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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간체를 얻다 (일반판) : 송재학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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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송재학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1년 01월 20일
  • 쪽수 : 108
  • ISBN : 978895461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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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문학동네시인선, 시작을 말하다!

    ‘문학동네시인선’이 새롭게 출발한다.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1년 반 동안의 기획 기간을 거쳤다. 중견과 신인을 아우르면서, 당대 한국시의 가장 모험적인 가능성들을 적극 발굴해서 독자들에게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이런 취지에 걸맞게 시집의 형태가 파격적이다. 수십 년 동안 관행처럼 굳어진 시집 판형에 일대 혁신을 단행했다. 오늘날의 시는 과거와 달리 행이 길어졌고 행과 연의 구분이 없는 산문시의 비중도 커졌다. 이것이 일시적인 양상이 아니라 현대시의 역사철학적 조건과 밀접한 것이라면, 차라리 그 필연성을 인정하고 잠재돼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 ‘문학동네시인선’의 취지다. 단형 서정시 형태에 최적화돼 있는 기존 판형을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 시집 판형을 두 배로 키우고 이를 가로 방향으로 눕혔다. 독자들에게는 가독성을 높인 시집을 제공하고, 시인들에게 더 급진적인 실험의 장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이는 단지 현대시의 산문성과 서사성에 대한 배려만은 아니다. 고전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 시에도 더 많은 모험의 가능성이 주어질 것이다. 최승호 시인의 시집 ??아메바??의 경우처럼, 한 페이지를 네 개의 공간으로 분할해서 한 편의 시를 네 편으로 변주하는 실험도 이 경우에 가능해진다. 그저 빈 공간일 뿐이었던 상하좌우의 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도 기대해볼 만하다. 말라르메의 「주사위 던지기?처럼 여백이 그 자체로 시의 한 부분인 형이상학적 형태시가 시도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사진과 그림을 문자 텍스트와 결합하는 실험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진다. 요컨대 읽는 시에서 보는 시로의 전환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제 시 쓰기와 시 읽기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되었다. 최승호, 허수경, 송재학의 시집을 1차분으로 내놓는다. 독자들에게 비교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문학동네시인선’은 기존 판형으로 제작되는 ‘일반판’과 혁신 판형으로 제작되는 ‘특별판’으로 동시에 출간된다.

    송재학 시인, 그리고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내간체(內簡體)를 얻다]. 문학동네시인선의 출범과 함께 출간된 시집이자 올해로 데뷔 25년을 맞은 송재학 시인의 일곱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송재학. 그 이름 석 자야 문단 안팎에서 자주 호명되던 익숙함이라지만 조금만 그 시라는 둘레를 벗어나도 낯설다, 어렵다 하는 이들이 불쑥불쑥 손을 들 때가 있다. 해설을 쓴 권혁웅 시인이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송재학 시인의 시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가 있었다면 그건 바로 그의 시가 수사와 이미지에 경사되어 있어서 의미의 교란(곧 모호성)을 수락하고 있다는 비판일 게다. 모호성, 그러나 어느 시인들 시인인들 그 어떤 애매함이 애매함으로 읽히지 않겠는가. 시인은 타협할 줄 모르는 게 아니라 타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시인은 시를 ‘가지고’ 욕망의 교두보로 삼는 일에 몸서리를 치기 때문에 시를 ‘가지고’ 부릴 수 있는 모든 욕심에서 두 손을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된 관념인 ‘죽음’에는 어떠한 감상적인 끼임 하나 없다. 참으로 건조하며 한편으로는 잘 마른 빨래처럼 진중한 가벼움이 있다. 이렇듯 속내로는 다져진 죽음의 사유가 이제는 형식의 틀로 완성될 때가 아닌가, 시인이 제목으로 올린 ‘내간체’와 ‘얻다’라는 말에서 나는 힌트를 얻어간다.

    울 어머니 매년 사진관에 다녀오신다
    그곳에서 아버지 늙어가시니
    어머니 미간의 지층을 뜯어내면
    지척지간 아버지 주름이다
    굵은 연필이라면 머리카락 몇 올 아버지 살쩍에 옮겨
    늙은 목탄 풍으로 바꾸는 게 어렵지 않다지
    그때마다 깃 넓은 신사복은 찡그리면서
    아버지, 어머니 그림자처럼 늙으신다
    하, 두 분은 인중 닮은 이복남매 같기도 하고
    오누이 같기도 하고

    어머니의 고민은 할미의 얼굴로
    어떻게 젊은 남편을 만나느냐는 것이지만
    하, 이별의 눈과 입도 한 사십 년쯤 되면
    다정다감하거나
    닳아버리고
    걱정하면서도
    설렌다,
    라고 되묻는 식솔들이 생기나보다
    집이 생긴 별의 식솔들도 따라오나보다
    -[죽은 사람도 늙어간다] 전문

    송재학 시인의 이번 시집은 앞선 시편들보다 훨씬 수월하게 읽힌다. 무엇보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집중되는 속도가 빨랐다는 얘기다. 시인은 죽음을 본다. 그것도 그저 바라본다. 죽음이 죽음의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남는 것은 무엇일까. 뼈다. 뼈 너머의 가계다. 가계 너머의 내력이다. 시인이 왜 하필 ‘내간체’를 맨 위에 올렸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검색을 해본다. 첫째, 문장의 주체가 부녀자이고 둘째, 우리 말글로 쓴 것이며 셋째, 실답고 정다운 세련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는 설명에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그는 이 ‘내간체’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죽음의 안팎을 완성해가고 있던 것이다. ‘~葬’으로 끝나는 연작 시편들, ‘책(冊)’, ‘몽고’, ‘적석목관분’ 등을 보라. 이렇듯 시인은 죽음을 봉합할 뚜껑을 얻고자, 그렇듯 죽음의 사유에 완벽한 코르크마개를 꽂으려, 평생 죽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가 아닐는지.

    목차

    모래장
    지붕
    늪의 내간체를 얻다
    절벽
    개울은 그렇게 셈해졌다
    소리족
    목성과의 대화
    소리책
    죽은 사람도 늙어간다
    미안하구나
    눈물
    갈대
    스콜
    비의 악기
    비가 만드는 사면
    자두밭 이발소
    환승
    소금장
    붉은장
    나무장
    울란바트로 산동네, 성숙지구
    머린호르〔馬頭琴〕와 낙타가 우는 밤
    하트갈에서 무렁 가는 길
    마다가스카르 섬
    푸르공

    누선
    검은 산 그리기
    목성의 보호
    달 가듯이

    단풍잎들
    단풍 기차
    수평선
    넓이와 깊이
    떨림
    흙탕물 웅덩이
    저건 창이야
    담쟁이 등
    풀잎들은 언제 사랑하게 되는가
    초롱꽃
    다육식물
    숨죽이기-생물계절학
    생가
    쓸쓸한 우물이다
    적석목관분
    슬픔의 식구

    이끼 사원
    말씀
    신들의 높이
    소나무라는 짐승
    가구가 될 수 있었던 나무 스펑
    무두웅
    심해어
    생선
    로드킬

    해설 죽음과 형식 권혁웅(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5~
    출생지 경상북도 영천
    출간도서 16종
    판매수 678권

    시인 송재학은 1955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1982년 경북대학교를 졸업했다. 1986년 [세계의 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 시집 [얼음시집] [살레시오네 집] [푸른빛과 싸우다] [기억들] [진흙 얼굴] [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내간체를 얻다] [날짜들][검은색]등이 있다.

    언론사 추천 및 수상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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