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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의 아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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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종광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행 : 2010년 04월 15일
  • 쪽수 : 350
  • ISBN : 9788954609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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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도 한때는 아이들이었다!

『처음의 아해들』은 특유의 해학과 재담으로 사회현상을 풍자해온 소설가 김종광의 단편집이다. 이 책에는 '처음의 아해들'을 포함한 총 9개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통해 근대의 폭력적인 위계와 소외 구조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내시경', 석탄 합리화 방안을 남편이 광산일을 그만두자 맞벌이를 선언한 농촌 아낙 이기분이 그후 십일 년간 매일같이 빵집에서 청소를 하다가 결국 일을 그만두기까지의 순탄치 않은 과정을 그리고 있는 '빵집이 사라졌네' 등 타락한 현실과 속물화된 인간들을 타고난 입담과 재치로 적나라하게 풍자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21세기형 재담의 새로운 향연!

“절망의 강바닥에서 퍼올린, 이 싱싱한 낙관들”
“현실은 힘이 세다. 하지만 진심은 힘이 더 세다.”


이문구, 성석제의 뒤를 잇는 능청스러운 반어와 유쾌한 풍자의 대가, 김종광의 신작 소설집『처음의 아해들』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경찰서여, 안녕』과 『모내기 블루스』등 전작에서 보여준 독보적인 입담이 한층 더 농염해졌다.
“오늘 하루도 땀 흘려 일했던,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람들 틈에서 함박웃음을 터뜨리게도 하고 눈물을 쏙 빼놓게도 하는 이야기꾼”(소설가 손홍규) 김종광의 진면목이 그대로 드러난다. 농촌 소도시를 배경으로 재기발랄한 서사가 펼쳐지는데, 작가 특유의 “근래 우리 문학이 상실한 흙의 정서”(소설가 최인석)를 복원하는 끈끈한 힘과 함께 ‘지금, 여기의 모순’을 “기막힌 서늘함”(문학평론가 이명원)으로 짚어낸다.

김종광은 언제나 ‘처음’에 대해 말하는 소설가다. 『처음 연애』, 『첫경험』같은 책들은 그가 ‘처음’이라는 주제에 오래 천착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처음’을 확대해나가면 김종광의 다른 주제들이 자연스럽게 포함된다. 가족, 농촌, 청소년, 교육, 사회적 약자 등 모든 것의 근간이 되며 ‘처음’으로 여겨져야 마땅한 것들에 대해 고루 시선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표제작 「처음의 아해들」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첫 마음을 되새기는 농촌 도시의 스승과 제자들을 그리고 있다. 「내시경」과 「빵집이 사라졌네」는 가족의 역사를 통해 삶의 근원적인 비의를 엿본다. 「세족식」, 「당장, 나가버려!」는 교육계의 부조리를 극적으로 짚어내며, 「옷은 어디에?」「시골사람 중국여행」「우라질 양귀비」「면민바둑대회」는 김종광의 특장인 익살과 흥이 가득한 해학으로 소시민들의 삶을 투영해내고 있다.

김종광의 다섯번째 소설집 『처음의 아해들』은 무엇보다 ‘읽는 재미’의 원형을 찾아주는 소설들의 모음이라 할 만하다. 속고 속이는 식의 숨은 트릭 따위는 온데간데없고 오롯이 속았다, 속였다는 식의 드러난 결말만이 배를 까고 있다. 그 뼈아픈 솔직함이 소설을 읽는 내내 너의 이야기에서 나의 이야기로 옮아온다. 그를 철저한 리얼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 까닭이 예 있지 않을까 한다. 평론가 이선우도 말했듯이 “현실의 비참함을 비참함으로 인식하는 것”, 시작은 여기에서부터이고 끝도 여기까지이니까.

‘아해’라는 제목 속 우리들을 다시금 떠올려본다. 우리들 중 아이의 시절을 통과하지 않는 이가 어디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의 순수를 그대로 간직한 이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일컬어 참으로 아름답다 말할 것이다. 그러나 아는가. 삶은 그렇게 불러주지 않는다는 것을. 삶은 빠르게 흘러가는 거센 물살 같은 거라서 뒤돌아볼 여지 같은 것을 애초에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조용필이 그랬던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라고. 여기 『처음의 아해들』의 김종광이 딱 그렇다. 딱 그 짝이다.

「세족식」 빛나라학원 원장 ‘혈녀’는, 강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닦아주는 이벤트(세족식)를 기획한다. 국어 강사인 강쇠는 반발하지만, 결국 원장의 말에 수긍하고 만다. 뿐만 아니라 세족식 홍보 업무까지 맡는다. 그리고 세족식 전날, 강쇠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제자 꽃금이가 강쇠를 찾아온다.

