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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악마, 철학을 묻다 : 117가지 사고실험으로 읽는 이색사색 철학 입문

원제 : LAPLACE'S DEMON ASKING PHI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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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훈
  •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 발행 : 2010년 02월 26일
  • 쪽수 : 31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462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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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성형수술 하기 전과 후의 나는 같은 사람일까?
    ― 사유의 극한 테스트, 사고실험

    사고실험은 가상의 상황을 이용해 어떤 주장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러이러하게 상상해보면 어찌어찌한 결론이 도출되므로 우리는 요러요러한 주장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비커와 시약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면, 철학자들은 순전히 상상력만을 이용해 머릿속에서 ‘사고실험’을 한다.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지니 온갖 극단적인 상황과 기괴한 상상력이 총동원되는 사고실험 중에는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사례가 많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짬뽕 대신 자장면을 고르는 나의 선택은 자유로운 걸까?”, “세상의 모든 법칙을 아는 악마가 우리를 속이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닭과 돼지를 사육하는 것처럼 인간을 사육하는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투명인간이 되어도 도덕을 지켜야 할까?”, “뇌를 맞바꾸더라도 개인 동일성이 유지될까?”, “로봇에게도 ‘인권’이 있을까?”
    철학자들은 왜 이렇게 억지스러운 상황을 상상하여 주장을 펼치는 걸까? 그것은 자신이 주장하는 개념이나 이론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곧 과학 법칙이 언제 어디서나 적용되는 것처럼, 철학 개념이나 이론도 어떤 상황에서나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휴대전화 개발자가 적도지방이나 극지방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 휴대전화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해보는 것과 비슷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고실험은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고 그 상황에서도 어떤 철학 개념이나 이론의 논리적 타당성이 유지되는지를 면밀히 따져보는 사유의 극한 테스트이다. 그러므로 사고실험은 언뜻 억지스럽고 터무니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쉽게 논박할 수 없을 만큼 탄탄한 논리를 갖추고 있다.

    기게스의 반지를 끼고도 죄를 짓지 말라고?
    ― 최훈 교수식 철학 입문

    사고실험을 소개하는 책들은 우리말로도 몇 권 번역되었지만 대부분 사고실험을 단순히 흥미 위주로 쭉 나열해놓았을 뿐이어서 특정한 사고실험이 철학사의 어떤 맥락에서 제기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인다. 곧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이 사유의 나침반으로 삼아온 사고실험과 철학의 관계를 보여주지 못한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논리학을 전공한 최훈 교수가 쓴 이 책은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 과학철학 등 철학의 주요 분야들에서 골고루 선택한 117가지 사고실험을 통해 철학의 중요한 문제들을 섭렵할 수 있도록 꾸민 색다른 형식의 철학 입문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플라톤이 어땠고 칸트가 어땠다는 식으로 단편적인 철학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목적은 무엇보다 사고실험들이 만들어내는 논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철학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다루는 방식, 곧 ‘철학함’을 배우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제목에 쓰이기도 한 라플라스의 악마 사고실험을 비롯해 기게스의 반지, 테세우스의 배, 동굴의 비유, 밀랍의 비유, 왕자와 거지, 뷔리당의 당나귀, 죄수의 딜레마,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튜링 테스트, 중국어 방 논변, 통 속의 뇌, 고장난 전차 등 철학사의 굵직한 사고실험이 대부분 실려 있다.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사고실험들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은 정답이 따로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철학의 성격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정답이 없어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독자도 있겠지만, 철학자들이 서로의 정교한 논리를 겨루는 무대인 사고실험의 논증을 꼼꼼히 따라가며 읽는다면 철학적 사고의 정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을 움켜쥐는 117번의 번지점프
    이 책은 크게 보아 형이상학, 윤리학, 인식론, 과학철학으로 구분된다. 1장의 ‘자유의지와 결정론’, 2장의 ‘개인 동일성’, 6장의 ‘몸과 마음’ 문제는 형이상학의 오랜 주제들이다. 3장, 4장, 5장은 윤리학에 속하는데, 구체적으로 말하면 3장은 칸트의 의무론과 공리주의 등 윤리학의 기본 이론, 4장은 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 윤리, 5장은 사회계약론, 시민 불복종, 분배적 정의 등 사회 전체의 윤리를 다룬다. 회의주의, 합리론과 경험론, 실재론과 관념론, 지식의 정의 등을 다루는 7장은 인식론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과학의 방법론인 귀납의 타당성을 따지는 8장은 과학철학에 해당한다.
    각 장의 도입부에는 그 장에서 다룰 주제를 일상대화를 통해 짐작해보는 ‘여는 대화’가 실려 있다. 각 장은 3~5개의 절로 이루어지며, 각 절에는 다시 2~6개의 사고실험과 그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다. 그리고 사고실험을 재치 있게 비틀어보는 정훈이의 일러스트가 각 장마다 2개씩 총 16개 실려 있다.

    목차

    머리말
    사고실험이란 무엇인가?


