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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을 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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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시백
  • 출판사 : 검둥소
  • 발행 : 2010년 03월 29일
  • 쪽수 : 284
  • ISBN : 89804034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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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국가보안법 고치기보다 더 힘든 법은 사립학교법!
    사립학교, ‘교육’도 ‘상식’도 없는 비극적 교육 현실을
    ‘이야기꾼 소설가’ 이시백이 비장하면서도 골계적으로 그려 낸 장편소설


    “수뢰 교장 157명 적발”, “‘수십 년 곪은 게 터졌다’ 교육계 패닉”, “곪을 대로 곪은 교육계 비리 완전히 도려내라” …… 최근 교육계 비리 관련 뉴스들이 언론 매체를 뒤덮고 있다. 이시백 장편소설 [종을 훔치다]는 한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교육 현장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그려 낸 작품이다. 가슴을 치게 만드는 비극적 교육 현실을 능청스럽고 익살맞은 ‘변 선생’의 시선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려, 백화점식교육계비리의 결정판을 독자들에게 진상한다.
    전교조가 태동하던 무렵부터 일제고사 거부로 교사가 해직된 최근에 이르기까지 사립학교의 비교육적 구조와 이사장부터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더불어 참교육을 지향하고 실천하려는 전교조 교사들에게서도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고뇌와 태도를 폭넓게 보여 주며, 진정 교사의 길은 어떠해야 하는지 물음을 남긴다.
    스물세 해 남짓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몇 해 전에 그만둔 소설가 이시백이,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을 여실히 느끼며, 오늘도 아이들 곁을 지키고 있는 선생님들께 깊은 경의의 마음으로” 드리는 헌정 소설이다.

    ‘교육’의 허울을 쓰고 ‘교육 죽이기’에 나선
    한 기독교 사립학교를 배경으로
    ‘교육’도 ‘상식’도 없는 비극적 교육 현실을 고발하다


    이야기는 인문계와 실업계가 함께 있는 승일종합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교장으로 재직하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평교사가 되어 체육 수업을 하게 된 ‘최충운’ 선생 이야기로 시작된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교장 공모제’로 보자면 그리 희한할 것 없는 일이지만, 재단 이사장과 그 측근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사립학교 교장이 하루아침에 평교사로 전락하게 된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사건이 ‘교육 비리’에서 점화되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일도 아니다.
    승일종고는 미션스쿨이다. 승일종고 교사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 대마초를 피우지 않는다’는 각서와 날짜는 비워 둔 ‘사직서’를 제출하고서야 교사가 될 수 있었다. 이북에서 만석꾼의 집안으로 지내다가 공산당을 피해 내려와 자수성가한,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에게 학교는 사유재산이며, 교사는 그저 “상전이 시키는 대루 따르면 되는” “학교에 매인 머슴”(167)일 뿐이다. 음주가 금지된 미션스쿨답게 퇴근 후 술을 마신 교사들이 다음 날 교장에게 불려 가는 일이 발생하고, 교사들은 교사 중에 누군가 간첩이 있다며 서로를 믿지 못한다. 또한 ‘기부금’이라는 명목으로 금품을 건네며 교직 첫걸음을 시작했다고 양심선언을 하는 교사가 등장하고, 수학여행 업체나 체육복 업체 금품 수수설 등 비리 에피소드가 작품 곳곳에서 얼굴을 내민다.
    CEO 출신 새 교장은 ‘학교도 기업’이라는 모토 아래 ‘교육 서비스’와 ‘무한 경쟁’이라는 말을 화두고 삼고,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인문계 전환을 추진한다. 또한 저조한 등록금 납부 실적을 높이겠다며 교사들에게 ‘특별수당’이란 걸 내걸고 학생들을 채근하게 만든다. 학교 정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대학 특례 입학 제출 서류인 학교장 추천서를 써 주지 않아 학생을 자살로 내몬 새 교장이나 학생의 죽음 앞에서도 “승명학원의 상징”이자 “이사장에게 각별한” 학교 종 찾기에만 급급한 학교의 모습은,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몰각하고 학교를 그저 영리 추구의 도구로 파악하는” 학생 머릿수로 장사하는 사립학교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전교조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육계 주요 이슈를 ‘골계적’으로 그리며
    진정 ‘교사의 길’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물음을 남기다


