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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를 위하여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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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애벌레를 무서워했던 작가의 애벌레 ‘되기’

    대부분 사람들은 애벌레를 싫어한다. 무서워한다.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도 보는 이에 따라 아주 흉측한 생김새를 띠고 있다. 초록색 점액질로 뒤덮인 듯 끈적끈적하고, 여기저기 돌기가 돋은 몸을 놀려 움직이는 모습은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이 작품에는 그 애벌레가 열세 마리나 나온다. 미리 움츠러들지는 마시라. 작품을 다 읽고 나면 적어도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애벌레를 보게 될 것이다. 작가도 처음부터 애벌레를 좋아했던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딸아이를 통해 애벌레와 가까워진 뒤로는 아예 애벌레에 흠뻑 빠져들었다. 작가는 특유의 꼼꼼함과 끈기로 애벌레를 관찰하고 기록해간다. 덕분에 이 작품에는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가중나무고치나방의 생태가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하게 살아있다. 나아가 이 작품은 단순한 관찰일지의 성격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작가의 애벌레 ‘되기’에서 기인한다.

    작가는 애벌레가 사는 나무 밑에서 밤을 지새운 건 다반사고, 옷을 벗고 달빛을 쪼이기도 하고,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최대한 애벌레와 가까워지려고 노력한다. 어느 순간 작가는 객관적 관찰자의 자리에서 벗어나, 애벌레와 동일시되고 애벌레의 ‘생각’까지 느낄 수 있게 된다. 작가는 시종 이 느낌으로, 애벌레의 눈과 마음으로 숲과 생명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 작품은 생태문학이 아니다

    애벌레는 나방이 되기까지 오직 한 나무에만 기대어 자란다. 작품에 등장하는 열세 마리 가중나무고치나방 애벌레들도 물개바위가 있는 계곡의 산초나무에서 나서 자란다. 애벌레들이 하는 짓이라곤 기껏 산초나무 잎을 뜯어먹고 잠을 자고, 때가 되면 허물을 벗고 변태하는 게 전부다. 너무나 한정된 공간에서 느릿한 행동을 반복한다. 도저히 소설적 서사와 구성을 갖출 만한 조건이 아니다. 하지만 『애벌레를 위하여』는 읽는이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작품의 풍성하고 긴박한 이야기성은 애벌레를 둘러싼 숲의 생명들로부터 나온다. 최성각씨가 추천사에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박새, 동고비, 곤줄박이, 박쥐, 청설모, 늙은 고양이, 사마귀, 톱사슴벌레, 게거미, 뱀허물쌍살벌, 자벌레, 밭배나무, 오리나무, 진달래나무 등 셀 수 없이 많은 숲속 생명체들이 백과사전처럼 등장한다. 작가는 이들 생명체 각각이 갖는 나름의 특징을 독특하고도 간결하게 보여주어서 아무리 생소한 생명체라도 읽는이가 친숙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는 그 생명체들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같이 호흡하고 나서야 비로소 우러나오는 경지이다. 더더욱 놀라운 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생명체 모두가 애벌레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숲속 생명들은 때로는 먹이사슬로, 때로는 공생관계로, 때로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촘촘한 그물처럼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작가는 애벌레를 비롯한 모든 생명들에게 골고루 시선을 나누면서 숲이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임을 보여준다. 사실 작품 속 생명들은 기존 생태 관련 작품에서처럼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들은 목숨을 내걸고 싸움을 벌인다. 먹고 먹히는 전장에서 연민이나 미련 따위가 끼여들 여지는 없다. 작가는 잔혹한 살상과 어이없는 죽음과 긴박한 생존이 교차하는 현장을 아무 여과 없이, 담담히 보여준다. 숲 위로 검붉은 노을이 번지던 날, 마지막 열세 번째 애벌레의 죽음에서 작품은 절정을 이룬다. 굳이 그걸 ‘숲의 생명력’ ‘자연의 위대함’이니 하는 말로 규정하는 건 얼마나 구차한가.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운 발견!

    아동문학 작가로 이름을 떨쳐온 이상권이 자신의 첫 청소년소설로 ‘애벌레’를 들고 나온 건 의미심장하다. 『애벌레를 위하여』는 여느 청소년 대상의 소설들과 미학적 자질에서 한참 비켜나 있다. 우리 청소년문학은 아직 걸음마 단계임에 분명하다. 청소년소설이라면,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으레 회고담과 사랑타령이 주류를 이뤘다. 소재와 주제의 빈곤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시점에 나온 이상권의 작품은 아동청소년문학의 새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과 한꺼풀씩 허물을 벗어가는 애벌레를 기계적으로 대비하는 단순함을 경계하면서) 아이들에게 삶과 죽음, 생명의 위대함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더불어 이 작품을 기점으로 훨씬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아동청소년문학 작품이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4~
    출생지 전남 함평
    출간도서 73종
    판매수 71,210권

    산과 들이 있는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냈지만, 고등학교 시절에는 난독증과 불안 증세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었다. [창작과 비평]에 [눈물 한 번 씻고 세상을 보니] 소설을 발표하며 작가가 되었다.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는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수록되었다. 지은 책으로 [첫사랑 ing], [난 멍 때릴 때가 가장 행복해], [숲은 그렇게 대답했다], [과거 시험이 전 세계 역사를 바꿨다고?],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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