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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 이동진의 영화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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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동진
  •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 발행 : 2010년 03월 15일
  • 쪽수 : 288
  • 제품구성 : 책+BOOK OST CD:1
  • ISBN : 978895913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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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영화의 자취를 따라간 기록들

    인상깊게 본 영화 속 실제 장소에 발을 내딛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 봤을 법한 일. 이 책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영화의 자취를 따라 3년간 세계곳곳을 누빈 여행의 결과물이다. 열두 편의 영화와 그가 발자국을 수놓은 여행지에 대한 기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화 이야기를 오랫동안 써온 글쟁이답게 영화, 여행지 모두에 대한 깊이있는 감상을 끌어내는 솜씨가 돋보이며, '영화 속 그 장소'에 내가 서있는 꿈같은 느낌을 친절히 공유한다. 덧붙여진 여섯곡의 음악 CD도 이 독서의 훌륭한 배경음악이 되어준다.

    출판사 서평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순간, 모든 영화와 여행은 기적이 된다.
    천일 동안 길 위에서 꾸었던 열두 개의 꿈, 그리고 그 그림자와 발자국


    영화가 탄생하고 만들어진 그곳을 찾아 떠나다
    단 한 번의 사랑을 노래한 아일랜드에서 장대한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튀니지까지

    영화는 현실 같은 환상, 환상 같은 현실을 담아 관객을 또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두 시간 남짓의 그 러닝타임 이후, 영화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았을까. 섬세한 시선과 감수성 짙은 글쓰기로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있는 이동진 영화평론가 겸 영화전문기자가 다시 한 번 영화여행자로 나섰다. 이번에 예담에서 출간된[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원스][스타워즈][맘마 미아][말할 수 없는 비밀][캐스트 어웨이]등 다양한 영화가 탄생하고 만들어진 장소로 인도하는 기행에세이다.
    이동진 기자가 찾은 영화 속 그곳에는, 풋사랑을 나눈 연인들의 자취가 남아 있으며 무명의 음악가가 같은 자리에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주인공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 가서 마주친 풍경은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여행자를 다시 전율케 하고 스크린에 담겼던 장면은 현실에서 휘발되어 기억으로만 남아 있기도 하다.
    영화의 자취를 좇아 3년여 세계 여러 곳을 누빈 여행 이야기를 담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 대해 이동진 기자는 ‘천일 동안 길에서 어렴풋이 열두 개의 꿈을 꾸었’고 ‘이 책은 그런 여행의 그림자를 담은 잔상과 이명의 기록’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영화 속 이야기를 곱씹어보는 섬세한 문장과 영화에서 만날 수 없었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을 통해 아일랜드, 튀니지, 스페인, 피지, 스웨덴 등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영화가 지나간 자리에 남은 발자국과 그림자
    천일 동안 길 위에서 꾸었던 열두 개의 꿈

    이동진 기자는 ‘세상에는 보고 나면 무작정 떠나고 싶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고 말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와[율리시즈]의 아일랜드는 각기[맘마 미아]와[원스]의 그곳으로 완전히 다른 온도와 색깔을 갖게 된 것이다. ‘한 번 보고 나면 작품 속 공간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투스카니의 태양]때문에 이탈리아 토스카나를 찾은 이동진 기자는 거센 비바람과 눈부신 햇살이 오락가락하는 날씨 속에서 결국 떠난 자리로 되돌아가야 하는 여행자의 실존을 이야기한다.
    1,500여 일 동안 아무도 없는 섬에서 생존해야 했던 사람을 그린 영화[캐스트 어웨이]의 촬영지 피지 섬을 방문했을 때는 주인공이 겪었던 방식 그대로를 경험하고자 한다. 그래서 직접 나무에 올라가 코코넛을 따고 끼니를 위한 물고기 잡이에 나선다. 모든 관계가 끊어진 절망스러운 상황에 놓인 한 남자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돌아오는 길에 남겨진 것은 ‘MEMORY(기억)’. 영화가 끝나면 관객은 다시 현실의 눈을 떠야 하지만 그 자리에는 각기 다른 기억과 시간이 남아 흐른다.
    ‘영화 세상으로 이끌었던 등불 같은 존재’였던 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의 부음을 접하고 찾은 포러 섬으로 가기 전 이동진 기자는 자신의 청춘 한 조각 기억을 풀어놓는다. ‘포러 섬에 가면, 베리만이 보낸 말년의 고요한 삶과 영면 같은 죽음뿐만 아니라 내 젊음의 격렬하게 혼돈스러웠던 나날까지도 모두 되짚어 정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그곳에 가야만 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기억과 이유를 가지고 떠났던 3년여 동안 열두 번의 여행을 묶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는 단지 영화 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머나먼 도시를 떠도는 삶의 하루’와 길에 남긴 발자국에 관한 기억이 되었다.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만들다
    영화, 여행, 음악의 황금비율

