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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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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작가 자신의 성장기를 녹여낸 자전소설 [아름다운 지옥]


    '뱀장어 스튜'로 2002년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처럼 등장, 문단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작가 권지예가 드디어 자신의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지옥]을 출간했다. 희망과 절망, 낭만과 촌스러움이 공존하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여자 아이가 소녀에서 여성으로 자라나는 성장의 과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아름다운 지옥]은 작가 권지예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은 자전소설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권지예가 [아름다운 지옥]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다. 프랑스 유학 시절, 아는 이 하나 없는 만리타국에서 권지예는 가슴 속에 묻혀 있던 것들을 말이 아닌 글로 토해 냈다. 그때 처음 써내려가기 시작한 작품이 바로 소녀 시절의 기억을 담아낸 [아름다운 지옥]. 하지만 쓰면 쓸수록 아픈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결국 채 몇 장 쓰지 못한 채 원고를 한쪽으로 밀쳐둘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꿈꾸는 마리오네뜨'로 1997년 문단에 데뷔한 권지예는 쓰다 만 이야기를 마음의 빚처럼 품에 안고 살았다. 결국 자신의 이름으로 두 권의 소설집을 펴내고 2002년 이상문학상까지 수상한 후에야 권지예는 그 이야기를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이런 결심은 작품 속에서 주인공 혜진의 입을 빌어 드러나기도 한다.

    언젠가, 지금은 아닌 언젠가 내가 생의 절반쯤을 보내고 있을 무렵, 나는 이 집에 대해서 그리고 이 집에서 보낸 지옥 같은 시절에 대해서 이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때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지, 내 인생은 어느 길을 향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가슴에 찍힌 ‘가족’이라는 낙인


    예전에 권지예는 한 소설집의 서문을 통해 자신에게 ‘모차르트’를 시기하는 ‘살리에리’의 마음을 알게 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의 ‘천재’ 동생이었다며, 열일곱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그 동생에게 소설집을 바친다고 쓴 적이 있다. 몇몇 인터뷰에서도 권지예는 동생의 문재(文才)와 그로 인해 자신이 받은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이렇게 권지예의 가슴 한 구석에 언제나 자리하고 있던 동생의 이야기를 포함해, 가족의 이야기가 [아름다운 지옥]에서 한 축을 이루며 등장했다.
    작품 속에서 주인공 혜진의 동생 혜선은 암을 앓으면서도, 육체의 고통과 그로 인한 영혼의 침잠까지 말없이 참아내는 속 깊은 소녀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유작으로 쓴 소설을 한 신문사의 신춘문예에 언니 이름으로 내면서 언니가 작가의 꿈을 이루기를 바라는 혜선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남긴다.
    또한 계속 사업에 실패하면서도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외양만은 언제나 번지르르하게 차리고 다니는 아버지, 생활고에 찌들어 살면서도 아버지의 자존심만은 지켜주고 싶어 하는 어머니, 그리고 철모르는 동생들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혜진과 함께 청량리 단층 기와집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일견 답답하면서도 일견 정겹다.
    끊임없이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면서도 결국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야 마는 혜진의 모습은 성장기에 유사한 경험을 해 본 독자들로 하여금 옛 추억에 웃음 짓게 한다.



    한 사람의 여성이 된다는 것


    [아름다운 지옥]을 떠받치고 있는 또 하나의 축은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해가는 한 아이가 겪는 혼란과 그 속에서도 어김없이 찾아드는 사랑이다.
    기와집 바깥채에 술집 논산옥이 세 드는 바람에 어린 시절부터 여자들의 유혹과 남자들의 욕망에 익숙해져 버린 혜진은 자신에게는 ‘절대로 사랑이 깃들 수 없을’ 것이라며 절망한다. 고무줄 끊어지는 헐렁한 팬티와 누리끼리한 엄마 속치마를 물려받아 입은 채 바깥채에서 들려오는 뽕짝 소리를 들으며 자라난 소녀는 이광수의 '사랑'에서 그려지는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선데이서울'이 보여주는 원색적인 자극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혜진에게도 운명처럼 사랑이 찾아온다. 자존심 강하고 도도한 혜진이 자신도 모를 상처를 안고 있는 남자를 안아주는 첫날밤의 묘사는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생경스럽다.
    또한 그 남자와 질긴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는 논산옥의 어린 작부 진숙의 가혹한 운명은, 순박하고 착한 여자들에게마저 어김없이 다가들고 마는 생의 시퍼런 채찍 자국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에 대해 권지예는 '작가의 말'에서 '한 여자 아이가 세상에 한 여성으로 태어나기까지 그녀에게는 얼마나 많은 타인들의 삶의 편린들이 아프게 들어와 박혀야 하는 걸까. 나는 그저 자유롭게, 한 여자 아이가 스스로 빛이 되어 미로 같은 세상 속을 밝히며 길이 되기도 하고, 타인들의 색유리 조각 같은 삶을 비추기도 하는 그런 소설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소설