    [종을 훔치다]는 학교 측의 전횡에 맞서 교사협의회를 꾸리고 전교조 가입을 추진하다 파면된 이해창 교사 이야기부터 보충수업 수당, 교사 채용 기부금, 미션스쿨에서의 강제적인 종교 활동 지도, ‘나이스’냐 ‘네이스’냐 논쟁이 불붙었던 학교행정정보시스템, 학교장 거수기 역할로 전락한 학교운영위원회, 교원 성과급과 교원 평가, 최근 교사 해직 사태를 불러일으킨 일제고사, 교육 관련 유관 업체 금품 수수설 등 전교조 태동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교육계 주요 이슈를 다룬다. 그러나 소재만큼 갑갑하고 무겁게 그리고 있지는 않다. 전작 [누가 말을 죽였을까]로 이문구 선생의 뒤를 이어 부조리한 농촌 현실을 익살스러우면서도 풍자적으로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소설가’인 이시백 소설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교육계 주요 이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이 저마다 다른 것처럼 [종을 훔치다]에는 다양한 성격을 지닌 교사들이 등장한다. 재단 이사장이나 ‘최 교장’과 같은 인물군과 입장을 같이하며 전교조 교사들을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같은 전교조 교사라 하더라도 지향과 실천 방식을 달리하는 이들이 한 축을 차지한다. 또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요 인물인 ‘변 선생’처럼 어찌 보면 ‘인간적’이고 또 어찌 보면 ‘기회주의적’ 속성을 지닌 인물도 등장한다.
    전두환 정권 시절 불량 학생들을 삼청교육대에 입소시키라는 지시에 제자 명단을 올린 교사가 있는가 하면, 학교에 나오지 않는 제자에게 어떤 사정이 생긴 것인지 알아볼 생각은 않고 결석 72일이 넘으면 바로 퇴학시키려는 교사도 있다. 게다가 퇴학당한 아이가 다음 해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고 하면 받아야 하는 규정에 불만을 토로하는 교사도 등장한다. 학생 부모가 하는 술집에서 접대를 받는 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수학여행 버스 업체나 체육복 업체에서 금품을 챙기는 교사도 등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교조 교사들을 긍정적 교사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교직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 누구보다도 교사로서 사명감이 넘치고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박 선생’을 중심인물로 그리고 있지만, ‘박 선생’은 제자 ‘정미’의 자살 이후 학교를 떠난다. 적극적으로 전교조 활동을 펼치다 학교의 중심부에 들어가서 이를 실천하려던 ‘이근호 교감’도 정미의 자살과 박 선생의 사직이 이루어지는 시점에 한계를 느끼고 교감 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 전교조 분회장 ‘백경훈’ 선생은 “싸움에 정신이 팔려” 진정 원하는 것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인물을 상징한다. ‘박 선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박 선생’을 누구보다도 가장 잘 이해하는 ‘변 선생’은 ‘박 선생’이 학교를 떠나는 순간에도 새 교장이 내미는 달콤한 제안에 회심의 웃음을 짓는다.

    목차

    작가의 말 - 누가 학교 종을 훔쳤는가

    교장이 수업하던 날
    대마초를 피우지 않는다
    간첩을 찾아라
    부대찌개 연극부
    왕자의 난
    흑인이면 어때서?
    학교도 기업이다
    주는 돈을 왜 반납해
    일제고사가 돌아왔다
    부대찌개 뜨다
    서랍 뜯는 선생들
    아이가 없어졌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

