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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파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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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낭만주의 시인, 하이네?

하인리히 하이네는 사랑의 시인이었다. 서정적인 시어로 지상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사랑을 전도한 장본인이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이네를 '낭만주의 시인'으로 기억하는 까닭이다.

'달빛 속에 은은히 떠오르는' 요정과 '사랑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는 창백한 청년,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이네의 초상은 그렇다. 하지만, 이는 진짜 하이네를 모를 때나 할 수 있는 얘기다. 그를 그저 낭만적인 시를 남긴 시인으로서만 알고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다. 산문가 또는 철학자로서의 하이네의 진면목을 알게 되면, 저 창백한 청년의 초상은 오해의 산물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만큼 하이네의 산문은 그 자신의 시를 정면으로 배반하고 있다.
특히, 낭만주의에 관한 가장 뛰어난 입문서로 평가받는 [낭만파]는 하이네의 작품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배반의 낙차가 크다 일종의 시적 비판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하이네는 낭만주의를 바라보는 '낭만적인 시선'과 진부한 오해를 거침없는 어조로 비판한다. 반어와 익살을 오가는 압도적인 문체는 비판의 강도를 한층 더해주며, 그가 탁월한 문장가임을 증명한다.

하이네는 확실히 사랑의 시인이었다. 하지만, [낭만파]를 쓴 산문가로서의 하이네는 가차 없는 독설가요, 선동가이다. 파리한 얼굴로 죽음보다 더한 사랑을 읊조리는 낭만주의 시인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렵다.




낭만주의를 낭만적 시선으로 보지 말라

독일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라이히 라니츠키는 하이네를 이렇게 평한다. 그는 자신의 책 [내가 읽은 책과 그림]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인으로 하이네를 꼽으며, 그 이유를 시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재담과 날선 비판정신에서 찾았다.

라이히 라니츠키가 말한 또 다른 하이네는 [낭만파]에서 쉽게 발견된다. 이 책을 쓰던 당시 이미 무자비한 풍자의 대가로 명성을 얻고 있었던 그는, 낭만주의를 지나치게 낭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태를 신랄하게 조롱하고 시대를 비판한다.

1831년, 프랑스로 떠난 하이네는 스탈 부인의 [독일론]이 퍼뜨린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오해를 수저하고자 이 글을 썼다. 원제는 [독일의 최근 문학상황. 스탈 부인 이후의 독일에 관하여]로, 말 그대로 독일의 진면목을 소개하고 프랑스인들이 독일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독일 낭만주의와 괴테가 초래한 '예술이 예술로만 존재하는 예술시대'를 청산하자고 주장한다.

[낭만파]는 제1부에서 중세부터 계몽주의, 낭만주의, 괴테의 '예술파'등에 이르는 문학사를 훑어주며, 제2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네의 낭만주의 분석과 비판이 이어진다. 제2부는 초기낭만주의자인 슐레겔 형제, 티크, 노발리스, 셰링 등을 다루고, 제3부는 후기낭만주의자인 브렌타노, 아르님, 베르너, 푸케, 울란트 등을 언급한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문장의 성격으로 보면 엄격한 비평서라기보다는 일종의 에세이에 가깝지만, 글의 어조는 결코 평이하지 않다. 빼어난 풍자를 통해 비평과 비판의 묘미를 훌륭하게 보여주고 있다.

당시 스탈 부인과 [독일론]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프랑스와 독일에 대해서 이런 식의 분류가 사실인양 이루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면, 외면/ 내면, 사회성/ 고독, 유물론/ 관념론, 감각/ 영혼, 세속성/ 초월성, 과학성/ 신비성, 이성/ 감정, 공리주의적 예술/ 순수예술의 대립항이 그것이다. 여기서 전자는 프랑스인고, 후자는 독일이라는 거다. 이렇듯, 19세기 초는 독일의 관념철학과 낭만주의 문학이 곧 독일의 본질이라는 인상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낭만주의의 본질, 아니 독일의 본질이 오도되는 것에 반발한 하이네는 이를 바로잡고자 했다. 그는 낭만주의의 단점으로 당대와 동떨어진 중세적인 분위기, 인위적인 소박성의 추구, 병적으로 과잉된 환상, 죽음에의 탐닉, 모호한 알레고리 등을 들며 비판했다. 사실, 이는 고스란히 낭만주의가 사람들에게 퍼뜨린 환상이며 동시에 매력으로 다가오는 특징이지만, 하이데는 이런 점이야말로 낭만주의가 초래한 병폐이며, 본질에서 멀어진 결과라 주장했다. 게다가 독일의 현실에서 낭만주의는 그저 요정이나 전설을 읊조리는 순진한 문학사조가 아니었다. 혁명을 통해 계몽주의가 널리 퍼진 프랑스에서는 낭만주의가 하나의 문화적 현상에 그쳤다면, 독일의 후기낭만주의는 분명히 역사의 발전을 방해하는 반동적, 정치적 운동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초기에 사해동포주의, 공화주의, 자유주의의 면모를 보였던 독일 낭만주의는 반 나폴레옹 전쟁을 계기로 급속히 반동의 물결을 탔다. 하이네는 바로 이런 후기의 정치적 낭말주의를 비판하며, 프랑스 사람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하려 했다. 후기 낭만주의가 19세기초, 독일에서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작용했다는 것은 낭만파 작가인 슐레겔이 유럽의 대표적인 보수정치 지도자 메테르니히의 비서였다는 것에서도 잘 알 수 있다. 따라서 낭만주의를 낭만적인 시선으로 보는 당시의 세태는 하이네가 보기엔 난센스였단 얘기다.

