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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예보, 흐린 후 차차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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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라라와 규태는 소꿉친구입니다.

    겉으로는 당차고 씩씩해 보이기만 하는 라라에게는 5살 동생을 사고로 잃은 아픔이 있습니다. 단짝 친구이자 오빠처럼 라라를 곁에서 챙겨 주던 규태는 어느샌가 라라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차마 표현 못 하는 규태는, 라라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필수가 눈에 거슬리기만 합니다.
    당찬 소녀 라라와 속 깊은 소년 규태, 대책 없는 세계평화사절단 필수, 얄미운 라이벌 푸르나까지. 각기 다른 색깔의 아이들이 펼쳐 보이는 따뜻한 성장 일기를 살짝 엿볼 수 있습니다.

    아틀란티스 아이들 vs 언덕배기 아이들

    으리으리한 집들이 늘어선 부자 동네 '대우동'. 그 중심에는 주상복합 아파트 '아틀란티스'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그리고 아틀란티스 옆에 난 샛길로 한참을 올라가면 재개발 예정지인 가난한 언덕배기 동네가 나옵니다.
    아틀란티스 아이들은 '상류사회학원'을 비롯한 각종 혜택을 누리며 부족함 없이 생활하지만, 언덕배기 동네 아이들은 하루하루 고되게 생활하는 부모 밑에서 누리는 법보다 포기하는 법을 먼저 배우며 살아갑니다.
    같은 학교, 같은 반인 친구들 사이에서도 사는 곳에 따른 이질감이 존재합니다.
    부자 동네 아이들은 언덕배기 아이들을 깔보고 무시하며, 언덕배기 아이들은 그에 맞서 똘똘 뭉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덕배기 동네와 학교를 이어 주던 샛길이 막혀 버리고, 아이들은 샛길을 가로막은 나무문을 부수며 투쟁합니다.
    작가는 더 이상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삶에도 깊숙하게 파고든 빈부 격차의 문제를 주인공 라라와 규태의 시선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집단 이기주의의 문제,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도 되새겨 볼 수 있습니다.

    힘겨운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의 성장 일기!

    라라의 엄마는 "하루하루 고달픈 이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은 공부뿐이다."라며 공부를 통한 신분 상승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라라는 엄마의 생각에 반드시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라라는 환상과도 같은 아틀란티스의 삶을 동경하기도 하지만, 땀 흘려 성실히 일하는 부모님과 언덕배기 사람들의 수고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신분 상승을 꿈꾸며 두 집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친구 채린이를 처음에는 경멸하지만, 나중에는 자신과 함께 성장해 가는 채린에게 공감하며, 잘못된 선택을 걱정스러워 합니다.
    대책 없는 세계평화사절단 필수도, 이제 막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규태도 어른들은 보지 못한 희망을 봅니다.
    규태의 다짐은 아이들이 가진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난 이제 거꾸로 쓰지 않을 거야. 그 무엇도 겁나지 않으니까. 이제 깨달았어. 세상에 겁날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가난도, 슬픔도, 그보다 더한 어떤 고통도 맞서야 한다는 걸."
    힘든 환경에서 더욱 단단히 다져지는 올곧은 마음은 사춘기를 겪으며 아이들이 지켜 내야 할 무엇보다 값진 보석입니다. 마른 가지가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고 새싹을 피우듯, 아이들은 이렇게 고난의 틈바구니에서 방황을 이겨 내고 한단계 성장합니다.

    목차

    언덕배기
    즐거운 상상
    아틀란티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슨 봄이 이렇게 많아
    나는 먼 길로 간다
    자꾸 입어 보고 싶은 폴라 셔츠
    그러면 폴라 셔츠에게 라라를 사줄 수 있을 텐데
    원수! 각하! 그리고 괴물!
    날개를 펴지 못한 검은 새
    어느새 우리는
    시내에 가다
    안개는 걷히지 않고
    겨울이 저물다

