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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 나의 삶 나의 시: 백 년이 담긴 오십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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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와 교양을 전하기 위해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관악초청강연」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시리즈이다.『고은』편에서는 한국시 100년의 역사와 함께 격류와도 같은 삶을 살아온 민족시인 고은과의 진솔한 대화를 담았다. 1부 ‘강연’에 이어 2부에서 이어지는 ‘패널 질문과 토론’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패널들의 날카로운 안목이 돋보인다. 특히 3부 ‘보면서 읽다’에서는 강연자가 직접 제공한 사진과 코멘트를 통해 인물의 인생을 강연과 함께 짚어보며 음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출판사 서평

고은 - 나의 삶 나의 시,
백 년이 담긴 오십 년
관악초청강연

“시대의 철학과 사상,
그 향기로운 교양의 꽃다발을 만나다.”


숨소리까지 담아낸 강연의 현장에서 우리 시대의 얼굴과 마주한다. 한국시 100년의 역사와 함께 격류와도 같은 삶을 살아온 민족시인 고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더불어 숲을 이루는 길에 이른 학자 신영복, 문학에서 인생과 경영을 배우며 지식을 넘어 지혜의 의미를 발견한 경영의 대가 윤석철,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연기하며 인생과 예술을 이야기하는 배우 이순재. 그들과 나눈 진솔한 대화의 기록. 생생한 육성으로 직접 묻고 직접 듣는 삶의 길, 역사의 길.

6년에 걸쳐 완성한 국내 최고의 강연 프로젝트
빡빡한 강의 계획대로 진행되는 학과 담당 교수의 강의로는 온전히 전달할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이는 바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이다. 서울대학교는 전공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흐름, 폭넓은 교양 전반에 걸친 충분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2004년부터 기초교육원 주관으로 ‘관악초청강연’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애초에 학생들의 교양 증진을 위해 기획된 이 강연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요소들을 수용하여 현재는 청소년부터 대학생을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까지 개방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강연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리고 이제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기획으로, 보다 폭넓은 대중과 교감하고자 하는 동명의 단행본 시리즈가 발간되기에 이르렀다.

시대의 얼굴이 전하는 지혜를 만나다
강연이라는 형식은 정해진 시간 안에 강연자의 사상에서도 정수에 해당하는 부분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보다도 어떤 강연자의 사상을 소개할 것인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초교육원에서는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과의 연계를 고려해, 인문·사회·예술·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강연자를 위촉해왔다. 즉 『관악초청강연』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사상을 집약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사르트르의 강연을 정리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 현대의 고전이 되었듯, 『관악초청강연』 역시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내일의 우리를 준비하는 고전이 되고자 한다.

생생한 목소리로 이뤄낸 대화의 장
『관악초청강연』은 강연의 현장성을 생생하게 옮기는 데 주력했다. 의미를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최대한 육성을 살린 강연 내용은 가히 강연자의 숨소리까지 담아냈다고 할 만하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강연 내용을 얼마나 위트 있고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이 책을 읽어나가는 재미 중 하나이다. 또한 1부 ‘강연’에 이어 2부에서 이어지는 ‘패널 질문과 토론’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 패널들의 날카로운 안목이 돋보인다. 강연 내용을 넘어선 수준 높은 대담이야말로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관악초청강연』만의 강점이다.

인물로 보는 현대사 백과사전
시공간적 제약을 감안했을 때 강연이라는 형식으로는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배경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은 기획 과정에서 강연자와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강연의 배경과 관련한 자료를 풍부하게 수집하여 다양한 시각 요소와 함께 배치하였다. 특히 3부 ‘보면서 읽다’에서는 강연자가 직접 제공한 사진과 코멘트를 통해 인물의 인생을 강연과 함께 짚어보며 음미할 수 있도록 하였다. 표지의 전신사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강연자의 나이테를 더듬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프로젝트의 결과가 천천히 축적될수록, 이러한 자료들은 인물로 보는 현대사를 구성하는 소중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나, 이를 위한 『관악초청강연』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목차

대화의 장을 열며
강연자 머리말
1부 강연
2부 패널 질문과 토론
3부 보면서 읽다

본문중에서

대화의 장을 열며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은 삶의 길을 스스로 열어나갔을 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을 보여주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이 새로운 길을 열고자 하면서 겪은 성공과 좌절, 열정과 노력은 교실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생생한 체험으로 다가왔고 참여한 학생뿐 아니라 교수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한차례의 강연으로 흘려버리기엔 이 감동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강연회엔 강연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대화가 있었습니다. 사회자의 소개에서부터 강연, 그 뒤로 패널에 참여하신 교수님들의 질의와 보충 설명, 강연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진지한 반응이 거의 두 시간에 걸쳐 이어졌습니
다. 이 생생한 대화의 장을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습니다. 사실 강연을 해주신 분인들 어디서 이렇게 좋은 패널과 진지한 청중을 만나 진솔하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겠습니까. 이 책을 출간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정말 보여주고 싶은 건 바로 이 대화의 모습이었습니다.
(기초교육원장 서문에서)

