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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사고 그리고 실재 [양장]

원제 : LANGUAGE THOUGHT AND REALITY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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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언어는 한 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한다"
    사피어-워프가설, 언어결정론과 상대성론의 이론적 토대…아메리칸 인디언어 집중관찰 '의의'


    인간의 경험과 사고양식은 언어습관에 의해 규정되며 언어가 다르면 세계관도 다르다는 내용의 설득력 있는 가설을 만들어낸 벤자민 리 워프의 [언어, 사고, 그리고 실재](나남)가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언어결정론(linguistic determination)과 언어와 사고가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언어상대성론(linguistic relativity)의 이론적 토대가 된 유명한 저서다. 특히 이 책이 의의를 갖는 것은 기존 언어 연구가 인도-유럽어를 기반으로 한 데 반해 이제껏 거론된 바 없는 아메리칸 인디언어를 관찰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흔히 생각하듯 객관적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매개로 해서 살고 있다. 언어는 단순한 표현수단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실세계란 언어습관의 기초 위에 세워지는 것이며,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세계를 분할해 보고 듣고 경험한다. 워프는 또 언어가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만들어간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객관적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서 인식한다는 뜻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들어보자. 저자는 보험회사 조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는 공장 화재의 원인을 조사하면서 교양 있는 노동자들이 아주 바보 같은 짓을 저지르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테면 빈 가스 드럼통은 가득 찬 가스통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왜냐하면 빈 가스 드럼통엔 폭발하기 더 쉬운 가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빈 가스 드럼통 주위에서는 함부로 담배를 피우면서 가득 찬 가스 드럼통 주위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워프는 그들이 왜 그렇게 하는지 골똘히 생각했다. 노동자들은 "비었다"라는 단어를 "안전하다", "위험하지 않다", "무해하다", "진공이다", "활성이 없다"라는 단어와 연관짓기 때문이고, "가득 찼다"라는 단어는 "위험한 물질이 있다"라는 개념과 연관시키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언어는 인간으로 하여금 단 한 가지 방식으로(in a single way) 세상을 보게 만든다"는 가설을 주장하기에 이른다.

    언어는 세계를 바라보는 틀

    미국인들은 내리는 눈(falling snow), 땅 위에 쌓인 눈(snow on the ground), 얼음처럼 단단하게 뭉쳐진 눈(snow packed hard like ice), 찌꺼기 같은 눈(slushy snow), 바람에 날리는 눈(wind-driven flying snow)처럼, 상황이야 어떻든 모든 '눈'들에 한 단어만 사용한다. 그러나 눈에 관한 한 전문가인 에스키모인들은 이처럼 모든 눈을 포괄하는 단어는 생각할 수 없다. 에스키모인들에게 내리는 눈, 찌꺼기 같은 눈 등은 서로 함유하고 있는 요소들이 다르다. 그래서 에스키모인들은 각각의 눈들에 서로 다른 단어들을 쓴다.
    위와 같은 내용의 워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각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들이 실험을 진행했다. 숫자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영어의 시스템과 한국의 시스템을 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이해할 수 있는데, 영어는 11부터 19까지의 숫자 시스템이 한국어에 비해 규칙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어와 거의 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언어로 일본어를 들 수 있는데, 일본의 Miura는 이러한 차이를 조금 더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 실험을 실시했다.
    그는 일본 아이들과 미국 아이들에게 10카드와 1카드를 주고 42를 만들어보도록 시켰다. 전형적인 경우에는 10카드를 4장 사용하고, 1카드를 2장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실제로 일본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배열을 많이 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 아이들이 이런 전형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비율이 일본아이들보다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가장 편한 방법이 있는데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일본 아이들과 미국 아이들 간의 계산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의 구별이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서도 워프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Martinez & Shatz(1996)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단어를 묶을 때 단어의 성에 따라 묶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열쇠나 포도, 테이블은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단어이지만, 스페인어에서 모두 여성을 가리키는 언어이기 때문에 스페인 아이들은 이 단어들을 한 그룹으로 묶는다는 것이다.
    Boroditsky(2003)는 2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German-English 사용자들과 Spanish-English 사용자들을 비교했는데, Key라는 단어를 듣고 떠오르는 형용사를 영어로 적어보라는 실험이었다. 그 결과 Key가 남성인 독일어를 쓰는 사람들은 Hard, Heavy, Jagged(들쭉날쭉한), Useful 같은 단어를 쓴 데 비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Little, Lovely, Shiny, Tiny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큰 차이를 보였다.

