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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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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을 움직이는 거장 한승원의 신작 장편소설
    “나다니엘 호손에게 [큰 바위 얼굴]이 있다면 나에게는 [피플 붓다]가 있다.”


    [피플 붓다]는 2010년으로 등단 42년을 맞은 한국문학의 거장 한승원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고향땅 장흥의 억불산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던 오랜 숙원으로 빚은 이 작품은 한승원 리얼리즘의 절경을 재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억불산의 억은 만민을 뜻하고, 억불은 만민을 구제하는 부처, 즉 피플 붓다(People Buddha)를 의미한다. [피플 붓다]는 자비로운 성자처럼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억불바위 아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등장시켜 작가 고유의 단단한 필력과 깊은 통찰로 우리 시대의 삶을 담아냈다.
    베트남인 어머니를 둔 상호와 죽은 사람의 염을 해주는 전직 교장 할아버지의 살아가는 모습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며 읽는 이의 가슴을 치는 이 작품은 본격적인 세상살이에 첫발을 내딛을 준비를 하는 상호의 성장기, 일상에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따스하게 정리해나가는 할아버지의 인생철학을 보여주며 인생과 자연, 역사에 대한 새로운 고민과 희망을 심어준다.

    토속적 서정성이 뛰어난 문체로 인간 본연의 생명력과 리듬,
    자연과 역사의 힘을 섬세하게 그린 한승원 리얼리즘의 절경


    문학적 깊이는 물론 다작으로 유명한 한승원 작가는 1968년 단편소설 [목선]으로 등단한 이후 지치지 않는 필력을 과시하며 수많은 문제작을 쏟아냈다. 일흔을 넘어선 최근까지도 [다산](2008)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2009) [희망사진관](2009) [보리 닷 되](2010) 등 해마다 한두 종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집요하게 풀어낸 메시지를 계속해서 밀도 있게 다루는 한편 노작가만의 원숙미를 더하고 있다.
    [피플 붓다]는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시도를 더한 의미 깊은 작품이다. “고향에 빚을 갚는 심사로 썼다.”라는 작가의 말이 내비치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남도 사투리로 대변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데, 더욱이 그간의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던 청소년 은어를 자연스레 구사해 소설 속 세계를 더욱 풍요롭게 구축했다.
    소설은 베트남계 혼혈아 상호와 전직 교장으로 장학사까지 지내 장흥에서 명망이 높지만 염장이로 살고 있는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고등학생 상호는 명문대에 입학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가치관에 대항해 수능시험을 거부한다. 할아버지는 자유를 갈망하는 상호를 암묵적으로 지지하고 인생을 다 살아낸 사람의 여유로 마치 억불바위처럼 상호를 보듬고 지켜주며 자신만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다.
    SKY반에 들어가 서울대, 연대, 고대에 진학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의 소망을 어기고 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서 기성의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는 교육을 받으며 소설과 시 쓰기를 꿈꾸는 상호는 한승원 작가를 닮았다. 젊은 시절 작가 역시 법대에 진학하라는 부친의 뜻을 거역하고 소설을 쓰기 위해 귀향한 적이 있다. 바닷가에서 일을 하며 3년 남짓을 보낸 끝에 1961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 입학한 작가는 밤을 새워가며 소설을 썼고, 1966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가증스런 바다]로 입선,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목선]으로 당선되었다.
    한승원 작가는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생명력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내 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소설에서도 작가는 고등학생 상호부터 죽음을 정리하는 노인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시선으로 품으며 그들의 생명력과 꿈을 노래한다. 작가가 던지는 사랑과 구원, 자유의 메시지는 팍팍한 삶에 희망의 빛을 비춰준다.

