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신용카드 청구할인
카카오페이 3,000원
(카카오페이 결제 시 최대할인 3천원 / 5만원 이상 결제, 기간 중 1회)
PAYCO(페이코) 최대 5,000원 할인
(페이코 신규 회원 및 90일 휴면 회원 한정)
북피니언 롯데카드 30% (12,60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EBS 롯데카드 20% (14,40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NEW 우리V카드 10% (16,20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인터파크 현대카드 7% (16,740원)
(최대할인 3만원 / 3만원 이상 결제)
NH쇼핑&인터파크카드 20% (14,400원)
(최대할인 4만원 / 2만원 이상 결제)
Close

위치우위의 중화를 찾아서 : 중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중국 대표 인문학자의 대답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판매지수 97
?
판매지수란?
사이트의 판매량에 기반하여 판매량 추이를 반영한 인터파크 도서에서의 독립적인 판매 지수입니다. 현재 가장 잘 팔리는 상품에 가중치를 두었기 때문에 실제 누적 판매량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판매량 외에도 다양한 가중치로 구성되어 최근의 이슈도서 확인시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수는 매일 갱신됩니다.
Close
공유하기
정가

20,000원

  • 18,000 (10%할인)

    1,000P (5%적립)

할인혜택
적립혜택
  • I-Point 적립은 출고완료 후 14일 이내 마이페이지에서 적립받기한 경우만 적립됩니다.
  • 추가혜택
    배송정보
    주문수량
    감소 증가
    • 이벤트/기획전

    • 연관도서

    • 사은품(2)

    출판사 서평

    고대의 하상주 시대에서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
    편협한 중화주의에 날리는 준엄하고 통렬한 죽비소리


    "현대의 루쉰"으로 불리는 문화학자 위치우위(余秋雨)가 2000년대 초반 절필 선언 이후 8년 만에 펴낸 문화비평집. "이제부터 내가 쓴 문화 산문은 모두 이 책의 문자와 표제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저자 서문에 밝혔을 만큼, 지난 40년간 중국문화사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의 탐구 역정을 집대성한 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대의 하상주 시대에서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 중화문화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들과 인물들을 물 흐르듯 거침없이, 불타오르듯 강렬하게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그의 필봉은 "역시 위치우위!"라는 찬탄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도래와 더불어 한족 중심 중화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중화를 찾아서'라는 책 제목은 수상쩍게 받아들여질 여지가 다분하다. 그러나 중화문화의 유구한 흐름을 되짚어내면서,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돋을새김한 부분은 바로 한족 중심 중화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다.
    이는 최근 '대국굴기(大國?起)'를 모토로 중국인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배타적 대중화주의에 대한 학문적 반격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른바 대국주의, 대중화주의는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오래된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 쉽다고 지적한다. 그는 중화문화의 찬란한 백화만발은 오히려 외부 문화의 적극적인 흡수 및 융화를 통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수많은 중국인들이 중화문화의 절정기라 부르며 그리워하는 당대(唐代)는 실은 페르시아, 인도 등 외래문화와의 자유로운 교류의 산물이며, 한족 왕조를 멸망시킨 원흉으로 증오하는 북위·원·청 등의 유목민족들 역시 중화문화에 본디 결여된 호방한 기질, 즉 '광야의 힘'을 주입시킨 장본인들이다. 이로써 중화문화는 마치 광활한 초원에서 준마에 올라타 채찍을 휘두르며 내달리는 것처럼 전에 없는 생명력을 구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화문화의 역사에서 '호인(胡人)'의 한족화 과정은 또한 한족의 '호인화' 과정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가리켜 '쌍방향 동질체의 나선형식 상생'이라고 명명한다.