새로운 사상에도 관심이 많았던 하이네는 초기사회주의자 생 시몽의 주장에 공감을 표했다. 특히, 생 시몽주의자들이 주장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통한 보다 인간다운 삶의 추구, 이성과 감정의 종합, 육신의 복권과 성해방 등에 감탄하며 새로운 복음이라고 부를 정도엿다. 하이네는 문학도 그처럼 이성과 감정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삶과 글을 구별하지 말아야 한다고 외쳤다. 그가 보기엔 낭만주의는 아름다울지언정 실제 인간의 삶과는 너무 멀었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 프랑스에서 낭만주의는 이미 지배적인 문학사조로 부상한 시점이라 그의 글은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의아함만 불렀을 뿐이다. [낭만파]가 제대로 평가받은 것은 19세기 후반 이후였다. 에스파냐, 미국, 러시아 등지에서 낭만주의에 대한 본격적인 입문서로 조명을 받기 시작 했던 것이다. 이는 그가 펼친 통렬하고 과격한 비판정신 뿐만 아니라, 탁월한 문장 덕분이기도 했다.



[낭만파], 하이네 문장의 모든 것

[낭만파]에서 하이네는 낭만주의를 명백히 과거의 것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말년에 가서 그는 스스로를 '낭만주의의 마지막 시인'이라고 고백하고 떠났다. 자신과 함께 낭만주의가 끝나고 현대독일시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뒤늦은 고백이기는 했으나, [낭만파]에 나타나는 그의 모순은 이 말로 해답을 얻는다. 낭만주의와 독일의 낭만파 문인들을 그토록 비판하면서도, 문장에서 풍기는 낭만적 기질은 어쩔수 없었다는 얘기다. 위트 넘치는 비유, 불온해 보일정도로 과격한 선동으로 하이네는 시인인 자신을 가리려 하지만, 그의 독설은 시어를 뛰어넘는 서정적인 문체로 구현된다. [낭만파]가 시적인 비평서라는 평가는 이런 특징에서 비롯한다.

이렇게 수려한 단어로 익살을 가장하고, 풍부한 일화를 곁들이며 유머와 아이러니를 구사하는 건 [낭만파]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일종의 이론 비평이 문학적 쾌감까지 주는 건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이네가 보수반동의 대표로 여겼던 메테르니히조차 '하이네의 작품은 최고의 걸작'이라는 찬사를 했을 정도다. 혹자는 하이네의 이런 개성을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사람을 격분하게 하는 하이네의 힘은, 사람을 매료시키고 감동시키는 힘만큼 컸으며, 이토록 논란을 불러일으킨 시인은 드물었다.'

목차

독일 낭만주의에 대한 비판과 참여문학의 요구/정용환



서문

제1장

제2장

제3장



옮긴이의 말

하이리히 하이네 연보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아르님은 사랑을, 때로는 관능까지도 묘사할 줄 안다. 그러나 심지어 그런 때도 우리는 그와 함께 느낄 수가 없다. 우리는 아름다운 육체와 출렁이는 가습 그리고 우아한 허리는 보지만 차갑고 축축한 수의가 이 모든 것을 덮고 있다. 때로 아르님은 익살스러우며 우리는 심지어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죽음이 우리를 낫으로 간질이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도 그는 심각한데 그것도 마치 죽은 독일인처럼 심각하다. 살아 있는 독일인도 이미 상당히 심각한 종족이다. 그런데 죽은 독일인이라면 어떻겠는가! 프랑스 사람은 우리가 죽어서는 정말 얼마나 심각해질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 본문중에서)

낭만파는 우심론을 신봉함으로써 오늘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그동안 억압되었던 물질적 ·육체적 욕구의 충족이 객관적으로 가능해졌는데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려 '기독교적 금식기간'을 연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히이네는 기독교에서 가톨릭주의와 프로테스탄트주의는 분명히 구별하며, 후자는 독일의 이상주의 철학과 정치적 자유주의의 원천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루터가 교황의 권위에 대항해 성경 자체의 진술과 합리적인 논거에 호소함으로써 사상의 자유와 이성의 시대가 개막했다는 것이다. 하이네는 프리드리히 슐레겔, 셸링, 괴레스, 브렌타노 등 낭만파 이론가와 작가들이 대거 가톨릭으로 개종한 데에서 이미 낭만파의 역행적 경향이 분명히 드러난다고 본다.

(/ p.15)

저자소개

하인리히 하이네(Heinrich Hein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797~1856
출생지 독일 뒤셀도르프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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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와 더불어 독일이 낳은 세계적 시인이자 저널리스트인 하이네는 1797년 12월 13일 뒤셀도르프의 가난한 유대인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비감 어린 서정미와 현실 비판 의식, 허무주의가 어우러진 시와 사설을 남겼다.
1819년 본 대학교에 입학하여 법률을 공부하였으나 이후 문학으로 바꿔 슐레겔의 문학 강의와 헤겔의 철학 사상에 심취했다. 졸업 이후 본격적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의 데뷔 시집은 [시집Gedichte](1821)이다. 1824년 하르츠 지방을 여행하고 재기 넘치는 [하르츠 여행Die Harzreise]을 썼다. 이후 [노래의 책Buch der Lieder](1827)을 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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