    등단 42년 노작가가 그리는 인생살이의 숭고미
    삶이라는 파도를 헤쳐 나가는 인간에 대한 찬가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극복하고자 하는 상호는 위험천만한 억불바위에 오르기도 하고 무전여행을 하고 자신을 따돌리던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는 등 자신의 전 존재를 걸고 나름의 방법으로 대항한다. 자유와 생명의 의지는 자신의 전 존재를 걸 만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작가의 철학이 녹아드는 부분이다.
    상호가 갓 발을 내딛고 헤쳐가야 하는 삶이라는 파도에는 세상을 모두 살아내고 본보기가 되어주는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를 쏙 빼닮은 억불바위가 함께한다. 자연과 인생이 하나의 섭리로 엮어져 있음을 환기한다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장흥 억불산의 억불바위는 ‘만민을 구제하는 부처’를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한승원 작품론 [억압과 저항]에서 “그를 통해 남도 갯가는, 마치 [탁류]를 통해 군산이 살아나듯, 남도 갯가로 살아난다. 그의 전라도는, 서정인의 전라도 소읍들, 김정한의 경상도 낙동강 하류, 이문구의 충청도, 염상섭의 서울 등과 함께 한국문학 지리부도의 한 거점을 이루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세월이 흘러 한승원은 한국문학을 기름지게 일군 중진소설가로 자리 잡았고, “남해 바닷가는 원형상징성을 띠는 공간으로 한국 소설사에 자리매김했다.”라는 평은 한승원 작가를 수식하는 대표적 표현이 되었다.
    [피플 붓다]는 한승원 작가 특유의 에로틱한 상상력, 자연 풍광의 서정적 재현, 순수한 남도 사투리를 한데 아우른 것은 물론 신세대 언어를 차용한 노장의 능란한 기예와 실험정신이 깃든 작품이다.

    목차

    작가의 말: 사랑 그리고 구원, 그 영원한 우리들의 화두

    똥침
    프로쿠르테스의 침대
    창해
    장흥 무득이
    왕따
    야만
    누리장나무 꽃
    머리카락
    자기 혼자만의 길
    교장의 울음
    품바
    냉장고
    향물
    도둑
    억불바위
    자라지 않는 나무
    억불 가두기
    미녀
    죽데기 판
    싸움닭
    정원사
    뺑뺑이
    그림자
    마녀(魔女)
    달빛
    김정순영
    그 가시내의 집
    이팔 처녀의 방
    고물 자전거
    사랑의 힘
    합수
    나 아직 짱짱하네
    마고할미
    생명연습
    몸 단련
    역기
    비안개
    소나기
    무지개
    대문 나서자 길을 잃은 사람
    유한의 갈매기들
    노망
    할아버지와 손자
    중성
    미친 코끼리
    인간의 유희
    배꼽
    등반 장구
    수능시험
    여신(女神)
    화장
    실측
    화강암
    억불 꼭대기
    졸업과 입학
    법구(法鼓)
    열매
    물거미
    괴물 트럭
    탐진강
    새내기
    신은 안다
    마지막 한문 선생의 졸업
    허무 가르치기
    죽음의 성(城)
    눈송이
    실성한 여자
    여자의 방
    세 식구
    외계
    잉태
    송곳니
    찬바람을 짊어지고
    가파른 오솔길
    풍경
    소문

    맞장

    색인: 청소년 비속어, 은어, 인터넷용어

    본문중에서

    억불은 나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세상을 그윽하게 내려다보는 억불바위를 성자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것은 행운이다. 억불바위는 늘 나에게 희망의 미래를 암시해준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할 말은 하라고! 상대가 누구든지……동무든지 담탱이든지……까댈 것은 까대라고……. 들어보니까 오빠는 어떤 경우, 어떤 감정 상태이든지 아예 말을 하지 않아버리곤 하는가 보더라고……. 왜 그러는 거야? 하고 싶은 말 하지 않으면 자기만 손해야. 말을 안 하면, 감수성이 둔하고 생각이 없는 바보로 취급을 한다고. 그러면 안 돼. 왕영은따 되기 십상이야.”
    왕영은따란 ‘완’전하고 ‘은’은한 ‘왕따’를 말한다.
    “……저 사람은 말은 안 하지만 속으로는 지혜롭고 또렷또렷한 생각들을 할 만큼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어.”
    달콤한 무화과를 먹고 난 다음인데 입맛이 떫고 썼다. 그녀의 말들이 화살처럼 가슴으로 날아들어 왔고, 그것이 물결 위의 햇빛처럼 반짝거리면서 쓰라리게 했다.
    (/ p.150)

