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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시인 박소영의 첫 번째 시집『봄날에』. '하루', '연리지', '걷기 좋은 날', '봄날에' '서랍 속의 돋보기' 등의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인 지연희의 작품해설을 수록했다.

2003년 호수문학회 회원으로 시를 쓰기 시작한 시인은 2007년 격월간 문학지「한국문인」신인상 시 부문에 당선되어 시인의 길을 걷고 있다. 박 시인은 차분한 성격만큼이나 신중하게 시작詩作에 전념하여 비로소 시인의 분신과도 같은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다. 시집에 수록된 65편의 시가 내재하고 있는 의미들을 감상하며, 필자는 한 편 한 편 그 언어가 구조해 놓은 의미를 천착해 보았다. 박소영 시의 총체적 메시지는 따뜻한 봄날의 햇살 같은 서정抒情의 빛을 담고 있다.
박 시인 특유의 정제된 언어로 다루고 있는 의미의 정서는 따뜻하다. 아파트 베란다의 정원이 전하는 행복, 애틋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사랑, 자연 속 생명의 흐름을 예찬하는 기행시 등이다. 명료한 의미의 이미지를 구사하는 박 시인의 시는 때 묻지 않은 풀잎 위의 이슬 같다. 순수한 영혼의 울림이 묻어나는 시인의 언어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하여 앞으로 많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잠재해 있다.

- 해설 지연희(시인, 수필가)

시인의 말

1부 하루
산정호수
보이차
채석강
당신
행복한 아침
당신의 정원
당신이라 부르는
그대의 뜰에 나
그대 누구신가요
오만
시
꽃밭 속에 서 있는
하루

2부 연리지
이름 없는 카페
연리지
그대에게
백운호수
경포의 밤
사랑, 그 숭고함
비오는 날엔
순천만 노을
안개꽃
동백
그리움
동막 달
하동역

3부 걷기 좋은 날
화진포에서
무창포 낙조
동해여
섬진강 1
섬진강 2
미시령 터널
소원나무
반야사
안국사
경계는 없다
걷기 좋은 날
군고구마
공중전화

4부 봄날에
봄
봄날에
삼월에 내리는 눈
목 백일홍
장미
가을 오는 풍경
가을비
가을산행
또, 가을
광릉수목원
강가에서
세월
말없는 향기로

5부 서랍 속의 돋보기
서랍 속의 돋보기
길 다방
4월
세 자매
아이들
청주 가는 길
창원 언니
예쁜 인연
허공을 지나는 세월
라이브 7080
배밭골의 밤
어느 생인들

작품 해설 「따뜻한 봄날의 햇살 같은 서정의 빛」 지연희

베란다 화초들
기웃거리던 햇살

늦잠 취한 영산홍 깨우고
의젓한 군자란과 키재기도 하고
선인장 가시 쿡쿡 찔러도 보더니
슬그머니 거실 턱을 넘는다

반질한 마룻바닥
한나절 미끄럼 타다가
묵은 시집에 골몰해 있는 나의 발등에
슬며시 걸터앉는다

천연스런 그 모습 귀엽기도 하여
한쪽 발 마저 모두 내어 주니
냉큼 길게 누워 버리는

시집 안고 맨발인 채
햇살과 유희하는
봄날 오후

-시 「봄날에」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