    목차

    옮긴이 머리말
    추천인 머리말 _스튜어트 체이스
    서론 _존 캐롤

    아이디어의 연계에 관하여
    심리학에 관하여
    멕시코와 마야의 날짜 기호를 결합한 중앙 멕시코 비문
    호피어 동사의 즉시상과 분절상
    우주에 대한 아메리칸 인디언의 모형
    원시 공동체에서의 사고에 대한 언어학적 고찰
    문법범주
    호피 언어학 해설
    호피어의 몇몇 동사범주
    언어: 정렬 계획과 개념화
    습관적 사고 및 행동과 언어 간의 관계
    쇼니어 어간 합성에 대한 게슈탈트 기법
    마야 상형문자의 언어학적 부분의 해독
    호피 건축물 용어에서의 언어학적 요인들
    과학과 언어학
    엄정과학으로서의 언어학
    언어와 논리
    언어, 마음, 그리고 실재

    참고문헌
    찾아보기
    약력

    본문중에서

    벤자민 리 워프(Benjamin Lee Whorf, 1897~1941)는 언어상대성 가설 또는 사피어-워프 가설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언어학자다. 그의 주장은 심리학개론서에서도 논의할 만큼, 인간의 자연언어를 주요 연구영역의 하나로 삼는 여러 학문분야에서 논쟁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언어상대성 가설은 독일의 언어학자인 헤르더(Johann Gottfried von Herder, 1744∼1803)가 '민족정신은 언어에서 나타나고, 동화, 민요, 풍습 등에서도 창조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언어는 인간 지식에 그 윤곽과 형태를 부여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싹트기 시작하여 훔볼트(Karl Wilhelm von Humboldt, 1767~1835)를 거쳐 20세기에 들어와 미국의 사피어(Edward Sapir, 1884~1939)와 워프에 의해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피어에 따르면, 인간은 보통 생각하듯이 객관적인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매개로 해서 살고 있다. 언어는 단순한 표현수단을 넘어서는 것이다. 실세계란 언어습관의 기초 위에 세워지는 것이며,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세계를 분할하여 보고 듣고 경험한다. 이에 덧붙여 워프는 언어가 우리의 행동과 사고의 양식을 만들어간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객관적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고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서 인식한다는 뜻이다.
    이 책(Language, Thought and Reality, 1956)은 워프의 때이른 서거 후에 그의 친구이자 언어심리학자인 캐롤(John B. Carroll)이 워프가 남긴 수많은 글들 중에서 18편의 논문과 서한문을 선정하여 필요한 경우 약간의 수정을 가하여 편집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공학자인 체이스(Stuart Chase, 1888~1985)가 서문을, 그리고 편집자인 캐롤이 워프의 전기(傳記)에 해당하는 서론을 쓰고 있다. 이 책은 2000년에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인지과학센터(Center for Cognitive Sciences, University of Minnesota)에서 선정한 '지난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업적 100선'에 포함되기도 하였다.
    우리에게는 워프가 언어상대성 가설을 제기한 것으로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차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워프는 심리학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마야어와 아즈텍어, 그리고 호피어와 쇼니어 등을 비롯한 아메리칸 인디언 언어 등 다양한 언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서 언어와 사고 간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리정연하게 피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연언어를 다루는 여러 학문분야에서 워프의 언어상대성 가설을 소개하며 이 책을 인용하고 있으나, 실제로 이 책을 직접 읽고 그의 주장을 논의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워프의 주장을 인용하는 경우에도 상당한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정 종족의 언어에서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어휘의 수가 엄청나게 차이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워프가 언어상대성 가설을 주장하게 되었다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예컨대, 이누이트족(에스키모)의 언어에는 '눈'(영어의 snow)에 해당하는 어휘가 수백 개나 존재하고, 동남아시아의 특정 언어는 쌀을 지칭하는 어휘의 수가 수십 개가 있으며, 중동에는 낙타를 지칭하는 어휘가 상당히 많다는 등의 주장이다. 물론 언어에 따라서 특정 대상을 나타내는 어휘의 수가 차이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워프는 인간 사고에서 언어의 중요성을 단순히 어휘의 수준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다. 워프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
