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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끼의 겨울 이야기

원제 : BRIAN'S 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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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황무지에 불시착한 브라이언이 그 여름에 구조되지 못했다면?
    그 혹독한 겨울을 브라이언은 어떻게 보내게 될까?


    브라이언은 곰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모닥불에 계속 장작을 얹었다. 그러면서 대책을 강구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곰이 가장 위험한 놈은 아니었다. 이리나 다른 동물도 아니었다. 최악의 적은 바로 브라이언 자신이었다. 그는 사냥을 하고, 물고기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면서 가장 중요한 규칙을 망각했다. 그건 눈앞에 벌어지는 일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연의 모든 것에는 중요한 뜻이 담겨 있는 법이다. 그런데 브라이언은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경고를 간과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여름은 이미 끝난 것인지도 모른다. 브라이언은 비행기 불시착 이후로 가장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이 작품은 세상에 읽을 만한 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_런던 타임스

    [손도끼의 겨울 이야기]가 나온 까닭은?
    열세 살 소년 브라이언이 타고 가던 비행기가 캐나다의 삼림지대에서 불시착했을 때, 소년은 자신의 기지와 손도끼만으로 살아남는다. [손도끼]의 소년 브라이언이 고립무원 야생지대에서 생존을 위해 벌인 그 잊을 수 없는 투쟁은, 그 여름이 끝날 무렵에 소년이 구조되면서 마무리된다. 그런데 [손도끼]를 읽고 하루에 200여 통씩 편지를 보낸 수많은 독자들은 작가에게 또 다른 선택을 검토해 볼 것을 부탁한다.

    '브라이언이 제때 구조되지 못해 그 북부 삼림지대에서 겨울을 나야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년기와 청소년기에 두 번이나 알래스카 개썰매 경주에 참가하고, 올가미 사냥을 하며 겨울을 나 본 적이 있는 작가로서는 독자들의 요구에 강한 흥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특히, 브라이언이 진짜 어려움을 겪기 직전에 구조되면서 작품이 미완성인 채로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독자들의 평가를 대하고 작가 입장에서 사명감과 더불어 도전 의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손도끼 소년 브라이언에 대한 전 세계 독자들의 폭발적인 지지와 사랑으로 [손도끼]의 후속작품이자 자매작품이라 할 수 있는 [손도끼의 겨울 이야기], [서바이벌 스쿨]이 탄생하게 된다.

    "브라이언이 겪은 일은 내가 겪은 일이기도 하다."
    작가의 고백이 아니더라도, [손도끼의 겨울 이야기]는 캐나다 북부 삼림지대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모험 이야기다. 무스의 공격을 받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총으로 쏴 죽인 적이 있다고 털어놓은 작가만이 그토록 생생하고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겨울 이야기에서 작가가 그려 내고 있는 브라이언의 모험과 고투는 여름 이야기하고는 또 다른 차원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독자들이 브라이언과 함께 겨울사냥을 해 나가면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건 기본이다.
    숨을 쉴 때 코털이 얼어붙는다. 소변을 보면 오줌줄기가 바닥에 얼어붙으면서 오줌기둥이 생겨난다. 눈이 단단하게 굳은 공터에 침을 뱉자마자 도로 튀어 오른다. 그야말로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는 추위 속에서도 브라이언의 목표는 너무 분명하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 배우거나, 텔레비전에서 보거나,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은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나마 열심히 떠올려보는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브라이언에겐 그 여름에 사냥과 생존에 관해 터득한 지식이 있다. 숱한 역경을 이겨내면서 얻은 교훈도 있다. 그러나 여름사냥과 겨울사냥은 확연히 다르다!
    하루해를 토끼나 새를 사냥하는 일로 보내면서 더 큰 사냥감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사슴을 손에 넣기 위해 인디언들이 했던 방법대로 강력한 활을 만들어 낸다. 부싯돌로 화살촉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 나간다. 그러는 동안에도 간교한 이리와 영역싸움을 치르고, 자신의 먹이를 노리고 동굴로 쳐들어온 곰에게 패대기쳐진다. 스컹크와 사귀고, 황소보다 크고 강한 무스에게 역공격을 당한다. 동굴 안으로 비바람이 휘몰아친다. 은신처인 동굴을 진흙과 나뭇가지로 손본다. 땔감을 마련한다. 방어용 창까지 장만해 둔다. 눈에 고인 물기가 얼어붙는 혹한 속에서도 사냥을 피할 수 없다. 토끼털과 사슴 가죽으로 부츠와 외투와 장갑을 만든다. 마침내 설피까지 고안해 낸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소년을 위협하는 적들은, 끊임없이 그 모습을 바꾸어 가는 대자연 곳곳에서, 폭죽처럼 펑펑 터져 나온다. 겨울 이야기가 긴박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소년은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동물을 죽여야만 하는 현실 앞에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고민의 폭과 깊이가 갈수록 더해가는 소년의 가장 강력한 적은, 다름 아닌 브라이언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 그 주요하고도 엄연한 진실이 적재적소에서 환기된다. 브라이언과 더불어 그 진실을 문득문득 깨달아가는 독자들은 더 이상 관찰자의 입장에만 머무르지 못한다. 브라이언이 박진감 넘치게 벌이는 생존 투쟁에 열렬히 합세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하고, 숨죽이며, 흥분에 차서.