    요즘 '오릉의 젊은이'들은 쉽게 격정에 휩싸여 민족주의에 열광한다. 그들은 입만 열었다 하면 "외국의 기념일은 절대로 지낼 수 없다"고 말하며 "중국인이라면 반드시 한복(漢服)이나 당장(唐裝)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당나라 시절 장안 거리에 가볼 수 있다면 분명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뛰는 가슴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장안성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은 외래문화라면 질색하고 경계를 일삼는 그들의 신경질적인 표정에 경악할 것이다. (...중략...)
    나는 현대를 사는 이러한 '오릉의 젊은이'들을 동정한다. 그들은 언제부터인가 '난세(亂世) 철학'에 주입당하여 가는 곳마다 경계를 짓고 언제나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들은 권모술수를 지혜라 여기고, 스스로 모든 것을 막는 자폐(自閉) 상태를 문화인 양 오인하며 자신이 사는 곳을 천하라고 믿는다. 또한 이렇게 해야만 '존엄'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나약하고 불안한 열등 심리는 순식간에 포악하고 사나운 영웅주의, 비정주의(非情主義)로 가장한다. 그리하여 때로 사람들에게 전염시켜, 왁자지껄하게 "서로 위안을 주고받는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그 결과 마음은 점점 좁아지고, 배타적인 정서도 더욱 진해지면서 자폐적인 상태에서 점점 쇠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 p.351)

    자신이 속한 문화의 정신적·예술적 깊이에 대한 자부심으로 충만하되, 그것이 지나쳐 자만심이나 자폐 상태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저자의 학문적 태도는 가히 보편적 지성을 추구하는 대학자의 풍모를 보여준다. 그가 책 말미에 중화문화의 미래를 논하는 대목에서 "전체 인류를 감동시킬 수 있는 아름다움과 우호(友好)", "인류의 시정(詩情) 넘치는 생존, 조화로운 생존"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를 제시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백미는 중국문화의 고갱이를 창출해낸 위대한 현인들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와 저자 특유의 독창적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중화 정신의 밑바탕이 된 두 가지 사상의 창시자인 공자와 노자, 유가의 인애(仁愛)에 맞서 진정 순수한 사랑의 이상(兼愛)을 제출한 묵자, 플라톤의 아카데메이아와 비슷한 시기에 설립되어 정신문화의 꽃을 피워낸 직하학궁의 학자들, 중국 역사상 최초로 개인의 형상으로 출현한 시인 굴원, 세속의 공명과 탐욕을 벗어나 고원(高遠)한 마음의 경지를 펼쳐 보인 도연명, 유목민족과 한족의 통혼으로 대당 제국의 길을 연 문화개혁가 탁발굉, 주요 경전을 중국어로 번역함으로써 중국 불교문화의 기초를 닦은 서역 승려 구마라십, 영원히 사람들에게 경이를 선사하는 시를 남긴 이백과 두보, 중세 문화의 전성기이자 정치적 수난기인 송대의 걸출한 사상가들(주희, 육유, 신기질), 거란족 출신의 명재상 야율초재, 예술을 철학적 사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홍루몽]의 작가 조설근, 문화의 암흑기인 청말 민국 초에 모든 것을 바쳐 갑골문을 수집하고 해석함으로써 허공으로 소멸될 뻔한 고대 문화의 찬란한 유산을 지켜낸 학자들(왕의영, 유악, 나진옥, 왕국유), 문화대혁명의 주도 세력에 용감하게 반기를 든 문화 영웅 파금.......
    중국 역사에서 명멸했던 여러 왕조와 영웅호걸, 사상가, 문인, 예술가 들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중화문화사를 재치 있게 압축해내는 저자 특유의 탁월한 문재(文才)는 이 책에서 한층 빛을 발한다. 유려하면서도 장중하고,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독자의 정신을 흔들어 일깨우는 위치우위 '문화산문'의 진면목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장 황제를 추측하다
    2장 신화와 전설의 시대
    3장 은허에 점을 쳐서 묻다
    4장 옛길의 서풍
    5장 검은색, 환하게 빛나다
    6장 직하학궁의 학자들
    7장 시인이란 무엇인가
    8장 역사의 모본
    9장 숲속의 집 한 채
    10장 천고에 울려 퍼지는 소리
    11장 첩첩산중의 전원
    12장 대당으로 가는 길
    13장 서천 부처님의 가르침
    14장 장안의 아브라함
    15장 이백과 두보의 나날
    16장 찬란한 문명의 꽃
    17장 두 사람의 이방인
    18장 문자옥의 시대
    19장 중화는 어디로 가는가

    본문중에서

    [중화를 찾아서]는 내가 재난 시절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찾기 시작한 중화문화사를 체계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역사의 기점은 항상 무더기채로 남겨진 자료이지만 종점은 매 세대의 깨달음이다. 이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중화문화사다. 나는 그것을 쇠를 불리듯이 두드리고, 그것 역시 나를 두드렸다. 책 안의 문장은 1편을 제외하고 이전에 출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내용들이다.
    이제부터 내가 쓴 문화 산문은 모두 이 책의 문자와 표제를 기준으로 삼는다. _위치우위
    ('저자 서문' 중에서/ p.10)

