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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여행을 떠난 50대 아줌마의 솔직발랄 여행기!

화가 이인경의 지중해 고대 도시 여행기『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 '나'를 찾아 지중해로 떠난 50대 아줌마의 솔직발랄한 일탈 여행기가 펼쳐진다. 2008년 쉰 살을 맞이한 저자는 습관화된 일상으로부터, 아내로서나 어머니로서의 삶으로부터 벗어나 혼자만의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중년이 되어 혼자 나선 길에서 다른 이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 자신을 발견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발로 밟은 땅에서 스쳐갔던 생각과 기억과 감정, 그리고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

한 예술가의 지중해 고대 도시 여행기 / 50대 아줌마의 솔직 발랄한 일탈기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2008년, 나는 쉰 살이 되었다. 이제 정말로 내 인생의 반을 넘었다는 실감이 났다.”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한 평범한 한국 아줌마의 ‘늦게나마 스스로를 알아가기’ 혹은 ‘잘 나이 들기’ 같은 ‘50대 아줌마의 성장일기’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모든 성장은 그에 따르는 대가, 즉 일반적으로 우리가 성장통이라고 부르는 그러한 정신적, 육체적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이다. 이 솔직하고도 발랄한 여행기는 따라서 정신적 성장통의 한 과정으로서 읽힌다. 그리고 이 성장통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간에 오롯이 홀로 치러내야 한다는 사실은 삶의 엄정한 질서에 속한다. 화가 이인경은 이 같은 사정을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혼자 여행 다녀오겠다고 아무와도 의논하지 않았다. 인터넷을 뒤져서, 전부터 모아오던 자료를 꺼내서, 일정을 짜고, 예약을 하고, 입금하고, 그 후에야 남편과 부모님께 통보, 아니, 선언을 했다.” 말하자면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지금까지 습관화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의 기록이자 한 사람의 딸로서, 혹은 아내로서나 어머니로서 잘 구획된 삶을 살아오던 <나>로부터의 일종의 독립선언서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이 여행기에서 언제나 새롭게 찬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눈부시도록 푸른 지중해의 바다와 흰 햇빛은 바로 이러한 독립의 해방감이 주는 ‘자유’의 한 상징이 될 것이다. 50대가 되어서야 진정으로 만끽하게 된 이 자유의 맛이야말로 또한 모든 여행이 추구하는 참된 목표이기도 할 것이다. 화가 이인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중년이 되어 혼자 나선 길에서 남들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나 자신을 발견했다. 사람들도 혼자 있는 자를 별다른 눈으로 보지 않았고, 나 역시 긴장되지 않았다. 진짜 여행하기에 알맞은 나이는 바로 50대였다!” 《아줌마, 지중해에 빠지다》는 또한 이 같은 거칠 것 없는 자유의 느낌 속에서 쏟아져 나온 솔직 발랄한 한 ‘아줌마의 수다’이기도 하다.

서문
프롤로그
에필로그

1장 그리스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대한 아테네
살아 있는 그리스 미인, 미로의 비너스
그리스인들과 직접 민주주의의 수수께끼
파르테논은 넉넉한 아줌마 같아!
델포이
바울의 바위
올리브, 올리브유
그리스식 시간, GMT
바...!!! 다...!!!

2장 이스라엘
예수의 고향에 갔다!
아리마대 요셉
승천교회, 땅에서 오늘을 사는 일
아기 예수
성전과 모스크, 부모 자식, 형제
갈릴리
코셔
예수의 포도주
떡과 만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
내게도 성지순례였을까?

3장 이집트
환상의 땅
나일 강
여자 이야기
핫셉수트 여왕
사자의 서, 서기의 상
가난한 사람들, 죄스러움
이집트에서 먹는 일이란!
아줌마의 모험
이집트 국립박물관
해!, 태양!, 햇빛!

아줌마, 아주머니가 원래의 격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언어라는 게 일단 길을 잡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거라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옛날 말에 더 익숙한 내게 '아줌마'는 여전히 긍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다.
파르테논은 내가 동경하는 이상적인 아줌마 모습과 꼭 닮았다. 그리고 그 모습은 이미 성별을 뛰어넘어, 내가 기대하는 '한 사람'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드물게 그런 특성을 가진 남자들도 볼 수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결합은 오늘날 많은 분야에서 중요한 화두다. 나는 그게 가능해지는 나이가 바로 50대라고 생각한다. (1장 그리스 53-54P)

만일 내가 2,000여 년 전 가나안에 살았다면 나는 과연 예수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를 심판하던 날, 사형시키라고 소리소리 지르던 군중 속에 나도 있었을까? 구약에 명시된 예언에 따르면 메시아는 베들레헴 태생이어야만 했다. 하지만 예수는 부모가 호적을 만들러 가는 도중에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당시에는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까지 사셨던 갈릴리 나사렛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으니 사람들이 보기에 첫번째 조건부터 갖추지 못한 셈이다. 목수의 아들이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어떤 젊은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불량해 보이는 무리를 몰고 다니며, 수상한 기적들을 행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으니, 원래 변화가 싫고 의심도 많은 나는 그걸 무지하고 한심한 헛소문쯤으로 치부했을 터였다. 게다가 권위 있는 성직자들이나 학자들이 그의 죄를 인정했다는 소식까지 들었다면, 아마도 죽이라고 소리 지르는 데까지는 동참하지 않았더라도, 어디서 골치 아픈 이단이 하나 나타나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꼬이고 있구나, 하고 그를 대놓고 무시했을 게 틀림없다. (2장 이스라엘 98-99p)

그래도 낙타는 일어서기는커녕, 꿈쩍도 안한다. 한 번 더 채찍이 날고, 놈은 눈을 끔뻑하더니 천천히 마부를 한번 돌아보고 그냥 다시 존다. 이 녀석, 하필 게으른 놈인가? 내가 원체 게으른 종자라 낙타도 게으른 낙타가 걸린 건지! 하는 수 없었는지 마부는 뭔가 고래고래 고함(필시 욕!)을 지르며, 채찍을 휘두르며, 낙타 엉덩이에 돌을 던졌다. 이놈아, 네가 매를 버는구나, 나를 태우고 다녀와야 네 주인이 돈을 벌고, 그래야 너도 밥 얻어먹는 거야. 맞고 나서야 천천히 앞발을 펴고 일어서는데, 높이가 3미터는 족히 될 것 같았다! 아이고, 이거 떨어지면 일 나겠네. 안장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쥐었다. 마부는 낙타를 끌고 한동안 언덕을 천천히 내려갔다. 뭐, 그런데로, 흔들흔들하고 불안하지만 이 정도면 할 만하겠군, 종일타면 좀 배기겠네... 내 기분으로는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았다. 아직 10분 안 되었나? 이제 그만 하지... 바로 그때, 마부가 나를 보고 씩 웃더니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엉덩이를 정통으로 맞은 녀석은 언덕을 '달려' 올라갔다! (3장 이집트 198-19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