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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인간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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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외수
  • 출판사 : 해냄출판사
  • 발행 : 2010년 09월 20일
  • 쪽수 : 531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7337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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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당신은 아직도 달빛을 기억하는가?
달이 사라진 후 연이어 터지는 정체불명의 사건들
진정한 구원을 찾으려 하는 최후의 인간 이야기

이외수 七感七色 : 파격이 탄생시킨 [장외인간]_ 흑(黑)

고유의 빛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해
일곱 가지 빛깔의 감성으로 구성된 장편소설 컬렉션, 이외수 칠감칠색(七感七色)

42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며 '트위터계의 대통령'으로, 네티즌 선정 '2010 대한민국의 대표작가 1위(인터넷서점 Yes24)'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환갑을 훌쩍 넘긴 노(老) 작가 이외수. 인터넷뿐 아니라 텔레비전, 라디오, 광고모델 등 다방면으로 활동해 온 '괴짜이자 기인'의 진면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설 작품들이 새로운 스타일의 감성으로 젊은 독자들을 찾아간다.
신인 작가에게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 처녀작의 전작 출간으로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한 후 35년 동안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자신만의 확고한 작품 세계를 형성해 온 소설가 이외수의 장편소설을 모두 모은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칠감칠색]은 1975년 [세대]로 등단한 이래 3년 만에 발표한 30대 초반작[꿈꾸는 식물]부터 2005년 발표한 최근작 [장외인간]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간격으로 발표한 작품들로, 출간 이후 누적된 판매부수만 700만 부가 넘는다.
총 7편의 장편을 펴냄으로써 데뷔 당시 결심한 '과작(寡作)에의 욕망'에 충실해온 그는 지금은 매킨토시 마니아로 컴퓨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지만 90년대 후반까지 책상 없이 원고지를 채워온 탓에 등이 휘어지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소설만을 생각하며 살았기에 청년 시절엔 얼음밥을 먹기 일쑤였고 가족들에게는 가난에 시달리게 한 아픈 과거도 있으며, 고도의 집중력으로 젓가락을 던져 벽에 꽂고 유체이탈로 선계를 경험하는 등의 기행을 일삼았던 것도 "세상이 깜짝 놀랄 새로운 작품을 써 보이겠다"는 작가적 욕망에 충실했던 까닭이다.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칠감칠색]은 그의 작가적 변화와 발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집필 순으로 배열해 1권 [꿈꾸는 식물](1978년), 2권 [들개](1981년), 3권 [칼](1982년), 4권 [벽오금학도](1992년), 5권[황금비늘](1997년), 6권 [괴물](2002년), 7권 [장외인간](2005년)으로 7종 7권으로 구성되었으며, 첫 출간 때 2권으로 출간되었던 [황금비늘][괴물][장외인간]은 합본해 독자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전권 세트에는 작가의 삶과 주요 평가 및 인터뷰들을 간략하게 정리한[이외수 칠감칠색]이 함께 구성되는데, 부록도서인 이 책에는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유년기와 청년기 사진들과 함께 작가의 역량을 일찍이 감지한 고(古) 김현 선생의 글 등이 수록되었다.
작품마다 새로운 감성의 빛깔을 입히는 이외수 작가의 작품세계에 걸맞게 이번 시리즈는 각기 다른 일곱 색으로 디자인되었다. 첫 번째인[꿈꾸는 식물]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청년이 품은 꿈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는 '남색', 두 번째 [들개]는 들개 그림에 온 정신을 바친 남자의 원시적 야성이 돋보이는 '녹색', 세 번째 [칼]은 전설의 신검을 만들겠다는 주인공의 타오르는 염원을 드러내는 '붉은색'이다. 또 네 번째 [벽오금학도]는 흰머리소년이 환상과 실재를 넘나들며 전개되어 신비로운 '금색'이며, 여섯 번째 [괴물]은 인간의 꿈틀거리는 욕망을 형상화한 '주황색', 일곱 번째 [장외인간]은 달이 사라져버린 세상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들처럼 '검은색'으로 대표된다.
총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하악하악][여자도 여자를 모른다][아불류시불류] 등 이외수 작가의 에세이 감성에 익숙한 독자들을 위해 작가가 품어온 소설의 맛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로 기획된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칠감칠색]은 감정의 희노애락, 욕망과 허무, 희망과 절망,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누비는 작품들로 가득 차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작가의 치열함은 고유의 빛을 잃은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본연의 열정과 끈기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파격이 탄생시킨 [장외인간]_흑(黑)
달이 사라진 후 연이어 터지는 정체불명의 사건들
진정한 구원을 찾으려 하는 최후의 인간 이야기