    겨울 이야기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
    그렇게 브라이언과 독자가 하나가 되는 것 같은 착각은, 작가의 탁월한 이야기 구성 솜씨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브라이언이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과 긴박감 등이 더없이 생생하게 느껴진다면, 이야기를 구성할 때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적절한 상상력을 보태는 작가의 솜씨 덕분이다. 어찌나 추운지 나무들까지 폭발하고 마는 상황을 놓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구성은 가히 압권이라 할 수 있다. 브라이언이 폭발소리의 정체를 찾아 나서는 가운데서 브라이언이 진정으로 성장해 나가는 동시에 마침내 그 고립무원지대에서도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 이야기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는, 어린 브라이언이 자신의 외부는 물론 내부의 적들을 하나하나 이겨냄으로 해서 증폭된다. 자연의 냉혹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온몸으로 겪어낸 브라이언이 '조종사와 함께 추락할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살아서 사냥을 하며 그 모든 걸 배우고 알게 된 것을 고마워하는' 감사기도를 마치고 다시금 조용히 '고기'를 먹는 순간, 독자들 앞에 놓인 세계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성장의 의미심장함을 생존의 의미와 더불어 대자연의 품속에서 '묘사의 대가' 다운 정교한 솜씨로 펼쳐 보이고 있는 [손도끼의 겨울 이야기]!

    이 작품은 세상에 읽을 만한 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_Loundoun Times-Mirror

    [손도끼]와 [서바이벌 스쿨]을 읽고 하루에 200여 통씩 편지를 보낸 독자들을 위해 이 작품을 썼다. 독자들은 브라이언이 진짜 어려움을 겪기 직전에 구조되면서 작품이 미완성인 채로 끝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독자들은 "브라이언이 구조되지 못해 북부 삼림지대에서 겨울을 나야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하고 물었다. 나는 소년기와 청소년기에 두 번이나 개썰매 경주에 참가하고, 사냥을 하고, 올가미 사냥을 하며 겨울을 나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의 요구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브라이언이 제때 구조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생각하며 이 작품을 썼다.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손도끼]의 내용 가운데 일부를 바꾸어야만 했다. 즉, 이 작품에서는 브라이언이 비행기에서 구명 배낭을 꺼내 오지만 무전 신호를 보내지 못해 구조되지 못한다. 이것만 빼면 이 작품은 [손도끼]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며, 브라이언이 북부 삼림지대에서 어떻게 겨울을 나는지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브라이언이 이전에 얻은 지식은 지극히 중요한 것인데, 겨울을 무사히 나기 위해서는 여름을 나면서 얻은 지혜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 사냥과 생존에 관해 터득한 지식이나, 역경을 이겨내면서 얻은 교훈이 없는 상태에서 겨울을 맞게 되었다면, 브라이언이 아무리 운이 좋고 재주가 있더라도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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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2 손도끼의 겨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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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나올 책
    UFO를 타다 배봉기 청소년 희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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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의 마지막 책 로드먼 필브릭 장편소설 / 김희정 옮김
    용기의 날개 조르주 상드 장편소설 / 이주영 옮김
    가위소녀 한 설 장편소설
    임태희 장편소설

