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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 무시무시한 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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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현대와 고전을 오가며 책 속에 묻힌 진실과 거짓,
    그리고 잊힌 이야기들을 찾는다!


    책을 통해 고전의 현대적 의미를 찾는다!


    현대인들에게는 여러 분야의 세세한 지식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 지식을 쌓는 한 가지 방법은 물론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은 문명이 전해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런데 읽어야 할 책이 한두 권이 아니다. 따라서 어떻게 책을 읽느냐가 중요하다. 그 방법 중 하나는 빠르게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삶의 양식이 될 책들과 사유체계 구축에 필요한 책들은 차근차근 읽어야 한다. 특히 우리 선인들의 고전을 읽을 때는 각자 자기의 마음으로 저자의 생각을 거꾸로 유추해가면서 고전의 현재적 의미를 스스로 발견해 나가야 한다.
    그 방법의 하나로, 중국 지식인들이 고전을 읽었던 방법뿐만 아니라 바로 우리 선인들이 고전을 읽었던 방법도 함께 참조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바로 김만중이 말한 '안맥'의 방법이다.

    책은 언어와 행동의 압축이다!

    이 책은 저자의 두 번째 수필집이다. 저자가 그동안 신문, 잡지, 학술서적 등에 기고한 신변의 사실에서부터 학술상의 내용, 인문학 관련의 정책 제안, 서적에 대한 논평 등 다양한 글들이다. 하지만 이 글들은 모두 저자의 정신적 편력을 드러내고 지향할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
    한문학자인 저자는 특히 현대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조상의 손때가 담긴 고서들에 담긴 의미와 가치,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시대적 배경과 사연들을 잔잔히 소개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 책을 대신하는 많은 문명의 이기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책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매체임을 일깨워 준다.
    책의 내용에 몰입하면 감정이 이입되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며 그들을 매료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바로 책이 지니고 있는 주술의 힘이다.

    책에는 무시무시한 마력이 있다!

    모든 책, 특히 인간의 원죄와 구원을 다룬 책에는 언제나 그 시대의 고뇌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지적한 대로 독일의 작가 토마스 만의 [선택된 인간]이나,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가 좋은 예이다. 전자는 나치 정권에 동조한 많은 사람들에게 죄의 자각과 속죄를 통한 인간 구원의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후자에서는 전쟁 이전 세대와 전쟁 이후 세대의 갈등과 고뇌를 동시에 보듬어주려고 한 작가의 의도가 보인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책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화두가 되는 이유는 보편적인 주제로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책이 지닌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이 주는 주술의 힘, 그 무시무시한 마력에 또 다시 끌리게 된다.

    목차

    - 책을 엮으며

    [1] 마음속의 기다림
    1. 책, 그 무시무시한 주술
    2. 꿈 이야기
    3. 선생님의 눈물
    4. 버클리의 모(Moe) 서점과 간다의 고(古) 서점
    5. 구안자는 있다 - 지향과 방법을 스스로 창출하라
    6. 이토 진사이의 고의당
    7. 우리말 도로 찾기
    8. 잘생긴 산 경치에 마음이 가뿐하다
    9. [고대신문] 1500호 기념축사
    10. 답사 수칙 : 또렷이 느끼고 충분히 즐길 것
    11. 아들에게 주는 편지
    12. 아들과 함께 한 여행
    13. 마음속의 기다림
    14. 100세의 저술
    15. 닛코의 덴카이 무덤

    [2] 고전에서 읽은 금은 이야기
    1. 한문 고전 번역의 현주소
    2. 고전의 현재적 독법
    3. 고전에서 읽은 금은 이야기
    4. 불확정 시대에 내 곁을 지켜주는 멘토, [주역]
    5. 고전번역원의 한 가지 과제 - 소탐대실의 출처를 재론하며
    6. 선인들, 스스로 묘비명을 쓰다
    7.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누구인가 : 선인들의 자서전
    8. 매월당 김시습의 [금오신화] : 슬픔의 그릇에 대한 성찰
    9. 지천 최명길의 평가
    10. 남한산성, 기억의 방식
    11. 한국 돈황학의 필요성
    12. 글로노래한 화양동
    13. 바다의 한시
    14. 세종대왕의 출판 혁명
    15. 한국학 랩 운영에 관한 규견

