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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아홉 동이에 밥 아홉 동이를 한꺼번에 먹고도 금세 배가 고팠어요!

『먹보나라 소천국』은 한라산 산신령 ‘먹보 소천국’의 이야기를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미있게 구성한 책이다. 한라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엄청난 먹보였을 거라는 재밌는 설정과 제주도에서 농사를 시작하게 된 유래, 한라산 백록담이 생기게 된 사연을 전래동화 특유의 해학과, 한국적 감수성으로 풀어냈다. 검은색 크레파스로 옛 그림체를 응용하여 밑그림을 그리고, 그림의 색을 한지를 찢어 붙여 전통미를 물씬 살려냈다.

다시 쓰는 우리명작 ④
『먹보 나라 소천국』

한라산 백록담은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1. 한라산 산신령, 먹보 소천국

한라산에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소천국이라는 먹보 산신령이 살고 있었어요. 먹보 소천국은 마을로 내려왔다가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하여 자식을 여덟이나 낳게 됩니다. 그런데 여덟 명의 자식도 모두 먹보였습니다. 아무리 사냥을 해도 먹을 것을 대지 못하자 부인의 권유로 농사를 지었지만 여전히 배가 고팠지요. 참다못한 소천국은 밥 아홉 동이, 국 아홉 동이, 그것도 모자라 일하는 소까지 잡아먹어 버렸어요.
"이제 우리 애들은 어떻게 먹이냐고요!"
소까지 잡아먹어 버리자 부인이 벌컥 화를 냈어요. 그러자 소천국은 삐쳐서 한라산으로 돌아가 버린답니다. 남겨진 먹보 아들들과 부인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2. 한라산, 백록담은 어떻게 생기게 된 걸까?

아버지를 보고 싶어 한 막내아들은 소천국을 만나게 되지만 소천국의 ‘버럭’ 성질 때문에 결국 막내아들은 바다에 버려지게 됩니다. 이때부터 막내아들의 험난한 여정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용왕국과 천자국을 거치면서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게 됩니다. 상으로 받은 말과 쌀, 군사를 데리고 당당한 모습으로 부모님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막내아들이 고향에 도착했을 때에는 어머니는 돌아가신 뒤였고 아버지는 막내아들이 군사를 이끌고 자신을 해치러 오는 줄 알고 그만 도망치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맙니다. 밤낮으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한 막내아들은 한라산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도 한라산 꼭대기에는 막내아들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답니다.
한라산 꼭대기, 백록담의 맑은 물은 이렇게 해서 생긴 막내아들의 눈물이랍니다.

3. 기발한 상상력과 한국적 해학이 어우러진 제주도 신화

먹보 나라 소천국은 제주도의 신화를 모티브로 해서 다시 쓰인 전래동화입니다. 한라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엄청난 먹보였을 거라는 재밌는 설정과 제주도에서 농사를 시작하게 된 유래, 한라산 백록담이 생기게 된 사연을 전래동화 특유의 해학과, 한국적 감수성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소천국은 산신령이지만 영험한 존재라기보다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또 변덕스럽기까지 한, 인간의 감성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 재미를 더해줍니다. 또한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녹아내려 백록담의 맑은 물이 되었다는 사연은 한국적 감수성과 현재성, 지형적 사실성이 잘 어우러져 감동을 줍니다.

4. 가장 한국적인 우리 동화, 먹보 나라 소천국

먹보 나라 소천국은 어떤 전래동화보다 한국적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한 동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막내아들을 통해 투영한 평화에 대한 염원, 소천국의 아내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강인한 제주 여인의 모습, 또한 효는 우리 조상 최고의 미덕이자 자랑이지만 오히려 효만은 어떤 것으로도 완전할 수 없다는 겸손한 메시지와 못 다한 효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 등 이 이야기 곳곳에 숨겨져 있는 우리 조상들의 아름답고 소박한 숨결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전래동화의 재발견, <다시 쓰는 우리명작> 시리즈

<먹보 나라 소천국>은 다시 쓰는 우리명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입니다.
우리 전래동화에는 세계의 명작과 비추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재밌고 알찬 내용들이 많습니다. 서양의 명작은 이야기성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추가되었다면 우리 명작은 가치를 바탕으로 상상력과 해학이 더해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서양 명작은 재밌고 우리명작은 읽고 나면 마음의 여운을 남깁니다. 하지만 사실상 우리명작에는 우리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면서 이야기성도 뛰어난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다시 쓰는 우리명작> 시리즈는 지금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이야기, 상상력과 창의력을 폭발시키는 기발하고 재밌는 이야기만을 골랐습니다. 그 엄선한 이야기들에 현재성을 더해 지금의 우리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재구성하고 이야기성을 보강해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제대로 고르고 제대로 쓰인 <다시 쓰는 우리명작> 시리즈는 소중한 우리 옛것에서 앞선 가치를 찾아 현재의 어린이와 공감하는 진정한 한국의 명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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