    본문중에서

    가을이 하도 조용히 다가오는 바람에, 브라이언은 북부 지방 침엽수림 지대에서 겨울에 벌어지는 일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브라이언은 그렇게 오래 삼림지대에 머물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황무지에 불시착해 혼자 지낸 지 54일 만에 비행기 잔해에서 구명 배낭을 찾아냈다. 그러고 나서 35일 동안 북부 지방의 여름을 났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간의 생활방식은 그가 불시착한 직후 그날그날을 꾸려 갔던 방식과 똑같았다.
    확실히 브라이언이 매우 바빠지긴 했다. 구명 배낭에는 실탄 50발과 22구경 구명 소총, 손잡이에 나침반이 달린 사냥용 칼, 냄비, 포크, 숟가락, 조리용 칼, 성냥, 일회용 라이터 두 개, 슬리핑백, 폼 패드, 그리고 가위가 들어 있는 구급낭, '세스나'라고 적힌 모자, 낚싯줄과 미끼와 낚싯바늘과 봉돌, 냉동 건조 식품 몇 묶음 등이 들어 있었다. 브라이언은 음식을 조금씩 나누어 먹으려고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2주일 만에 구명 배낭에 들어 있던 음식을 모두 먹어 치우고 말았다. 불시착으로 삼림지대에 갇히기 전에는 끔찍이도 싫어했던 마른 자두 꾸러미까지 말끔히 해치웠다. 마른 자두는 사탕 맛이 났는데, 너무 맛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 버렸다. 그 결과는 처음 불시착해서 버찌로 배를 채웠을 때만큼이나 끔찍했다. 배가 너무 아파 변소 구덩이에서 한 시간 이상 앉아 있어야 했다.
    사실 브라이언은 음식이 모두 사라지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구명 배낭에 들어 있던 음식은 마음을 약하게 만들었고, 더 많은 음식을 바라게 했다. 또한 마음속으로나마 삼림지대에 고립된 자신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브라이언이 다시금 도시를 생각하게 되면서 햄버거와 맥아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꿈에 등장하는 것들도 바뀌었다.
    브라이언은 비행기가 불시착한 그즈음에 많은 꿈을 꾸었다. 처음에는 온통 음식에 관한 꿈이었다. 사고가 나기 전에 먹었던 음식과 먹고 싶었던 음식, 그리고 사고가 난 뒤 먹고 싶은 음식이 꿈에 등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 꿈은 점차 줄어들고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친구와 부모님 꿈이 대부분이었다. 꿈속에서 부모님은 브라이언 걱정을 하고, 브라이언을 보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이혼한 부모님이 재결합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리고 여자 아이들이 점점 더 많이 등장했다. 음식과 마찬가지로 브라이언이 사귀었던 여자 아이와 사귀고 싶어 했던 여자 아이, 그리고 사귀고 싶은 여자 아이들이 나왔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보급품을 찾으면서 다시 음식 꿈을 꾸게 되었다. 그토록 순식간에 음식이 사라지자, 불시착을 하고 1주일이 지난 뒤부터는 느끼지 못했던 공복감이 다시 찾아왔다. 불시착한 후 처음 한두 주일 동안은 어떤 만족도 없이 고통스럽기만 했다. 물고기와 토끼와 바보 새가 충분히 있어도 자신의 수중에 없는 걸 생각했다. 브라이언은 뭘 해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늘 화가 났다. 너무 화가 나서 하루 종일 물건을 집어던지고 운이 없다고 투덜대며 보내기도 했다.
    마침내 음식이 다 사라지자, 안도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반갑지 않은 사람이 방문했다가 돌아갔을 때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브라이언은 추운 기운을 감지했다.
    잠깐 어떤 냄새가 훅 끼쳐 왔다. 브라이언은 라이플총을 들고 사냥을 하다가 그 변화를 느꼈다. 그는 동이 트기 직전 잠에서 깨어나 하루 종일 사냥을 하여 바보 새 두세 마리를 잡기로 마음먹었었다. 그는 간밤에 피웠던 모닥불의 숯이 빨갛게 타오를 때까지 입김을 분 뒤 불길이 살아나도록 마른 풀을 조금 집어넣었다. 그리고 비행기의 구명 배낭에 들어 있던 알루미늄 냄비에 물을 끓였다.
    "커피."
    브라이언은 뜨거운 물을 홀짝홀짝 마시면서 말했다. 예전에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에 뜨거운 물을 마시면 하루를 시작하는 게 한결 쉬웠으며, 여유롭게 아침 계획을 짤 수 있었다. 뜨거운 물을 마시고 있을 때 호수 위로 해가 떠올랐다. 벌써 수백 번 넘게 보는 것이지만,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아침 해가 금빛으로 빛나는 광경은 아름다웠다.
    브라이언은 나중에 숯을 다시 쓰려고 모닥불의 불씨를 조심해서 흙으로 덮어 두었다. 그리고 라이플총을 들고 숲으로 향했다.
    브라이언은 즉시 사냥을 시작했다.
    모든 소리와 움직임이 그의 눈으로, 귀로, 마음으로 들어왔다. 그는 그렇게 소리와 움직임과 하나가 되면서 그 변화를 알아차렸다.
    익숙하지 않은 냉기가 뺨을 가볍게 스쳤다. 공기와 태양과 아침은 여느 날과 마찬가지였지만 무언가 달랐다. 브라이언은 발길을 멈추고 냉기가 스치고 간 뺨을 손으로 만졌다.
