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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 [문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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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88개의 모래알로 남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어린이의 눈높이로 기록한 잊지 말아야 할 역사

    한 세기가 흘렀다. 올해로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전쟁 세대들이 가슴에 한을 묻고 이 땅을 떠났다. 일제의 식민통치 36년 동안에 많은 치욕을 당했지만, 그중에서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미국, EU 등의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채택되고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권고했으나,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공식적인 사과를 거부하고 있다. 어느 기자는 일본이 그들의 죄상을 증언할 피해자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지연하고 있다는 비판을 언급하면서,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지기 전에 일본 정부의 각성을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생존해 있는 고령의 위안부 할머니는 이제 88분밖에 남지 않았다.
    이규희 작가의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꽃다운 처녀 시절을 유린당한 황금주 할머니의 실제 이야기를 김은비라는 12살 소녀의 이야기와 엮어 액자 형식으로 쓴 장편 창작동화이다. 은비는 성추행을 당한 경험을 통해 위안부로 살아야 했던 할머니의 삶의 이해하게 되고 할머니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헤아리게 된다. 무거운 할머니의 이야기가 은비의 밝고 씩씩한 삶의 태도와 어우러지면서 독자들이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한다.
    이 작품은 황금주 할머니의 증언을 픽션으로 재구성하여 액자틀 안에 담아 기록함으로써 ‘용서하되 잊지 않아야 할’ 민족의 뼈아픈 과거를 미래를 살아갈 어린이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모래알이 다 빠져나가 텅 비어 버린 모래시계처럼, 하나둘 세상을 떠나 곧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릴 할머니들의 삶이 우리들의 가슴에 새겨진다.

    할머니와 소녀가 그리는 데칼코마니
    “왜 우리가 부끄러워해야 하지?”

    이 작품은 참담한 과거를 가슴에 묻어 두고 강한 의지와 따뜻한 가슴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황금주 할머니와 당차고 야무지면서도 마음 여린 김은비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가 개인과, 과거가 현재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그러나 작품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야기의 핵심이 여성의 인권에 가 닿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학생 청년에게 성추행을 당한 은비는 그 후 꿈속에 나타나는 검은 그림자에 시달린다. 꽃 같은 스무 살에 일본군인의 성 노예로 끌려갔던 할머니는 행복할 권리를 빼앗기고 아직까지 일본의 사과도 받지 못했다. 대학생 청년과 일본은 힘과 권력을 이용해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짓밟고 개인의 삶의 일부 혹은 전부를 유린했다.
    이 때문에 은비도 할머니도 가슴속에 성적 수치심을 갖고 있지만 할머니는 자신의 과거를 밝혀 일본의 만행을 알리고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은비는 할머니와의 관계를 통해 마음을 치유함으로써 상처를 극복해 간다. 황금주 할머니가 실제로 “몸값은 싫소. 내 청춘 돌려주면 받겠소.”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들의 아픔을 없었던 일로 되돌릴 수는 없지만, 같은 아픔을 가진 영혼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이 작품은 태어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올해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경술국치의 아픔을 씻은 광복을 맞은 지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는 벌써 930회를 맞았다. 부디 모래알이 다 떨어지기 전에, 단 한 명의 할머니라도 일본의 고개 숙인 사죄를 듣게 되길, [모래시계가 된 위안부 할머니]의 출간을 빌어 희망해 본다.

    주요 내용

    은비네가 새로 이사 간 임대 아파트에는 옆집에 귀신 할머니가 산다. 허옇게 센 쪽진 머리에 얼굴은 쪼글쪼글하고 목소리는 잔뜩 쉬었다. 어느 날 귀신 할머니가 은비를 불러 자신이 미국에 간 사이 이 화초들에 물을 주며 돌봐 달라고 부탁하고, 은비는 잔뜩 겁을 먹는다. 할머니 집을 드나들며 은비는 이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였고 지금은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얼마 전 남자 대학생에게 끌려가 성추행을 당했던 은비는 인터넷에서 황금주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며 할머니의 삶과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할머니는 미국에서 돌아온 뒤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같이 시위를 하던 할머니들이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하나둘 세상을 떠나자 몸져눕는다. 결국 할머니는 정신마저 놓아 버려 부산 요양원으로 떠나고, 은비는 할머니가 남겨 둔 화초를 기르며 할머니를 그리워한다.

    목차

    507호가 수상하다
    귀신 할머니
    깜빡 속았다
    위안부가 뭐지?
    달라진 김은비
    빈집에서
    내 고향 선팽이
    함흥 엄마
    캄캄한 기차를 타고
    어여쁜 꽃봉오리는 꺾이고
    엄마가 되다
    다시 위안부 할머니가 되어
    하나둘 떠나는 할머니들
    선팽이 가는 길
    할머니의 족두리
    서른다섯 개의 화분만 남기고

    지은이의 말

    본문중에서

    “할머니, 괜찮으세요?”
    은비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니다. 그냥 슬퍼서 그래. 오래오래 같이 살며 억울한 일 다 잊고 좋은 세상 살자던 친구 하나가 떠났거든. 이렇게 하나둘 떠나가면 우린 결국 모래알이 다 빠져나간 빈 모래시계가 되고 말 거야. 그렇게 되면 모두 다 잊히고 말 텐데. 아무도 우리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모를 텐데.”
    할머니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2~
    출생지 충청남도 천안시
    출간도서 94종
    판매수 62,161권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강원도 태백, 영월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사서교육원을 나왔으며, 보성여자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사서 교사로 일하다가 지금은 창작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1978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 [연꽃등]이 당선되어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독립군 소녀 해주], [어린 임금의 눈물], [악플 전쟁], [할머니의 수요일],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내 이름은 판문점] 등이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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