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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서점

원제 : THE HAUNTED BOO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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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그렇다고 뭐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 오히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식사와 식사 사이, 입이 궁금할 때나 속이 출출할 때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고 배를 채워준다.
[유령서점]에 유령은 등장하지 않는다. 극히 현실적인 사람들만이 등장한다. ‘위대한 문학의 영혼’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들이 직접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서점주 미프린 씨의 입을 통해서, 혹은 서점의 간판을 통해서 유령서점에 그런 영혼들이 들러붙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실제로 그런 영혼들이 들러붙어 있는지 어떤지도 확인할 수가 없다. 단지 소설 속에 묘사되어 있는 서점의 분위기로 독자 스스로가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유령서점]에 유령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불평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야기 전반부에서는 서점주 미프린 씨의 입을 통해서 여러 가지 책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입이 궁금한 것처럼 양서에 목말라 있는 우리에게 책이 주는 즐거움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상업으로서의 출판, 상업으로서의 도서판매에 관한 비판과 서점주 미프린 씨의 이상도 뜨거운 목소리로 들려준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당시로부터 훨씬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으며, 같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주로서의 사명과 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품고 있고, 또 자신의 이상을 위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는 조그만 체구의 서점주를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소설 전부가 책에 관한 내용으로만 가득 들어차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 관한 내용과 함께 반전(反戰)에 관한 서점주 미프린 씨의 이야기가 책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반과 후반은 오히려 오브리라는 젊고 유능한 청년과 티타니아라는 매력적인 아가씨의 로맨스, 그리고 유령서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약사 와인트럽의 음모와 오브리의 모험담이 주를 이룬다.

하나의 소설 속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책에 관한 무게 있는 이야기, 반전, 젊은이들의 사랑, 스릴, 추리 등이 내용을 이루고 있지만 산만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탄력이 있고 흥미롭다는 느낌을 준다.

등장인물들도 모두들 개성이 너무 강해서 각자가 도드라져 보일 정도다. 처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걱정이 바로 그 부분이었는데, 이렇게 개성이 강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도드라져 보이는 인물들이 과연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야말로 작가의 능력일 테지만, 너무 개성이 강한 인물들만 등장하면 그들의 조화에 실패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작가 크리스토퍼 몰리는 그런 등장인물들을 멋지게 조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렇기에 등장인물 각자에 대한 인상이 깊으면서도 그것 때문에 이야기의 흥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여기에는 크리스토퍼 몰리 특유의 문체와 익살도 한몫을 하고 있는데, 읽다보면 웃음을 참을 수 없는 부분이 군데군데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작가 크리스토퍼 몰리의 매력을, 이 소설을 통해서 느껴보시기 바란다.

목차

서점주님들께
제1장 유령서점
제2장 콘파이프 클럽
제3장 티타니아 도착
제4장 사라지는 책
제5장 오브리는 도중까지 걷다―나머지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제6장 티타니아, 일을 배우다
제7장 오브리, 방을 빌리다
제8장 오브리는 영화를 보러 가고, 독일어를 좀 더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제9장 다시 이야기의 진행은 늦어진다
제10장 로저, 냉장고를 뒤지다
제11장 티타니아, 침대 속에서 독서를 시도하다
제12장 오브리, 타인과는 다른 서비스를 결심하다
제13장 러들로 가의 전투
제14장 [크롬웰 전기] 최후의 등장
제15장 채프먼 씨, 마법의 지팡이를 휘두르다

본문중에서

내가 하고 있는 장사는 내가 자극을 준 마음이 선전하지.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겠는데, 책을 파는 것은 다른 장사와는 다르네. 사람들은 자신이 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 나는 얼핏 보기만 해도 자네의 마음이 독서부족으로 병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놀랍게도 자네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어! 사람은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거나 마음의 병에 걸려 위험을 느끼기 전에는 서점에 오지 않는 법일세. 그런 상태에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서점을 찾지. 내 생각에 선전의 효용이라는 건, 어디 한 군데 아픈 구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의사를 찾아가보라고 충고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네. 자네는 사람들이 어째서 예전보다 더 많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알고 있는가? 전쟁이라는 커다란 참사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병이 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일세. 세계는 온갖 종류의 정신적 열병, 통증, 장애에 침범을 당하고 있었지만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었지. 그러나 이제는 마음의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알고 있어. 재난이 지난 지금, 모든 사람들이 탐욕스럽게, 황급히 책을 읽으며 우리 마음의 어디가 병들었던 것인지를 알려 하고 있어.
(/ 본문 중에서)

글래드피스트 ― 그들이 불안하다는 듯 더듬거리는 모습이나 기묘한 책을 결정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야. 책을 사는 이유라는 것이 대부분은 표지가 매력적이라거나, 값이 1달러 50센트가 아니라 1달러 25센트이기 때문이라거나, 서평을 봤기 때문이라고 하지. ‘서평’이라는 것도 가만히 들어보면 대부분은 광고를 말하는 것이지만. 책을 사는 사람 중 그것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천 명에 한 명도 없을 거야.
미프린 ― 자네의 생각은 무자비하고, 쓸쓸하고, 잘못되었네! 고칠 수 있는 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도 그 고통을 덜어주려 하지 않는 의사를 보면 자네는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 본문 중에서)

오브리의 의식 속에는 늘어선 책들과 타오르는 석탄과 풍만한 여주인 그리고 붙임성이 좋은 테리어가 흐릿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총명한 젊은이의 마음은 오로지 한 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며, 이러한 것들은 전부 상냥한 수습 점원의 부속물에 지나지 않았다. 젊은이의 감각이 참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끌어 모아 흡수했는지 모른다! 그쪽으로는 시선을 준 것 같지도 않았는데 그는 인간에게 가능한 가장 놀라운, 전광석화 같은 계산을 끝내버린 것이었다. 그가 알고 있는 젊은 여성들을 전부 더한 뒤, 그 총계가 눈앞에 있는 아가씨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태양계와 광고업을 포함해 자신이 알고 있는 우주에서 이 새로운 경이를 빼고 나면 나머지는 마이너스 숫자가 된다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자신의 지성의 내용에, 언제까지고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그가 멋대로 결정해버린 티타니아의 아름다움이라는 정수를 곱해보니 (내 기억에 틀림이 없다면 선생님은 이것을 ‘곱셈’이라고 했다.) 거기서 구슬과 같은 아기가 태어났기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신의 경력을, 왼쪽에 있는 팔걸이가 달린 의자 속의 존재로 나누어보니 몫이 전혀 떨어지지가 않았다. 로저가 의자를 하나 더 가지고 오는 동안에 그는 이 모든 계산을 마친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크리스토퍼 몰리(Christopher Darlington Morley)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미국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 아버지가 수학교수로 있던 펜실베이니아 주 해버퍼드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0∼1930년대에는 [이브닝 포스트] 지와 [새터데이 리뷰] 지에 박식과 기지가 넘치는 명문을 자주 기고하며 뉴욕의 문단에서 활약하였다. 평론집 ·시집 ·소설이 다수 있으며, 특히 소설 [키티 포일]은 베스트셀러였다.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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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수 0권

성심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후, 잡지사 기자를 거쳐서 지금은 교직에 몸담고 있다. 아이들 교육에 힘쓰는 한편, 평소 관심을 가져왔던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양서 번역에 힘쓰고 있다. 번역서로는 [톨스토이의 위대한 인생], [간디 자서전], [체호프의 세상의 지혜], [톨스토이의 인생의 지혜], [유령서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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