    "왜 달라졌지? 무슨 냄새지?"
    브라이언이 속삭였다.
    하지만 냄새라기보다는 느낌이었다. 공기가 새롭게 느껴졌는데, 서늘한 기운이었다. 낯설고 서늘한 공기가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는 것,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려야만 했었다.
    브라이언은 토끼를 발견하고 작은 라이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총알은 나가지 않고 짤까닥 하는 소리만 들렸다. 공이치기를 다시 당겨 약실에 탄약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토끼를 다시 겨냥한 뒤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이번에도 째깍 하는 소리만 들렸다.
    브라이언은 라이플총을 새벽하늘로 들어 올렸다. 처음에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삼림지대에서 생활하며 라이플총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그는 아직도 라이플총을 좋아하지 않았다. 작은 라이플총 소리라도 그곳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사냥감들이 총소리에 놀라 도망갔다. 하지만 라이플총으로 사냥하는 게 쉽고 빠르기는 했다. 브라이언은 갖고 있는 총알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영원히 쓸 수는 없으리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여전히 라이플총에 의존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노리쇠를 잡아 당겨 빛이 들어가게 했다. 마침내 총알이 발사되지 않은 이유를 찾아냈다.
    노리쇠의 도드라진 부분인 공이가 떨어져 나가 버렸다. 브라이언한테는 공이를 고치는 데 필요한 특수 공구가 없었다. 이제 라이플총은 적어도 총으로서는 쓸모가 없게 되었다. 그는 투덜대면서 활과 화살을 가지러 동굴로 발길을 돌렸다. 그렇게 라이플총에만 정신이 팔려, 토끼를 사냥하기 직전 자연이 그의 뺨에 보낸 경고를 완전히 외면하고 말았다.
    브라이언은 동굴로 돌아와 라이플총을 챙겨 두었다. 나중에 공구로 쓸 일이 생길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그는 활을 집어 들었다.
    브라이언은 한동안 라이플총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의존했기 때문에 활과 화살이 잠시 낯설게 느껴졌다. 그는 동굴을 떠나기 전에 흙더미에 활을 몇 번 쏴 보았다. 첫 번째 화살이 흙더미에서 60센티미터 이상 벗어나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집중해. 옛날의 감각을 되살려.'
    브라이언은 화살을 다시 집어 들었다.
    두 번째 화살을 쏠 때는 과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활시위를 당긴 채 잠시 기다렸다. 흙더미에만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고는 활시위를 잡았던 손가락을 퉁기듯 부드럽게 놓았다. 그는 화살이 날아가는 걸 보지 않아도 흙더미 한가운데 꽂히는 걸 알 수 있었다. 활시위를 놓기 전에, 아니 활시위를 잡아당기기 전에 이미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 알 수 있었다.
    '머리와 팔과 활과 활시위와 화살이 하나가 되어야만 해. 방금 하나가 되었어.'
    브라이언은 생각했다.
    활을 세 발 더 쏘았는데 모두 흙더미의 한가운데 꽂혔다. 브라이언은 마음이 놓였다.
    그는 낡은 바람막이 잠바로 만든 화살집을 오른쪽 어깨에 메고 동굴을 나섰다. 귀를 쫑긋 세우고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작은 개암나무 수풀 근처에서 토끼의 등을 보았다.
    활을 쏘기에는 너무 멀었다. 브라이언은 가까이 다가가기 전에 토끼한테서 재빨리 눈을 돌리고 잠시 멈췄다. 그는 숲 속 생활에서 실수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냥감은 누가 보고 있다고 느끼면 놀라서 달아난다는 것이었다. 곁눈질로 보면서 똑바로 다가가지 않고 비스듬하게 가는 게 상책이었다. 그는 수풀에 가려 움직이는 게 보이지 않도록 하면서 왼쪽으로 걸어갔다. 이제 토끼와의 거리는 4미터밖에 안 되었다.
    브라이언은 토끼의 몸통 한가운데를 겨냥했다. 그리고 활시위를 당겼다가 화살이 똑바로 날아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놓았다.
    화살이 토끼의 가슴 한가운데 박히면서 상황이 완벽하고 깔끔하게 끝났다. 토끼는 즉사하다시피 했다.