    진지하게 이야기해서, 공자와 노자의 만남은 인류의 사유에서 최정상에 자리한 두 사람의 위대한 성철(聖哲)의 만남이자, 중화민족 정신의 밑바탕이 된 두 가지 사상의 창시자의 회합이었다. 2,500여 년 전 그날의 낙읍에는 봉황과 난새의 긴 울음소리가 들렸으리라. 그날 날씨가 맑았는지 아니면 흐렸는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었는지에 관계없이 모든 것이 고귀하였다.
    그들은 두 손을 마주잡아 눈높이만큼 들고 허리를 굽히며 이별의 예를 올렸다.
    세상에 드문 천재가 또 한 명의 세상에 드문 천재를 만나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그 두 사람이 평소 만나는 이들은 주로 그 추종자나 숭배자, 또는 그를 질투하거나 비방하는 이들이다. 그들이 아무리 열렬히 추종하고 악랄하게 비난할지라도 천재의 사상은 좌우되지 않는다. 오직 진정으로 같은 품격의 대화 상대, 가장 좋기로는 진정한 맞수를 만나야만 비로소 마법처럼 신기한 정신적 담금질이 이루어진다. 그 결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무엇보다 자신을 강화시킬 수 있다. 그것은 고집이 아니라 가장 높은 차원의 반증을 얻어 새로운 자각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광활한 하늘이 가을 강물과 무심하게 서로 어울리는 것과 같아, 하늘은 더욱더 자신이 광활한 하늘임을 자각하고 가을 강물 역시 자신이 물이 불어난 가을 강물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날 바로 그곳에서 노자는 자신이 노자임을 더욱 분명히 알게 되었고, 공자 역시 자신이 공자임을 분명히 자각했던 것이다.
    ('옛길의 서풍' 중에서/ p.93)

    아득한 후대 사람으로서 우리는 유가와 묵가의 논쟁에 대해 비교적 간단한 논평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사랑의 문제에 대해 말하자면, 유가는 비교적 실제적이다. 그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심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이를 확대함으로써 점차 더 많고 넓은 범위로 나아가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실행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묵가는 비교적 이상적이다. 그들은 사랑의 문제는 결코 유가처럼 사사롭고 이기적인 방법으로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겸애'는 결코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만약 나에게 어떤 쪽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묵가!
    실행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지만 천하를 위해 진정 순수한 사랑의 이상을 제출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상은 밝게 빛나는 햇살처럼 다가설 수 없지만 사람들을 환하게 만든다. 유가의 인애는 내외, 친소의 차별을 지나치게 강구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미궁으로 빠뜨려 지금까지 헤어날 수 없도록 했다. (…중략…)
    묵자, 묵가, 검은색의 진귀한 보석, 검은색의 밝은 빛. 중국은 그대들을 박대하였다. 역사 역시 중국을 푸대접하였다.
    ('검은색, 환하게 빛나다' 중에서/ p.126)

    몇 년 동안 나에게 던져진 많은 질문 가운데 하나는 산문을 쓰는 데 가장 영향을 받은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사마천"이라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질문자는 왠지 그냥 해보는 소리인 것처럼 유머로 받아들이기 일쑤였다.
    "물어본 것은 산문인데, 왜 난데없이 고대 역사학자 이름을 꺼내십니까?"
    어떻게 설명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이후 똑같은 질문을 대하면서도 역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많은 이들의 책을 접하게 되었지만, 만약 가장 마음에 드는 산문가가 누구냐고 자문한다면 나의 답변은 여전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산문은 무엇이든지 쓸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경계가 높은 것은 분명 역사와 관련된 것일 터이다. 왜냐하면 역사야말로 가장 산문에 가까워 진정한 산문가라면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략…)
    역사는 바로 이러한 것이니, 사마천은 역사를 쓰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은 셈이다. 그는 줄곧 3인칭 서술 주체를 통해 담담하게 써내려가고 있지만 일반 역사 저작물처럼 지나치게 엄숙하거나 가을서리처럼 냉담하지 않다. 그의 글에는 풍부한 표정이 담겨 있다. 때로 칭찬하고 때로 비난하며, 때로 사모하고 때로 그리워하며, 추모하거나 분노를 내보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멸시하거나 조롱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보다 은연중에 그야말로 입술과 치아 사이, 눈썹과 눈 사이에 존재하는 듯하다. 그리하여 근본적인 서술 기조의 연관성을 흩어놓지 않는다.
    ('역사의 모본' 중에서/ p.195)