처음으로 만난 시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이런 시로써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먼저 ‘아닙니다’로 시작하겠습니다. 연이 아니라 불연입니다. 옛말 정언약반, 이 말을 풀어보건대 진리는 ‘아니다’로 시작한다는 뜻이겠지요. 시는 산업이 아닙니다. 시는 펀드가 아닙니다. 또 시는 힘이 아닙니다. 힘에의 소도구가 아닙니다. 시는 안전보장이 아닙니다. 영원한 불완전입니다. 그래서 시는 자유입니다. 시는 은유인가 아닌가. 다른 사물을 이끌어다가 어떤 사물을 장식하는 은유라면 그것은 시가 아닙니다. 그것은 은유가 아니라, 은유의 폭력이지요.

나는 언젠가 시를 시의 첫날밤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시의 태초성, 선사성, 그 원시성, 그리하여 그 선사적인, 선천적인 충동으로서의 신명을 함께 솟구쳐내는 그 천지 공명의 교류의 천연성으로부터 시의 역사가 진행된다는 것을 은밀하게 믿었습니다. 옛말에 ‘생이지지(生而知之)’가 있지요. 시 역시 거의 생이지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시를 체험이라고 말한 것도 그 체험은 운명으로서의 처음을 아로새기는 일일 것입니다. 바로 이 처음으로 만난 시가 내가 꿈꾸는 시입니다.

만남이야말로 최초입니다. 그래서 이미 있는 시와의 만남이 그 시의 새로운 세계이며, 내가 쓴 모든 시는 그때마다 시의 처음이자 처음의 시가 되지요. 시는 태어난 그대로가 아니라 그 시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서 처음이 개막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는 또한 화생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의 문자언어로 작위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언어 사이의 화학물질처럼 전혀 다른 언어 세계를 열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는 사랑을 아주 절정으로 묘사할 때, 사랑의 화신이라고 합니다. 그런 것처럼 시는 시의 화신이지요.

실제로 올봄, 독일 베를린에서 시인들이 몇 사람 모여서 일주일을 지냈을 때, 어떤 인도 시인이 나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너는 시인이 아니라, 시다.” 그때 나는 내가 한 편의 시로 보이고 있구나, 그런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말씀에 대한 답으로, 내 시에 대한 즉각성은 특히 80년대 현장에서는 불가피했습니다. 실지로 학생들이 분신, 투신하는 현장이나 고문으로 죽어가는 상황에서는 밀실의 연금술로 언어 하나하나를 돌에 새기듯이, 또는 가열하여 응고시키듯이 할 겨를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아마도 시의 본래 면목은 이와 같은 시의 즉각성일 거예요. 모든 문학 행위가 불가능할 때, 아니 그 행위가 끝났을 때 그 바람 속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시입니다. 감옥의 가혹한 감시하에 은박지나 나뭇조각, 또는 치약 포장지 따위에 시 몇 줄의 비밀 시를 쓸 수 있는 거지요. 세계의 마지막에도 시는 남을 것입니다. 그런 시의 처절한 비극성으로 나의 현실 참여 시기의 시가 고은의 시는 호흡이다, 토해 나온다고 말해지고 때로는 거칠다고 말해지기도 합니다.
(「고은: 나의 삶 나의 시 ― 백 년이 담긴 오십 년」에서)

저자소개

고은(高銀(호:파옹(波翁)))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30801

1958년 등단한 이래 시, 소설, 수필, 평론 등 130여 권의 저서를 간행. 특히 1995년 호주에서 영문 시선집 <아침 이슬(Morning Dew) : 페이퍼 바크 출판사(Paper Bark Press)>이 출간되자마자 매진되었고 그 결과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작가들이 초청되는 시드니작가축제(Sydney Writers' Festival)에 1996년 주빈으로 초대되었다. 시드니작가축제에 참가한 고은 시인은 많은 청중 들 앞에서 한국문학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경기대학교 대학원 교수, 미국 하버드대학교 하버드옌칭스쿨 연구교수, 미국 버클리대학교 초빙교수,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 민족문학작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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