    사냥이 늘 그처럼 말끔하게 끝나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감사하게 생각했다. 브라이언은 그렇게 사냥을 많이 하면서도 동물을 죽이는 일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사냥을 하면서 배운 게 있었다. 걸어 다니건, 기어 다니건, 날아다니건, 헤엄치건, 미끄러지건, 흘러 다니건, 이 세상의 어떤 생명체도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닭이나, 물고기나, 소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건, 생명체들은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자연의 일부, 즉 포식자로, 다리가 두 개인 이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리에겐 자연현상, 즉 기본적인 사실이자 법칙이 있었는데, 이리가 살기 위해서는 다른 동물이 죽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가 살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몸은 기계였다. 음식과 칼로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을 죽여야만 했다. 하지만 먹이를 구하는 게 쉽지 않을 때도 있었다. 화살이 심장이나 폐와 같은 급소에 맞지 않아 토끼나 뇌조가 더 천천히 죽어 가기도 했다. 브라이언은 처음 이런 일을 겪었을 때 겁이 나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화살로 배를 쏜 토끼가 도망가려고 발버둥을 치면 화살을 몇 발이고 더 쐈다. 불쌍한 토끼가 마침내 숨을 거둘 때까지 화살 세례를 퍼부은 뒤 토끼를 요리해 먹었다. 브라이언은 굶주림에 못 견디어 그런 짓을 했다. 토끼 요리는 나무 씹는 맛이 났는데, 속이 메슥거려 토할 지경이었다.
    라이플총에도 좋은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사냥감이 총에 맞을 때 충격으로 기절하여 빨리 죽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이 다시 소음이 없는 활을 사용하자, 자신이 숲의 일부라는 느낌이 되살아나 죽은 토끼를 캠프로 옮기는 게 한결 편해졌다.
    브라이언은 오후에 다시 불을 붙이고 토끼를 손질했다. 비행기에서 구명 배낭을 가져온 뒤로 많은 게 바뀌었다. 구명 배낭에 들어 있던 사냥용 칼로 고기를 한결 쉽고 빠르게 손질할 수 있게 되었다.
    브라이언은 여전히 아무것도 버리지 않았다. 사냥용 칼로 토끼 배의 한가운데를 위에서 아래로 가른 뒤 가죽을 벗겨내고 내장을 꺼냈다. 또 칼의 곡선 부분을 이용해 뱃속을 파냈다. 토끼의 머리와 허파와 장과 위와 간장과 심장을, 물고기 미끼로 쓰고 먹기도 하려고 챙겨 두었다. 브라이언은 토끼의 관절을 잘라 몸뚱이를 조각냈다. 그러고 나서 토끼 고기를 소금기가 없는 호수 물이 담긴 냄비에 집어넣은 뒤 모닥불 위에 올려놓고 끓였다. 브라이언은 음식은 끓여서 먹는 게 가장 좋다는 걸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영화와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나무막대기에 고기를 끼워 불에 구워 먹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요리법이었다. 불길이 고기와 육즙을 가열하는 바람에 비타민과 영양소가 모닥불에 떨어지고 말았다. 음식에서 정작 중요한 것들을 모두 버리는 셈이었다. 브라이언은 고기를 삶아 스튜 요리를 만들어 육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진한 고깃국물을 우려내어 조금씩 나누어 마실 수 있게 된 것이다.
    브라이언은 집으로 쓰고 있는 동굴 옆의 바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고기가 삶기는 동안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동안 그렇게 앉아서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는 게 놀라웠다. 브라이언은 숲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숲 속 생활을 시작한 지 68일이 지났다. 땔감을 마련하는 잡일은 끝이 없었다. 동굴에 있을 때는 땔감을 계속 넣어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고, 동굴을 벗어날 때는 불씨가 죽지 않도록 흙에 묻어 두었다. 동굴 근처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를 모두 땔감으로 쓴 뒤부터는 땔감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점점 더 걸렸다. 하지만 땔감만 구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브라이언이 할 일은 두 배로 늘어났다.
    브라이언은 일어나면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를 빼내 호숫가에 만든 웅덩이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슬리핑백을 동굴 밖으로 꺼내 말리고,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러고 나서 그날 먹을 고기를 잡아 손질했다. 사냥에 성공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다. 고기를 삶고, 사냥감이 토끼라면 가죽을 펴서 말렸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저녁에 쓰기 위해 불씨를 흙에 묻어 두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그냥 앉아서 생각에 잠기는 건 드문 일이었다. 처음에는 추억이 떠오르고 집 생각이 나서 우두커니 앉아 생각에 잠기는 걸 싫어했다. 그렇게 앉아 있다 보면 엄마 아빠와 친구들이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앉아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즐겼다. 브라이언은 앉아서 '수다'라고 이름 붙인 일을 했다. 그 자신이 '만남의 광장'이라고 생각하는 곳으로 사람을 불러내 마주 앉아 가상으로 잡담을 나누는 일이었다. 주로 엄마 아빠가 주인공이었는데, 친구일 때도 있고 한두 번은 영화배우나 가수가 등장할 때도 있었다.