    북위 효문제 탁발굉의 개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내가 심히 우려하는 것은 현재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 불고 있는 맹렬한 대한족주의, 대중원주의에 그릇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점이다. 효문제 탁발굉의 행동이 그들에게 또 한 번 한족의 문화가 모든 문화에 우선한다는 증거처럼 간주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는 효문제 탁발굉의 한족화 정책이 단순히 한족 문화에 대한 숭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서 시작되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그는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이 이제 막 차지한 드넓은 통치지역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이제 군사력이 아닌 또 다른 통치 자격을 갖추어야만 했다. 어쩌면 효문제는 그와 거의 동시대에 살다 죽은 고대 마케도니아의 젊은 군주 알렉산드로스 대제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알렉산드로스는 정복이 끝난 후 언제나 경건한 자세로 신령 앞에 엎드렸다. 이제 그에게 필요한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새로운 통치권이었기 때문이다.
    효문제 탁발굉은 부하들에게 한족 문화를 신봉할 것을 주문했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의 호방한 기질마저 한족 문화와 융합하도록 강제한 적은 없었다. 이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혹자는 그들이 충분히 한족화를 이룸으로써 호방한 기질 또한 한족 문화에 스며들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선비족에게 한족의 복식과 한족의 언어를 쓰도록 강요하였지만 한족에게는 이를 강제하지 않았다. 사실, '호인'(胡人, 오랑캐)의 한족화 과정은 또한 한족의 '호인화' 과정이기도 하다. 나는 이를 '쌍방향 동질체의 나선형식 상생'이라는 융합 방식으로 개괄하고자 한다.
    ('대당으로 가는 길' 중에서/ p.294)

    당대(唐代) 장안(長安)은 이역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당나라에 귀순하거나 복종하기 위해 온 이들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장안은 결코 그런 오만한 시선으로 외지인들을 바라보지 않았다. 장안은 다양한 문명에 대한 경건한 숭배자였다. 장안은 단순히 자신이 다른 문명에 대해 '관용'을 베푼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문명을 떠나면 자신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문명을 떠나면 장안 자체가 무미건조하고 경색되어 크게 위축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장안은 진심으로 다른 문명을 감상하고 추종했다. 민감한 외래 문명은 곧 주인의 이러한 태도를 감지했다. 그래서 더욱더 장안을 자신의 가향(家鄕)처럼 여기고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자 했던 것이다.
    ('장안의 아브라함' 중에서/ p.343)

    요즘 '오릉의 젊은이'들은 쉽게 격정에 휩싸여 민족주의에 열광한다. 그들은 입만 열었다 하면 "외국의 기념일은 절대로 지낼 수 없다"고 말하며 "중국인이라면 반드시 한복(漢服)이나 당장(唐裝)을 입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당나라 시절 장안 거리에 가볼 수 있다면 분명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뛰는 가슴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반면 장안성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은 외래 문화라면 질색하고 경계를 일삼는 그들의 신경질적인 표정에 경악할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다가가 세세하게 물어본다면 분명 말은 통하는 것 같지만 아무도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 중 절반은 정신이 들어 장안성의 국내외 사람들에게 허심탄회하게 가르침을 청할 것이나, 나머지 절반은 '호희주점'을 드나드는 방탕한 건달로 또 다른 극단을 치달리며 결국 인생을 망칠 것이다.
    ('장안의 아브라함' 중에서/ p.351)