달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신비의 여인 남소요도 이별의 문자 메시지 하나만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이후 세상에는 믿지 못할 자연 현상들이 일어난다. 바다에서는 해파리떼가 사람을 공격하고, 육지에서는 때 아닌 메뚜기떼가 농작물을 쓸어간다.
달을 기억하는 유일한 인간 헌수는 정신이상자에 불과할 뿐. 헌수가 기억하는 달은 백과사전에도 인터넷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달력조차 월요일을 표시하지 않고, 추석(한가위)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지워져버렸다. 차례상을 준비하느라 무심코 통장에서 예금을 인출한 헌수는 찬수에게서 공동재산권에 대한 항의를 듣는다. 단지 부모님 차례상을 차렸을 뿐인데, 찬수는 추석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헌수의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찬수에게는 헌수가, 헌수에게는 찬수가 정신병자로 인식되고, 찬수와 제영의 무절제한 성관계와 상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제영의 행동에 헌수는 경악한다. 혼란스러운 헌수앞에 백발의 노인이 닭갈비를 파는 시인을 찾아왔다며 알듯 말듯 묘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뜨는데......

이헌수
춘천 소재 닭갈비집 '금불알'의 주인이자 시를 사랑하는 서른두 살 문학청년. 부모님 없이 가게를 운영하느라 실생활에 충실하면서부터 시심(詩心)을 잃고 문학과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남소요와의 만남으로 새록새록 감성이 솟아나는 경험을 겪게 되고, 그녀의 느닷없는 실종으로 인식치 못했던 사랑에 눈뜨게 된다.

남소요
1년 전 여름날, 칼 대신 꽃을 들도 '금불알'에 스며 들어온 아름다운 여강도. 달빛 없인 하루도 살지 못한다는 자칭 달빛 중독자. 한 달에 한 번, 둥근 보름달이 뜨는 밤 봉의산 꼭대기에서 유유히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늘을 유영하는 신비의 여자. 달이 사라진 후, 단 하나의 문자 메시지만을 남기고 사라져 헌수의 마음을 애태운다.

이찬수
대학 2학년에 군대에 갔다가 갓 제대한 후, 학업을 포기하고 '금불알'을 기점으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헌수의 남동생. 대학 졸업장을 받기보다는 돈 벌기에 충실하자고 결심했지만, 여자친구 제영의 명품 요구에는 매번 거절하지 못한다.

서제영
늘씬한 몸매를 가졌지만 머리는 철저하게 텅 빈 까닭에 헌수의 속을 끓이는 대학 후배이자 찬수의 여자친구. '로트레아몽'을 남성 화장품 브랜드로 알고 있는 비운의 국문학도. 싸가지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고, 가게 일을 돕는답시고 잘생긴 손님만 밝히는, 심각한 명품 중독자.

김필도
'돈 안 되는' 예술을 사랑하지만 생활 때문에 '돈 되는' 아동용 일러스트를 그릴 수밖에 없는 프랙탈 화가이자 헌수의 오랜 친구. 누드모델 헌팅을 위해 매번 헌수를 희생양으로 삼아 술값을 얻어내는 육체파 인간.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똥'으로 물들이는 이 땅의 아동문학가들에게 분노한다.

황학선인
눈발이 흩날리던 날, 백자술병 하나를 안고 금불알에 찾아온 누더기 노인. 닭갈비를 파는 시인을 찾아왔다는 이 백발노인은, 단 석 잔에 오감(五感)을 사로잡아 주인공 헌수에게 연두색 촉감을 알려준다. 날이 흐리면 다시 찾아오겠다며 금불알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새기고는 가게를 나선다.