「당장, 나가버려!」 ‘문학과 인생’이라는 교양 강의 시간에 벌어진 일을 그리고 있다. 이백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인 강의실 안, 교수는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고 학생들은 제각기 취업, 연예, 섹스, 미팅 등의 화제로 떠들고 있다. 도저히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교수와 학생 간 승강이는, 결국 한 학생이 강의실을 나가버리며 파국으로 끝난다.

「처음의 아해들」 전교조 교사였던 영문승(영원한 문제 스승)과 그의 첫 제자 열한 명의 만남을 그린 소설이다. 그러나 영문승을 존경했던 제자들은 “참교육 담임을 안 만나고 개백정같이 잡아주는 담임을 만났으면 똥통 2년제가 아니라 적어도 지방 삼류대라도 4년제는 갈 수 있지 않았을까(99쪽)”라고 아쉬워한다. 먹고사는 문제에 시달리며, 어느덧 영문승과 제자들 모두 밀려난 자의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소설의 마지막, ‘촛불잔치를 벌여보자’를 ‘좆불잔치를 뻘여보지’라고 바꿔 부르는 대목에서 그 씁쓸함이 극대화된다.

「옷은 어디에?」 아담세탁소에 맡겼던 옷이 사라지며 벌어지는 헤프닝을 그렸다. 십 년이 넘은 낡은 외투와 낡은 면바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부 판돈과 쾌순의 이야기가 재미있으면서도 눈물겹다.

「내시경」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좁혀지지 않는 거리가 존재한다. 농부나 광부 외에는 길이 없었던 아버지와 달리 아들은 작가가 되었지만, 물질적으로는 가난하다는 점에서 그들은 닮아 있다. 아들은 아버지의 실패를 이해하려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실패에 대한 자괴감 역시 깊게 깔려 있다.

「시골사람 중국여행」 등장인물들이 각자 인터뷰에 대답하는 형식의 소설이다. 중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순박하고 착한, 말 그대로 ‘바른생활 교과서에서 튀어나온(206쪽)’ 것 같은 시골 사람들이다. 이들이 살아온 이야기가 층층이 쌓이면서 소박한 한 마을, 한 세대의 역사가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면민바둑대회」 이발사 이상원은 자신의 환갑 칠순 잔치 대신 면민바둑대회를 개최한다. 한바탕 왁자지껄한 잔치판이 벌어지고, 예상외의 인물이 선전을 거듭하며 바둑대회는 대성황을 이룬다. 특히 이강원과 그의 사윗감 김팽이의 대결이 흥미롭다.

「우라질 양귀비」 음순은 집 안에 날아와 싹을 틔운 양귀비 때문에 경찰서에 끌려간다. 화가 난 음순은 신고한 사람을 알아내려고 애쓰지만, 돌이켜보니 마을 사람들에게 원성 살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과연 음순을 신고한 범인은 누구였을까.

「빵집이 사라졌네」 농촌 아낙 이기분은 남편이 광부 일을 그만두자 맞벌이를 선언한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빵집에 나가 청소를 하던 기분은, 십여 년이 지나고 결국 일을 그만둔다. 그러나 이번에는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는 사장과 갈등을 빚게 된다.

<작가의 말>
운이 좋았던 세월이 죽죽 지나갔다. 직업 소설가 생활 12년차째인 지금, 불혹이 아니라 미혹의 아가리에 선 듯하고, 아직도 소설 쓰기의 당위성을 찾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 성실하게 쓰고 싶은가보다. 좋은 소설은 불가능하더라도, 튼실하고 풍부한 기록은 가능하지 않을까, 합리화해보는 것이다.
낙서(樂書)는 종언을 고했지만, 패설(稗說)은 장삼이사가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한, 더불어 구체적으로 살아 숨 쉴 수밖에 없다고 믿으며!(나는 소설이 아닌 그 무엇을 쓰고 싶은 걸까?)