    예로부터 중국적 정서가 되어버린 흑백논리에 따르면, 죽음으로써 의를 지킨 문천상의 반면에는 원나라와 쿠빌라이칸이 자리하기 마련이다.
    사실 역사는 언제나 극히 간단한 외모로 복잡하기 그지없는 본질을 장식해버린다. 일반 대중의 요구도 극히 단순하여 역사적 사실을 하나하나 '읽기 쉬운 텍스트'로 만들고, 이로써 복잡한 상황을 거부해버린다. 인류의 커다란 오류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사람들이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들이 때로 진실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문천상이 의를 위해 죽음을 택했다고 해서 그의 마음속에 쿠빌라이칸에 대한 원망과 원한이 사무쳤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을 것이며, 당시 사람들 가운데 문천상의 죽음을 가장 아쉬워하고 애석하게 생각했던 이가 바로 쿠빌라이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역사는 두 명의 걸출한 영웅이 추호의 개인감정도 없이 묵묵히 대치하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마치 매우 심각하고 매순간 강력한 힘이 발산하는 것처럼 만들어놓는다. 중국인들의 역사관은 이처럼 천박한 이야기에 깊이 중독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대립하는 이들이 상대를 서로 극찬하는 모습은 아예 생각할 수조차 없고, 아무 말 없이 자신을 인정하는 적수의 마음을 느낄 만한 여유도 존재할 수 없다.
    나는 문천상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추모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반대편에 있었던 쿠빌라이칸을 증오할 수는 없다. 오히려 쿠빌라이칸이야말로 뛰어난 통치자, 송대의 수많은 황제들보다 훨씬 우수한 통치자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원나라는 매우 훌륭한 왕조였다. 원 왕조를 통해 중국은 다시 한 번 진정으로 통일로 회귀할 수 있었다. 게다가 원의 통일은 더욱 광대하고, 더욱 효과적이며, 더욱 개방적이었다.
    ('찬란한 문명의 꽃' 중에서/ p.427)

    문명이나 문화에 대한 공포의 폐해는 이런 공포를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공포 속에서 최고 통치자조차도 거짓을 진실로 여기게 되고, 결국 자신마저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것은 모든 이들이 자신의 정권을 탈취하려 한다는 착각으로 인한 공포감이다. 이러한 공포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 바로 문화 주구들이다. 그들은 개인 이력이랄 것이 없다. 일정한 주군도, 일정한 입장도 없으며, 일정한 의견이나 주장도 없다. 영원히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밀고하고 적발할 뿐이다. 그들의 밀고, 그들의 적발은 자기 멋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이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분석과 비판, 정치적 강령의 원칙에 따른 판단까지 도맡는다.
    이러한 배역은 명대에서 시작하여 청대에 성행했으며, 크고 작은 전투가 끊이지 않던 근대에 이르러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문화대혁명 기간에 활개를 펼쳤다. 지금도 골목 으슥한 곳에 소수가 잔존하고 있다. 다만 입장이나 주장에 조금씩 변화를 주었을 따름이다. 만약 대대로 이어져온 그들의 대열을 소급해 올라가보면 주원장이 길러낸 주구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중국문화의 부정적인 산물이다.
    ('문자옥의 시대' 중에서/p.464)

    이미 작고한 왕소파(王小波)는 중국문화계에는 단지 두 종류의 사람, 즉 일을 하는 사람과 타인의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후자의 힘이 오히려 막강하다. 중국문화의 최대 함정을 파는 실체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적발이나 비판이란 말은 서양의 근대 학술계에서 말하는 '비판'과 정반대의 개념이다. 이는 진실, 이성, 검토, 반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허위, 감정, 광고, 공격을 최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인문 정신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된다. 중국문화는 훌륭한 부분이 많지만 치명적인 약점도 적지 않다. 이런 약점들이 여기에 특별한 자양분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문화와 서구문화를 비교해보면, 실증에 관한 의식이 결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처에 유언비어가 난무한다. 사람들은 진실 여부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진위를 가늠하고 진상을 밝히기 위한 기능이나 절차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이는 그것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 온상이 된다.
    또한 중국문화는 서구문화에 비해 법제 의식 역시 부족한 편이다. 인신권(人身權)이나 명예에 대한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비방이나 모함을 죄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이는 그것이 걱정 없이 안주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었다.
    이 밖에도 중국문화는 서구문화에 비해 공공 공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에 피해를 주는 사건을 목격하면서도 자신 역시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철학자 루소가 말한 것처럼 동료가 피해를 입는 것을 보면서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도 한다. 이로 인해 그것은 마치 무인지경처럼 대중 사이로, 공공매체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중국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졌던 법가의 술(術), 소인배의 철학, 폭민(暴民) 심리, 반이성적 전통에 현대사에서 끝없이 지속되었던 계급투쟁에 관한 관념과 실천이 모두 합쳐져서 이처럼 거대한 함정을 파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중화는 어디로 가는가' 중에서/ p.502)