    브라이언은 처음엔 자기가 미쳐 가는 게 아닌가 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미친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미친 사람은 자기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다'를 계속했다.
    지금은 엄마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호수 건너편을 바라보며 초점을 흐리게 하면 엄마 얼굴이 떠오르고, 엄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브라이언은 마음속으로 엄마와 이야기했다. 엄마의 안부를 묻고, 자신의 생활을 설명했다. 그러다 보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고기가 다 익은 걸 보고 놀라곤 했다.
    브라이언은 불 위에 있던 냄비를 바닥에 내려놓고 식히는 동안 낚싯줄에 물고기가 걸렸는지 살피러 갔다. 낚싯줄에는 아가미가 푸른색인 작은 팬피시(panfish, 프라이용 민물고기: 옮긴이)가 걸려 있었다. 그는 낚싯바늘을 빼낸 뒤 팬피시를 다른 물고기들을 가둬 놓은 웅덩이에 집어넣었다. 작은 웅덩이에 들어 있는 물고기들은 브라이언의 유일한 '저장' 식품이었다. 브라이언은 아무리 작은 물고기라도 웅덩이에 집어넣었다. 그는 숲에서 지내며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음식은 정말 중요했다. 아무리 작은 물고기라도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다시 동굴로 돌아왔을 때 고기와 국물이 식어 있었다. 브라이언은 허겁지겁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토끼의 내장을 빼낼 때 날아온 파리 떼가 식사를 하는 브라이언 주위를 날아다녔다. 그는 뼈에 붙은 고기를 뜯어 먹고 1리터는 족히 되는 국물을 마시는 한편으로 손을 휘저어 파리 떼를 쫓았다. 냄비를 씻으러 호수로 갈 때도 파리 떼가 쫓아왔다. 파리 떼는 음식 냄새가 나지 않게 되자 마침내 브라이언의 곁을 떠났다.
    브라이언은 밤새 쓸 땔감을 쌓고, 소나무 가지로 만든 매트리스로 잠자리를 깔고, 슬리핑백과 폼 패드를 폈다. 그때 또 하나의 경고가 있었지만 그는 무시해 버렸다. 슬리핑백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뒤 동굴 입구에 피워 놓은 모닥불의 열기가 얼굴에 느껴지도록 고개를 돌렸을 때, 얼굴에 와 닿는 모닥불의 열기가 싫지 않았다. 브라이언은 슬리핑백을 뒤집어썼다. 따뜻해서 기분이 좋았다. 따뜻한 게 좋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건 날씨가 점점 추워진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그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
    그는 눈을 감고 아기처럼 잠이 들었다.
    (/ 제1부 '가을' 중에서)

    저자소개

    게리 폴슨(Gary Paulse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9.03.17~
    출생지 미국 미네소타
    출간도서 35종
    판매수 24,469권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자, 미국 영어 교사 협의회에서 뽑은 전 세계 주요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작가가 되기 전 건설 노동자, 선원, 트럭 운전사를 비롯해 여러 직업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개 썰매와 사냥에 매료되어 여러 번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지요. 이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여 권에 이르는 어린이·청소년 소설을 썼습니다. [겨울 방], [손도끼], [개 썰매]로 뉴베리 상을 세 차례나 받았고, 청소년 문학 분야에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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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부산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독수리 군기를 찾아], [존경하는 신사 숙녀 여러분!], [손도끼], [바람의 딸 샤바누], [모스 가족의 용기 있는 선택], [정상에 오르기 3미터 전], [아무것도 묻지 마세요], [넌 자유롭니?], [워 호스], [푸른 광선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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