<추천의 말>
제아무리 날고뛴들, 세속의 아사리판을 제 몸 삼아야 하는 운명까지 벗고 날고뛴다면 모를까, 소설은 아주 깊은 내면을 응시할 때조차 시끄럽지 않을 도리가 없다. 풍자를 기법으로, 세태를 그 내용으로 한다면 더욱 그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요는 무엇을 위해 어떻게 드러나는 시끄러움이냐일 테다. 왜냐면, 시끄러움 자체는 울림이 아니고 슬픔도 아니고 빛남도 아니고, 영롱함도 아니다. 김종광은 데뷔 이래 줄곧 시끄러움을 의미의 ‘종’(영롱한 울림)과 ‘광’(눈물 빛)으로 연금하는, 말 그대로 이름값을 충분히 해왔다. 김종광이라는 ‘문학=이름’은, 우리 시대 시끄러움의 크기가 눈물 그릇의 크기와 깊이를 어디까지 정비례로 키울 수 있는가 하는, 매우 파란만장한 실험을 상징 파란만그 점에서만그는 분명 post-이문아니파란만실험은 계속되고, 세속의 형식인 소설의 몸을 더더욱 세파 속으로 뒹굴리기 위해 몸을 작품집은 크게 세 가지 실험 도구를 첨가하고 있다. 배움터는 물론 배움 자체가 썩어버린 학원가를 다룬 「세족식」은, 참으로 놀랍게도, 예수가 제자의 발을 씻어주던 ‘세족식’을, 누추무쌍한 강사―여고생 제자기 이의 누추하고 성적(性的)이라서 더 거룩한 장면으로 전화해낸다. 세족식 너머 ‘세족=식’ 혹은 ‘세족=성(聖)’의, ‘발=씻음’의, 진리가 간파되는 순간이다. 「내시경」은 치밀한 심리묘사와 감정 억제를 통해 효과를 증대시킨다. 안을 들여다? 뿐만이 아니다. ‘내시경’ 너머 ‘내시=경’이고, 제 안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마지막으로, 두 작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작품에 두드러지는 운문 동원력. 등장인물 거룩와 스토리 전개를, 서사시풍과 오만잡탕의 시사 연예를 아주 절묘하게 뒤섞으면서 그는 풍자를 통해 눈물에 가닿는 경로를 무궁무진 개척하고 있다. 이때 그는 분명 post-김지하, 특히 post-소리 내력의 작가다. 그가 스스로 떠안은 과제는 그토록 엄청난 것일 테다. ‘테다’는, 그가, 고종석에 이어, 솜씨 있게 구사하는 말투다. (시인 김정환)

김종광은 언제나 양쪽 입가가 활짝 벌어지게 웃습니다. 그것이 꼭 초승달만 같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처럼 말이지요. 그는 왜 이토록 환할까요. 마음속 가득 ‘웃음’으로 꽉 들어차 슬퍼도 웃고 아파도 웃고 웃음이 나면 그 배로 더 웃어서 얼굴에서 빛이 나는 건 아닐까요. 어른이면서 아이의 그 ‘웃음’을 웃을 수 있는 건 그가 너무도 ‘착한’ 사람이기 때문일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것이 분명할 그 얼굴, ‘착함’.
무엇보다 그는 서사장악력에 있어 선택된 작가입니다. 작가라고 해서 아무나 그런 사명을 세례 받는 건 아니지요. 김종광의 소설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의 감수성은 도망갈 곳을 잃고 그가 그려놓은 위트와 해학에 포로가 되고 맙니다. 십 년 넘게 그의 소설에 마음 묶인 자로서 부여받은 문학적 질투가 이번이 끝이길 바라지만, 『처음의 아해들』은 여지없이 저로 하여금 질투의 감정에 빠지게 합니다. ‘역시 김종광!’ 하고 그를 수식했던 맨 처음처럼 여전히 제겐 ‘역시나 김종광!’입니다.
(소설가 백가흠)

목차

세족식
당장, 나가버려!
처음의 아해들
옷은 어디에?
내시경
시골사람 중국여행
면민바둑대회
우라질 양귀비
빵집이 사라졌네

작품 해설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아들이 들어가니, 의사가 아버지의 대장 속을 보여주었어. 반년 만에 다시 보는 아버지의 창자였네. 인간의 창자 속은 다 이럴 텐데도, 아들의 눈에는 아버지의 창자 속이 매우 특별한 공간 같았네. 아버지의 창자는 오래 묵어 시뻘건 녹물이 흘러다니는 갱도 같았네. 아들은 갱도에 들어가본 적이 없는데도 그런 어설픈 비유가 떠올랐네. ―「내시경」에서

저자소개

김종광(鍾光)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1

1971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다. 1998년 계간 『문학동네』 여름호로 데뷔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되었다. 신동엽창작상, 제비꽃서민소설상,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 류주현문학상을 받았다.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 『모내기 블루스』 『낙서문학사』 『처음의 아해들』 『놀러 가자고요』, 중편소설 『71년생 다인이』 『죽음의 한일전』, 청소년소설 『처음 연애』 『착한대화』 『조선의 나그네 소년 장복이』, 장편소설 『야살쟁이록』 『율려낙원국』 『군대 이야기』 『첫경험』 『왕자 이우』 『똥개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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