    “하늘의 별은 그냥 별이 아니고, 내 눈빛이 별빛을 만드네. 우리들이 살아가는 것은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세상을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세상으로 창조해가는 것이야. 그 산을 억불산으로 부르든지 억부산으로 부르든지 그 산은 그 산일뿐이네. 산 위의 바위가 며느리의 화신, 즉 ‘며느리바위’이므로 ‘억부산’이라고 불러야한다고 우기는 것은 별 의미 없는 이념다툼일 뿐이야. 그 며느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세주적인 억불로, 인민부처로, 피플 붓다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까. 이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억불산 위의 억불바위가 얼마나 어질고 자비롭게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가, 그 바위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인자하고 자비로운 모습과 태도를 배워 실천하느냐 하는 것이야.”
    (/ p.219)

    “신도들에게 설법을 하는 데에는 시와 소설에 못지않은 차원 높은 상징이나 비유가 동원됩니다. 불교의 원시 경전들은 모두 이야기로 되어 있어요. 가령……한 나그네가 길을 가는데 미친 코끼리가 짓밟아 죽이려고 쫓아왔다, 나그네는 황급히 달아나다가 땅에 뚫려 있는 작은 동굴을 발견하고, 그리로 몸을 숨겼다, 땅 밑으로 뚫린 함정 같은 동굴이었다, 칡덩굴이 아래로 늘어뜨려져 있어 그것을 잡고 내려갔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독사들이 우글거렸다, 다시 올라가 밖으로 나가자니, 미친 코끼리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하릴없이 죽을힘을 다해 그 칡덩굴을 붙잡고 있는데,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 들랑거리면서, 칡덩굴 한 부분을 이빨로 갉아대고 있다, 그게 끊어진다면 동굴 바닥으로 떨어져 독사에게 물려 죽을 수밖에 없다, 나그네는 목이 밭았다, 때마침 위에서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어, 입을 벌리고 그것을 받아 삼켰다, 그것은 달콤한 꿀물이다, 동굴 입구에 벌들이 잉잉거리는데, 그 벌집에서 꿀물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덩굴을 붙잡은 손목과 팔뚝이 아리고 저리면서 뻐드러지려 한다, 그 힘든 고통 때문에 덩굴을 놓는다면 독사들에게 물려 죽게 되는 것이므로 사력을 다해 힘껏 붙잡고 있어야 한다, 꿀물을 즐기면서 고통을 깜빡 잊는다, 문득 쥐들이 갉아대는 덩굴이 가늘어지는 것을 보고 조마조마해 하다가도, 그 꿀물의 달콤함에 사로잡혀 잠시 자기가 처한 위태위태한 운명을 깜박 망각하곤 한다…….”
    선우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정식이 말했다.
    “여기서 ‘나그네’는 무엇이고, 그 나그네를 쫓아온 ‘미친 코끼리’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 pp.236~237)

    “나, 몇 번 죽어버릴라고 생각을 했어. 읍사무소에서 매달 넣어주는 돈 몇 푼씩 받아쓰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 구질구질한 목숨 부지해서 무얼 할 것이냐고.”
    그가 말했다.
    “뭔 그런 못난 쟁이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노고단 마고할미 가랑이에다가 오줌을 갈겨버린 그 오기로 살아가야제잉.”
    그녀는 휴지로 눈물과 콧물을 훔쳤다.
    그가 말했다.
    “그래, 얼마든지 울소! 울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사그라지는 짚불 같은 사랑일지라도 쪼깐 할 수 있는 사람이네. 가슴에 한의 응어리가 있는 사람한테는 눈물이 보약인께 얼마든지 울어버리소. 눈물을 흘리면 피멍 같은 한이 삭는 법이여.”
    그가 가까이 다가앉으면서, 두 손바닥으로 그녀의 두 개의 젖무덤을 눌렀다. 세월의 풍화로 인해 삭아 흐느적거리는 젖무덤이 손아귀 속에 들어왔다. 그는 탄력 있는 연식 정구공처럼 손아귀에 가득 차던, 그녀의 한창 꽃시절의 젖무덤을 생각했다.
    그녀가 고개를 모로 젖혔다. 눈물이 멈추었다. 사랑이 눈물을 멈추게 하고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 p.24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39.10.13~
    출생지 전남 장흥
    출간도서 84종
    판매수 13,966권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서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이별 연습하는 시간』을 펴냈으며 장편소설 『불의 딸』, 『포구』,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버지와 아들』, 『해일』, 『시인의 잠』, 『동학제』, 『아버지를 위하여』, 『해산 가는 길』, 『멍텅구리배』, 『사랑』, 『물보라』, 『초의』, 『흑산도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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