    본문중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나랑 사귀자."
    금방 발그레해진 필수의 낯빛을 보니 장난 같지는 않아 보였다.
    어느새 소원동에 들어서고 있었다. 갑자기 좁아진 도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 좁은 언덕길, 어린아이 울음소리.......
    소박한 풍경이 소원동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나는 아주 당찬 미인을 좋아하는데, 네가 꼭 그렇거든."
    라라가 말이 없자 필수가 덧붙였다.
    "대답은 나중에 해도 돼. 바이, 바이."
    그래도 대답이 없자 쑥스러워진 필수는 가방을 건네고 뛰어갔다.
    필수의 등허리에 사그라지는 오후의 햇살이 힘없이 꽂히고 있었다.
    비쩍 마른 개 한 마리가 전봇대에 오줌을 갈기고는 킁킁거리다가 사라지는 게 보였다.
    소원동은 구곡산 끝자락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었다. 서울에는 드문 허름한 마을이었다. 오를 때면 몸이 앞으로 쏠리고,
    내려갈 때면 몸이 뒤로 기우는 언덕길이 뱀처럼 구불구불 구곡산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길 가장자리에는 꾸덕꾸덕 말라비
    틀어진 뱀 허물 같은 집들이 잔뜩 웅크린 채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었다.
    구곡산 자락으로 숨어들던 길이 싹둑 잘려 나간 뱀 허리처럼 갑자기 뚝 잘린 곳에는 공터가 하나 있었다. 공터라고 해 봐
    야 손바닥만했고, 공터의 절반은 허섭스레기로 덮여 있었다. 공터 바로 옆에는 구멍가게가 하나 있었는데, 이 구멍가게를 가
    게 간판에 적힌 대로 '우리슈퍼'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주인인 욕쟁이 영감님만 빼고.
    (/ pp.20~21)

    앞으로 얼마나 더 이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얼마 있으면 이 언덕길도, 집도...... 소원동이 송두리째 흔적도 없이 사라질지
    몰랐다. 다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보이는 모든 것이 소중했다. 라라와 규태는언제까지라도 잊지 않겠다고 약속이나 하듯이
    언덕길이며 집들을 눈 속에 꾹꾹 쟁여 넣었다.
    공터를 지나칠 때였다.
    "누구 맘대로 이사 가라 마라여? 슈퍼는 으쩌구?"
    욕쟁이 영감님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물을 펌프에 들이붓고 있었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개 콧구멍 앞으로
    달려갔다.
    "이눔들아, 뭐가 그리 살판났다구 뛰어다녀, 뛰어다니길?"
    라라와 규태는 약속이나 한 듯 쪼그리고 앉아 펌프가 녹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제 새가 잠에서 깨어날 거야."
    규태가 속삭이자, 라라가 야무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눔의 연기가 늙은이 눈에만 들어와."
    욕쟁이 영감님이 눈을 비벼 댔다. 사실 연기는 욕쟁이 영감님한테는 한 줄기도 가지 않고 아이들 있는 쪽으로 날아왔다.
    불길이 잦아들고 불씨가 사그라질 때쯤 펌프에서 물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규태는 얼른 일어나서 펌프 손잡이를 들어 올렸다. 손잡이가 뻑뻑하게 올라왔다.
    "할아버지 됐어요! 깨어났어요! 새가 깨어났다고요!"
    규태는 너무나 기뻐서 한껏 소리쳤다.
    "이눔아, 무슨 해괴한 소리여?"
    "펌프가 뚫렸다고요. 자, 보세요."
    규태가 해사하게 웃자, 욕쟁이 영감님 얼굴이 환해졌다. 욕쟁이 영감님이 마중물을 한 바가지 더 가져다 부었다. 규태는
    신이 나서 펌프질을 했다. 꾸르륵거리던 펌프가 이내 왈칵왈칵 허연 물을 토해냈다. 욕쟁이 영감님이 쏟아지는 물줄기 끝에
    손을 대고 있었다.
    "물이 따듯헌 걸 보니 봄이 오고 있구먼. 지랄같이도 늑장을 부리더니먼......."
    (/ pp.161~163)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경기도 광주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011권

    경기도 광주 벌말에서 나고 자랐다. 아름다운 마을 벌말 이야기를 시로 쓰는 게 꿈이다. 우선은 청소년시를 더 쓰고 싶다. 아직 써야 할 학교 밖 아이들 이야기가 많다. 그동안 학교 밖 아이들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이 아이들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이 아이들 이야기를 시로 쓰는 게 최선일 것 같다. 그다음에 분명 더 할 일이 있을 것이다. 1993년 [시문학]으로 등단했고, 200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제2회 황금펜아동문학상을 받았고, 제1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에서 대상을 받았다. 시집 [내일 익다

    펼쳐보기
    생년월일 1979~
    출생지 대구광역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국민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하였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제일 어렵고도 즐겁습니다.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더 공감 가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매일매일 달리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 [아드님, 진지 드세요] [나도 서서 눌 테야!] [잔소리 붕어빵] [열 살이면 세상을 알 만한 나이] [수학개미의 결혼식] [댕기머리 탐정 김영서] [잘 자라라 내 마음] [방귀 스티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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