    1장. 미래는 결정되어 있을까?
    여는 대화
    1. 라플라스의 악마: 결정론과 운명론
    2. “형님 죄송합니다.”: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충돌
    3. 행복한 인질: 결정론과 자유의지의 화해

    2장. 나는 왜 나일까?
    여는 대화
    1. 테세우스의 배: 동일성의 토대
    2. 왕자와 갖바치: 신체 이론과 영혼 이론
    3. 뇌 바꾸기: 심리 이론
    4. 공간 이동: 동일성의 난제들

    3장. 어떻게 행동해야 도덕적일까?
    여는 대화
    1. 기게스의 반지: 도덕의 토대
    2. 약속은 약속이다: 칸트의 의무론
    3. 행복의 계산: 공리주의
    4. 의로운 도둑: 공리주의 톺아보기
    5. 고장난 전차: 행복과 권리의 충돌

    4장. 생명은 정말 소중할까?
    여는 대화
    1. 태어날 권리와 낳지 않을 권리: 낙태
    2. 죽임과 죽게 내버려둠: 안락사
    3. 외계인과 인간과 동물: 동물의 윤리적 대우

    5장. 국가는 꼭 필요할까?
    여는 대화
    1. 폭주족의 고민: 인간의 합리성
    2.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사회계약론
    3. 악법도 법이라고?: 시민 불복종
    4. 케이크 나누기: 분배적 정의
    5. 구명보트 지구: 자선의 의무

    6장. 몸과 마음은 하나일까?
    여는 대화
    1. 몸 따로 마음 따로: 이원론
    2.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 일원론
    3. 철학적 좀비: 기능주의
    4. 생각하는 기계: 튜링 테스트와 중국어 방 논변
    5. 마음 없는 세계: 제거주의

    7장. 확실한 지식이 있을까?
    여는 대화
    1. 전지전능한 악마: 방법적 회의
    2. 통 속의 뇌: 현대의 회의주의
    3. 동굴에 비친 그림자: 합리론과 경험론
    4. 아무도 없는 숲: 실재론과 관념론
    5. 찍어서 알기: 지식의 정의

    8. 과학적 지식은 왜 특별할까?
    여는 대화
    1. 흰 까마귀: 과학과 미신
    2. 헛똑똑이 닭: 귀납의 정당화
    3. 초록과 초랑: 귀납의 새로운 수수께끼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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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중에서

    일찍이 칸트는 철학을 배울 것이 아니라 철학함을 배우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플라톤이 무슨 말을 했고 칸트가 어땠다는 철학의 지식은 상식 시험을 볼 때 말고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래야 내가 또는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철학적 사고방식을 적용하게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철학함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학자들이 실제로 문제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철학자들의 작업은 추상적이고 논증적이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사고실험은 철학에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이다.
    (/ p.6)

    사고실험 002
    악마인 훈이는 이 세상이 처음 만들어질 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여러 권의 책에 기록하여 동굴 속에 숨겨놓았다. 등산을 하던 봉이는 어느 날 그 책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 책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과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모든 기록이 담겨 있었는데, 봉이는 그중 자신에 대한 기록인 [봉이편]을 읽어보았다. 그는 그 책이 자신의 역사를 완벽하게 기록해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더구나 바로 그날 그 책을 발견하여 [봉이편]을 읽고 놀란다는 것까지 적혀 있었다.
    (/ pp.30~31)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이 존재한다는 이런 입장을 결정론이라고 부른다. 당구 경기를 생각해보자. 1번 공이 움직이는 것은 2번 공에게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2번 공은 흰 공에게 맞았기 때문에 움직여서 1번 공을 맞혔다. [중략] 이런 식으로 당구공의 움직임은 그 원인을 계속 찾아갈 수 있다. 결정론은 이 세상을 거대한 당구대처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일은 그렇게 된 원인이 있고, 그 원인은 다시 또 원인이 있어서 생겼다. 그런 식으로 끝없이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중략] 인간도 이 세상의 일부다. 그러므로 인간이라고 해서 결정론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 p.32)

    사고실험 034
    훈이는 전차 운전사다. 어느 날 그가 운전하는 전차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다. 전차는 내리막길을 가고 있는데 철로 위에 다섯 명의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인부들은 전차가 접근하는 것을 모르며 피할 시간도 없다. 그런데 작업 장소 앞에 선로의 갈림길이 있어서 다른 쪽 선로로 전차를 돌리면 사고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한 명의 인부가 작업하고 있다. 그 인부도 전차가 오는 것을 모르며 피할 시간도 없다. 훈인는 전차를 멈추게 할 수는 없지만 전차의 방향은 바꿀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 p.114)

    사고실험 34에서 훈이는 다섯 명의 목숨과 한 명의 목숨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중략] 공리주의자 같은 결과론자들은 당연히 다섯 명이 죽는 것보다 한 명이 죽는 것이 더 나은 결과이므로 전차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공리주의라는 이론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상식적으로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다섯 명은 고장난 전차가 가던 선로에 있었고 전차가 고장난 것은 훈이의 잘못이 아니므로, 만약 그 다섯 명이 죽었다고 해도 그것은 훈이의 잘못이 아니다. 죽게 내버려둔 것뿐이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원래 전차가 가던 선로에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죽는다면 훈이가 일부러 죽인 것이 된다. 누군가를 죽게 내버려두는 것과 죽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 p.116)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8종
    판매수 8,398권

    강원대학교(삼척캠퍼스) 교양학부 교수. 논리학 과 응용윤리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 [라플라스의 악 마, 철학을 묻다],[위험한 철학책],[논리는 나의 힘],[동물을 위한 윤리학],[불편하면 따져봐],[철학자의 식탁 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변호사 논증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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