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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화영의 이미지 작업과 시로 구성된 아티스트북. 푸른 톤이 주조색인 “쿠바-시집”의 파란 색은 현실의 우울하고 비통한 정서와 더불어 내재적 혁명을 상징한다. 저자의 미술관에서의 복합 미디어아트 개인전과 발맞추어 발간하였으며, 이 책과 더불어 “쿠바, 울트라소닉 블라인드 안테나”라는 전시회와 같은 제목의 아티스트북도 동시에 출간하였다.

“쿠바-시집”은 작가 박화영의 이미지 작업과 시로 구성된 아티스트북이다.
오늘의 소비와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자본주의 사회가 생산한 경제적 풍요와 성공의 찬란하고 환상적인 놀라움 아래에 도사리는 광기 가득한 거대한 물결은 작은 개체를 소비하고 소멸시켜버리기 쉽다. 이런 환경 속에서 마치 방치되어 있는 듯 덩그러니 제 위치를 묵묵히 지키는 거리 곳곳의 우체통의 모습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을 주시하고 그 속에서 혁명을 잉태하는 개체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함축적 시의 형태로 표출하고있다. 푸른 톤이 주조색인 “쿠바-시집”의 파란 색은 현실의 우울하고 비통한 정서와 더불어 내재적 혁명을 상징한다. ‘지배자들의 이익을 위해 노예가 되어 사탕수수를 재배하는 역사 속 식민지 국가’와 기묘하게 닮은, 부와 권력 쟁취를 위한 서열경쟁이 조장하는 오늘의 거대한 광적 흐름과 부조리 속에서의 “쿠바”는 사슬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고자 하는 치열한 의지의 이름이다.
저자의 미술관에서의 복합 미디어아트 개인전과 발맞추어 발간하였으며, 이 책과 더불어 “쿠바, 울트라소닉 블라인드 안테나”라는 전시회와 같은 제목의 아티스트북도 동시에 출간하였다.

soy cuba
겨울의 거울
불손한 눈
띵똥
팔월의 좀비
냉장보관
만두
휘발하는 오후
무릎의 비늘
팽창하는 냉장고
옆구리
휴일의 광기
온 가족이 함께
두 눈
파안
가난한 노래
HD 원더랜드
폴라로이드 마술
모래 사나이
이상한 고구마
시체
오늘의 기내식
마술사
그녀의 이름으로
134340
독 오른 피
축축한 풍경
푸른 별
아바나 블루 원피스
파란 폐
달개비
자가발전 라디오
중력
노란 목소리
멀미
U.F.O.
단도직입
블러드에이드
시인할 수 없는 시인
전화를 잘못 걸었습니다
우체통
시시한 시
고백

"soy cuba"

내 이름은 쿠바
수요일에 태어난 딸

내 이름은 쿠바
오래전 콜럼버스도 발견하지 못한 땅

내 이름은 쿠바
기후가 맞지 않아도 눈물의 사탕수수가 재배된다

내 이름은 쿠바
설탕공장의 부속이 아니다

내 이름은 쿠바
차차차 스텝은 아직 때가 이르다

내 이름은 쿠바
울음소리가 음악이 되는 새

내 이름은 쿠바
쿠바쿠바 쿠쿠바쿠바



"불손한 눈"

아침에 일어나
머리맡에 자리잡은
안구상자를 연다

불손한 눈을 꺼내
까막눈 좌우 구멍에
한 알씩 끼워 넣는다

상자 안에는
수상한 눈과 겁먹은 눈
네 알이 가지런히 남겨져 있다

하루종일 불손한 눈이 외출한 사이
나의 수상한 눈과 겁먹은 눈은
어두운 상자 안에서 조용히 침묵을 주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