    위치우위는 본시 중화문화에 지극한 애정과 관심을 지닌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또한 문화를 제대로 인지하고 옹호하길 원하는 인문학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른바 대국주의, 대중화주의가 몰고 오는 편견과 오해에서 벗어나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대중화주의는 자칫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오래된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 쉽다. 그는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이 가장 위대한 제국으로 숭상하는 대당(大唐)의 위용과 호방한 기질, 문화적 개방성 등이 과연 어디에서 유래되었는가를 심층적으로 살피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북위(北魏)의 위대한 황제인 효문제 탁발굉(拓跋宏)을 찾아 그를 진정으로 거시적인 의미의 문화개혁가로 추앙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실제로 대당 제국 황가의 주인인 이씨(李氏)가 선비족과 한족의 혼혈 결정체라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이외에도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독특한 매력으로 기존의 중국문화에 융합할 수 있었던 이유를 탐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_심규호
    ('역자 후기' 중에서/ p.509)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6~
    출생지 중국 저장성 위야요
    출간도서 7종
    판매수 1,870권

    중국의 예술평론가, 문화사학자. 1946년 중국 저장(浙江) 성 위야오(余姚)에서 태어나 상하이희극학원을 졸업했다. 대학 입학과 함께 문화대혁명을 겪었으나 병을 얻어 학업을 중단하고, 저장 성 벽촌에 파묻혀 동서양 고전을 섭렵하면서 사상적 깊이를 다졌다. 상하이로 복귀한 그는 학업에 정진하여 모교인 상하이희극학원 교수가 되었고, 이후 상하이희극학원, 푸단대학, 화동사범대학 등 상하이 유수 대학들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로 있으면서 저술활

    펼쳐보기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중국언어통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 읽기]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 [도설노자], [중국사상사], [중국문화답사기], [사서삼경], [위안텅페이 삼국지 강의], [한무제 평전], [덩샤오핑 평전], [마오쩌둥 평전] 등이 있다.

    역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전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4년 전주생. 이화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석사. 현재 제주대학교 동시통역대학원 강사.[중국문화답사기][개구리][일야서]등 50여 권 번역.

    역자의 다른책

    전체보기
    펼쳐보기

    이 상품의 시리즈

    이 책과 내용이 비슷한 책 ? 내용 유사도란? 이 도서가 가진 내용을 분석하여 기준 도서와 얼마나 많이 유사한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리뷰

      10.0 (총 0건)

      기대평

      작성시 유의사항

      평점
      0/200자
      등록하기

      기대평

      10.0

      교환/환불

      교환/환불 방법

      ‘마이페이지 > 취소/반품/교환/환불’ 에서 신청함, 1:1 문의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1577-2555) 이용 가능

      교환/환불 가능 기간

      고객변심은 출고완료 다음날부터 14일 까지만 교환/환불이 가능함

      교환/환불 비용

      고객변심 또는 구매착오의 경우에만 2,500원 택배비를 고객님이 부담함

      교환/환불 불가사유

      반품접수 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보낼 경우 상품 확인이 어려워 환불이 불가할 수 있음
      배송된 상품의 분실, 상품포장이 훼손된 경우, 비닐랩핑된 상품의 비닐 개봉시 교환/반품이 불가능함

      소비자 피해보상

      소비자 피해보상의 분쟁처리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따라 비해 보상 받을 수 있음
      교환/반품/보증조건 및 품질보증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른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음

      기타

      도매상 및 제작사 사정에 따라 품절/절판 등의 사유로 주문이 취소될 수 있음(이 경우 인터파크도서에서 고객님께 별도로 연락하여 고지함)

      배송안내

      • 인터파크 도서 상품은 택배로 배송되며, 출고완료 1~2일내 상품을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 출고가능 시간이 서로 다른 상품을 함께 주문할 경우 출고가능 시간이 가장 긴 상품을 기준으로 배송됩니다.

      • 군부대, 교도소 등 특정기관은 우체국 택배만 배송가능하여, 인터파크 외 타업체 배송상품인 경우 발송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배송비

      도서(중고도서 포함)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음반/DVD/잡지/만화 구매

      2,000원 (2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도서와 음반/DVD/잡지/만화/
      중고직배송상품을 함께 구매

      2,000원 (1만원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업체직접배송상품 구매

      업체별 상이한 배송비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