    [3] 목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1. 그림과 시문 : 전통 예술의 종합적 이해를 위한 제언
    2. 목마는 어디로 간 것일까
    3. 1906년판 [일한전도]를 펼쳐보면서
    4. 서찰 용어 '취공'에 얽힌 숙제
    5. 책 읽어주는 남자
    6. 정요일 님의 [논어강의] 출간을 기념하며
    7.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원 편, [다산학단문헌집성]의 학술적 가치
    8. 정양완 선생님의 [한국한문학산고] 간행을 축하드리며
    9. 추사 김정희와 J. D. 샐린저
    10. 민족문학사연구소 학문분과 역주 [삼명시화]를 읽고
    11. 존 캐리의 [역사의 원전]을 읽은 단상
    12. 위당 정인보 평전의 구상

    - [서얼 : 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을 읽고

    본문중에서

    "심 교수는 아직도 이렇게 책들을 들고 다녀야 하나? 어깨에 멘 가방만 해도 보통 무게가 아닐 텐데. 하나는 내가 들고 가지."
    답십리 집에 들르기 전 어느 출판사에서 도록이며 고전 주석서들을 구입했는데, 그것들을 묶은 비닐 끈이 손가락을 잘라낼 듯 살을 파고들었다. 손수건을 꺼내 십자 매듭 부분을 감싼 뒤 책 꾸러미를 오른손으로 옮겨 들고, 부친의 익숙한 걸음을 뒤따르던 참이었다.
    부친은 내 오른손에 들려 있던 책 꾸러미를 빼앗다시피 하셨다. 먹을 것 많은 고모 집에 가겠다고 조르는 어린 나를 데리고, 새벽녘 광장시장으로 떠나는 변두리 승합차 정거장으로 향하시던 그때의 그 묵묵한 발걸음을 옮기시면서.
    "아직도 이렇게 많은 책을 봐야 하는 거냐? 피로하지 않게 자주 눈을 감고 쉬어라. 작은 차라도 하나 구입하지 그러느냐?"
    훌쩍 돌아보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기묘한 음색을 이루며 8월의 늦은 오후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북경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고 2주 동안 중국 여기저기를 여행하고 돌아와 부모님을 뵈러갔던 날, 맥주라도 한잔 하자고 하시는 부친의 말씀을 듣지 않고 마을버스 정류장으로 굳이 향했다.
    부친이 들어다주신 책 꾸러미를 받아들고 빈자리를 찾느라 허둥대어, 평소와 달리 부친께 고개를 숙여 보이지 못했다. 가까스로 자리에 앉은 다음, 골목길을 터벅터벅 올라가시는 부친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그것이 부친의 마지막 뒷모습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일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그 불길한 언어는 배꼽 아래쪽에서부터 가슴팍으로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리고 그날 밤 새벽 두 시, 친정에 다니러 와 있던 누이동생으로부터 부친이 급서하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거짓이라고, 꿈이라고 생각하면서 대학병원 영안실 침대에 누우신 부친의 주름진 손을 움켜쥐고 뜻 모를 기도를 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것이야말로 책이 내린 무시무시한 주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4년 8월 여름, 부친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부친의 마지막 뒷모습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은 주쯔칭(朱自淸)의 단편 《아버지의 뒷모습》이 나의 뇌리 속에 잔상을 남기고 그 잔상이 어느 샌가 나의 뇌리 속에 똬리 틀고 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5.12.23~
    출생지 충북 음성
    출간도서 40종
    판매수 4,489권

    1955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일본 교토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중국문학)을 수료하고 교토대학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8년 국문학연구회 논문상, 2002년 성산학술상, 2006년 시라카와 시즈카 기념 제1회 동양문자문화상, 2011년 연민학회 학술상을 수상했으며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 선정 제1회 인문사회과학 분야 우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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