    이동진 기자는 그동안 개인 블로그나 방송 출연 등을 통해서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표현해 왔다. 그래서인지[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는 유독 음악과 관련된 영화와 이야기가 많다.[원스][말할 수 없는 비밀][맘마 미아][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등 음악을 모티브로 하거나 주인공이 된 영화들의 자취를 따라 갈 때는 물론이고 다른 여행에도 늘 음악이 함께하고 있다. ‘음악을 동반할 때 여행은 다면체가 되는 법’이라고 믿는 이동진 기자는 영화[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경우 아예 주요 촬영지인 뉴욕이 아닌 비틀스의 도시 리버풀로 행선지를 정하며 ‘영화를 빙자한 음악여행이 될 것’이라고 고백한다. 그리하여 그가 혼자 걷는 길 어디에나 풍경에 녹아드는 음악 한두 곡이 흘러 이 여행들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고 있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에는 이동진 기자가 ‘그 정서와 가사에서 나의 여행에 대해 환상적인 사운드트랙을 제공했다’며 직접 선곡한 음악들이 부록으로 담겼다. 이 음악들은 각기[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말할 수 없는 비밀],[폭풍의 언덕], 잉마르 베리만,[맘마 미아],[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대한 여행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영화의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 외에도 음악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악들을 포함하여[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필름 속을 걷다](2007년 출간)의 영화여행의 배경이 되었던 음악 30곡을 직접 선곡한 컴필레이션 음반[천일의 몽상](파스텔뮤직)도 발매 예정이다.

    목차

    #1 연인들의 약속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와 일본 아지초
    단 한 번의 사랑, 단 한 번의 삶 ―[원스], 아일랜드 더블린
    흘러가버린 시간 속의 꿈 ―[스타워즈], 튀니지
    환상을 말하는 자의 도시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스페인 바르셀로나

    #2 기억의 흔적
    세월의 벽을 넘어서 ―[말할 수 없는 비밀], 대만 단수이
    계절이 흘러갈 무렵 ―[맘마 미아], 그리스 스키아토스 섬과 스코펠로스 섬
    아무것도 알지 못하겠어요 ―[캐스트 어웨이], 피지 모누리키 섬
    눈부신 햇살 속에서 ―[투스카니의 태양], 이탈리아 토스카나

    #3 시간의 자취
    바람이 잉태한 사랑 ―[폭풍의 언덕], 영국 요크셔데일스
    침묵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스웨덴 포러 섬
    평화로운 모든 것은 느리다―[소나티네], 일본 오키나와
    불멸하는 이야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영국 리버풀

    BOOK OST 수록곡
    1.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feat.타루) by Epitone Project
    -그 밤, 나는 별의 잔해였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2. Cuentas by Ana Laan
    -환상을 보는 자의 도시,[내 어머니의 모든 것]
    3. Love Box by The Melody
    -세월의 벽을 넘어서,[말할 수 없는 비밀]
    4. Girls Keep Secret in the Strangest Ways by Ephemera
    -계절이 흘러갈 무렵, [맘마 미아]
    5. Look to Me by Azure Ray
    -침묵의 봉인, 잉마르 베리만의 무덤을 찾다
    6. 20000feet by Arco
    -바람이 잉태한 사랑,[폭풍의 언덕]

    본문중에서

    나는 정말 그곳에 다녀왔던 걸까. 오스트레일리아 울룰루의 밤하늘에 그토록 많이 떠 있던 별들은 혹시 환영이 아니었을까. 아일랜드 더블린의 올림피아 시어터에서 청중들은 진짜 그렇게 일제히 발을 굴렀던 것일까. 그리스 스키아토스 섬의 아기오스 니콜라스 성당의 종탑 시계가 10시 10분에 멎어 있는 것을 본 건 행여 착시였던 게 아닐까. 피지의 무인도 모누리키 섬에서 나는 정녕 하룻밤을 보냈던 걸까. 영국 호어스의 페나인 황야에서 바람이 냈던 구슬픈 울음소리는 그저 환청이 아니었을까. 나는 정말 길을 떠났던 걸까.
    다른 공간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절실히 다가오는 것은 다른 시간이다. 결국 여행은 공간 감각을 시간 감각으로 바꾸어 남긴다. 걸음을 뗄 때마다 발밑에서 생생히 지각되는 길의 질감은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 일거에 휘발되어 기억 속 아득한 신기루의 잔영이 된다. 다녀온 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떠나기 전의 나와 돌아온 후의 나만 오롯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삶 자체는 또 어떨 것인가.
    (/ '프롤로그' 중에서)