목차

1 세상의 모든 풍경들이 낯설어 보이는 새벽
2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
3 시인이 사물에 대한 간음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면 시가 발기부전증에 걸린다
4 세상 전체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5 이태백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십니까
6 해파리떼
7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8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9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을 거북하게 하옵시며
10 사라진 것들은 모두 그것들이 간직하고 있던 아름다움의 깊이와 동일한 상처를 가슴에 남긴다
11 메뚜기떼
12 시인은 비가 내리면 제일 먼저 어디부터 젖나요
13 소요약전(逍遙略傳)―하늘이 흐린 날은 하늘이 흐리기 때문에
14 진정한 환쟁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모델은 먹지 않는다
15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데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 어찌 알 수가 있으랴
16 흑색겨울독나방
17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
18 예술가의 인생이 연속극 스토리처럼 통속해 지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19 날이 갈수록 백자심경선주병을 바라보는 시간이 많아지다
20 선생님은 등대가 사라져 버린 밤바다를 일엽편주로 떠도는 표류자(漂流者)의 심경을 아시나요
21 고래들의 떼죽음
22 알콜 중독에 걸린 초딩 닭갈비집 금불알을 점거하다
23 아버지 저는 오늘도 불알값을 하지 못했습니다
24 아니 땐 굴뚝에서도 연기가 난다
25 독작(獨酌)
26 달은 있다
27 어른을 함부로 대하는 놈들은 귀싸대기에서 먼지가 풀썩풀썩 나도록 맞아야 정신을 차린다
28 닭들의 떼죽음. 퀴즈의 정답. 건의서를 보내다
29 경포에는 몇 개의 달이 뜨는가
30 자살이라는 단어를 거꾸로 읽으면 살자가 된다
31 도대체 저들 중에 누가 내 시들을 읽어줄 것인가
32 내 생애 가장 길고도 지루했던 겨울은 끝났지만
33 짜장면과 보름달
34 평강공주 개방병동에 입실하다
35 우습지 않습니까
36 당신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려도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37 식물들 가시를 만들다
38 한 번도 서울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이 동대문에 문지방이 있다고 우길 때 서울 사람들은 동대문에 문지방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39 길섶에 조팝나무 꽃들이 무더기로 피어 있었다
40 아무리 기다려도 천사가 그대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대 자신이 천사가 되어 불행한 자들에게 손을 내밀어라
41 사이코드라마―달을 알고 계십니까
42 가슴에 소망을 간직한 자여 하늘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대를 향해 열려 있도다
43 달맞이꽃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44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을 때린 죄보다 합의를 볼 돈이 없는 죄가 더 크다
45 땅꺼짐 현상
46 아버지는 왜 껍질이 없는 계란을 의암호에 던지셨을까
47 고슴도치섬으로 가서 처음으로 소원을 빌다
48 내가 그것들에게 눈길을 주는 순간 그것들도 내게 눈길을 준다
49 詩人에게
50 타살도 아니고 자살도 아닌 죽음
51 정서가 극도로 고갈되면 육신이 타버리는 현상
52 인체자연발화의 희생자들
53 천하가 학교이며 만물이 스승이다
54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작가약력

본문중에서

"달?"
친구가 그제서야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어제는 분명히 보름인데 새벽까지 기다려도 달이 뜨지 않았어. 정말이야."
"달이라니?"
"하늘에 뜨는 달 말이야."
"하늘에 뜨는 달?"
"챠쉭이 간밤에 야참으로 건빵을 씹었나. 군바리 쫄다구처럼 내 말에 복창만 연발하고 있네. 그러지 말고 니 영특한 닭대가리로 숙고를 해서 지난밤에 왜 달이 뜨지 않았는지 나름대로의 견해를 한번 피력해 보란 말야."
"이 쉐이야. 니가 말하는 달이 뭔지 알아야 의견을 피력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하늘에 뜨는 게 한두 가지냐. 니 말만 듣고는 곤충 종류인지 새 종류인지 비행기 종류인지 풍선 종류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잖아."
"너 지금 나를 데리고 퀴즈 프로에 출연할 연습하고 있는 거냐."
(/ 2장 '한 마리 시조새가 되어 달빛 속을 선회하던 여자가 있었다' 중에서)

"너는 전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아이로구나."
"어른을 공경할 줄은 몰라도 어른을 공격할 줄은 알아염."
"이 아저씨는 너를 만나고 비로소 대한민국의 장래가 암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86이나 쳐드셈."
"반사."
나는 녀석의 말투에 그만 정나미가 떨어져서 인사도 나누지 않고 재빨리 퇴장해 버리고 말았다. 186이나 쳐드시라니. 녀석이 마지막으로 내게 던진 은어는 지독한 욕지거리였다. 186을 한자로 변환하면 一八六이 되고 그것을 종렬로 합체하면 한글로 좃이 된다. 그러니까 ‘186이나 쳐드셈’을 의역하면 ‘좆이나 먹어라’가 된다. 그러면 내가 받아친 반사란 무엇이냐. 그 욕지거리를 상대편에게 그대로 되돌려준다는 뜻으로 쓰이는 반격어다. 니 놈이나 처먹어라. 나무관세음보살.
(/ 7장 '내가 보기에는 세상 전체가 미쳐가고 있다' 중에서)