    작품 해설 - 열린 교육과 그 적들

    본문중에서

    [종을 훔치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미로 대변되는 학생은 물론 교사들까지도 모두 패배자로 나타나고 있다. [……] 그렇다면 [종을 훔치다]는 결국 암담한 교육 현실의 무게를 환기시키는 데 머무르고 마는 것일까. 싸움이 아니라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물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능히 간파할 수 있으리라. 지금 우리는 학교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며, 그동안의 실패에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자세조차 가다듬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러니 우선 [종을 훔치다]가 그려 내는 이 자리에서부터 첫걸음을 내디뎌야만 한다. 그리고 ‘1+1=?’과 같은 문제는 답변을 통해 물음이 지워지지만, 이와는 달리 어떤 문제는 답변 속에 뿌리를 내려 더 큰 물음으로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아마도 교육을 통한 성숙이란 이러한 물음과 뒤엉키면서 비로소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인간의 영혼은 저울로 무게를 달 수 없으며, 교육은 영혼의 무게를 풍요롭게 일구어 가는 과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홍기돈(문학평론가)
    (/ 작품 해설 중에서)

    이시백의 [종을 훔치다]는 우리의 우울한 교육 현장을 그린 소설이다. 학교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에밀레종마냥 우리의 영혼에 긴 여운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을 바쁘게 다그친다. 이 소설을 보면 왜 학교에서 아이들이 없어지는지, 그리고 누군가가 저 높이 달린 종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되는지가 생생하게 나타난다. 살 사람은 살아야 하는 슬픈 현실이 더 강화되는 것 같지만, 아이들이 사라진 자리는 어느새 또 다른 아이들이 메우고 있다. 모두가 좌절하고 상처 받은 현실, 그곳이 바로 우리가 첫발을 떼어야 할 바로 그 자리이다. 누군가는 종을 계속 달려 하고, 누군가는 계속 종을 훔치는 그 싸움은 한판 승부는 결코 아니다. 좌절과 우울함이 없으면 희망은 빛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시백은 잘 보여 준다. -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사립학교’라는 알량한 미명하에 운영되는 악덕 기업에서는 ‘교육’도 ‘상식’도 없어진 지 오래다.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대한민국 헌법과 무관하게 특정 종교를 폭력적으로 강요하기까지 하는 그곳에서는 ‘법’마저도 없다. 남은 것은? 아이들을 ‘고객’도 아닌 볼모나 재료로 취급하는 불량한 장사와, 밑의 평교사부터 위의 고위 당국까지 올가미처럼 얽어매는 부정부패의 사슬이다. 읽기에는 매우 고통스러운 이야기지만, 기업형 고문실이 돼 버린 ‘학교’를 다시 한 번 아이라는 그 본래의 합당한 주인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해서 한국 사회는 이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 쓴 약이야말로 효과가 좋은 법이다. -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학 한국학 교수)
    (/ 추천의 말 중에서)

    요즘 무슨 꿍꿍이 속인지는 몰라도 홍역 걸린 아이 솜이불 싸매듯, 가리고 덮기 급급하던 교육계의 비리들을 들춰내고 있다. 스스로의 종아리에 회초리를 치고 싶다고 한다. 가슴이 뻐근해질 정도로 감동적인 말이다. 낭창거리는 회초리로 정신이 날지 의문스럽다. 야자 빼먹고 달아나는 애들 잡던 박달나무 몽둥이라도 빌려 주고 싶다. 두엄 내 낭자한 사립학교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던 이들이 또 다른 종을 울리고 나섰다. 요란히 종 치지 말고, 자신의 가슴부터 치기를 권한다.
    이 책에는 비교적 건실하다는 소리를 듣는 서너 사립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엮여 있다. 혹 호기심 많은 독자께서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사실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겠다. 사실은 이보다 더욱 참담하고, 차마 글로 옮기기 부끄러워 누구처럼 좀 마사지를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경기도 여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동양문학] 소설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스물세 해 남짓 중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몇 해 전에 그만두고 지금은 경기도 수동면 광대울 산중에서 주경야독하고 있다. 그동안 펴낸 작품으로 장편소설 [메두사의 사슬](1990)과 산문집 [시골은 즐겁다](2003), 자유 단편소설집 [890만 번 주사위 던지기](2006), 연작소설집 [누가 말을 죽였을까](200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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