    고급 마음의 체계적이고 배열적인 본질로 인해서 언어의 "패턴" 국면은 항상 "어휘 생성" 또는 이름부여 국면을 압도하며 제어하게 된다. 따라서 특정한 단어의 의미는 우리가 즐겨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 단어가 아니라 문장이 말의 핵심이며, 이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등식과 함수가 수학의 진정한 본질인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는 어떤 단어이든지 "정확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된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 모두 오류를 범하고 있다....아무튼 우리는 단어가 비록 저급 수준의 개인적 마음이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변인 기호의 상반되는 극단, 즉 단어는 정확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주어진 대상을 표상하고 한 변인에서 오직 하나의 값에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저급 마음조차도 언어의 대수학적 본질을 포착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단어는 순수한 패턴을 나타내는 변인 기호와 고정된 양 사이에 위치한다. 단어에 들어있으며 우리가 "참조"라고 부를 수 있는 의미의 부분은 단지 상대적으로만 고정된다. 단어의 참조는 그 단어가 출현하는 문장과 문법패턴에 의해서 좌우된다....단어 참조에서 우리는 크기를 크기 유목―소, 중, 대, 거대 등―들로 분할하여 다루게 된다. 그렇지만 크기는 객관적인 유목으로 분할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성의 연속체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크기를 항상 유목의 집합으로 생각한다. 언어가 경험을 이러한 방식으로 분할하고 명명해왔기 때문이다. 숫자 단어는 센 것만큼의 숫자를 참조하는 것이 아니라 탄력적인 경계를 가지고 있는 숫자 유목을 지칭할 수 있다. 따라서 영어의 'a few'(소수의)는 참조물의 크기, 중요성 또는 희귀성 등에 따라서 그 범위를 조정한다. '소수의' 왕, 군함, 또는 다이아몬드는 단지 서너 개일 수 있으며, '소수의' 콩, 물방울, 또는 찻잎은 삼사십 개일 수도 있는 것이다(제18장 언어, 마음, 그리고 실재. 385~386쪽).
    언어와 사고(인지) 간 관계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물음은 소수의 경험적 연구를 통해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간단한 것이 물론 아니다.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언어상대성 가설은 이 물음에 대한 한 가지 접근이며, 오늘날까지 상당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이외에도 언어행동과 사고는 동일한 것이라는 행동주의적 관점(John B. Watson), 인지발달이 언어발달을 결정한다는 인지보편적 관점(Jean Piaget), 언어와 인지는 독립적이며 언어는 단원적(modularity)으로 처리된다는 독립적 관점(Noam Chomsky, Jerry Fodor), 언어와 인지의 뿌리는 다르지만 둘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적 사고가 이루어진다는 상호작용적 관점(Lev S. Vygotsky) 등이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어떤 관점만이 옳고 나머지는 그르다거나, 어느 것이 보다 우수하다고 판정내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모든 관점들이 언어와 인지 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간주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 물음에 관심을 갖는 독자라면 워프의 글들도 직접 읽어보기를 바란다.
    (/ '머리말' 중에서)

    저자소개

    벤자민 리 워프(Benjamin Lee Whorf)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97~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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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자민 리 워프는 언어상대성, 즉 언어가 사고를 결정한다는 가설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언어학자다. 이 가설은 자신과 스승의 이름을 따서 흔히 "사피어-워프 가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워프는 MIT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화재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말년에 언어학 연구에 몰두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호피어 문법, 나와틀어 방언, 마야 비문 등에 관한 많은 논문을 발표했으며, 최초로 유토-아즈텍어를 재구성하고자 시도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언어체계가 그 언어사용자의 사고체계와 습관적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다룬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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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석사
    인디애나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박사(철학박사)
    현재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저서 및 역서
    개념과 범주화, 심리과학을 위한 통계학, 심리학의 오해, 시각 심리학, 역동적 기억, 실험심리학, 심리학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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