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아 가려는 몸부림을 치는 세 명의 인물을 통해 과잉과 부재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금의 자신의 삶과 사랑, 자유에 대한 역설적인 질문으로 나아갈 바를 진지하게 모색하게 할 것이다.

    목차

    1장 길을 가다가 잃어버린 길
    2장 방황하는 넋
    3장 너의 길, 나의 길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고요?” 하고 재차 물으며 그녀의 두 눈을 들여다보았다. 호수처럼 깊었다. 이 여자가 잃어버린 길이란 무엇인가. 석가모니가 평생 맨발로 걸어 다녔다는 ‘길 아닌 길’을 말하는 것인가. 이 여자는 형이상학적인 길 찾기를 하고 있다는 것인가 뭔가……. 하긴 대개의 사람들은 길 위에서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사실은 나도 그러한 사람 가운데 하나일 터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시인인가. 화엄경 속의 선재 소년처럼 선지자들을 찾아다니는 것인가. 시인이 아니라면, 문학적인 감수성이 탁월한 것처럼 건방을 떨고 있는, 시쳇말로 살짝 돈 여자인 것인가.
    아니다, 사실은 나야말로 길을 확실하게 잃어버린 것인데, 이 여자는 내 앞에서 길을 잃어버렸다고 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길을 찾게 해주려는 천수천암관음보살의 화신 아닐까.
    그녀는 가볍게 그어진 쌍꺼풀과 기다란 속눈썹 아래의 짙푸른 심연처럼 깊은 눈으로 그의 시선을 빨아들이면서 하소연하듯이 말했다.
    “선생님, 혼자 여행하시는 모양인데, 심심하지 않게…… 갈 길을 잃어버린 저를 데리고 다니세요.”
    그는 당혹했다. 간단한 여행 차림을 한 그녀의 존재가 감당하기 거북스러운 거대한 부피와 무게로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를 끌어당기는 알 수 없는 고혹적인 구석이 있었다. 길을 잃었다는 이 여자야말로, 나에게 나의 참다운 일을 가르쳐줄지도 모른다.
    (/ pp.14~15)

    침대 머리맡의 이불자락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알몸이 하얗게 드러났다. 그녀는 반듯하게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네온사인 빛을 받은 그녀의 몸은 아름답게 빚어놓은 석고상이었다. 신이 만들어놓은 하나의 작은 우주였다. 그는 그녀의 흰 우주 앞에서 몸을 떨었다. 이 일이 어떤 일인데, 이 아이는 스스로의 모든 것을 열어놓고 있단 말인가. 누구에게인가 이미 제 모든 것을 이렇게 열어준 적이 있는 아이 아닐까. 아마 틀림없이 그럴 것이다. 아니다. 그럴 리 없다. 너무 순수하기 때문에 남자와의 깊은 만남이 어떤 일인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전율이 온몸을 덮었다. 목과 입안에 혀가 바싹 밭았고, 가슴이 우둔거렸다. 좌절과 절망과 소외와 고독이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오래지 않아, 지금 자기가 한 일을 후회하게 되고, 더욱 혹독한 좌절과 절망과 소외와 고독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그러면 나에게 모든 것을 기대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는 이 아이의 몸속에서 알 수 없는, 나에 대한 혹독한 배반의 씨가 싹터 날지도 모른다. 그 배반의 씨가 이 아이와 나를 동시에 파멸시킬 것이다. 그녀의 알몸이 거대한 불가사의의 바윗덩이로 다가왔다. 그의 남성은 움츠러들었다.
    (/ pp.216~217)

    “그 아이한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아이가 쓰고 싶어 하다가 쓰지 못한 그 소설들을 써주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소설을 한 편 썼는데 그게 영화로 만들어졌어요. 원작료를 듬뿍 받았어요. 그런데, 죽어간 그 아이의 아픈 사랑과 순백의 영혼을 팔아 나 혼자만 호의호식하고 있는 것 같고, ‘나 살고 있는 이게 무어냐’ 죄 짓고 나서, 서재에 파묻혀 거짓 글쓰기에만 몰두하는 내 인생이 알곡 떨어내고 난 지푸라기처럼 푸석푸석하게 느껴져서 이렇게 길을 나섰어요. 나 지금, 그 아이하고 함께 다녔던 그 바닷가 마을, 그 항구들, 포구들, 함께 먹었던 음식들을 먹으면서 참회 여행을 하고 있는 거예요.”
    (/ p.288)

    “소연과 선생님과 저와 셋이서 함께 한 그 항항포포의 여행이 늘 서향처럼 저를 취하게 하곤 합니다. 선생님, 저하고 다시 한 번, 저의 길 찾아주기의 여행을 해주실 수 없으세요. 지금은 장흥 노력항과 제주 성산포항 사이를, 쾌속선으로 한 시간 반 만에 왕래할 수 있습니다. 우도봉의 기능을 잃어버린 그 옛 등대 밑에서부터 다시 길 찾기의 여행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허방 속에서 길을 찾고, 그 길에서 자유를 찾고 그 자유 앞에 복종하며 살고 싶습니다.”
    (/ p.367)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9.10.13~
    출생지 전남 장흥
    출간도서 84종
    판매수 13,966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이별 연습하는 시간』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불의 딸』, 『포구』,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버지와 아들』, 『해일』, 『시인의 잠』, 『동학제』, 『아버지를 위하여』, 『해산 가는 길』, 『멍텅구리배』, 『사랑』, 『물보라』, 『초의』, 『흑산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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