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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의 시간들

원제 : LES HEURES SOUTERRAINES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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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내손을 잡아요

    "날 사랑할 수 있겠어요? 지친 삶을 모두 뒤로하고."

    아주 작은 바람, 아주 작은 눈부심만으로도 넘어질 것만 같다. 그녀는 그렇게 약해진 지점에, 균형을 읽은 지점에 와 있었다. 모든 것이 의미를 잃고 조화를 잃은 그곳에.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그녀를 기쁨으로 충만케 하거나 절망시킬 수 있는 투과 지점에.

    "널 만나기 전까지 나도 강한 남자였어."
    그는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잊고 있었다. 그런 걸가? 사랑이라는 거? 나약해진 마음? 매 순간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서툰 대답, 단 한 번의 잘못된 단어 선택때문에 모든 걸 잃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런걸까? 불안한 자아?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그렇다면 사랑보다 더 비참하고 더 허망한 것이 있을까?

    숨죽인 채 도시의 고독의 건너는
    한 여자와 한 남자의 독백이 이루는 대화


    2009 공쿠르상 노미네이트!
    프랑스 언론이 이 작품에 보낸 찬사들


    델핀 드 비강은 그림자의 작가다. 그의 인물들은 사랑을 하고 싶지만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비강의 무채색 문체는 일상의 폭력을 담고 있다. [지하의 시간들]은 고독에 관한 훌륭한 소설이다. 슬프고 감성적이고 마음을 졸이게 하면서도 억지스럽지 않다.
    -프랑수아 뷔스넬·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L'Express]

    [길 위의 소녀]만큼 훌륭한 작품이다. 적절한 톤, 과장되지 않은 감동, 인간의 고통에 대한 지나친 묘사의 거부, 마치 곤충을 바라보는 듯한 인간 관찰, 인간의 영혼에 대한 연민이 깃든 분석. 마틸드와 티보는 만나서 사랑하게 될까? 그것이 이 소설의 목적은 아니다. 해피엔드보다 인간적 진실에 더 관심이 많은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더더욱 아니다. 비강은 보이지 않지만 강한 폭력이 존재하는 가차 없는 세계를 그리고 있다. 비록 처음부터 승산이 없어 보이는 싸움이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싸우려고 하는 투지가 아닐까. 그것이 바로 이 작품에 깔려 있는 내용이다.
    -프랑스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Le Nouvel Observateur]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절한 톤을 유지하는 예리하고 건조한 문체로, 주변의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고 숨죽이며 넝마가 되어 떠나는 인간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프랑스 문예지 [리르Lire]

    본문중에서

    이대로 살 수는 없습니다, 내 손을 잡아요, 내 팔을 잡아요, 여기서 발길을 돌려요, 가방을 내려놓으세요, 서 있지 말고 여기 좀 앉아요, 이제 끝났어요, 가지 않아도 돼요, 이럴 순 없어요, 싸워야죠, 우리 같이 싸워요, 내가 옆에 있어줄게요. 이렇게 말해줄 남자 혹은 여자. 아무렴 어떤가. 더 이상 못 가겠다는 걸 이해해줄 사람, 하루가 갈 때마다 그녀의 존재가, 본질이 잠식당하고 있다는 걸 이해해줄 사람. 뺨이나 머리를 쓰다듬어줄 사람, 마치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해줄 사람. 어떻게 지금까지 버텼어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어요? 어디에 그런 힘이 숨어 있어요? 모든 걸 막아줄 사람. 그만이라고 소리쳐줄 사람. 책임져줄 사람. 다음 역에서 내리게 하거나 카페 구석 자리 맞은편에 앉아줄 사람. 벽시계의 시침이 돌아가는 걸 지켜봐줄 사람. 정오가 되면, 그 남자 혹은 그 여자가 웃으며 말하겠지. 보세요. 이제 끝났어요.
    (/ p.12)

    왜 이렇게 칠칠치 못해? 그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널 만나기 전까진 나도 독수리 같은 남자였어. 널 만나기 전까진 어디에도 부딪치지 않고 길 위를 날아다녔어. 널 만나기 전까지 나도 강한 남자였어.
    (/ p.17)

    참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꿋꿋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익숙해졌다. 예전에 어땠는지 잊어버리고, 자기에게 맡겨진 일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렸다. 매일 열 시간씩, 고개를 들 사이도 없이 일했던 것을 잊어버렸다. 상황이 돌이킬 가능성도 없이 치달을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다. 회사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폭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걸 몰랐다. 회사가 빠르게 증식하는 종양을 품을 줄 미처 몰랐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고쳐볼 노력도 없이.
    (/ p.48)