"매달 보름날에는 무슨 중대한 일이라도 있나요?"
"저는 달빛 중독자거든요. 매달 보름날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하지 않으면 매사에 의욕을 잃어버리는 금단현상을 앓아요. 그래서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구봉산에 올라가 활공을 해요."
"활공을 하다니요."
"보름달이 떠오르면 행글라이딩으로 달빛 속을 유영하는 거지요. 구봉산에 활공장이 있어요. 오늘이 보름이잖아요. 그래서 여기 오기 전에도 달빛으로 목욕재계를 했어요. 이 달맞이꽃도 활공장 주변에서 꺾은 거예요. 직장을 얻은 기념으로 여기다 꽂아둘게요. 하지만 낮이 되면 꽃잎들이 오그라들어서 보기가 별로 좋지 않을 거예요. 아시다시피 달맞이꽃은 밤에만 피거든요."
그녀는 빈 소주병 하나를 찾아서는 물을 채우고 달맞이꽃을 꽂았다.
(/ 8장 '강도가 칼 대신 꽃을 들고 닭갈비집에 침입하다' 중에서)

노인은 젓가락으로 물을 찍어 탁자에 백자심경선주병(白磁心境仙酒甁)이라는 한자를 써 보였다. 그리고 음미하듯 천천히 술을 들이켠 다음 잔을 내 앞으로 내밀었다. 노인은 위엄이 있으면서도 인자한 성품을 소유하고 있었다. 나는 두 손으로 공손히 잔을 받았다.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7
장외인간나는 석 잔을 받을 때까지도 특별한 술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거의 맹물에 가까운 맛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넉 잔을 받았을 때 비로소 노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갑자기 혈관이 투명해지면서 미묘한 향기가 맡아졌는데 놀랍게도 그 미묘한 향기는 여린 연두색이었다. 처음에는 혀가 연두색으로 물들었고 다음에는 목구멍이 연두색으로 물들었으며 급기야는 온몸이 연두색으로 물들었다. 신기했다. 시각과 후각이 공감각적 현상(共感覺的現像)을 일으키고 있었다. 향기에도 색깔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찬수녀석이 카운터에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앉아서, 둘이서 잘들 놀아보쇼, 하는 투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 17장 '마음 안에서 사라진 것들은 마음 밖에서도 사라진다' 중에서)

"초딩놈이 술을 마시고 있잖아. 미성년자한테 술 팔면 영업정지처분이라는 거 몰라?"
"그래서 내부수리중이라고 써붙였잖아요.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 누가 영업정지를 먹여요. 저 사람들 돈 쓰는 폼이 장난 아니예요. 저한테 담배 심부름 한번 시키고도 팁으로 십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찔러주더라니까요."
"바둑판에만 정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장사판에도 정석이 있는 거야. 내가 가게를 물려받은 이래로 아직 한 번도 영업정지를 먹어 본 적이 없어. 줄곧 정석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는 뜻이야. 일확천금이 눈앞에 보이더라도 장사를 할 때는 절대로 정석을 벗어나지 말라고 생전에 아버님이 수시로 말씀하셨어."
"선배님은 현대를 조선시대로 착각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 같아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순리는 변하지 않는 법이야."
"돈이 피보다 진한 시대에 순리를 찾으면 무슨 소용이 있어요."
제영이와 대화를 나누면 그녀의 확고부동한 논리와 신념 때문에 언제나 말문이 막혀버린다. 그녀는 돈이 피보다 진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간직하고 있는 여자 같았다. 나로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그녀를 설득시킬 자신이 없었다.
(/ 22장 '알콜중독에 걸린 초딩 닭갈비집 금불알을 점거하다' 중에서)

저자소개

이외수(oiso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46.08.15~
출생지 경남 함양
출간도서 66종
판매수 223,310권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작가 이외수.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명명되며 자신만의 색깔이 뚜렷한 문학의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아름다움의 추구이며,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바로 예술의 힘임을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1946년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고, 춘천교대를 자퇴한 후 홀로 문학의 길을 걸어왔다. 문학과 독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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