    근처의 또다른 상점 앞에서도 한 청년이 어쿠스틱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었다. 한동안 서서 지켜보았지만, 양 손에 쇼핑백을 가득 거머쥐고서 바쁘게 걷는 수많은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그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거나 발길을 멈춰서는 사람은 없었다. 월튼 숍에서 악기를 구입한 지 기껏 2~3년쯤 된 것 같은 실력이라고 해야 할까. 기타 연주와 노랫소리는 너무나 작았고, 청년은 지나치게 수줍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연주를 멈추지 않았다. 나무판과 여섯 개의 현으로 이뤄진 작은 음악상자로부터 하나씩 튕겨져 나온 음들은 불안에 잠시 몸을 떨면서도 이윽고 리듬과 멜로디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서 차가운 세상 속으로 천천히 흘러내리며 온기를 만들어냈다. 청년은 나직한 목소리로 기타를 뒷받침하며 자신이 생산해낸 음들에 대해 책임을 졌다.
    성급히 걷는 사람들에게 어깨를 여러 차례 부딪혀가며 몇 곡의 노래를 거듭 듣다가 다가가서 2유로를 건넸다. 무척 고마워하는 그에게[원스]를 보았냐고 했더니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영화에서 주연을 맡아 직접 노래를 들려준 글렌 한사드는 대단히 뛰어난 뮤지션이라고 내게 말했다.
    돌아서서 걸음을 떼자 그 역시 다시금 노래를 시작했다. 이제 세월이 좀더 흐르면, 그는[원스]의 주인공처럼 더 큰 꿈을 찾아 런던으로 갈까. 아니면 그저 몇 차례의 계절을 이 거리에서 더 보내고 나서 날개를 접은 채 또 다른 세상으로 걸어 돌아갈까.
    아니, 그가 부른 노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세상의 그 많은 밤거리에서 익명의 뮤지션들이 부른 그 숱한 노래들은 어느 곳으로 흘러가는 걸까. 세계의 밑바닥을 천천히 흐르고 또 흐르다 마침내 돋은 날개로 너울너울 날아가 살게 되는 노래의 나라가 있다면.
    (/ pp.43~44)

    남북 방향의 해변과 동서 방향의 해변이 직각에 가깝게 만나는 곳으로 돌아왔다. 파도가 끊임없이 부딪쳐 서로를 희롱하다 부서지는 지형 때문에 섬에서 모래사장이 가장 넓게 발달한 곳이었다. 영화 속에서 척은 이곳 모래 위에 나뭇가지로 ‘HELP’라고 크게 새긴 후 구조를 기다렸다.
    이전에 이곳을 방문한 누군가가 그 자리에 코코넛 껍질들로 크게 ‘CASTAWAY’라고 새겨놓은 게 눈에 들어왔다. 잠시 고민을 했다. 나는 뭐라고 쓸까. 떠올린 두 단어 ‘만일IF’과 ‘기억MEMORY’ 중에서, 결국 기억을 택했다.
    숲에 널린 코코넛 껍질들을 옮겨왔다. 모래 위에 먼저 발로 금을 그어 ‘MEMORY’라고 새긴 뒤, 그 위로 글자 모양에 맞게 촘촘히 껍질들을 박았다. 일을 끝내고 나니 피로가 몰려왔다. 바닥에 주저앉았다가 그대로 누웠다. 감은 두 눈 위로 눈부신 햇살이 무감하게 쏟아졌다. 이대로 시간이 멈출 것만 같았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택배 회사 간부인 척 놀랜드는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 쓰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피지의 시간은 맹렬히 달려가는 직선이 아니었다. 거대한 웅덩이 속에서 조용히 맴돌며 삭는 시간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1,500여 일을 무망하게 머무르는 동안, 문명의 시간은 그를 남겨둔 채 쏜살같은 질주를 계속했다. 표류 끝에 가까스로 돌아갔지만, 그가 죽은 줄 알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아내의 세상은 이미 그가 떠나왔을 때의 세상이 아니었다. 척 놀랜드의 불행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시간 사이에 낀 자의 비극이었다.
    (/ pp.178~179)

    ‘비틀스 스토리’를 나서며 방명록에 어떤 말을 쓸까 잠시 고민하다가 “당신들은 세상을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어요You made the world a better place”라고 적었다. 물론 그들이 직접적으로 혁명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의 끼니를 해결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비틀스의 음악은 분명히 세상을 아주 조금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위대했다.
    바깥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다가 이 박물관의 이름이 ‘비틀스 이야기’였다는 것을 떠올리자 새삼스럽게 온몸이 찌릿해졌다. 흘러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 비틀스의 이야기는 이미 수십 년 전에 끝났다. 비틀스의 자취를 밟으며 다녔던 나의 길지 않은 이야기도 이제 마침표를 찍는다. 그러나 남겨진 이야기를 누군가가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한, 그 이야기는 불멸한다.
    우주를 가로질러 저 멀리. ‘비틀스 스토리’의 바깥 스피커를 통해 내가 리버풀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노래는[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였다. 어느덧 오후로 접어든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져 있었다.
    (/ pp.282~28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8~
    출생지 강원도 정선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10,908권

    영화평론가, 작가, 방송 진행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되면 유달리 반갑다. 책에 관한 한 쇼핑중독자, 허영투성이, 고집불통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책을 읽고 이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고르고 서점에서 사서 책장에 꽂는 것까지 책과 관련된 모든 순간을 샅샅이 사랑한다. 1만 7천 권의 책을 가지고 있지만 독서에 대해서는 싫증을 느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책과 글에 대한 과욕, 나를 둘러싼 세상을 좀 더 넓게 자세히 알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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