    이제는, 눈을 감고 생각을 비울 수 있다면, 아무것도 모를 수 있다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일을 피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덜컥 병에 걸리기를, 그것도 아주 큰 병에 걸리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가. 얼마나 많은 증상과 증후군, 무기력을 상상했던가. 그러면 출근하지 않아도 될 텐데.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아이들만 데리고 아무 계획도,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떠나는 꿈을, 통장 하나만 달랑 들고 길을 나서는 꿈을 얼마나 많이 꿨던가. 자신의 길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꿈을. 지금 겪는 일 같은 걸로, 적지에서 하루에 열 시간을 버텨야 하는 걸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얼마나 많이 들었던가.
    (/ p.42)

    그는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잊고 있었다. 그런 걸까? 사랑이라는 거. 나약해진 마음? 매 순간 단 한 번의 실수, 단 한 번의 서툰 대답, 단 한 번의 잘못된 단어 선택 때문에 모든 걸 잃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그런 걸까? 불안한 자아? 스무 살이든 마흔 살이든? 그렇다면 사랑보다 더 비참하고 더 허망한 것이 있을까?
    (/ p.54)

    그는 릴라가 문득 그리움에 사무치길 바랐다. 어지러운 공허감이 밀려와 도저히 견딜 수 없기를 바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해했으면, 그의 부재가 얼마나 큰지 조금씩 가늠했으면 하고 빌었다. 그만큼 그녀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는 걸 깨달았으면 했다. 그의 사랑은 그녀가 정한 경계를 넘어섰다는 걸, 주위 사람들에게 넌지시 내밀어 보이는 그녀의 고독을 넘어섰다는 걸.
    (/ p.56)

    아주 작은 바람, 아주 작은 눈부심만으로도 넘어질 것만 같다. 그녀는 그렇게 약해진 지점에, 균형을 잃은 지점에 와 있었다. 모든 것이 의미를 잃고 조화를 잃은 그곳에. 아주 작은 무엇이라도 그녀를 기쁨으로 충만케 하거나 절망시킬 수 있는 투과 지점에.
    (/ p.85)

    티보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살았고 커튼을 치는 법이 없었다. 늘 빛과 소음을 원했다. 결코 멈추지 않는 도시의 순환운동을. 그는 항상 도시와 같은 리듬을 탄다고, 도시와 한몸을 이룬다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흰색 클리오를 몰며 10년을 보낸 뒤, 교통체증, 빨간불, 지하도로, 일방통행, 이중 주차와 함께 10년을 보낸 뒤, 이따금 도시가 자기 손을 벗어날 때가 있다는 걸, 도시가 적대적으로 변할 때가 있다는 걸 느낀다. 가까워지면 질수록, 그 누구보다 도시의 경직된 숨을 잘 알고 있기에, 도시는 때를 기다려 그를 토해내려는 것 같다. 이물질을 뱉어내듯이.
    (/ p.117)

    차에 오르면 그리움이 그를 시험한다. 빨간불에도 그녀가 생각나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도 그녀가 생각나고, 기어를 바꿔도 그녀가 생각난다. 열두시 삼십분인데 배가 고프지 않다. 위가 있을 자리에 구멍이 났다. 생생한 고통. 어떤 음식도, 어떤 위안도 사양하는 묵직하고 쓰라린 그 무엇.
    (/ p.134)

    저자소개

    델핀 드 비강(Delphine de Viga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6
    출생지 프랑스
    출간도서 6종
    판매수 1,514권

    1966년 파리 근교의 불로뉴비양쿠르에서 태어났고 그랑제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직장인으로 살면서 퇴근 후 늦은 밤부터 글을 써나간 끝에 2001년, 자전적 소설 [배고픔 없는 나날]을 발표하며 문단에 들어섰다. 데뷔 후 단편집 [귀여운 남자들]과 장편소설 [12월 어느 저녁] 등 다양한 색깔의 작품을 연이어 선보였으며, 늦은 데뷔를 보상하듯 그의 문학성은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 빛을 발했다. 2007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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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과 파리 통역번역대학원(ESIT) 번역부 특별과정을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르몽드 세계사], [경제학자들은 왜 싸우는가], [검열에 관한 검은 책], [마지막 나무가 사라진 후에야] 등이 있으며, 보물찾기처럼 외국의 좋은 그림책을 찾아내어 번역하는 일을 즐겨 [가장 작은 거인과 가장 큰 난쟁이], [아나톨의 작은 냄비], [레몬 트리의 정원] 등과 같은 예쁜 그림책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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