    이 소설의 재미는 물론 탄탄한 스토리와 작가의 문장력에 있다. 하지만 그와 함께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이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1970년대의 풍경이다.
    젊은이들을 옥죄던 유신체제의 모습은 이 소설 속에 그대로 살아있다. 비록 주인공은 본격적인 정치 운동에서 한 걸음 빗겨난 곳에 서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이 소설 속에서의 현실 묘사는 더욱 힘을 얻는다.
    하지만 1970년대가 그렇게 어둡고 암울하지만은 않았다. 논산댁 큰아들인 수범이가 엉터리로 부르는 팝송들은 영어와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우리 어렸을 적의 모습 그대로이다. “징글벨 징글벨 징글 오도바이~” 하고 억지로 가사를 지어내 부르면서도, 좋아하는 소녀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밤마다 통기타를 튕기는 수범이의 모습은 그 시대를 지나온 이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청춘은 아름다운 지옥


    [아름다운 지옥]의 서장에서 처음으로 서울에 자신의 집을 마련한 아버지는 집 안쪽에 자리한 작은 화단에 라일락 나무를 심는다. 혜진의 가족이 울고 웃으며 보낸 9년 동안 라일락 나무는 한 가족처럼 그 자리를 단단히 지킨다.
    비록 소설의 마지막 장에서 혜진의 가족이 집을 떠나며 라일락 나무 또한 파헤쳐져 뿌리를 드러내지만, ‘아무 데서나 뿌리도 잘 내리고 천덕꾸러기 같이 잘 큰다구마’ 하며 라일락을 심으시던 아버지의 말처럼, 상처입고 파헤쳐진 혜진의 가족 또한 다른 그 어딘가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잘 커나갈 것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마지막 부분을 빌어 “살도록, 과오를 범하도록, 타락하도록, 승리하도록, 인생에서 인생을 다시 창조하도록 하기 위하여!”이라는 외침으로 소설을 맺으며, 권지예는 독자들에게 퍽퍽하고 갈증 나는 젊음을 살아낼 수 있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목차

    1부 라일락 꽃그늘 너머

    그 지에 라일락을 심다/ 아버지의 군대/ 지붕 위의 엄마

    환락의 집/ 사랑은 어디에 깃들까/ 맹모는 둥지를 옮기지 않는다

    내 머리엔 왜 이리 서랍이 많이 달렸을까/ 똥값/ 스로오 스로오 킥킥

    첫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낮과 밤의 얼굴/ 별들의 고향은 어디일까

    소녀는 자란다



    2부 나의 아름다운 관

    나르치스의 초상/ 희망이라는 이름의 풍선/ 서울 사람

    달빛 스크린/ 안경을 벗고 바라보는 불빛/ 여자 남편

    매미들의 눈물이 쏟아졌다/ 푸른 일크의 편지/ 마음속 장례식

    환멸/ 가지는 뿌리에서 멀어지려 하고/ 좀 돌아가면 어때?

    하늘과 맞닿은 이 길을/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본문중에서

    냉소적인 듯 사려 깊은 듯, 제멋대로인 남자. 보기보다 파카는 품이 넓고 아주 따뜻했다. 파카에서 매캐한 화약 냄새가 났다. 박영문의 체온과 체취가 아직 생생하게 남아 있는 파카를 입자 마치 그의 몸의 거푸집 속에 내가 들어간 것 같았다.
    (/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0~
    출생지 경북 경주
    출간도서 29종
    판매수 19,446권

    1960년 경북 경주 출생. 1997년 《라쁠륨》으로 등단. 소설집 [퍼즐] [꽃게무덤] [폭소] [꿈꾸는 마리오네뜨], 장편소설 [사임당의 붉은 비단보] [유혹](전 5권) [4월의 물고기] [아름다운 지옥1, 2], 그림 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서른일곱에 별이 된 남자],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 [해피홀릭] 등이 있다. 2002년 이상문학상, 2005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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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지옥 시리즈 (문학사상사)(총 2권 / 현재구매 가능도서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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